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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圖面 / Drawing, (Floor) Plan

건축, 토목, 기계 등에서 건물이나 제품, 기계 등을 조립하기 위해서 만드는 그림. 건축, 공학 분야에서는 아무리 세대와 세대가 지나도 결코 빠지지 않을 필수요소. 한국을 비롯하여 이러한 도면을 만들 때는 각 나라의 기준에 맞춰 제작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그 그림 위에 기호나 문자, 치수를 기입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물체의 치수는 주로 mm 단위로 적는다.

컴퓨터로 그리는 도면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보통 제도판이라고 불리는 목질의 편평한 널빤지 위에 큰 종이를 펼쳐 , 디바이더, 컴퍼스, 오구(가막부리)[1] 등의 제도기들을 이용하여 그렸다. 다만 21세기 현재는 교육목적으로 실습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현업에서 이렇게 아날로그적으로 그리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자동차를 대상으로 제작하는 모더들에게도 거의 필수요소다.[2]

2 역사

20세기 초·중반에는 청사진(블루프린트) 기법으로 도면을 복사했다. 물론 프린터와 복사기가 발달한 21세기에 와서는 청사진 기법으로 복사된 도면은 보기도 힘들다.[3]

현대에는 도면을 컴퓨터로 그리지만 과거에는 도면을 일일이 손으로 직접 그렸다. 9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컴퓨터 및 프린터 보급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보통 샤프로 먼저 밑그림을 그리고 도면 검토 후에 본격적으로 잉크로 다시 그렸다. 샤프 중에서도 특히 '제도용 샤프'라는 것이 있던 것도 이 때문. 도면은 선의 굵기 역시 정해진 규격이 있다 보니 선의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 오구 같은 도구도 많이 쓰였다. 도면을 잉크까지 칠한 뒤에 오류가 발견되어 도면을 수정해야 할 경우에는 화이트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도면이거나 어딘가에 제출해야 하는 도면이라면 별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했다. 물론 컴퓨터로 도면을 그리는 오늘날에야 컴퓨터상에서 수정하고, 종이 도면이 필요하면 재출력하면 그만인 일이다.

3 매체

종이 도면은 A3 용지에서부터 시작하여 A3 용지보다 큰 종이에 그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A3 용지를 많이 쓴다. 아무래도 취급하기도 쉽고, 일반 사무용 프린터는 A3 이상의 용지는 잘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A1 규격의 도면은 당연히 A3에 맞춰서 작게 축소되어 출력되지만, 실제 도면을 보고 1:1로 실물과 맞춰봐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4]

컴퓨터로 도면을 그리는 것이 일상이 된 현재로써는 이론상 종이 한 장 쓰지 않고 도면 생성부터 제품 가공까지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보잉 777 여객기를 개발할 때 개발자들은 최첨단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종이 한 장 쓰지 않고 설계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데, 일단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것에 비하여 도면을 종이로 뽑아 놓고 보는 것이 서로 검토하기도 좋고 오류도 찾아내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21세기 현재에도 현업에서는 도면을 종이로 뽑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군수물자들의 도면은 기밀문서이기 때문에 원본 도면의 컴퓨터 파일은 절대로 외부로 유출시켜서는 안된다. 이 때문에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는데, 이를테면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에 하청을 주려고 하는데 그게 군수물자일 경우 B라는 회사는 A라는 회사로부터 도면 원본을 받지 못하고(2차원 파일이건, 3차원 파일이건) 종이로 출력된 버전을 받거나, PDF로 변환된 파일을 받거나 해야 한다. 이 경우 B라는 회사가 컴퓨터로 가공을 하는 CAM 같은 것을 하려면 그 넘겨받은 도면을 받고 2D/3D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다시 원본 도면 파일과 유사한 도면 파일을 작성해야 한다. 즉 보안 유지 때문에 업무 자체는 상당히 비효율적이 된다. 물론 민수용품도 기술 유출 시 피해가 심각한 경우에는 나름대로 보안 대책을 마련하지만.

