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제3번(말러)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전곡 연주

구스타프 말러의 세번째 교향곡.

1 작곡 경과

일반적으로는 1895년과 96년에 말러의 여름 휴양지인 슈타인바흐에서 완성된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악장의 행진곡풍의 멜로디는 말러 자신의 자필 스케치에서 '1893년 슈타인바흐'라고 적혀있는 탓에 일부에선 1악장의 행진곡풍 멜로디는 2번 "부활"교향곡의 작곡때 구상된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이 곡에서 제일 먼저 작곡된걸로 보이는 부분은 2악장 '목장의 꽃이 내게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말러가 슈타인바흐에 도착한 1895년 6월 5일 당일에 작곡된걸로 추정한다. 말러의 친구인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의 증언에 의하면 "도착한 첫 날 오후, 꽃과 잔디로 둘러싸인 작은 집의 창문으로부터 밖을 내다보며 말러는 이 곡을 스케치했고 단번에 작곡했다"라고 전한다. 이어 다른 악장들도 속속 작곡 되었다. 2번 "부활"에서 이미 성악을 도입한바 있는 말러는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에게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중 두개의 시와 니체에게서 가져온 텍스트로 3개의 악장을 만들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텍스트를 가져온 4악장 '인류가 내게 들려주는 것' 과 5악장 '천사가 내게 말해주는 것'으로 확정된듯 하다.

그리고 말러는 마지막 악장으로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에서 가져온 '아이들이 내게 말해주는 것'을 사용하려 했다. 그래서 총 7악장의 구성이 예상되었지만, 말러는 결국 마지막 악장을 '사랑이 내게 말해주는 것'으로 결정하고 '아이들이 내게 말해주는 것'은 4번 교향곡으로 넘어가게 된다.

1악장의 작곡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말러는 1악장의 스케치를 함부르크에 두고온것을 깨닫고는 친구인 헤르만 벤에게 1악장의 스케치를 부쳐달라는 편지를 보내야 했다. 그런데 헤르만 벤도 사실 함부르크가 아니라 휴양지 티멘도르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중이었다. 그래도 헤르만 벤은 맘이 좋았던 친구였던지, 친구의 편지를 받자마자 함부르크의 말러가 사는 아파트로 달려가서 악보더미를 뒤져 겨우 1악장의 스케치를 찾아내 부쳐주었다. 기록에 의하면 말러는 6월에 헤르만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고, 7월 11일에 1악장의 완성을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실제로 곡이 완성된건 7월 26일이었기 때문에 아마 말러가 친구에게 미안해서 미리 편지를 써보낸걸로 보여진다. 말러의 친구인 나탈리 바우어 레히너는 "교향곡 전체의 길이보다도 긴 1악장은 단 6주만에 완성되었고, 겨울 동안 직업적 의무를 다하면서 세부를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적고 있다.

말러는 3번 교향곡의 제목을 놓고도 많은 고심을 했다. 처음에는 '행복한 삶'이라는 제목으로 곡을 구상하긴 했지만 이것이 맘에 들지 않아 '한 여름 밤의 꿈', '나의 행복한 과학', '행복한 과학', '한 여름 아침의 꿈', '한 여름 낮의 꿈'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으나 셰익스피어나 니체의 표절같은 느낌에 결국 제목 붙이기는 포기하고 말았다.

2 초연

이 곡의 초연은 1897년 3월 9일, 베를린에서 펠릭스 바인가르트너의 지휘로 2,3,6악장의 연주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반응은 좋지 않았고 평론가들을 혹평을 쏟아냈다. 평론가들은 말러를 '음악적 코미디언','최악의 농담꾼'등으로 묘사했고 특히나 마지막 악장인 '사랑이 내게 말해주는 것'은 '책벌레처럼 꿈틀거리며 나아간다'라고 까지 말한 이들도 있었다. 이후 1902년 6월 5일, 크레펠트의 음악제에서 말러 자신의 지휘로 전곡이 연주되었는데 이때는 평가가 180도로 달라져 마지막 악장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 이후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플루트 4 (2는 피콜로 겸함, 1, 5악장에서는 피콜로 4), 오보에 4 (1은 잉글리시 호른 겸함), 클라리넷 5 (1은 베이스 클라리넷 겸함), 바순 4 (1은 콘트라바순 겸함), 호른 8, 트럼펫 4, 트롬본 4, 튜바, 팀파니 2 (각 3개의 북, 2명의 연주자), 하프 2, 글로켄슈필 2, 탬버린, 트라이앵글, 작은북, 큰북, 심벌즈, 탐탐, 현 5부, 알토 독창 (4, 5악장), 여성 합창 (5악장), In the distance(적당히 먼 곳에서): 포스트 호른 B flat, 작은북 몇 대, In a high gallery(높은 위치에): 튜블러 벨 4-6, 소년 합창 (5악장)으로 구성된다.

