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오 프랑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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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6권 프롤로그 <지구쇠망의 기록>에 등장하는 인물. 지구-시리우스 전쟁 시기의 반(反) 지구 진영을 이끈 인물이다. 서기 2670년에 태어나 2706년에 사망했다. 을지서적판은 조리오 프랭클, 서울문화사판은 조리오 프랑쿠르, 이타카판에서는 졸리오 프랑쿠르로 표기했다. 이름의 알파벳 철자로는 2가지가 있는데, 설정집의 표기는 Joliot Francoeur [1] 지만 애니에서 묘사한 철자는 Frankul이다.

시리우스 출신으로 본래 라그랑 시티에 살며 약초학을 전공하는 의과대학생이었지만, 어느 지구군의 군인이 여자친구를 겁탈하자 빡쳐서 2천 쪽짜리 약초학 책으로 그 군인의 대갈통을 깨버리고[2] 하수구를 거쳐 탈출했다. 하지만 그 직후 여친은 자살했고, 그는 간신히 살아나온 뒤 한참이 지나서야 여친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열 받은 그는 복수를 다짐하고 라그랑 그룹에 합류하여 반(反) 지구 전선의 군대인 블랙 플래그 포스를 훈련시켜 정예군으로 만든다. 그 뒤 군을 이끌고 지구군을 쳐부수며 연인의 복수를 한다. 군대를 지휘하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는지, 그 전에는 지구군만 만나면 털리던 블랙 플래그 포스가 나중에는 고작 8천 척으로 6만 척에 달하는 지구군 함대도 쳐부쉈다.

끝내 은하계 안의 지구통일정부 세력이 모조리 사라져 지구통일정부가 태양계조차도 유지하기 힘들자, 블랙 플래그 포스는 지구 최후의 방어선인 소행성대까지 갔다. 그런데 여기서 이대로 총공격을 하자는 프랑쿠르와 어차피 고립한 지구인들은 죄다 굶어죽을 텐데 굳이 직접 공세로 전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으니 장기전을 벌이자고 주장하는 차오 사이에서 의견 다툼이 일어나지만 절충안이 나와서 끝내 블랙 플래그 포스는 두 달 정도 기다리다가 총공격을 편다. 지구 입장에서는 굶주리다가 대공세까지 받은 격이니 가장 끔찍한 공격이었을 것이다.

지구 총공격에 앞서 프랑쿠르와 접견한 지구통일정부 대표는 "지구는 너희들의 어머니인데, 너희들은 마땅히 부모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최후의 자존심을 내세우지만 프랑쿠르는 "아동학대와 SALHAE를 일삼아놓고 뭔 낯짝으로 엄마를 자칭하는데? 너희에게 남은 건 그냥 멸망하던지 알아서 자폭하던지 둘 밖에 없다."라며 씹고 총공격한다. 그 지구통일정부 대표는 차마 지구가 멸망하는 꼴을 볼 수가 없어서 돌아가는 길에 자살했다.

애인이 죽은 것에 원한이 뼈에 사무쳤던 프랑쿠르는 처음부터 궤도 폭격이나 미사일 샤워 같은 엄청난 화력을 지구에 집중시켰고, 이후 블랙 플래그 포스가 지구 표면에 상륙한 뒤에도 무자비한 살육이 났다. 얼마나 그 사태가 끔찍했던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었던 팔름그렌[3]은 부랴부랴 그를 제지했고, 그는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학살 중지 명령을 내린다. 이 사흘의 학살이 끝났을 때 100억에 달하던 지구 인구 가운데 생존자는 10억 뿐이었다. 이후에 식민지라든지 여러 곳으로 튄 전현직 지구통일정부 일원까지 싸그리 찾아내 6만여명에 달하는 그들도 두말없이 죄다 사살했다.