4 편집 과정

도면은 글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본인은 오·탈자를 못 찾아도 남들이 보면 쉽게 보이는 것처럼 도면도 본인은 오류를 잘 찾아내지 못하지만 남이 보면 쉽게 찾아낸다. 그래서 회사나 업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도면을 2, 3명의 다른 사람이 검토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를 검도(檢圖)劍道 말고라고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도면 작성자뿐만 아니라 검도를 하는 사람을 별도로 두기도 한다.

프로그램도 버전이 있는 것처럼 도면도 만약 제품을 개발하거나 양산 중에 무언가 소폭 수정해야 할 일이 있다면 도면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것은 도면 제작 중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면의 버전을 바꾸는 것이며, 보통 도면 내부에도 수정된 이력을 적는다.

5 규격

도면에 대한 KS규격이 있지만 이것은 표현 방법에 대한 대략적인 지침에 불과하기 때문에 업계나 업체에 따라 도면이 꽤 제각각이다. 물론 도면이 제대로만 되어 있다면야 도면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 보면 그 내용을 전부 알아볼 수는 있지만, 만약 한 제품에도 참여한 업체가 여럿이라면 같은 물건인 데도 부품 레벨로 내려가면 도면 모양새가 꽤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군용 장비의 경우 개발이 끝난 물건의 도면은 '규격화'라는 행정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방부에 등록된다. 이렇게 등록된 도면은 그 자체가 기밀 취급을 받기 때문에 함부로 수정할 수 없다. 군용 장비가 민수용품에 비해 쉽게 성능 개량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도면 내용을 바꾸려면 기밀문서 내용을 바꾸는 것과 같은 복잡한 행정절차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6 분류

도면은 성격, 표현 방법, 용도에 따라 구분된다.

6.1 성격

  • 원도: 원본이 되는 도면을 일컫는 말이다.
  • 복사도: 원도를 복사한 도면을 일컫는 말이다. 청사진이나 백사진[5] 이 여기에 속한다. 요즈음은 컴퓨터에서 그린 도면을 프린터로 뽑아내므로 원도와 복사도가 외형상으로는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필요한 경우 원도는 도면 작성자, 검도자, 승인자 등의 이름을 직접 서명하게 하여 구분하거나 반대로 복사본에 따로 표시를 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 원본과의 크기 비교: 원본과 같은 크기로 그린 것은 현척(現尺), 원본보다 작게 그린 것은 축척(縮尺),[6] 원본보다 크게 그린 것은 배척排斥이 아니라(倍尺)이라 한다.

6.2 표현 방법

  • 입면도(정면도): 어떤 물체의 수직면을 관찰했을 때의 투상도. 정면을 묘사했다고 보면 된다. 건축물의 경우 벽(혹은 기둥)의 높이, 건축물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 용이한 도면이다. 다만 다른 면에서 본 모습은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면도를 각기 다른 방향에서 여러 장 그려내는 것이 보통.
  • 단면도: 어떤 물체의 단면을 잘라 묘사한 도면.
  • 투시도(투상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 투시하는 것처럼 그린 도면. 육안을 통해 관찰하는 대로 묘사하다 보니 원근감을 부여할 수 있지만 물체의 실제(전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크기를 파악하기엔 어렵다. 투시 방법에 따라 정투시도, 등각투시도, 사투시도 등으로 나뉜다.
  • 전개도: 입체적인 물체의 면을 평면 위에 옮겨놓은 도면. 수학에서 나오는 그 전개도가 맞는다.