3 곡의 구성

3.1 1부

1악장: Kraäftig. Entschieden (힘차고 단호하게) D단조 4/4박자. 확대된 소나타 형식.

출판전 삭제된 표제는 "Pan Awakes, Summer Marches In (목신 판이 잠을 깬다, 여름이 나가신다)" 로, 이 교향곡에서 제일 길고 가장 오랜기간을 들여 쓰여진 악장이다. 말러의 교향곡들은 행진곡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3번의 1악장만큼 예상밖의 곳에서 말도 안되는 행진곡이 나오는 곳도 없다. 일단 소나타 형식이긴 하지만, 워낙 음악적 에피소드들이 정신없이 튀어나오고 이 에피소드들은 음악적인 상식을 초월하는 형태로 결합하는 탓에 1악장의 통일된 분석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피 할 정도다. 게다가 놀랍게도 30분이 넘는 1악장은 정신없이 에피소드들이 제시되고 결합됨에도 불구하고 템포는 무척이나 일정하기까지한 한마디로 불가해한 악장이다.

맨 처음 호른의 합주로 연주되는 팡파르로 곡이 시작된다. 이 팡파르는 여름이 깨어나는 것을 상징하는데, 애니메이션 은하영웅전설에서 이 팡파르를 애니를 시작할때 즐겨 애용하기도 했다.

팡파르 후 4악장에 등장하는 '밤의 노래'를 암시하는듯한 동기가 나타나고 큰북으로 장송행진곡풍 리듬의 멜로디가 연주된다. 이어 조용조용한 부분이 이어지는데 이 대목에서는 ppp 로 트릴 분위기를 내는 현악기를 배경으로 오보에가 가요 풍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이러다가 느닷없이 클라리넷이 날카롭게 불어대는데 이 부분을 작곡자는 '전령(傳令)'이라고 이름 붙였고, 이렇게 여름을 깨운 다음 여름이 다가오는 행진곡이 멀리서부터 들려온다.

이어 발전부로 보이는 멜로디들이 제시되는데 현악기가 새로운 행진곡리듬을 제시하며 시작되는 이 대목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고, 정상적인 교향곡이라고 부르기도 불가능할것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일부에선 이 대목에서 말러의 심리상태에 의구심을 가지기 까지 한다. 행진 리듬이 쿵짝쿵짝하는 소재로 변화한 현악기를 배경으로 목관악기가 날카롭게 불어대는 부분을 통해 말러는 '저속한 군중'을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 부분은 '전투가 시작된다'와 '남쪽의 폭풍'이라 불리는 동기들로 이어진다.

이 부분이 잠잠해질 무렵 밖의 작은 북 그룹이 군대의 사열에서나 들을 수 있는 행진 리듬을 연주하게 된다. 아무 논리 없이 등장한 이 부분은 역시 아무 논리 없이 슬며시 사라지고, 전혀 어울리지 않게 '판의 팡파레'가 다시 들려오며 거의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재현부가 등장한다. 재현부는 제시부의 주제들이 조금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제시부의 순서를 따르며, 마지막에 응어리진 클라이맥스를 한 번 형성시켜 준 후 승리의 팡파레로 끝난다. 아마도 1악장을 처음 듣는 사람들로선 '정신 사납다'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듯 하다.

3.2 2부

2악장: Tempo di Menuetto, Sehr mäßig (매우 적당하게) A장조 3/4박자. 확대된 3부 형식.

2악장의 제목은 '목장의 꽃이 내게 말하는 것'이지만 이 제목은 나중에 출판되면서 삭제되었다. 미뉴에트 풍의 주요부 멜로디와 스케르초 풍의 트리오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전개된다. 말하자면 미뉴에트-트리오-미뉴에트-트리오-미뉴에트-코다로 이어진다고 볼수있다. 트리오가 두 번째 등장할 때는 말러가 1892년에 작곡한 가곡 '천국의 삶'중 한 부분이 인용되기도 한다. 이 악장에 대해 말러 자신은 1896년 여름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꽃이 그저 편히 피어있는 모습은, 음악으로 묘사하기에는 금새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나는 폭풍으로 던져진 후 다시 미풍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햇빛 아래 변화되고 어루만져지는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3악장:Comodo. Scherzando. Ohne Hast (장난스럽게,서두르지 말고) C단조 2/4박자

