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통령

犬統領

1 개요

대통령오자로 1953년 5월 20일, 당시 국민일보[1]에 실렸다가 큰 파장을 일으킨 단어다. 한 마디로 신문사 사람들이 개발살났다.(...) 지금이야 단순한 오자로 치고 넘어가도 큰 상관은 없지만, 당시가 어떤 시대였는지 생각하자.

당시엔 인쇄술의 미발달로 조판공이 직접 활자를 떠다가 찍어내 신문을 만들었다. 이 작업은 컴퓨터를 쓰는 현재의 방식보다 당연히 많은 시간이 들었고 짧은 시간 안에 할 일이라 오탈자가 날 가능성 또한 높았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신문에서 오탈자가 가끔 나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문제가 대통령 관련 기사에서 터졌다. 거의 한글을 쓰는 요즘과는 달리 그 때는 대부분 한글과 한자를 혼용해서 신문도 한자어가 나오면 한자로 표기했는데 신문사에서 하필이면 대통령(大統領)이라고 쓸 자리에 조판공이 큰 대(大)와 모양이 비슷한 개 견(犬)을 넣어서 통령(統領)이라고 쓰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걸 그대로 찍어 나갔다.

지금 같으면 그냥 단순한 실수려니 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 일이었지만, 당시 이승만 정권은 이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문제의 신문사 사장을 구속하고 그 신문에는 정간 처분을 내렸다. 그 뒤 문제의 신문사에서 똑같은 실수의 반복을 막으러 활자에서 개 견(犬)을 없앴다는 일화가 있다.

그 밖에도 다른 신문사들이 대통령(大統領)을 태통령(太統領), 대령통(大領統), 대통통(大統統) 공이냐, 대령(大領) 등의 오자를 많이 내서 이 사건을 계기로 기사에 대통령(大統領)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부분은 몇 번씩 보고 또 보고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대(大)·통(統)·령(領)을 하나로 묶은 활자를 따로 만들었다.북한도 비슷한 거 하더만

사실 (견통령)국민일보에서는 1952년 5월 29일 김성수 부통령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제목을 이대통령 사표제출로 오보를 내어 한 번 개발살이 났었고, 이 사건을 겪은 뒤 1953년 11월 28일 한일(韓日)을 일한으로 표기하여 아예 폐간을 겪었다가 충청일보로 재창간했다. 액운이라도 있었나

DB에서 신문기사들을 찾아보면 심심찮게 나오는 오자다. 관련 기사1 관련기사2

물론 당연히(?) 대통령을 제대로 까는 단어로도 쓸 여지가 있다. 이름하여 통령. 괜히 이 단어에 민감한 게 아니었다.(...)

2 오늘날의 비슷한 사례들

신문에 한글을 쓰는 요즘이면 일어나기 힘든 일 같지만,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서도 종종 신문이나 다른 매체에서도 오자 사고가 일어난다.

2008년에 MBC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이박 대통이라고 표기했다.#

  • 조선일보는 2011년 11월 임기 기간 중인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이명박 대통령으로 표시했다.# # 이후에도 2012년 7월 3일자 기사에서도 같은 대통령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실수를 또 저질렀다.#
  • tv조선에서는 2016년 6월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20대 국회 개회식 연설에서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라는 부분을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로써"라는 자막을 내보내서 비웃음을 샀다

2011년 12월 뉴욕 타임스에서 이번에는 다름아닌 고(故)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했다.# [2]

미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폭스 40 뉴스(폭스 뉴스하고는 다른 회사)에서 오사마(OSAMA) 빈 라덴의 사망 자막을 오바마(OBAMA)로 잘못표기한 경우가 있다.

어둠의 노사모에서는 어느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고인드립 중 대통령을 대령통, 대령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아나그램에 가깝지만.
  1. 현재의 충청일보. 현재의 국민일보와는 다른 신문이다.
  2. late를 사람을 뜻하는 명사에 쓰면 빼도박도 못하게 그냥 고인이라는 뜻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어로 치면 故라고 붙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