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그만 밑장빼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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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화판 타짜의 명대사. 사실 원작인 타짜/1부에서도 거의 차이 없이 묘사되는 장면[1]이지만, 영화를 통해 유명해졌다. 고니가 밑장빼기를 사용하다가 들키는... 척 하면서 일부러 훼이크를 걸어 아귀를 역관광하는 게 전체적인 내용.

자세히 설명하자면, 아귀는 고니가 손장난질을 하는 걸 목격하고 정마담에게 좋은 패를 주어 판을 끝내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고니는 처음부터 아귀가 속임수를 적발하여 상대편을 궁지에 몰아넣는 걸 즐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전의 판에서 계속 지고 있다가 아귀한테 좋은 패(구땡)를, 정마담한테는 더 좋은 패(장)를 주어서 장땡을 만들고 게임을 끝내겠다는 심보가 아니냐며 고니의 손목을 덥석 잡게 만들어 위와 같은 상황을 이끌어낸 것이다. 고니가 밑장을 뺀 건 맞지만 고니의 노림수는 따로있었으니....

고니는 아귀에게 정마담한테 준게 장이 아니란거에 모든 걸 걸겠다고 도발하여 정마담의 패가 단풍인지 아닌지만 판단하는 상황으로 몰아가 서로의 모든 돈을 거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단풍이 아닌 벚꽃을 주었던 고니가 이기게 된 것. 이후 영화에서는 고니의 손목을 오함마로 찍으려던 아귀의 부하가 권총을 든 정마담의 부하에게 제압되어, 결국 아귀의 손목을 찍어버린다. 그러나 아귀도 밑장빼기를 시전하여...

다들 간과하는 점이 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니가 삼광을 밑장빼기해서 정마담한테 준 상황도 상당히 계산되어 있다. 만약 아귀가 고니가 밑장빼기 하던 장짜리를 안보고 정마담에게 이미 준 삼광 먼저 봐도 '정마담에게 삼팔광땡을 주어서 날 역관광시키려는구나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2]그럼 고니는 반대로 장을 걸고단풍이네? 단풍이여?같은 도박을 진행하면 된다. 만약에 두 장을 다 봐버린다던지 일이 틀어져서 걸려도 뭐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굳이 밑장빼기를 했겠냐는 식의 변명도 가능하기도 하고. 이렇듯 두 수 내다본 고니의 훼이크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근데 사실 원작 만화에서부터 삼팔광땡은 인정 안하고 장땡이 최고인 룰로만 게임을 했으니 그냥 장땡을 주는 것을 가정했다고 해석하면 된다. 영화에선 일절 언급이 없고, 아귀의 푸념도 세 끗에 집중했지 3광 자체에 집중한 건 아니라 진상은 불명. 이건 그냥 사쿠라야[3]

이 판이 벌어지기 전 고니가 떠올린 평경장의 마지막 가르침이자 유언인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어'를 적용해서 생각해보면 (정마담과 한패라고 생각하는) 아귀에게 자기는 계속해 죽으면서 정마담에게 딴 돈을 몰아주는 모션을 취했는데 정마담조차도 아군이 아닌 적[4]으로 취급해서 높은 패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원래부터 아귀의 돈을 따가는게 아닌 아귀를 털어먹을 목적으로 만나러 오는 거였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 것.

그리고 아귀 부하가 손목을 찍기 직전까지 벚꽃인걸 확인한 아귀가 멘붕을 하는데, 보통 이 씬에서는 고니와 정마담의 갈등이 더 집중돼서 놓치게 되는데 고니가 왜 정마담에게 단풍이 아닌 벚꽃을 줬나 패를 뒤지며 정신나간 사람처럼 궁시렁 궁시렁 하며 계속해서 장을 찾으려고 칩들을 뒤진다. 자기가 곧 손이 찍히는데도 고니가 왜 그런 플레이를 했는지 중얼거리는 인상적인 장면. 아귀로썬 속임수를 한번 뒤집은 속임수를 구사한 고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그게 아니면 자신이 속아넘어갔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밑장 빼는 장면부터는 원작과 전반적으로 비슷하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밑장 빼기 전에 아귀를 한 번 낚아서[5] 화를 돋우고 본격적으로 역구라를 치기 위해서 밑밥을 까는 장면을 더욱 높게 평가하기도 하므로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재현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도 고니가 아귀를 동요시키기 위해 교묘하게 밑밥을 까는 장면이 있다. 평경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아수라발발타"를 나지막히 말하면서 아귀로 하여금 예전에 고니가 아직 유명하지 않을 때의 화장실 일을 떠올리게 하여 고니가 바로 '그 풋내기'였다는 것을 넌지시 암시한 것. 정말로 아귀는 "평경장... 손꾸락. 화장실에서 그 손꾸락... 하하하하하하"라고 하며 고니를 깔보게 된다. 그와 더불어 아귀로 하여금 "고니는 평경장의 수제자 -> 따라서 예전에 그렇게도 원했던 평경장의 손목을 고니의 손목을 자름으로써 해소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하여 아귀는 고니가 밑장빼기나 하는 '풋내기' 짓을 하자 "옳다구나 걸렸네"라고 생각하며 승부수를 건다.

