일본의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샤프에서 제작했던 컴퓨터. 최초 모델의 발매년도는 1987년.
1 소개
모토로라의 68000 CPU를 장착한 컴퓨터로[1] 최대 발색수 65536색과 하드웨어 스프라이트 기능 지원 등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자랑한다. 거의 당시 주류였던 68000 CPU의 오락실 게임 기판에 필적하는 성능을 자랑하였으며, 주로 발매된 게임이 이 성능을 살린 오락실 게임의 이식작이었다.[2][3] 그래서인지 첫출시 제품부터 마지막 제품까지 정가 30만엔 이하의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4] 그 외에도 간편하게 확장 가능한 메모리. YM2151 FM음원칩 및 PCM음원칩 내장, 마우스 기본제공 등 당시로써는 상당한 스펙을 자랑하였다. 일본의 아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5][6]
디자인도 좋았는데, 두개의 타워를 붙여서 만든 형태의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7] 물론 가로로 눕혀서 쓰는 형태나, 원 타워 형태의 디자인도 있었지만.
2 인기와 몰락
이처럼 성능상으로는 뛰어났던 X68000이지만, 실제 일본내 PC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가정용으로 쓰기에는 너무 높은 가격이 문제였고, 이미 사무용 PC로는 NEC의 PC-9801 시리즈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모으는데는 실패하였지만, 그대신 매니아층을 모으는데 성공. 이들에 의해 다수의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들을 무료로 배포하였다. PC-9801에 비해 점유율 등의 문제로 상용 소프트웨어가 적었던 문제가 있었지만, 이 때문에 무료 소프트웨어가 크게 발달했던 셈.[8]
그러나 컴퓨터가 32비트 체제로 이동하게 되면서, 큰 장점이었던 성능 면에서도 따라잡히기 시작하였고, 윈도우즈가 발매되기 시작하면서 독자적인 텍스트 운영체제를 사용하였던 X68000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져갔다. 설상가상으로 32비트 CPU를 장착한 상위 기종도 비용적인 문제로 당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CPU였던 68030을 장착하게 되었다. 결국 이런저런 문제가 겹쳐서, 1993년 5월 X68030 Compact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3 현재
현재는 에뮬레이터가 개발되어서, 가격상의 문제로 구입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사용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무료 소프트웨어의 한 역사를 장식했던 컴퓨터여서 그랬는지 제작사인 샤프측에서도 바이오스나 OS, 컴파일러 등을 무료로 공개하였다.[9]
4 발매된 모델
- X68000 : 1987년 3월 발매된 최초의 기종. 성능 과시용으로(...) 그라디우스가 동봉되어 있다. 색상은 그레이만.
- X68000 ACE : 1988년 3월 발매. 하드디스크 동봉판이 발매되었고 블랙 색상이 추가되었다.
- X68000 EXPERT : 1989년 3월 발매. 메모리가 1MB에서 2MB로 증가.
- X68000 PRO : 1989년 3월 발매. 유일하게 눕혀 쓰는 케이스이며, 유일하게 확장 슬롯이 4개이다.(나머지는 2개)
- X68000 SUPER : 1990년 6월 발매. SASI방식을 폐지하고 SCSI방식으로 완전 전환. 또한 블랙 색상으로만 발매되었다.
- X68000 XVI : 1991년 5월 발매. 케이스 외형이 약간 변경되고, CPU 클럭이 10Mhz에서 16Mhz로 증가.
- X68000 Compact : 1992년 2월 발매. 원타워 형태로 소형화되었고,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도 5.25인치에서 3.5인치로 변경.
- X68030 : 1993년 3월 발매. CPU가 32비트 CPU인 68030으로 변경. 메모리가 2MB에서 4MB로 증가.
- X68030 Compact : 1993년 5월 발매. X68030의 컴팩트 버전. 시리즈 최후의 제품.
5 대한민국에서의 인지도
애초에 일본 내수용이었던 만큼 정발도 되지 않았고, 가격도 비쌌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가끔 잡지 등에서 소개해주는 것만 보고 입맛을 다셔야 했던(...) 기기였으나, 현재는 몇만 엔 정도면 구입할수 있을 정도로 중고품 가격이 내려가, 직접 소장하고 있는 사람도 제법 많아진 편. 소프트웨어 개발을 할 필요가 없는 국내 유저들은 이 컴퓨터를 주로 게임하는 데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국내 유저들이 올리는 활용정보는 대부분 게임 구동에 관련된게 많다.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컴덕후가 쓰는 컴퓨터로 알려지면서 오덕들이 노리고 있다.
6 그 외
- CPS1 게임들을 개발할때 쓴 컴퓨터가 이것. 그래서 CPS1 게임들의 이식 수준은 벨트스크롤 액션게임들을 제외한[10] 동시대 타 게임기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작감은 논외로 하고 - 코나미에서 이 기종으로 게임을 꽤 많이 냈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특히 사운드 캔버스 음원을 사용한 BGM은 그야말로 환상수준. 이후 이를 음반으로 만들어서 MIDI Power X68000 COLLECTION란 이름으로 발매하기도 하였다.
- 이런 X68000의 위엄과는 다르게 2012년 현재 샤프는 PC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 당시 경쟁 회사였던 NEC나 후지쯔에서 현재도 일본 PC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걸 보면...
- ↑ 68000 CPU를 장착한 컴퓨터로는 아미가나 매킨토시 등이 있지만, 일본제 PC 중에서는 X68000이 유일하다.
- ↑ 첫 모델의 동봉 소프트 중 그라디우스가 있었으니 말 다했다.
- ↑ 지금이야 오락실 게임의 완전이식은 그다지 큰 메리트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오락실 게임 이식판의 재현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가 주 자랑거리가 될 정도였다.
- ↑ 1987년 당시 돈의 가치는 지금의 금액 2배. 하지만 80년대 말 일본의 거품경제의 영향도 있었다.
- ↑ 일본에서도 아미가가 정식으로 발매(제작사인 코모도어는 일본 지사도 있었다)했지만, 일본어를 지원하지 않는 병크를 내버리는 바람에(PC-9801 기종이 왜 성공했는가를 생각해 보라...) 개털렸다(...)
하지만 모 아미가 빠돌이 뮤지션은 단종되고 나서도 2000년대 초반까지 잘만 썼다. - ↑ 다만 아미가의 성공은 가성비가 크게 한몫하였고, X68000은 지나치게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메이저화가 되지는 못했다.
- ↑ 이 디자인의 모티브는 뉴욕 맨허튼의 세계무역센터(9.11테러로 붕괴된 그곳 맞다)라고 한다.
- ↑ 개인이 개발하기 쉬운 환경도 한몫했다.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도 많이 발매되었고 컴파일러도 저렴하거나 무료로 공개되었기 때문. 실제로 일본에서는 X68000으로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사람이 제법 된다.
- ↑ 이는 일본제 컴퓨터 사상 거의 유일한 일로, 다른 고전 컴퓨터 기종의 경우 바이오스나 OS는 직접 추출하거나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야 한다.
- ↑ 대표적으로 파이널 파이트의 경우 많은 적 스프라이트를 많이 불러와야되는 관계상 X68000의 경우 이런 곳에 스프라이트 제한이 되는 등 아케이드 판에 비하면 난이도가 높아진 다운이식의 옥의 티가 있다. 자세한 건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