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 등장하는 직경 12.2km의 초거대 전천후 이동전투요새. 최종보스격의 메카닉이라고 볼 수 있겠다.
1.1 출현
극중 최초로 그 존재가 언급된 것은 가고일의 공중전함에 의해 노틸러스호가 파괴된 후, 네모 선장의 장례식(...)을 치루던 가고일이 새로운 계획으로 레드노아의 부활을 선언했을 때다. 그리고 최초로 등장한 것은 노틸러스호에서 탈출 후 간신히 한 무인도에 정착하게 된 쟝과 나디아 일행이 우연찮게 그랑디스 일행과 재회하게 되면서였다. 폭풍이 지나간 뒤 갑자기 무인도 건너편에 웬 섬이 나타났더라... 해서 그 곳으로 이동했더니 거기에 에어튼과 그랑디스 일행이 머무르고 있었던 것. 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 섬은 이전에도 계속 움직이고 있었던 듯.
처음엔 이것이 대륙이동의 일종이라 생각하며 그 섬에 머무르던 나디아 일행이었지만 점차 이 곳이 뭔가 수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고, 어쩌다 쟝과 나디아가 그 내부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나디아는 블루워터의 공명에 이끌려 쟝을 남겨둔 채 벽을 투과해서 사라져버린다. 이 때 옷만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덕분에 다음 편에서 좋은 장면이 많이 펼쳐졌다.
그 뒤 나디아와 조우한 레드노아의 인공지능 '만들어진 자'에 의해 거대 우주선 '위성도시 레드노아.' 로써의 정체가 드러난다. 240만년 전에 아틀란티스인들이 지구에 도착했을 때 타고 있던 3척의 거대 우주선 노아 시리즈(그린노아, 레드노아, 블루노아) 중 한 척으로서 아틀란티스인들의 번영과 함께 하다가 1만 2천년 전, 그들 사이에 벌어진 2차 대전쟁으로 몸체만 남은 채 컨트롤을 잃고 어딘가로 사라졌던 것. 아마 대전쟁중에 레드노아를 조종했던 인원은 전멸했던지 후손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노아들도 무사하지는 못해서 아틀란티스 제국의 중심부에 있었던 그린노아는 전쟁통에 그대로 파괴되어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 기능을 상실했고, 블루노아는 손상을 입은 채 생존자들을 싣고 아프리카 대륙에 도착하자마자 이동능력을 상실, 주저앉아 그대로 타르테소스 왕국의 기반이 되었다.
그렇게 밝힌 레드노아는 이어서 '아틀란티스 왕가의 피를 이은 나디아가 계보를 이어 아틀란티스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해저의 아틀란티스로 데리고 가려 드는데, 표면의 부착물을 제거한답시고 위에 있는 쟝 일행의 생사도 아랑곳하지 않는 방식에 반발한 나디아의 완강한 거부에 그냥 놔주고 홀로 해저로 이동해 간다.
이후 나디아와 네모의 두 블루워터가 모여 뫼비우스의 형태를 이루자 완전 가동하여 바다 위로 부상하며 수완을 발휘한 가고일에 의해 완전히 점거되어서 네오 아틀란티스의 세계지배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 이때 가고일은 '신성대요새 레드노아'라 지칭하였다.
위에서 기술했듯 이전 대전쟁에서 입은 피해로 몸체만이 남아있어 과거의 완전한 형태 그대로는 아니지만 그 힘은 실로 막강해서 가고일이 계속 위치를 추적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이 녀석만 있으면 공중전함 같은 다른 무기따위를 개발할 필요가 없이 바로 세계정복에 나갈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배를 손에 넣은 가고일이 너무 자만한 나머지 네모 선장과 그랑디스 일행의 기지넘치는 활약을 얕잡아봤고, 결국 그들에 의해 '바벨의 빛'이 사용불능이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가고일은 끝내 여유있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고, 내부에 침입해온 네모랑 신전재판 놀이하며 어어어... 하는 사이에 제정신을 찾은 네오의 활약과 나디아의 굳은 의지로 레드노아는 블루워터에 의한 통제력을 상실한 채 대기권에 돌입하고 만다.