3악장의 제목은 '숲속의 짐승들이 내게 말하는 것'이지만 출판때 삭제되었다. 3악장의 주 멜로디는 말러가 1892년에 작곡한 가곡 '여름의 끝'(Ablösung im Sommer)에서 따온것으로, 이 가곡은 뻐꾸기의 죽음과(유럽에서는 뻐꾸기가 여름을 알리는 새로 여겨진다고 한다) 나이팅게일이 죽은 뻐꾸기의 후계자임을 선언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고 한다. 곡의 구성은 론도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중간에 포스트 호른이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평온한 주제를 연주한다. 이 포스트 호른의 주제는 연주회장의 높은 곳에서 연주되며 포스트 호른은 이름에 호른이 붙긴 했지만 트럼펫에 가까운 악기라고 볼수있다. 스케르초에선 유머러스 하지만 공포스러움을 자아내는데 말러는 이 대목에 대해 "방해받지 않은 삶을 누리던 숲의 동물들이 인간의 첫 출현을 보고 그가 가져 올 미래의 문제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4악장: Sehr langsam. Misterioso (극히 느리고 신비스럽게). Durchaus ppp D장조 2/2박자

4악장의 제목은 '인류가 내게 말하는 것'이지만 역시 출판에서 삭제되었다. 알토의 독창으로 "O Mensch! Gib acht! (오 인간이여! 조심하라)"라가 불려진다. 4악장의 가사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제4부 '밤의 노래'에서 가져온것이다. 말러는 이 악장에서 세계가 잠 든 한 밤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애썼으며 무거운 분위기를 위해 알토가 이 곡을 부를 것을 요구했다. 악기들이 연주하는 스타일도 유별난 것이어서 때때로 고음의 톤을 저음악기가 담당하고 가라않은 분위기의 저음을 고음악기(이를테면 피콜로)가 담당하고 있다.

5악장:Lusig im Tempo und keck im Ausdruck (활발한 속도로 대담하게) F장조 4/4박자

5악장의 제목은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이지만 출판에서 삭제되었다. 연주회장의 높은곳(2,3층 박스)에서 소년합창이 "Bimm bamm! "Bimm bamm!" (종소리의 의성어)를 노래하고, 여성 합창이 "Es sungen drei Engel einen süßen Gesang (세 천사가 즐거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를 노래하며 여기에 알토가 가세하게 된다. 이 곡의 가사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중 "세 천사가 노래한다"에서 가져온 것인데 십계명을 어긴 베드로를 예수가 용서한다는 밝고 유머러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소년 합창의 노래는 천국의 종소리를 상징하고, 여성 합창과 알토의 노래는 말러의 가곡 '천국의 삶'에서 가져온 것이다.

6악장:Langsam. Ruhevoll. Empfunden (느리고 평온하게 감정을 풍부히) D장조 4/4박자. 자유로운 론도 형식.

6악장의 제목은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이지만 역시 출판에서 삭제되었다.고통스럽지만 어둡지는 않은 시선으로 모든 피조물들을 바라보는 이 느린 악장을 굳이 곡의 마지막으로 결정한 이유는, 말러가 이 모든 세계를 바라보고 마지막으로 구원의 수단으로 '사랑'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곡은 D장조의 슬픈 주제와 C샾단조의 보다 고통스러운 주제로 구성된 소나타 형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결국 마지막은 보다 밝은 D장조의 주제로 곡이 마무리된다.

4 4,5악장의 가사

4악장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독일어 원본한국어 번역본
O Mensch! Gib Acht!
Was spricht die tiefe Mitternacht?
Ich schlief, ich schlief,
aus tiefem Traum bin ich erwacht:
Die Welt ist tief,
und tiefer als der Tag gedacht.

Tief ist ihr Weh,
Lust tiefer noch als Herzeleid.
Weh spricht: Vergeh!
Doch all' Lust will Ewigkeit,
will tiefe, tiefe Ewigkeit!
오 중생이여! 들으라!
이 깊은 밤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잠들었었고
이제 그 깊은 잠에서 깨었노라.
지금 세상은 깊도다,
밝은 대낮이 기억하는 것보다 더 깊도다.

밤의 고뇌는 깊지만
기쁨은 고뇌보다도 더 깊도다!
고뇌는 말하길: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으로 향하려 하나니,
깊고도 깊은 영원으로 향하려 하나니.

5악장 -민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중에서

독일어 원본한국어 번역본
Es sungen drei Engel einen süßen Gesang,
mit Freuden es selig in dem Himmel klang.
Sie jauchzten fröhlich auch dabei:
daß Petrus sei von Sünden frei!

Und als der Herr Jesus zu Tische saß,
mit seinen zwölf Jüngern das Abendmahl aß,
da sprach der Herr Jesus:
"Was stehst du denn hier?
Wenn ich dich anseh, so weinest du mir!"
"Und sollt' ich nicht weinen, du gütiger Gott?
Ich hab' übertreten die zehn Gebot!
Ich gehe und weine ja bitterlich!
Ach komm und erbarme dich über mich!"

