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직후의 한국이 얼마나 가난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음식. 꿀꿀이죽이라는 이름은 음식 생겨먹은 모양새가 꼭 돼지나 먹을 쓰레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어진 것. 유엔탕이라고도 한다.
1 안습함
초기의 부대찌개와 비슷하게 미군들이 먹다 남은 것들을 이용해 만든 음식으로, 1970년대 후반까지 미군부대 근처 시장이나 골목의 허름한 식당에서 팔았다고 한다. 여기서 부대찌개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비교적 멀쩡한, 입에 대지 않은 남은 식재료들로 만든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햄이나 베이크드 빈즈를 가지고 만든 것.
하지만 꿀꿀이죽은 오리지날 짬으로 만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것. 물론 당시 부대찌개는 온전한 음식 재료로 만든 것보다 미군부대 짬통에서 그나마 봐줄만한 재료를 건져서 만든 것들도 많았다. 이렇게 쓸만한 재료를 건져내고 나서 만든 것이 꿀꿀이죽. 그러다보니 꿀꿀이죽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현대의 부대찌개에도 반감을 가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당연히 미군이 먹다 남긴 음식들이라 누가 씹어먹은 자리가 보이는 소시지나 햄은 애교 수준이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음식마저도 먹는 중간중간마다 고기 같은 고급 재료를 가로채기 위해 서로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멀건 죽 같은 것을 먹어야 했다고... 게다가 이런 꿀꿀이죽을 먹다가 뭔가 고기처럼 쫄깃쫄깃한 게 씹히긴 하는데 도저히 넘길 수가 없어 뱉어보니 콘돔이더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그런데 사실 기가 막힌다는 표현보다는 "몰랐던 이들에게는 놀라운 사실, 알고 있었던 이들은 슬픈 과거"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라는 책의 저자는 부대찌개 부분에 이런 글귀를 남겼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그런 걸 어떻게 먹어?" 하며 소스라치게 놀라겠지만, 과거에는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버려?" 라며 먹었을 것이라고. 기가 막힌다는 말은 어찌보면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그런 말로도 들릴 수도 있는데, 이는 위키러들의 세대가 식량이 넘쳐나고 배고픈 시절을 겪지 않은 세대의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정말 먹을 음식이 없어 배를 곯는 사람들은 그런 거 없다. 일단 썩어가는 음식이라도 주린배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쌀 아낀다고 별별 수단을 다 쓰고, 예방접종 하면 원조 물품 준다 하자 두 번 맞다가 가는가 하면, 100년 전만 해도 먹을 게 없으면 산나물을 캐든지 나무껍질 벗겨 먹든지 해야 하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경신대기근사태에는 병으로 죽은 소를 먹고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은 사람이 허다했을 정도였다. 사실 이정도는 양반인 게, 이쪽은 그나마 먹을 것으로 만들었지 아이티의 진흙쿠키는 못 먹는 것이 주재료이다.[1]
고대의 식량난 때는 죽어서 쓰러진 사람도 잡아 먹었는데 말 다 했다.
후식으로 껌이나 담배가 들어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들려오는데, 그 예로 어린이 소설 <아버지의 국밥>에는 꿀꿀이죽을 주면서 "천천히 후후 불며 먹어라, 담배꽁초 삼킬라."하는 장면도 있을 정도로 그만큼 위생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2 꿀꿀이죽 사건
그리고 먼 훗날 어린이집에서 이런 짓을 해서 지원금을 가로챈 놈들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인간 쓰레기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해당 사례는 2002년 6월에 개원하였던 고려 어린이집에서 일어났던 꿀꿀이죽 사건으로 6.25 때 먹던 음식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먹었는데, 2005년 적발될 때까지 무려 3년동안 아이들에게 먹다 남은 잔반, 음식 찌꺼기, 생선 가시, 이쑤시개 등으로 만든 밥을 먹여 결과적으로 원아 105명 중 100명이 장염, 만성 장 증후군, 아토피 피부병, 물사마귀, 식중독, 피부병 등의 질병에 걸리게 했던 사건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졌지만 2005년 당시에는 말 그대로 전국이 들썩일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참고로 이 2005년 꿀꿀이죽 사태를 일으킨 고려어린이집 원장은 2011년에도 여전히 어린이집에 근무하며 잘 살고 있었다고 한다.기사 링크
위의 꿀꿀이죽 사건은 한국어 위키백과에도 항목화되어 있다. 꿀꿀이죽 사건
3 이모저모
부평깡통시장 내의 죽거리 밀집지역은 6.25 시절 유엔탕을 모아 끓여 파던 도떼기시장이 시초라고 한다.향토문화사전 내용 그 당시 쓰레기죽을 사람들에게 먹이던 죽집이 아직 두 집이 남아있다고. 물론 지금은 제대로 된 죽을 판다.
극한지(남극, 북극, 히말라야 14봉 등)를 탐험하는 사람들이 산에서 먹는 죽을 자조적으로 꿀꿀이죽이라고도 한다. 다만 이쪽은 채소와 쇠고기를 넣어서 만든 고급품. 대신 1끼에 2천 칼로리에 육박할 정도의 고열량이라고 하지만, 체력 소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래도 살은 안 찐다고.
현대에 들어서는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잡탕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확률로 김치가 들어가기 때문에 대개 색깔은 빨갛다.
국방tv에서 6.25 전쟁을 겪었던 분에게 꿀꿀이죽에 대해 물었는데, 의외로 아주 맛있었다면서 그분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만들었더니 아주 맛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레시피를 살펴보면 햄이나 베이컨 같은 (그 당시로 보면) 고급 재료들이 엄청 들어갔기 때문에 현실성은 그닥 없다.
오키나와에서는 오키나와 전투 이후 가난한 환경에서 엔진오일로 모빌 텐뿌라(モービル天ぷら)라는 튀김을 해먹었다고 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전쟁 말기엔 동남아에서 원유 수급이 끊겨 막장이 된 일본군답게, 소나무에서 채취한 송근유외에도 정어리 기름, 귤껍질 기름 등 각종 동식물에서 기름이란 기름은 다 짜내서 지급했기 때문이었다.
4 관련 항목
- ↑ 이름 그대로 진흙으로 만든 쿠키다. 본 항목을 보면 소금이나 마가린, 버터 등을 넣는 경우도 있다지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항목에도 나와 있지만 아이가 아파 의사에게 데려 갔더니 의사 曰"진흙쿠키를 먹이지 마세요" 라고..그래도 당장 먹일게 없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먹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