아귀의 명성답게 아귀는 고니를 이미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고, 어차피 고니는 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귀가 굳이 자신의 손목을 걸면서까지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짝귀의 말마따나 아귀는 실력으로 다른 타짜들을 제압하다가 기술을 쓰면 또 그걸 잡아내 불구로 만들어 버리면서 악명을 떨쳤다. 아귀 입장에서 보면 확실히 고니는 화장실에서 도박 끊겠다고 손가락이나 자르려고 한 이름없는 풋내기였으니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밑장빼기나 써서 전세를 돌리려고 한건 충분히 있을 만한 행동이었다. 게다가 "천하의 아귀가 왜이리 말이 많아. 후달리냐?" 식으로 자존심을 건드리는 고니의 도발, 평경장을 떠올리게 하는 고니에 대한 묘한 경쟁 의식이 분명 작용했을 것이다. 문제는 고니는 이걸 다 예상하고 거기서 한발 더 나간 상태에서 "아수라발발타"를 말했을 때부터 이미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겠지만. [6]

영화에서는 아귀 역의 배우 김윤석의 열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외에 다른 배우들의 앙상블도 매우 훌륭했다.

드라마에서는 김갑수가 맡았다.

2 스크립트

고 니: (독백)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아귀한텐 밑에서 한 장. 정마담한테도 밑에서 한 장. 나 한 장. 아귀한텐 다시 밑에서 한 장. 이제 정마담에게, 마지막 한 장.

아 귀: (고니의 손을 낚아채며)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고 니: 뭐야?
아 귀: 내 패하고 정마담 패를 밑에서 뺐지?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새끼야?
고 니: 증거 있어?
아 귀: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나한테 구땡을 줬을 것이여.[7] 그리고 정마담한테 주려는 거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장짜리 아니여? 자 모두들 보쇼. 정마담한테 장땡을 줘서 이 판을 끝내겠다, 이거 아니여?[8]
고 니: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 새끼가!
아 귀: (기가 차다는 듯이) 으허허허허허허허허!
호 구: 예림이(정마담), 그 패 봐봐, 혹시 장이야?
아 귀: 패 건들지 마! 손모가지 날라가붕게. 해머 갖고 와.
정마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돼?
고 니: 잠깐. 그렇게 피를 봐야겠어?
아 귀: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고 니: 좋아. (유리컵을 비워 패 위에 엎어놓는다) 이 패가 단풍이 아니라는 거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를 건다. 쫄리면 뒈지시든지.
아 귀: 이 씨발놈이 어디서 약을 팔어?
고 니: 씨발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 후달리냐?
아 귀: 후달려? 허허허허허허허. 오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질 건다. 둘 다 묶어!

아 귀: 준비됐어? 까 보까?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겄습니다잉. 따~라라란~ 따라란~ 따라란~ 따~ 쿵짝짝~ 쿵짝짝~ 따라리라라리...[9]
(10월(단풍)이라고 확신하고 패를 뒤집는데 나온 그림은 3월(벚꽃) 광. 아귀 순간 말이 없어진다[10][11])

선 장: 사쿠라네?
호 구: 사쿠라야?
아 귀: 내가 봤어. 이 씨발놈 밑장 빼는 걸 똑똑히 봤다니께!
고 니: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12] 이런 거 안 배웠어? 뭐해, 니네 형님 손 안 찍고?
아 귀: 야! 이 씨발놈 (고니의) 손모가지 찍어!

이 직후 아귀 부하는 아귀 말을 따라 오함마를 휘두르려 했지만 빨찌산(정마담의 부하)이 권총을 들이대는 바람에 공격하지 못한다. 니미 이건 또 뭐여? 그리고 빨찌산의 계속되는 협박에 결국 아귀의 손목을 찍는다. 후덜덜.[13]
돈 절반만 챙기고 나머지 돈에 불을 붙인 다음 유유히 빠져나가는 고니, 발등에돈에 불붙어 어쩔 줄 모르는 정마담, '고니가 삼을? 대체 왜?' 하면서 혼잣말하는 아귀의 멘붕이 백미.