"Hast du denn übertreten die zehen Gebot,
so fall auf die Knie und bete zu Gott!
Liebe nur Gott in all Zeit!
So wirst du erlangen die himmlische Freud!"

Die himmlische Freud; ist eine selige Stadt,
die himmlische Freud, die kein Ende mehr hat!
Die himmlische Freude war Petro bereit't,
durch Jesum und allen zur Seligkeit.
세 천사가 달콤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네.
그 노래는 천국에서 복되게 울려 퍼지고
그들은 기쁨의 환성을 질렀네,
베드로는 무죄라고

주 예수가 식탁에 앉으시어
12제자와 함께 만찬을 하실 때
예수 말씀하시매
"너는 어찌하여 여기에 서있느냐?
내가 너를 보매 울고 있구나."
"어찌 울지 않을 수 있으리까, 자비로운 주여!
저는 십계명을 어겼나이다
슬픔을 참을 수 없어 울고 있나이다
제게 오셔서 자비를 베푸소서!"

"네가 십계명을 어겼다면
무릎 꿇고 주님께 기도하라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구하라!
그리하면 천국의 기쁨을 얻게 되리라."

천국은 행복한 곳이요
천국은 영원한 곳이리라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영원한 기쁨을 약속하시매
모든 이들에게도 영원한 축복이 내려졌느니

4.1 기타: 말러는 홀로코스트를 예언했는가?

1악장 서두의 팡파르 멜로디가 묘한데서 논란을 일으키는데 이 멜로디의 출처와 맥락에 따라서 곡의 해석이 확 달라질수 있다는게 문제다. 이 멜로디는 독일의 구전가요 ich hab' mich ergeben로 알려져있는데[1] 요하네스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에서도 차용되었다. 이 곡의 내용이 독일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어지는 내용과 연결지어 1악장 전체가 말러의 백색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암시한다고 노먼 레브레히트는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노래와 똑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가 존재한다라는 점이다.

문제의 그 노래는 바로 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우리는 훌륭한 학교건물을 지었네)로 독일 대학생들 사이에 전래되던 또다른 구전 노래다. 이 때문에 브람스와 말러가 대체 어떤 노래를 듣고서 멜로디를 차용했는지가 문제가 된다. 일반적으로는 브람스와 말러 모두 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쪽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말러의 경우는 이 멜로디의 연관성은 ich hab' mich ergeben쪽 보다는 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쪽이 더 합당하다는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왜냐하면 말러가 빈에서 학창시절을 보낼때 가입했던 서클인 페르너스토르퍼 클럽의 구성원들이 조직한 독일학생독서협회가 1878년에 오스트리아 정부의 압력으로 해체될때 학생들이 부르던 노래가 바로 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말러 연구자들도 이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문헌증거등을 보더라도 이쪽이 더 합당해보인다.

레브레히트는 말러가 ich hab' mich ergeben를 듣고 자신이 자신이 인간이하(Untermensch)로 취급받는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는데 문제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전혀없다라는 점이다. 레브레히트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ich hab' mich ergeben를 말러와 연관시켜 언급한 사람은 테오도르 아도르노 정도인데 그나마 아도르노도 멜로디가 흡사하다고 했을뿐 저런 이야기는 전혀 없다.

이런 레브레히트의 논리가 발전하면 말러는 독일 민족주의와 그로인해 파생되는 반유태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혐오했으며 더 나아가면 말러가 반유태주의의 궁극의 종착점인 홀로코스트를 예언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말러 연구자들은 이건 엄청난 비약이라고 반박한다. 말러가 반유태주의를 경험했고 그 반유태주의 공세로 말미암아 빈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을 사임한건 사실이지만 3번 교향곡을 작곡할 시점과는 거리가 있는 일이다.

레브레히트는 말러에 대한 평론에서 유독 반유태주의와 홀로코스트와 말러를 엮으려 드는 문제가 있다. 만약 레브레히트의 주장대로라면 3번 1악장에 빈번히 등장하는 저 멜로디는 부정적으로 들려야 하지만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말러가 3번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의 상황이나 말러 자신이 3번 교향곡에 대해 설명한것등을 생각하면 반유태주의나 백색테러와 엮는건 너무 무리한 해석이다.

레브레히트는 심지어 4번 교향곡도 홀로코스트와 엮으려 드는데 4번의 4악장에서 천상의 성자들이 소와 양을 잡는것이 바로 반유태주의와 홀로코스트를 은유한것이라는 해석에 이르러서는 할말이 없을 지경이다.

결국 레브레히트의 주장은 근거가 전혀없는 레브레히트의 독자연구에 불과하다라고 봐도 무방할것이다.시오노 나나미인가

  1. 내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쳤네로 알려져있다. 서독에서 잠시 국가로 쓴바도 있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