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 그대로 닭의 목
닭 잡을 때 가장 먼저 공격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통 거꾸로 들고 식칼이나 면도칼 등으로 한번에 벤 후 그대로 피를 빼는 게 요령. 참고로 완전히 치지는 말자. 땅에 떨어진 몸통이 머리가 잘린 채 도망치는 몰골을 볼 수 있다. 가끔 그 모습 보고 트라우마가 생겨서 닭을 못 먹는 사람도 있다.
집에서 잡는 경우엔 위와 같지만 전문적으로 닭을 잡는 사람들의 경우 닭의 목을 살짝 비틀고 뒤로 젖혀 경동맥을 노출시킨 후 경동맥을 찔러 잡는다. 정말로 닭의 목을 꺾어서 스티븐 시걸? 죽이는 게 아니다.
여담으로 이걸 비틀면 새벽이 오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김영삼의 명언인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에서 파생된 이야기. 다만 군대는 닭이 아닌 국방부 시계를 기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닭 목을 비틀어도 아침이 온다 카더라.
2 치킨의 부위
닭 먹을때 가장 먼저 공격해야 하는 부분이다닭 최고의 비선호부위.[1] 삼국지에 계륵이 있다면, 치킨에는 닭목이 있다. 발라먹기 애매하다는 뜻. 어떤 의미에선 계륵보다 더 먹기 힘든 부위. 하지만 닭목 예찬론자들은 이 부분이야말로 닭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기름기도 없으면서도 가장 쫄깃쫄깃하기 때문. 또한 살 대비 껍질비율이 가장 높은 부위.
목뼈가 상당히 울퉁불퉁하므로 사이사이에 있는 살을 발라먹기가 힘들다. 다만 휘어진 안쪽 부분은 꽤 살집이 올라있으므로, 여기부터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귀찮으면 그냥 뼈채로 씹어먹자. 그러나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뼈 사이의 살들을 쪽쪽 빨아먹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목뼈를 분리시켜서 척수를 빼먹거나 그냥 뼈째로 씹어먹는 방법이 있긴 한데, 후자는 잘못하면 이빨이 깨져서 금니 달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물론 그게 맛있다고 먹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잘 먹으면 육질이 쫄깃하기 때문에 맛있다.
대체 뭘 먹어야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게 붙은 살에, 안쪽엔 닭척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식감도 나쁘다. 그나마 부위별로 하나밖엔 없다는 게 위안이겠지만 가끔 치킨을 배달시키면 투 헤드 드래곤이나 킹기도라, 케르베로스 닭이 있어 시킨 사람을 슬프게 만든다. 닭집에 따라 닭목 1개를 주는 집도 있지만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2개면 그냥 목을 두토막 낸거다. 닭 1마리에서는 이게 한계. 3개 부터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실제로 굽네치킨에선 목이 9개인 히드라 치킨도 선보인 바 있다(…).
인기가 없긴 하지만, 아주 드문 확률로 이 부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기름기없이 쫄깃한 맛때문인 듯. 같이 치킨을 먹게 되면 그에게 감사하자. 닭목을 좋아하는 사람의 말에 따르면 동그랗게 휘어지는 안쪽 부분을 치열에 맞춰 뜯어먹는 게 재미있다고 한다. 생각보다는 고기가 좀 붙어있다는 듯. 그리고 붙어있는 닭껍질이 가장 두꺼운 부분인 관계로 닭껍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져가는 부위기도 하다.
닭을 아주 본격적으로 먹는 사람들은 닭모가지의 목뼈를 하나하나 분리한 뒤 그 안에 있는 등골을 빨아먹곤 한다. 목뼈들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다 보면 하얀 면발같은 척수가 나오는데[2], 이 부분이 양은 적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서 다른 부위와는 매우 차별화된 맛을 선사한다. 다만 이렇게까지 먹는 사람들은 정말 손에 꼽히는 편.
가수 김경호는 할머니가 닭모가지를 먼저 먹으라고 줘서, 지금도 닭을 먹을때 닭모가지를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는다고 한다.
중국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노점에서 닭모가지 4~5개를 꼬치 1개로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태국이나 여러 나라 화교들도 이 꼬치를 즐겨먹어서인지 미국이나 한국에서 남아도는 닭모가지를 여기로 팔고 가슴살이나 다리를 각각 사가서 먹기도 한다고 한다. 등가교환 그밖에 중국에는 닭말고도 오리 모가지(덩치가 커서 살이 더 많다) 요리만 파는 체인점까지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그리 잘 먹지 않아 버리거나 다른 동물 먹이로 준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초반에 실제로 벌어진 인데 미국 KFC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주문했더니 모가지가 튀겨 같이 온 통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도 있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이 사건에 나온 해당 닭모가지 튀김사진이 종종 보이곤 했는데 KFC측이 로비한건지 잊혀진건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집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던 만화가 조석의 말에 따르면, 손님이 반반 주문 했을때 치킨집 입장에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닭모가지를 양념으로 하느냐, 프라이드로 하느냐라고 한다(…).
위에 언급 돼있는 것처럼 두 동강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