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 그룹

1 개요

은하영웅전설지구-시리우스 전쟁에서 지구통일정부를 굴복시킨 네 명의 주요인물을 그룹으로 묶어서 가리키는 단어이다. 구성원은 칼레 팔름그렌, 윈슬로 케네스 타운젠트, 졸리오 프랑쿠르, 차오 유이룽이다. 구성원 모두가 지구군의 만행인 제1차 라그랑 시티 소탕전과 블러디 나이트에서 피해를 입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었으며, 서로 만나기 전까지 각자 소규모의 저항조직을 조직해서 지구에 저항했다.

2 출범과 발전

서기 2691년, 프록시마 성계의 행성 프로세르피나에서 이들 4명은 처음으로 만나 연합전선을 만들었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장점이 있었기에 서로 합의한 끝에 각자 업무를 분담하였다.

  • 칼레 팔름그렌은 정신적 지도자로서 저항세력을 하나로 통합하였다.
  • 윈슬로 케네스 타운젠트는 경제 분야의 지식과 탁월한 행정력을 발휘하여 저항세력의 경제적 기반을 닦았다.
  • 졸리오 프랑쿠르는 저항세력들의 군사조직인 블랙 플래그 포스를 조직하고 지휘하여 정예병력으로 단련시켰다.
  • 차오 유이룽은 악마적인 정보, 파괴, 모략공작을 벌여서 지구통일정부의 권력층과 지구군의 주요 간부들을 이간질하였다.

그 결과 분열한 채 지구군의 표적이기만 하던 반(反) 지구세력들이 시리우스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고, 기존 저항군의 중심인물들이 모조리 쫒겨나 사실상 시리우스 정부가 라그랑 그룹의 꼭두각시로 바뀌었으며, 오합지졸의 저항군이 통합해 제대로 훈련한 블랙 플래그 포스라 바뀌었고, 지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경제력과 제대로인 보급과 장비를 갖췄다.

그래서 지구군은 압도적인 장비와 물량으로도 블랙 플래그 포스에게 패배하기 시작하였고, 모략으로 제대로인 지구군의 장군 3명이 끔살하는 등 지휘체계에 혼란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끝내 지구통일정부는 지구-시리우스 전쟁에서 패배하였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라그랑 그룹은 제 역할에 충실했다라고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3 분열과 몰락

지구가 몰락한 뒤에 사실상의 은하계 중심국가로 떠오른 시리우스의 실권을 장악한 라그랑 그룹은 형식적이건 실제적이건 인류의 지도자적인 위치에까지 올랐지만, 실제로는 라그랑 그룹 안에서 내분이 한참 전에 시작했으며 이는 그룹 전체의 파멸을 가져왔다.

원래 그룹의 시작 자체가 지구통일정부에의 복수에만 초점을 두었고, 이걸 빼면 4명은 모든 면(배경, 생각, 출신, 특기 등)에서 달랐으며, 구성원들 모두가 자신이 이끄는 단체의 수장이었기 때문에 목적을 완수한 뒤에 일어날 내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구-시리우스 전쟁 말기쯤 가면 타운젠트와 프랑쿠르의 대립[1]은 이미 일상이었고, 군사적인 문제에서도 가끔이지만 차오와 프랑쿠르 간의 대립[2]이 있었다. 이런 내분을 팔름그렌이 그야말로 몸으로 막던 실정이었다. 따라서 팔름그렌이 급성 폐렴[3]으로 전쟁 종료 뒤 고작 2년 만에 급사하자, 이미 차오가 권력과 지위를 버리고 낙향했음에도 더 이상 라그랑 그룹의 내분은 막을 길이 없어졌다.

끝내 타운젠트와 프랑쿠르의 내분이 극에 달하자 프랑쿠르가 쿠데타를 일으키려다가 타운젠트에게 기습받아 죽은 뒤, 타운젠트가 나중의 후환을 막기 위해 차오까지 암살하면서 라그랑 그룹은 사실상 타운젠트 혼자만 남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707년 지구-시리우스 전쟁의 승전기념식에 참석하던 타운젠트가 암살을 겪으면서[4] 라그랑 그룹은 구성원이 전원 사망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지도자를 몽땅 잃어버린 블랙 플래그 포스가 몇 개의 파벌로 나뉘어 서로 싸우는 내전이 났고, 이 혼란은 2801년에 은하연방이 나올 때까지 이었다. 그 뒤에도 내전의 잔유물로 우주해적이 나타나 은하연방은 장기간에 걸친 우주해적 토벌을 벌여야 했다. 그리고 이를 수습하며 혜성같이 나타난 이가 바로 은하제국의 건국제인 루돌프 폰 골덴바움.

4 평가

역사적인 평가는 보통 "매우 아쉬웠다"로 표현한다. '지구 타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은 흠잡을 곳이 거의 없을 만큼 완벽했으나, 그 과정에서 저항군과 저항하는 식민지 정부를 사실상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한 행동(그룹 안의 내분)에 전 우주가 대혼란에 빠지는 결과를 불러서였다.

라그랑 그룹 안에서도 그런 위험성을 알아차린 팔름그렌이 죽기 전에 자신이 최소한 5년만 더 살면 특정 인물에 기대지 않고 제도에 따라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정치, 경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실제로 팔름그렌이 10년을 넘게 살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강력한 영향력과 권력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스스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물은 차오가 유일했으니 실제로는 그런 일이 거의 불가능했으리라 보는 사람이 많다.
  1. 각자 경제와 군대를 등 뒤에 업은 상태라 대립이 커가기만 했다.
  2. 막판에 몰린 지구를 어떻게 공격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절충안으로 2개월 동안 포위하여 굶주리게 만든 뒤 대공세를 하기로 결정했다.
  3. 감기에 걸렸는데 과로 탓에 급성 폐렴으로 발전하였다.
  4. 범인은 불명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차오 유이룽의 조카인 차오 퐁이 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