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프랑스의 정치학자 뒤베르제(Maurice Duverger)는 소선거구제는 양당제를 부르고, 결선투표제(대선)+비례대표제(총선)는 다당제를 낳는다는 2가지 가설을 제안하였다.
2 설명
첫번째 가설의 경우 소선거구제는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률의 왜곡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각 정당과 후보자가 2개의 정당, 일반적으로 수권정당인 여당, 반대세력인 야당인 양당 구조로 모이는 것이 각자의 승리에 유리해져 양당제를 낳는 기능이 확인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집권하는 미국이 그러하며 한국 역시 이 구조를 따르고 있다.
두번째 가설의 경우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의석률과 그 정당의 획득률을 그대로 반영해서 군소 정당의 설립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지만 비례대표제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다당제로 가는 것은 아니다.
3 예외
물론 사회현상에 대한 법칙이 그렇듯 뒤베르제의 법칙에는 예외가 존재한다. 특히 지역색이 강한 연방제 국가의 경우가 그런 경향이 많다.
캐나다는 소선거구제이지만 신민주당이라는 제3당이 존재한다. 캐나다의 정당 지지를 지역별로 보면 신민주당은 캐나다 서부에서 제2당 또는 제1당의 위치에 있다. 즉, 전국을 일괄적으로 보면 3당제이나 하나의 선거구 단위로 보면 당선의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는 2개의 정당에 수렴하여 각 선거구별로 보면 양당제의 경향이 확실히 나타난다. 그런데 군소 정당일지라고 특정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확보하면 그 지역에서 주요 정당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선거구제 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중위 투표자 정리의 전제조건과도 일치하는데,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 전부가 후보들을 한 줄로 세워서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무효화될 정도로 강력한 정치적 지지기반이 있는 정당이 존재한다면 한 줄 구분이 무의미하기 때문. 대한민국의 경우 자유민주연합이나 자유선진당등 지역기반이 있는 제3당이나, 친박연대같은 명망가 정당이 존재한다면 법칙을 무시하고 이런식의 분할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제13대 총선거인데, 이때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공화당 등 4개의 정당이 각 지역을 싹쓸이했다. 사실상 고려연방제
인도 역시, 지역색이 강한 연방제 국가답게 소선거구제이지만 다종다양한 정당이 존재하고 있어 뒤베르제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역시 인도에서도 선거구 개개로 보면 주요 정당수가 2개에 가깝고 뒤베르제의 법칙의 영향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도처럼 다양화된 사회에서는 선거제도가 미칠 수 있는 영향에 한계가 있다. 선거제도의 영향은 확실히 있지만 다른 정치적ㆍ사회적ㆍ경제적인 요인의 영향도 존재한다.
Tullock 등의 학자는 이런 반례에도 불구하고 뒤베르제의 법칙이 들어맞는다고 주장하지만, 예상되는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20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단서를 붙였다.[1]
4 원인
소선거구제가 양당체제를 낳는 메커니즘에는 2종류가 있다. 그것은 기계적인 기능(mechanical effect)과 심리적인 기능(psychological effect)이다.
기계적 기능이란 소선거구제에 있어서 제3당의 의석률은 상당한 지지의 지역적 편향이 없으면 득표율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제1당의 의석률은 득표율보다 높아진다. 예를 들면 1980년대의 영국에서는 제1당 보수당의 득표율이 약 40%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의석률은 60% 정도로 과다대표되었다. 결국 누군가는 과소대표되어야 하는데 제3당인 자유당이 역으로 약 10%의 득표율을 받았지만 의석은 5% 이하였다. 따라서 득표율이 다당제이라도 의석률로는 양당체제가 되는 경향이 강하다.
심리적 기능으로 전략적 투표행동이 있다. 제3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일지라도 당선의 가능성이 낮은 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중요한 1표를 쓸모없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당선의 확률이 높은 제1당 또는 제2당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 결과적으로 제3당의 표는 증가하지 않는다. 또한 투표일이 다가옴에 따라 당선 확률이 낮은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향도 강하다. 이것은 유권자가 당선의 가능성이 낮은 정당에 투표하는 것을 피하기 때문이다.[2]
5 다른 원인
기계적이나 심리적인 기능의 효과가 여러 차례 확인되었지만 그것으로도 뒤베르제의 법칙을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최근에는 뒤베르제의 법칙은 유권자보다 정당이나 후보자의 전략적인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는 가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당선 가능성이 낮은 후보자는 중간에 사퇴를 생각할 것이며 정당도 그러한 선거구에는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3] 혹은 다른 당이나 다른 후보자와 선거협력을 하여 자신의 후보를 세우지 않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선거구에서의 후보자는 당선의 가능성이 있는 제1당, 제2당의 후보자로 쏠릴 것이다.- ↑ "Duverger's Law is true, but it may take 200 years to work itself out."
- ↑ 대한민국의 경우 비판적 지지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 ↑ 후보를 내서 선거운동을 하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