6.3 용도

  • 부품도: 기계장치의 부품에 대해 상세하게 기입한 도면. 대개 부품의 치수, 용도 등에 대하여 기입한다.
  • 설치도: 기계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사항 위주로 기입한 도면. 기계의 크기, 조립의 순서 등을 기입한다.
  • 배치도: 기계장치의 부품 배치 형태를 묘사한 도면이나 건축학에서 건축물을 포함한 지형물 등을 배치하는 모습을 기입한 도면. 좌석 배치도나 가구 배치도도 배치도의 일종이다. 여기에서는 각 부속품들을 온전한 형태로 그리지 않고 기호 등을 사용하여 간략하게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

7 도면 설계 프로그램

7.1 2D

  • 오토캐드
  • DraftSight: 오토캐드의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 플로어플래너: 주거공간 내 가구 배치도 프로그램. 3D 변환이 있지만 기본적인 배치는 2D로 한다.

7.2 3D

3D 프로그램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도면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3차원 모델링을 하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CAM, NC머신 등과 연계하면 3D 프로그램에서 만든 모델들을 그대로 도면처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이때는 3D 모델에 잘 표시되지 않는 나사 규격[7] 등에 대한 정보 등도 꼼꼼하게 넣어줘야 한다.

물론 대다수의 3차원 프로그램으로 그려진 도면을 다시 2차원 도면 형태로(정면도, 평면도는 물론 단면도나 전개도 등도 표시해줌)으로 표현해 준다. 그러나 2차원 프로그램인 AutoCAD등에 비하면 2차원 도면에 대한 편집 능력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군수 물자용 도면들은 정해진 규격이 있다 보니 3D 프로그램으로 모델링을 했다고 하더라도 꼼꼼하게 다시 2차원 도면을 그려야 한다. 보통 이런 경우 일단 3차원 도면을 2차원화 시킨 다음, AutoCAD용 파일로 파일 형식을 변경하여 AutoCAD에서 다시 각종 치수와 기입사항을 꼼꼼하게 다시 집어넣는다. 그래도 이렇게 하면 시간적으로도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비용적 문제(AutoCAD만 해도 상업용 라이센스 비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3D 모델링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2D 도면 제작 기능의 극한을 뽑아내서 사용하게 된다. 찾아보면 현업에서 필요한 웬만한 기능은 다 된다. 다만 3D 모델에 기초해서 작업하기 때문에 간혹 잘못 그어진 선 하나하나 수정하기가 복잡하고 어려워서 그렇지.

8 창작물에서의 도면

창작물에서는 공돌이 내지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80% 정도는 도무지 무어라고 알아먹기도 힘든 문자와 그림으로 도배된 비현실적인 도면이 나온다. 흔히 공밀레 만화로 알려진 《피니와 퍼브》가 대표적. 법칙상 설명조차도 불가능한 온갖 말도 안 되는 기계들이 쑥쑥 뽑혀나오는 마법의 종잇장(...). 그 외에 게임에서도 가끔 희귀 아이템을 제작하는 데에도 도면부터 필요한 경우가 있다.

9 관련 문서

  1. 까마귀의 부리라는 명칭답게 부리 모양으로 두 갈래로 나뉘어진 쇳조각이 붙어 있는 도구로 먹을 찍어 줄을 긋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다. 현재는 도면을 거의 컴퓨터로 복사하기 때문에 거의 쓰이지 않는다.
  2. 만약 도면이 없으면 사진을 배경으로 깔고 제작해야하는데 사진은 삐딱하게 나오거나 정측면사진을 못구하는경우가 생긴다.
  3. 미국 애니에서는 아직도 청사진을 쓴다.
  4. 간혹 복잡한 도면이라면 선끼리 너무 심하게 겹쳐서 잘 안 보일 수는 있다.
  5. 양화감광지에 원도를 복사하면 배경은 백색이고 그림, 기호 등은 흑색이나 갈색, 청색, 보라색이 되어서 붙은 명칭이다.
  6. 지도에서 x:1 이렇게 나오는 그 축척 맞는다.
  7. 3D 모델링 시 나사(스레드) 같은 세밀하고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전부 묘사하게 되면 상당한 리소스 낭비가 발생한다. 대학생 학부 과정에서 만드는 모델 정도야 상관없지만 현업에서는 수백~수천가지 이상의 작업을 거쳐 3D 모델이 완성되기 때문에 이런 세부 모델링은 간략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