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ste
가속 주문. 판타지소설과 게임 및 TRPG 시스템에서 등장하는 마법. 신체가 움직이는 속도를 배로 빨라지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1 개요
맨 처음 마법 주문 헤이스트(가속)가 모습을 드러낸 건 TRPG 시스템 D&D(정식 발매된 D&D 규칙책에서의 명칭은 '가속')에서부터이다.
D&D에서 헤이스트는 등장한 모든 판본마다 효과가 미묘하게 달라졌으나 언제나 동료를 돕는 보조 주문으로서 강력한 위상을 쌓아올렸다. 그 강력한 효과에 비해 헤이스트의 주문 레벨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3레벨로 설정되어있기 때문에, D&D의 마법사 플레이어에게 있어 헤이스트는 반드시 한 번쯤은 고려하게 되는 주문 중 하나였다.
양산형 판타지 소설, 속칭 양판소에서도 헤이스트 주문은 자주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작가가 D&D 규칙에 서먹한데다 동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초인적인 인물이 빈번히 등장하기 때문인지 본래 쓰임새와는 사뭇 다른 설정이 되어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본래 D&D에서 헤이스트는 주로 전사에게 걸어주어 공격회수를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쓰이나, 양판소에서의 헤이스트는 마법사 자신이 스스로에게 걸어 믿기지 않는 속도로 회피력을 증강시키는데 쓰이는 면모를 보인다. 양판소에서의 이 회피력 증강형 헤이스트는 이영도의 소설 《드래곤 라자》에서 이런 방식으로 헤이스트를 첫번째로 선보인 다크 메이지 리치몬드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측된다.
만화 《유레카》 내의 게임, 『로스트 사가』에서는 스피드핵을 쓰는 상대에게 헤이스트를 걸어 역으로 컨트롤을 어렵게 만드는 수법을 선보였다.
던전 앤 드래곤 게임판에서는 아군의 이동속도, 공격속도가 미친듯이 빨라져 어마어마한 화력을 낼 수 있지만 동시에 컨트롤이 힘들어진다. 또한 적인 텔아린과 자이드도 쓰는데 이때는 도무지 당해낼 재간이 없다.
헤이스트의 역주문은 슬로우(감속)로, 기본적으로 헤이스트를 정반대로 뒤집어놓은 효과를 가진다. 차이점으로는 (저항하려든다면)인내 내성으로 내성굴림을 계산하는 헤이스트와 다르게 의지 내성으로 저항해야하며 속도를 일정수치만큼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절반으로 줄인다. 또한, 풀어택 시에만 공격 횟수가 딱 하나 더 부여되는 헤이스트와 다르게 슬로우에 걸리면 라운드동안 이동 행동, 표준 행동 중 단 하나만 사용 가능해진다.[1]
동일한 대상에게 슬로우와 헤이스트가 동시에 걸리게 되면 상쇄되어 둘 다 효과 없이 사라지며, 때문에 적이 시전하려는 슬로우를 헤이스트로 카운터 스펠하는 것도 가능하다.
2 D&D에서의 헤이스트
D&D에서의 헤이스트 주문의 효과는 판본보다 조금씩 달라져왔다. 각 판본별로 헤이스트 주문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이하와 같다.