프랑쿠르는 전후에 시리우스 정부의 국방장관[4]에 올랐고, 팔름그렌이 죽자 타운젠트와 빅 시스터즈라고 불리는 지구의 구 재벌[5] 처리 문제로 싸웠다. 그는 군사 쪽에서는 현실주의자였지만 정치와 경제 쪽에서는 이상주의자였기에 "저놈들 안 없애면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다."라며 재벌의 숙청을 주장했지만 타운젠트는 "나쁜 짓 했으면 뭐 어때? 경제만 살리면 그만이지."라며 프랑쿠르의 주장을 씹어버렸고, 끝내 두 사람은 감정싸움이 벌어져 갈라졌다.

프랑쿠르는 처음엔 민주적인 절차로 정권을 엎어버리려 했지만 자신이 군에 미치는 영향력 이상으로 정치, 경제계는 타운젠트가 꽉 잡아서 쿠데타 빼곤 자신이 정권을 뺏어올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쿠데타 계획을 짜지만 평소 그에게 앙심을 품던 한 장교가 그걸 타운젠트에게 일러바쳤고, 끝내 프랑쿠르가 쿠데타를 하러 수화기를 드는 순간 타운젠트가 보낸 공안국원이 들어와 그를 쏘아버려 그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아마도 지구교에서 가장 미운 인물일 듯하다. 지구교 총본산도 사실 지구-시리우스 전쟁 종반부에 프랑쿠르가 히말라야 산맥의 발전용 댐과 수로를 폭파해서 물을 지하로 쏟아부어 날려버린 지구통일정부의 작전사령부였다. 이때 사령부 안에서 익사한 사람의 수만 2만4천 명에 달했으며 생존자는 100명도 채 안 되었다고 한다. 다만 이 학살은 그래도 덜 까이는데, 지구 표면에서 한창 블랙 플래그 포스가 헬게이트를 열 때, 지구통일정부 요인들은 지하기지에서 먹을 것이며 미녀들까지 충분히 갖추고 주지육림을 벌여서였다. 즉, 지구와 우주 식민지를 이 모양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안전한 곳에서 편하게 주지육림이나 즐겼으니, 이걸 알아차리고 더욱 격분한 프랑쿠르가 다른 방법으로는 지하기지에 흠집도 못 줌을 파악하며 끝내 작전사령부를 수몰시켰다.

사실 이 사람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보다도 더 많은 민간인을 살상했지만 지구를 떠난 인류에게 그 악행이 무시받는다. 지구통일정부가 식민지를 착취하고 괴롭혀왔으며 자신의 애인이 지구군의 군바리 때문에 죽었음은 애통하나, 지구에 살던 대다수의 사람은 정부 관계자나 권력층이 아니었을 확률이 높으니 결과적으로 약 90억이나 되는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은 두고두고 까여야 마땅하다. 비록 지구교가 아니라도 후세에 좋은 소리 듣기는 그른 인물. 서주 대학살을 저지른 조조가 왜 후세에 악인으로 낙인 찍혔는지 생각해보자.

  1. 졸리오 쁘랑꾀르 라 읽힌다
  2. 보통은 이런 두꺼운 책으로 사람을 정확하게 때리려면 아주 어렵다. 이때부터 파이터 기질이 나온 듯하다.
  3. 연합군 정치지도부라지만 그 정치 지도부는 라그랑 그룹이 꽉 잡았다. 그리고 그 라그랑 그룹의 리더는 누구일까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4. 을지서적판에서는 국방장관, 서울문화사판에서는 군무상서라고 적었으나 시리우스민주주의 국가였으니 국방장관 쪽이 알맞다. 애니메이션에서도 프랑쿠르를 '국방상'이라고 하지 군무상서라고는 안 한다. 그래서인지 이타카판도 '국방상'으로 번역함.
  5. 지구통일정부의 수뇌부와 함께 실질적으로 우주 식민지 착취에 앞장을 선 경력이 있어서 상당수의 식민지 사람들의 시야에서는 구 재벌이 악의 무리 그 자체였다. 여담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 창룡전에서도 비슷한 흑막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이름이 포 시스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