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에 등장하는 국가/집단 명.
1 탄생
고대 아틀란티스의 후예들이 수천 년 전 세운 소국가 타르테소스 왕국 말기, 당시 재상이자 국왕 네모의 친우였던 가고일이 쿠데타를 일으켜 왕가를 전복시키고 새로이 세운 제국 형태의 국가. 구 왕실의 왕자였던 네오 이콘 에피파네스를 꼭두각시 황제로 옹립했다.
그 후, 무력과시로써 오랜 세월 봉인되었던 바벨탑을 가동시켜 세계정복의 첫 걸음을 내딛으려 하나 발사 직전 네모가 제어장치인 블루워터를 빼내면서 바벨탑은 엉망진창으로 폭주, 대폭발을 일으켜 나라는 완전히 초토화된다.
2 발전
하지만 가고일을 비롯한 신정부 중추부는 무사히 살아남았다. 바벨탑의 폭발후 둑까지 터져서 주변 호수의 물이 들어와 물 속으로 가라앉은 타르테소스를 벗어나 세계 각지를 전전하며 이후 끈질기게 추종자를 모으며 세력을 불려왔다. 이 때부터는 나라라기보다 여기저기 아지트를 가진 비밀결사 조직 비슷한 형태를 띄게 된다. 다만, 일반적인 비밀결사 조직과는 다르게 그 세력이 방대한데, 잠수함과 비행선의 숫자 및 승무원 숫자나 비밀기지의 경비병 숫자만 감안해도 답이 나온다.
다양한 뒷공작 및 잠수함 가피쉬 함대와 비행선 카르카로돈으로 세계 각국의 물류 유통라인과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박살내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그 틈에 자신들이 만들어낸 물자를 유통시킴으로써, 세계 통화(通貨)량의 1/80을 수중에 넣게 된다. 그리고 여러 위장 사업으로 각국의 경제권 일부를 장악해 나가는 등 다각도에서 치밀하게 다시 세계정복을 준비하고 있었다.
궁극적인 목적은 타르테소스 멸망시 함께 사라진 블루워터를 되찿아, 바벨탑을 비롯한 고대병기들을 재가동시켜 완벽하게 세계를 정복하는 것. 다시 말하자면 언제든 블루워터만 손에 들어오면 경제적 침탈행위는 당장 그만두고 정복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단순히 고대의 유산에만 목을 매달지 않고, 과거의 기록을 토대로 해서 나름대로 기술개발을 한 끝에 과거의 병기를 복제하거나, 대체수단을 만들어내는 등 자체적인 역량도 매우 높다. 실제로 블루워터가 없어도, 인조 오리하르콘만으로도 바벨탑을 작동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고, 공중전함의 반중력 비행방식이라든지, 각종 화기를 감안하면 적어도 과학력에 있어서는 그 당시 세계에서 독보적 1위라고 보면 된다. 당장 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네모 선장 휘하의 노틸러스호도 고대의 유산에 살짝 개조를 가한 잠수함 1척을 간신히 유지, 보수하는 것만 봐도 양자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1] 덤으로 군사력에 관련된 과학기술 외에도 완전자동화 공장이나 인공적으로 꽃밭을 조성하는 등 중화학, 경공업에 관련된 기술이나 기타 다방면의 기술력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치밀한 계획 및 실행을 하는 이유는 '바벨의 빛' 정도의 무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고대 아틀란티스의 지식을 갖고 있는 그들이라도 병력 수나 물량상 전 세계에 대적해 전쟁을 수행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벨탑을 다른 비밀기지에 다시 건설하는 등 확실하게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하지만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호의 방해로 인해 바벨탑이 또 파괴되고, 가피쉬 함대도 상당한 손해를 입는 등 타격을 많이 받았다.