클래식 D&D | 위저드 3레벨 주문. 60피트 반경의 범위 내에 있는 최대 24명까지의 캐릭터가 30분(3턴)[2]의 시간 동안, 1라운드당 두 배의 근접 및 원거리 공격 행동(마법적 행동 제외[3])을 하고 두 배의 이동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가속의 주문[4] + 가속의 물약[5]』이란 식으로 가속의 효과를 중첩시켜서 4배속의 효과도 볼 수 있다.[6] 헤이스트 효과로 속도 차이가 나면, 속도가 빠른 쪽은 한 단계마다 +2씩 명중굴림이 올라간다. 그리고 한 단계 차이나는 것은 관계 없으나 두 단계 차이날 때부터 AC에 -2 보너스를 받는다. 역마법으로 슬로우가 있다. |
AD&D | 위저드 3레벨 주문. 40피트 입방체 범위 안에 있는 마법사 레벨 당 1명의 인원을, 3라운드 + 캐스터 레벨 당 1라운드의 시간 동안, 우선권 -2 보너스, 이동속도와 공격횟수를 2배로 한다.(여전히 주문 사용 제외). 단, 가속 주문이 걸린 대상자는 주문의 효과가 끝난 뒤 급격한 가속의 부작용[7]으로 인해 신체 연령이 1년 노화[8]된다. 클래식 D&D와는 달리 어떤 경우에라도 가속 효과는 중첩되지 않는다. 슬로우 주문은 별개 주문으로 떨어져 나갔으며, 서로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카운터 주문이 되었다. |
D&D 3판 | 바드 3레벨, 소서러/위저드 3레벨 주문. 목표 대상은 단 1명, 대상은 캐스터 레벨 당 1라운드의 시간 동안, 매 라운드마다 부분 행동을 하나 추가로 받는다.[9] 그리고 헤이스트로 인한 고속의 움직임은 방어에도 도움되므로 AC +4 보너스를 받는다. 아울러 점프 거리도 1.5배로 늘어난다. 슬로우와 서로 상쇄 가능. |
D&D 3.5판 | 바드 3레벨, 소서러/위저드 3레벨 주문. 캐스터 레벨 당 1명의 대상을, 캐스터 레벨 당 1라운드의 시간 동안 가속한다. 가속된 대상은 전력공격을 하는 경우 풀 BAB으로 공격하는 추가 공격 횟수 1개를 받는다.(고로 표준 행동으로 1회 공격만 하면 헤이스트에 의한 공회 증가 효과는 없다.) 가속 효과로 인해 명중에 +1, 방어도(AC)에 +1, 반사 내성에 +1 보너스를 받는다. 그리고 방식을 불문하고 대상의 이동 속도가 30피트 늘어난다.[10] 역시 슬로우와 상쇄. |
D&D 4판 | 바드의 16레벨 유틸리티 파워로 마이너 액션을 소모하여 자신이나 대상에게 즉시 스탠다드 액션을 하게 해준다. |
D&D 5판 | 3레벨 주문, 액션 소비, 30피트, 소리/손짓/물질(싸구려) 요소, 집중 1분까지; 사정거리 내 주문을 받길 원하는 크리쳐에게 걸 수 있다. 주문이 끝날 때까지 목표의 이동속도가 2배가 되며, AC에 +2 보너스가 주어지며, DEX 내성굴림에 유리함 판정이 주어진다. 그 외에 매 턴 추가 액션이 주어지는데, 이 액션으론 무기 공격 1회, 질주, 후퇴준비, 숨기, 도구사용 중 하나만 할 수 있다. 목표는 주문이 끝나는 순간 피로감으로 인해 목표의 다음 턴이 끝날 때까지 움직이거나 액션을 소비할 수 없다. |
전사에게 있어서 헤이스트가 가장 강력했던 것은 클래식 D&D(우리나라에 정식 발매된 유일한 D&D 판본) 시절이다. 주문과 포션, 혹은 기타 매직 아이템을 병용하여 최대 2배속 + 2배속 = 4배속까지 가속된 전사의 공격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후 판본의 규칙부터는 헤이스트가 결코 중첩되지 않도록 설정된 것을 보면 가속의 중첩이 얼마나 밸런스 붕괴를 부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클래식 때는 파이터의 공격횟수가 늘어나려면 명중굴림 2에서도 목표를 타격할 수 있어야 하며(각종 보너스 합산 후 결과) 공회가 느는 속도도 좀 느린 편이긴 한데. 웨폰 마스터리를 포함해서 각종 수단으로 명중 보너스 먹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에 지원만 잘 갖춰지면 최대 4배속까지(정확히는 두 종류의 가속을 중첩 가능) 공회가 뻥튀기 되는 것은 아주 막대한 전투력 향상을 가져온다.
더군다나 지속시간도 미친듯이 길었다. 몇 라운드 안에 끝나는 주문이면 전투 1회에 한정해서 써야겠구나 알아서 대충 선을 긋고 포기하는데, 지속시간 30분 소리 듣는 순간 파티는 지속시간 끝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모든 전투 조우를 치르자라는 생각으로 보물도 안챙기고 함정은 몸으로 뚫으면서 문을 깐다-적이 있으면 닥치고 두들김. 없으면 다음 방으로! 라는 타임어택 양상을 흔히 보였다.[11]
AD&D도 뻥튀기 되는 점은 같지만, 다른 수단과 중첩할 수 없고 노화 부작용이라는 약점이 있으며 지속시간도 상대적으로 짧기에 항상 쓰고다닐 수는 없었다.