3 패러디

반달하면 손모가지가 날아갈것 같다
배우들의 열연과 인상깊은 대사 덕분에 패러디와 합성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1. 전개되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물론 장소는 다르다. 원작 1부에서는 시골집이었고 영화에서는 배에서 하기 때문. 참고로, 원작 1부에서 배에서 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영화판에서는 짤렸다. 중요한 장면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귀를 낚기 위해 고니가 철두철미한 연기까지 더한다. 영화판에선 이판사판 맞서는 형식이지만 만화판에선 뭔가 찔리는 거라도 있는 것마냥 고니의 말투가 떨리는데다 마지막엔 "내가 잘못했소, 용서해 주시오!!"라고 말하면서 아귀를 대판 낚는데 성공한다. 낚는데 성공한 후 싸늘하게 인상이 바뀌는 것 또한 백미
  2. 또는 7(돼지)을 줘서 구땡을 잡아버릴 수도 있다. 이는 타짜 2에서 등장하는데 상대가 구땡으로 승리를 확신한 순간 함대길의 패가 7(돼지)이 나오더니 다음 패가 3월 광이 나와 반전이 일어나는 장면이 있다.
  3. 원작에서는 아귀를 물리친 뒤 정마담이 고니에게 와서 "왜 자신에게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냐"며 푸념한다. 미리 알았다면 자신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투덜댄 것이다. 그러자 고니가 정마담에게 내막을 밝힌다. 그때 정마담은 정말로 고니가 아귀의 말(장땡을 줘서 판을 끝낸다는)대로 패를 주었다고 여겼고, 그래서 고니의 계획이 아귀에게 탄로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귀와 고니가 말싸움을 하는 내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아귀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짐작이 맞다고 확신하며 고니의 역구라에 제대로 걸려든 것이었다. 정마담이 고니의 계획을 몰랐기에, 오히려 그 계획에 도움이 되었던 것.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여야 한다
  4. 판이 벌어지는 중에 눈치챘지만 정마담은 정말 평경장의 죽음을 사주한 진짜 '적'이였다.
  5. 그냥 낚은게 아니라 한때 아귀가 짝귀를 관광보낼때 쓰던 방식 그대로 되갚아서 짝귀의 몫까지 복수한다.
  6. 게다가 이를 통해 평경장의 죽음에 대한 정마담의 생각까지 읽을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치밀한 밑밥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7. 이 대사는 후속작에서도 나온다.
  8. 구땡은 섯다에서 9월(국화) 패 2개가 모인 걸 말하고, 장은 10월(단풍)을 말한다. 같은 달 패가 2개가 모인 걸 땡이라고 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패다. 따라서 9월 2개가 모인 구땡보다 10월 2개가 모인 장땡이 높은 것. 다만 구땡도 땡잡이 등을 제외한다면 위에서 2번째로 좋은 패라서 충분히 승부를 걸 만한 패이기 때문에, 지금 아귀는 고니가 자신에게 구땡을 주고 돈을 걸게 만든 뒤 정마담에게 장땡을 줘서 자신을 지게 만들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작에서는 광땡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땡-구땡으로 두 번째로 좋은 패가 맞다.
  9. 봄의 소리 왈츠(Voices Of Spring)이다.
  10. 3월 광과 8월 광은 가장 강력한 조합인 삼팔광땡이다. 만약 미리 판에 나와있는 10월 과 같은 10월이 또 나왔다면 역시 강력한 3등족보인 장땡이 되었겠지만, 정작 3월 패가 나와 3월과 10월 패의 조합은 족보에 없는 개끗발이다. 즉, 이도 저도 아닌 조합. 이런 경우 '끗'으로 세는데, 끗은 두 패의 개월 수의 합에서 1의 자리만 취한 숫자다. 지금은 10+3=13의 1의 자리 수가 3이므로 3끗인데, 이건 밑에서 5위 안에 드는 최하급 패다. 여하튼 중요한 건 아귀가 예측한 패가 아니란 것.
  11. 영화 타짜: 신의 손에서도 고광렬이 관련 언급을 하는 장면(링크의 4:22)이 있다. 대사가 "내 손모가지 날린 패가 구땡. 내 옛날 파트너가 내 목숨 살려줬던게 세끗이었었어."인데 손모가지 날린 구땡은 이 장면에 앞서 아귀에게 손 밑에 화투패 숨긴거 걸려서 손모가지 날린걸 의미하고, 목숨 살린 세끗이 바로 이 장면
  12. 최종편집본에선 삭제됐지만 원래 평경장이 고니에게 이 원칙을 가르치는 장면이 있다. 밤길을 거닐던 평경장과 고니가 길바닥에 떨어진 화투패 한장을 발견하는데(뒷면이 위를 향하고 있다), 평경장이 뜬금없이 이 패가 '사쿠라'일 거라고 하면서 고니와 내기를 한다. 그리고 확인해보니 정말 사쿠라... 사실 평경장이 미리 떨어뜨려놓은 화투패였던 것이다. 평경장은 자기가 준비한 함정이었으니 내기를 할 수 있었던 것. 만약 삭제되지 않았다면 고니가 아귀와 대결하기 위해 기차표를 사는 장면에서 '왕복이요'라고 말하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면서 이 일화를 회상하는 것으로 나올 예정이었다고.
  13. 사실 잘 들어보면 찍기 직전에 아귀 스스로 '찍어'라고 말하긴 한다. 스스로 패배를 인정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