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헨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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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의 등장인물. 성우는 카나오 테츠오(2015).

1 소개

신두라 왕국의 페슈와(세습재상). 나이는 언급되지 않지만 4~50대 정도로 추정된다. 신두라 으뜸가는 미녀로 이름이 알려진 딸 살리마가 있으며 살리마는 가데비라젠드라, 두 왕자에게 각각 청혼받았는데 마헨드라는 가데비 왕자를 사위로 골랐다. 아무래도 명문귀족인 어머니를 두고 더 귀족층 지지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일 듯 하다. 그밖에 자식은 없지만 부모를 모르는 젊은 무인 자스완트를 무척 아끼고 있다.그냥 부하 수준을 넘어서 자스완트가 파르스군에게 속아서 하마터면 가데비에게 베일뻔할 때 나서서 구한 것도 마헨드라였고 그놈은 우리 집안 일족이라는 말을 하던 걸 보면 무슨 핏줄 사이같기도 하지만 자세한 건 언급하지 않았다. 하여튼 자스완트로선 친아버지같이 따르는 존재가 바로 마헨드라이다.

2 능력

세습재상이라면 그저 세습되는 재상이기에 무능해도 반역죄만 없으면 호의호식하기 일쑤. 하지만 마헨드라는 오랜 친구인 라자(국왕) 카리칼라 2세가 혼수상태로 쓰러진 신두라 국정을 잘 맡았으며 군략적으로도 꽤 능력치[1]가 있었다. 그래서 창던지기같은 개인적 무예는 뛰어나지만 찌질이에 오만하고 다른 면에서 무능한게 가득하던 가데비를 잘 보좌했다. 귀족 어머니를 둬서 신분적으로 앞선 가데비 왕자, 그리고 신두라 대귀족들과 성직자들이 지지하며 보수적인 귀족 대표인 세습재상 마헨드라가 장인으로서 잘 보좌하고 있다는 점, 병력 수나 여러 모로 압도적인 가데비가 라젠드라를 제치고 라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었다.

3 몰락

하지만 파르스의 참전은 그 모든 걸 뒤엎었다.

먼치킨이 가득한 아르슬란 왕자의 파르스군이 라젠드라군과 손잡으면서 대륙 최강 먼치킨 무인 다륜과 무예도 뛰어나고 지략으로도 가공할 나르사스를 비롯한 괴물같이 뛰어난 인재가 가득한 파르스군에게 연이어 가데비군은 밀려났다. 연패 속에 가데비는 짜증만 냈고 자신이 실패한 걸 죄다 장인인 마헨드라의 지략이 바닥이 드러났다며 그의 탓으로 돌려 탓하기 일쑤였다. 이 와중에 다륜에게 베일뻔한 가데비를 목숨걸고 구한 자스완트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마헨드라는 가데비의 실체를 깨닫고는 자스완트에게만 "난 사위를 잘못 골랐구나, 정말 내 지략도 바닥이 드러난 거야."라며 한번에 나이가 팍 든 얼굴로 한탄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가데비를 배신하고 대귀족 대표로서 신분이 밑이라고 깔보던 라젠드라를 따를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라젠드라와의 전면전을 포기하고 수성전으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혼수상태이던 카리칼라 2세가 의식을 되찾은 탓에 내전은 중단됐다. 그리고 카리칼라 2세의 뜻대로 신전결투로 왕위계승권이 결정나게 되었는데 라젠드라는 다륜을, 가데비는 바하두르라는 거인을 신전결투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어렵게(?) 다륜이 이기면서 라젠드라가 왕세자로 승인받자 흥분한 가데비가 미쳐 날뛰고 이걸 말리던 마헨드라는 이성을 날려버린 가데비의 창에 맞아 죽게된다.

자스완트가 슬퍼하며 그를 살리려고 했지만 치명상을 입은 터라 겨우 몇 마디하고 숨을 거둔다. 유언은 "울지마라....자스완트, 난 사위도 잘못 골랐다. 그래서 그 사위에게 죽는 것이니 죄다 내가 자업자득으로 당하는 것이다...너에게 좀 더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자스완트는 그동안 설마 마헨드라님이 내 친아버지가 아닐까 생각도 해왔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못했다.