주문사용자에게 전술적으로 헤이스트가 가장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단연 D&D 3.0 때였다. 단순히 공격회수를 증가시키는 게 아니라 부분 행동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었고, 무엇보다 1라운드에 주문을 두 번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마법사와 성직자를 비롯해 주문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꿈과 같은 효과였다. 주문을 하나 더 시전하게 해주는 효과를 마법적으로 구현하면 퀵큰 스펠 재주와 타임 스톱 주문이고, 주문 레벨을 높이고 위력을 낮춰서 초능력으로 구현한 것이 바로 인격분리다. 그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3판에서 중저렙 마법사 전투의 시작은 항상 헤이스트로 시작했으니 말 다했다.
사실 3판의 헤이스트는 전술적으로 기존의, 그리고 3.5판의 헤이스트와 많이 달랐다. 전통적인 헤이스트는 다수에 거는 파티 전체 버프 마법인데, 3.0판 헤이스트는 1개체에게만 발휘하는 단독 주문이다. 또한 회피에 의해 AC +4나 시켜주는 좋은 방어력 또한 겸비하고 있어서, AC가 낮기 십상인 주문사용자에게 헤이스트는 공방 모두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막강한 버프였다. 클래식과 3.5에서도 방어 효과는 조금 있지만, 3.0판 만큼 본격적이지는 않았다.
5판에선 3.5판 기준으로 이것저것 조정이 가해져서 보다 방어적인 주문이 되었다. 이것저것 다 고려하면 몸빵 혹은 격수에게 걸어주는 편이 더 효율적이게 변했다.
부츠 오브 스피드나 에픽 특기인 블라인딩 스피드와 같은 헤이스트의 효과를 자동적으로 적용해주는 옵션도 존재한다.
3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헤이스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서도 헤이스트 마법은 보조 마법으로서 존재한다. 헤이스트는 개인 대상 마법으로, 다수를 대상으로 삼는 상위 마법 "헤이스가" 또한 존재한다.
게임 시스템상 헤이스트는 대상의 능력치 중 「빠르기」를 전투 중 일시적으로 증가시킨다. Active Time Battle이 도입된 시리즈에서는 ATB바가 빠르게 차 적보다 빠르게 턴이 돌아온다. 혹은 반대 마법인 슬로우가 아군에 걸려있다면 둘 다 걸리는 것이 아니라 무효화한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제로 걸리는 유불리한 모든 효과가 빨리 사라진다. 덧붙여 죽음의 선고에 걸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면 헤이스트는 그야말로 지옥열차. ATB 바 속도가 빨라저서 컨트롤 미스가 나기 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ATB 속도를 늦춘 다음에 싸우면 컨트롤 미스가 날 일 자체가 없기에 상당히 효과가 좋다. 어쨌든 걸어둬서 손해볼 건 없는 마법. 프로텍트나 쉘 등의 효과가 사라지지 않는 보조마법과 쓰면 효과가 좋다.
턴제로 진행되는 《파이널 판타지 10》에서는 방어구에 발라주는 것이 보통. 방어구 효과로 오토-헤이스트가 달려있으면 죽었다 부활해도 헤이스트 효과가 건재하다.
한편 헤이스트의 반대선상에 있는 슬로우도 효용성이 높다.[12] 헤이스트는 (헤이스가 등의 전체 마법이 아닌 이상) 아군 1기 대상으로밖에 쓸 수 없지만, 보스급의 적에게 슬로우를 한 번만 걸어주면 상대적으로 그 적에 대하여는 아군 파티 전체가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슬로우는 대부분의 보스에게 통한다. 다만 게임의 후반부에 접어들면 보스들이 죄다 슬로우 내성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슬로우를 버리고 헤이스가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여담으로 《파이널 판타지 1》의 경우 시스템 상 이 헤이스트의 사용 방식이 달라, "히트 횟수 2배"라는 효과를 가져 결과적으로 대미지 2배를 안겨주는 마법이었다.