최후에는 뉴 노틸러스호와의 전투에서 입은 피해가 대기권 마찰로 점점 확대되는데다 통제력 상실로 모든 기능이 꺼져 자체적으로 붕괴하던 중 나디아 일행의 탈출로를 열어주려는 네모 최후의 노력으로 가고일, 네오 아틀란티스, 네모 본인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모든 아틀란티스의 유산을 끌어안은 채 장렬히 사라진다.
1.2 특징
일단 앞서의 대전쟁으로 인해 몸체만 남아있지만, 그 성능은 엄청나다. 일단 위성궤도상의 '충직한 별'(바벨탑 전용 반사위성들)과 연계해서 언제든지, 어디에나 저 위력적인 '바벨의 빛'을 마음껏 쏘아 댈 수 있고 실제 '위력 과시'만으로 파리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거기에 전방위 커버 가능한 고출력 '액티브 레이저'포, 광대한 표면 전체를 무수히 덮고 있는 소형 레이저 포 등등, 복구해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화력만 뉴 노틸러스호의 50배가 넘는다. 방어용으로 강대한 물리적 타격도 막아내는 1억 볼트의 전자배리어, 또 동력원으로서는 뉴 노틸러스와 동형의 올페우스형 대형 축퇴로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직경 12.2k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와 은하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거주도시형 우주선에 걸맞게 광대한 내부공간에는 갖가지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그 중에서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갑옷입은 거인처럼 보이는 거대 인형병기(개중 일부는 말썽을 일으킨 에바마냥 벽에 구속되어 있다!)의 생산라인과, 만들다가 말거나 실패한(...) 실험체들을 모아놓은 '인간 박물관', 결정적으로 조용히 누워 있지만 아직도 심장이 뛰고 있는 최초의 거대 인간 '아담'을 들 수 있겠다. (가이낙스와 안노 히데아키의 차기작인 에반게리온의 떡밥일지도.) 노틸러스호의 베이스가 된 엘트리움급 우주선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는 거대 격납고도 볼 만하다.
다만 그린노아나 블루노아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수정기둥 형태의 바벨탑은 이 레드노아에서 찾아볼 수 없다. 작중 레드노아에서 바벨의 빛을 쏘아올린 세 개의 기둥은 두 노아에 있던 바벨탑과 형태가 전혀 다르며 그 아래 내부엔 이전 가고일이 만든 복제 바벨탑처럼 기계장치들로 이루어진 기둥이 존재하고 있다. 실제 레드노아를 운영하는 네오 아틀란티스 측에서도 이를 가동할 때 바벨의 빛이라 하지 바벨탑 기동이라 하진 않았다. 또한 바벨의 빛의 위력도 과거 동급의 노아인 그린노아를 한 방에 불태워버린 수준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약하다. 일단 기능만 겨우 되살려놓은 데다 그나마도 전투 중 입은 손상으로 불완전한 형태로 배리어를 전개한 뉴 노틸러스호에게 큰 피해만 줬을 뿐 격침시키진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수준의 약한 건 절대 아니다.
추측컨대 과거 대전쟁 도중 레드노아의 원본 바벨탑이 파괴된 탓에 작중에서 보인 형태로 새로 제작된 게 아닌가 싶다. 반면 아틀란티스인들의 2번째 전쟁 때 레드노아를 운용한 세력은 당시 비주류 세력으로 자신들보다 우위에 있던 주류세력(그린노아?)을 기습공격하기 위해 바벨탑을 내부수납형으로 만들어 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상당한 고지능의 자체 AI를 탑재하고 있고 또 스스로도 어느 정도 판단 및 기동을 할 수 있지만 블루워터 2개를 융합시켜 강제제어를 시작하면 아틀란티스 왕족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듯. 다만 이러한 강제제어 중에 급하게 블루워터를 회수하거나 하면 기본 AI와 자가유지를 위한 기능들은 자동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모양이다. 실제 최종화에서 블루워터를 회수당해 강제제어가 종료되자 그냥 전원꺼진 바보가 되어버린 걸 보면.(..)
디자인적으로는 잘 알려진 UFO의 형태 중 유명한 '아담스키형' 원반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가이낙스 특유의 센스가 빛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