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방용품
흔히 솥, 가마솥으로 불린다. 전근대 이전까지 우리 나라의 부뚜막을 100% 차지하고 있었던 부엌의 안방마님. 용도는 취사 전반이며, 뚜껑으로는 지짐 요리 전반을, 솥으로는 국물 요리와 주식인 밥을 취사하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심지어 전근대 사회의 한 식구나 다름없는 소의 식사인 쇠죽을 만드는 데 쓰인 것도 바로 이 가마솥. 삼국시대부터 쓰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 즈음까지는 토기로 만들어졌으나, 이후부터 무쇠로 주조되어 우리 민족이 애용하였다. 현대에야 뭐 시골을 가도 보기 힘들 지경이지만.
부산광역시(釜山)의 부가 가마 부 자이다. 동구 좌천동 금성중학교 뒷산인 '증산(甑山)'이 가마솥 모양인 것에서 따 온 것이다.
가마는 일본어 훈독으로도 가마(釜, かま)로 읽는다.
2 탈것
조그만 집 모양의 탈것. 안에 사람이 들어앉고, 밑에 붙은 가마채를 앞뒤에서 2사람 또는 4사람이 손으로 들거나 멜빵에 걸어 메고 운반한다. 보통 앉아있을 공간만 안에 갖추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나 침대나 웬만한 가구들까지 갖추어진, 작은 집 수준의 초대형 가마들도 존재하는데 이 경우 16~64명 수준의 대규모 인원이 운반하며 이용자는 대부분 제국의 황제 수준의 거물들이다.
한국에서는 조선이나 그 이전 시대에 많이 쓰였는데, 높으신 분들이나 여인네들이 많이 이용했다. 고구려 안악 3호분 벽화에도 가마가 등장한다. 조선 이전에는 마차도 널리 사용했다.
비슷한 것으로 임금이 타던 연(輦)과 가교(駕轎), 왕녀가 타던 덩, 일품 관리와 기로(예순 이상의 노인)이 타던 평교자(平轎子), 판서급 관리가 타던 사인교(四人轎), 종2품 이상 관리가 타던 보교(步轎), 종2품 참판 이상 관리가 타던 사인남여(四人籃輿), 하급 관리가 타던 장보교(帳步轎) 등이 있다. 이외에도 삿갓가마, 초헌, 남여, 용정자, 채여, 갸자, 보교 등이 있다.
가마에 바퀴를 달고 말을 연결하면 마차, 소를 연결하면 우차가 된다.
3 신체 부위
인간의 머리에서 머리카락들이 소용돌이 모양으로 돌아 나 있는 부분. 머리가 자라는 방향을 나타낸다. 보통은 한 사람의 머리에 하나씩 있지만 간혹 두 개의 가마를 가진 사람도 있다. 이를 쌍가마라고 부르며 쌍가마의 회전방향이나 크기 비대칭에 의해 머리카락이 자라는 방향이 서로 달라져 가마 사이를 잇는 부분이 벌어지게 된다. 심한 경우엔 탈모수준으로 보이기도 한다. 쌍가마를 가진 사람에겐 여러모로 신경쓰이는 부분. 여담으로 쌍가마를 가진 사람은 결혼을 두 번 하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 그 문제는 나중에야 나타나고, 아기때부터 머리 빗겨주기 힘들다. 가운데 부분이 자연스럽게 뜨기 때문에 항상 가운데가 붕 뜬 머리가 나온다. 물로 적시거나 왁스로 눌러도 시간 지나면 그대로 회복. 결국 아주 짧게 자르거나 길게 기르는게 가장 자연스럽다.
4 공업용 시설
숯이나 도자기ㆍ기와ㆍ벽돌 따위를 구워 내는 시설로, 주로 장작으로 불을 때는 아궁이와 굴뚝 따위로 이루어져 있다. 재밌는 점은 이 가마라는 말과 의미와 발음이 일치하는 것이 일본어에도 있다는 점. 기와가마 '요'로 窯라고 쓰는데 발음은 우리와 같은 가마(かま)이다. 참고로 일본어로는 가마솥(釜)도 가마, 부뚜막(竈)도 가마다. 가마와 부뚜막의 생김새가 유사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흥미로울 수 있는 부분. 이에 대해 한국어에서 건너간 말이다 아니다[1] 말이 많지만, 학술적으로 누가 이렇다 하고 고증한 적은 없다. 사실 이런 말이 한 두개도 아니고(...) 참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가마 할아범은 釜爺(かまじい), 불 때는 가마가 아니라 가마솥 할아버지다.
텅스텐계 합금인 초경합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기도 하다. 텅스텐이 탄성이 거의 없고 녹는점도 부왘 소리 날 정도로 높은 관계로[2] 단조나 주조 등의 일반적인 금속 가공 방법을 사용할 수가 없으며, 도자기를 굽는 방식으로 형태를 만들고 구워내는 방식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