4 게임 녹스에서의 헤이스트
마법사 클래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 사용하면 이동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체력도 약하고 이동속도도 세 클래스 중 가장 느린 마법사에게는 정말 유용한 마법. 싱글플레이, 멀티플레이 둘 다 굉장히 유용하다. 다만 지속시간이 좀 짧다. 마법사들은 본능적으로 마나석 옆에서 헤이스트를 연타하고 있을 것이다.
쉬프트를 누르고 사용하거나 마법칸 위쪽에 화살표를 바꾼 상태에서 쓰게 되면 동료들에게도 나눠 줄 수 있다. 단체전에서 전사들에게 넣어주면 월보(...)를 쓰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5 리니지의 헤이스트
모든 속도를(공격, 이동, 마법 시전) 1.5배 빠르게 해준다.
예전에는 버프지속시간의 중복이 되어, 수많은 혈맹/작업장에서는 여관같은 마나 회복속도가 빠른 곳에 마법사들을 모아(약 20명 이상) 돈을 내면 다들 동시에 헤이스트 시전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밸런스 문제로 중복은 사라졌으며, 시간이 길어진 강화 초록 물약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6 쥬라기 원시전 2의 헤이스트
오리지널에는 없었으나 확장판에서 추가 된 티라노족 유닛의 고유 특수능력. 소지하고 있는 먹거리를 소비해서 공격속도와 이동속도를 상승시키며 먹거리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종료된다. 별도의 개발 없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능력이며 당연히 직접 버튼을 눌러 on/off 해야 한다.
- ↑ 이동 행동과 표준 행동을 모두 담고있는 경우가 많은 풀-라운드 행동은 당연히 불가능해지며, 풀-라운드 행동에 기반하는 풀어택 또한 불가능해진다. 즉, 본래 공격 횟수가 몇회였든 특별한 룰이 없으면 공격 횟수가 1회로 고정된다. 물론 신속 행동, 자유 행동, 즉각적 행동은 이 제약을 받지않고 언제든지 사용가능하다.
- ↑ 클래식에서는 전투 시간 단위인 1라운드는 10초였다. 고로 30분은 180라운드,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 ↑ 주문을 거는 것 뿐만 아니라, 마법 완드, 스태프 따위를 발동하는 것도 포함한다.
- ↑ haste 스펠
- ↑ portion of speed
- ↑ 룰적으로 말하면, 서로 다른 소스에서 온 가속 효과 2개를 중첩하는 것까지만 가능하다. 예컨데 가속 주문과 가속 물약 같은 식. 가속 효과 3개를 중첩해서 6배속 같은 짓은 불가능하다. 같은 근원에서 온 것이면 중첩 불가능.
- ↑ 이 부작용이 일어나는 원인은 룰적으로 신진대사가 가속되는 바람에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 ↑ 이 1년 노화라는 벌칙 때문에 인간과 달리 긴 수명을 가진 엘프의 경우 이득이 되었으나, 후에 나온 《High Level Handbook》에서 패치되어 종족별 라이프스팬의 1%를 잃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 ↑ 부분 행동은 이동에 사용할 수만 없는 것만 제외하면 표준 행동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다시 말해 주문, 공격, 기타 허용되는 모든 행위에 사용할 수 있다.
- ↑ 단, 이렇게 늘어난 이동 속도는 원래 이동 속도의 두배보다 높아질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수영으로 15피트 이동속도라면, 헤이스트 걸리면 15피트 빨라질 뿐이라는 말이다. 점프 거리는 늘어난 속도를 기반으로 다시 계산한다.
- ↑ 천일모험기에서 처음 헤이스트가 발동되었을때 그 위력에 놀란 파티원들이 이런 행위를 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묘사가 간결하다. '뛰자!' '있어? 패!' '없어? 다음!' .....
- ↑ 《파이널 판타지 4》에서는 슬로우는 대상을 아무 대가 없이 전체로 지정할 수 있어 사실상 후기작들의 슬로우가와 완전히 동일했다. MP까지 헤이스트의 1/3로 매우 저렴했는데다 내성을 가진 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해서 사실상 여타 작품들에 비해 슬로우의 효용성이 매우 높았다. 헤이스트는 여전히 단일 대상이었지만, 사실 슬로우의 사양이 저런 마당에 전체 헤이스트까지 가능했다면 사기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