이후 공중전함이 완성되고, 노틸러스호를 대파시켜버림으로서 사실상 당시 시대의 병력과 물량에 구애받지 않는 초월적인 전력을 갖추게 되긴 했지만 공중전함 1-2척만 갖고는 드넓은 전 세계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억제력이 되긴 어려워 전면전쟁에는 나서지 않았다. 보다 숫자를 늘린다면 전면전쟁도 가능했겠지만 레드노아 부활이 최우선 사항이 되면서 보류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가이낙스의 설립자 '오타킹' 오카다 토시오가 쓴 책 '세계정복은 가능한가' 에서 나온 일화중에 안노 히데아키가 "이런 초 과학기술이 있으면 지들끼리 잘먹고 잘살면 되지 왜 귀찮게 세계정복을 할까" 라고 말했다고... 물론 전쟁과 질병, 기아를 없애 세계평화를 이룩한다는 나름의 비전이 있었다.
3 몰락
결국 작품 막바지에는 네모와 나디아에게 두 블루워터를 모두 빼앗은 가고일이 성간전략병기라고나 할 레드노아를 부활시켜 직접적인 세계정복에 나선다. 실지로 그 위력은 대단해 위협 퍼포먼스를 가한 프랑스의 파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도권은 대패닉에 빠졌지만, 곧 네모가 동급의 고대병기인 뉴 노틸러스호를 이끌고 나타나는 바람에 정복사업은 일단 중지되고 둘 사이의 처절한 공방전으로 옮겨간다.
물론 동급이라고 평가되지만 덩치나 화력면에서 레드노아가 네모선장측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네모 일행의 방해는 곧 배제시켜 버릴 수 있을듯 보였으나, 가고일의 판단 미스와 생각지 못한 여러가지 우발적 상황이 겹쳐, 양측이 서로 처참히 박살나는 형태로 싸움이 끝나면서 가고일을 비롯한 네오 아틀란티스의 수뇌도 전멸하고 만다. 1890년으로 막 넘어가려던 이 때 그들은 사실상 소멸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4 잔당
다만 지구상 여기저기 아지트에 하위조직은 어느 정도 남겨두지 않았을까 싶고, 레드노아 같은 고대 아틀란티스인의 과학의 산물은 안전과 반란방지를 위해서라도 조직의 상부만 운영하고 하위조직에 넘겨주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당시 지구의 기술보다는 훨씬 뛰어난 가피쉬 등을 보유했을 터이기에 그려지지 않은 뒷이야기에서 어떻게 처신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만인이 흑역사라 공인해 마지않는 극장판에서 어느 정도 그려지는데, 일부 잔당이 기가의 지휘 하에 전 세계 수뇌부 인물들을 그들이 만든 복제인간으로 바꿔치기한 후, 세계대전을 일으켜 인간들이 공멸하게 만든 다음에 구세주로 등장한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이를 위해 뒤에서 세계를 지배하려 하다 나디아 일행이 관여하게 된 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친 끝에 자멸하고 기가도 목숨을 잃게 된다.
여기서의 잔당 수준은 잠수함 1척에 소수 인원만 있는 것에 비해 시설 규모는 큰 것을 보면 일단 가고일 생전에 건설된 후 인원이 배치된 곳을 이용해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잔당의 경우 가고일의 패망을 보면서 세계정복보다는 돈이지 하면서 이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극장판이 워낙 흑역사라...
5 특징
이 집단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조직원들이 가톨릭 수난절 행사에 사용되는 어깨까지 덮는 고깔모양 두건과 미묘한 디자인의 하얀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똑같이 뒤집어쓰고있지만 계급에 따라 두건과 가면의 색과 모양이 다르다. 다만 가고일의 여성 비서나 7화에서 등장한 파티참석자들 중 일부가 가면만 쓰고 있었다든가 전혀 다른 모양의 두건을 쓰고 있었던 바벨탑의 운용 인력들이란 예외 케이스도 간혹 보인다. 이후 레드노아에 승선하면서 가고일 외의 대부분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의 가면을 쓰게 된다. 두건의 모양이나 근본사상(아틀란티스 우월주의) 등으로 미뤄 볼 때 모티브는 KKK단인 듯. 완벽한 복고풍 악의 집단. 다만 허수아비 황제인 네오만은 완전히 예외로, 왕관을 쓰고 맨 얼굴을 내놓고 있다. 이는 후반 공주로 자리잡게 된 나디아도 동일.- ↑ 공중전함 등장 이전 네모 진영이 막연하게 감을 잡은 전력차만 해도 20:1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실제로는 공중전함이나 바벨탑 같은 걸 제외하고 봐도 그보다 더 컸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