4 기타

마헨드라가 죽임을 당하면서 가데비는 스스로 몰락하게 되었다. 왕위가 걸린 신전대결이라는 크나큰 결과가 걸린만큼, 이 대결이 열린 결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당연하지만 내로라하는 신두라 대귀족들도 왔을 것이다. 당연히 승자에게 새로운 국왕 폐하[2] 만세라고 아첨할 기회인데 왜 안오겠는가. 게다가 신전대결이란 이름인만큼 대결 장소인 신전을 관리하는 게 성직자일테니 성직자 고위인사들도 가득 왔을 터. 이런 자리에서 가데비가 미친듯이 날뛰며 이를 말리던 죄없는 세습재상 마헨드라를 대놓고 찔러죽였던 것이다. 이걸 보거나 전해듣은 대귀족들은 '이런 미친 놈'이라며 경악했을테고 신전대결의 결과를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야할 왕자가 난동을 부리고 장인인 재상을 죽였으니 대결을 주최하게 된 성직자들은 자기들 권위가 엉망이 되었다. 당연히 그들도 분노하여 가데비는 죄없는 장인을 죽이고 신의 뜻을 인정하지 않았으니 가데비 왕자는 신의 벌이 내려질 죄인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널리 선포했을 것이다.[3] 즉 기득권들의 외면과 종교적인 권위 추락, 죄다 타격을 받으며 몰락한 셈이다.

더불어 라젠드라로서도 웃으며 좋아하게 되었다. 만약 마헨드라가 살아있었다면 라젠드라도 꺼림칙하면서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세습재상 페슈와이니 함부로 건드린다면 아직도 세력이 막강한 대귀족들 여론이 걸린다. 그런데 그런 존재를 가데비가 알아서 죽여 대귀족들이나 고위 성직자들이 분노하여 가데비에게 등을 돌렸으니 그야말로 가데비가 알아서 라젠드라에게 유리한 일만 만들어준 거였다. 가데비가 마헨드라를 죽이고 달아나자 즉각 대귀족들과 성직자들은 얼른 라젠드라에게 충성을 맹세한 걸 봐도 알 수 있다. 라젠드라가 잘했다고 비웃으며 칭찬해 줄 일까지 만들어준 셈.

그나마 가데비는 마지막 희망이 있긴 했다. 수도 유라이유르에서 대귀족이나 성직자들이 등돌렸다고 하지만 아직도 지방귀족이라든지 지방상인같은 이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막대한 수도권 시장도 노리고 싶지만 이미 터를 잡은 대상인 및 대귀족들에게 밀려난 판국에서 제위 문제를 돕자면 수도권 진출이 유리하게 될테니까. 이는 소설 속 묘사가 아닌 인류 무수한 역사에서 흔한 일이기도 하다. 무수한 전쟁 및 새로운 왕조 건국이나 새로운 왕의 제위에 무력만이 아닌 지방의 듣보잡 상인들이 엄청난 돈을 후원하며 역사적으로 알려지지 않으면서 뒤에서 엄청난 이익을 챙긴 경우가 많다.[4] 그렇듯이 가데비도 이들 지지 속에 다시 내전을 일으켜 저항할 기회가 있긴 했다.

그러나 가데비는 그 마지막 기회도 잡질 못했는데 그 이유 또한 바로 마헨드라를 죽게 한 일 때문이었다. 마헨드라의 딸이자 가데비의 아내이던 살리마가 분노하여 숨어있던 가데비에게 준 술에 일부러 마취약을 넣어뒀던 거였다. 이러니 깨고보니 온 몸이 묶였던 터라 허무하게 기회도 다시 잡지못하고 참형된다. 잡혔을 때 남편을 배신한 더러운 여자라고 온갖 욕을 살리마에게 퍼부었으나 그녀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차겁게 '난 남편을 배신한 게 아니라 아버님을 죽인 원수를 갚은 거야'라고 대꾸했다. 결국 마헨드라를 죽여서 가데비는 모든 걸 잃고 마지막으로 자기 목숨까지 잃게한 셈이다. 만약에 신전대결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울컥해도 참고 일단 받아들였더라면 나중에 뒷통수를 까도 좀 더 유리했을지도 모른다. 대귀족이나 많은 지지세가 있었을테고 파르스로서도 루시타니아를 조국에서 몰아내야 하는 상황에 언제까지나 매달릴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 모든 게 스스로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그의 죽음으로 아르슬란도 자스완트라는 인재를 얻게된다. 자스완트는 찌질이 가데비가 아니라 오로지 마헨드라에게만 충성했는데 마헨드라가 죽었으니 충성할 상대가 사라졌고 라젠드라도 마헨드라의 충복이던 그를 탐탁치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갈 곳 없던 그를 아르슬란이 부드럽게 나를 따르지않겠냐며 설득했고 결국 아르슬란의 충복이 된다. 만일 마헨드라가 죽지않았더라면 그는 그대로 신두라에 남아 마헨드라를 도왔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비록 고생없이 저절로 재상직을 먹은 인물이지만 유능하고 제법 개념도 있었던 인물이었으나 사위를 잘못 골라서 스스로 목숨버리고 만 인물. 그러니 본인도 죽어서 그걸 유언으로 남겼다.

90년대 극장판 및 OVA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선 아예 등장하지 않아서 성우가 없었다가 2015년판 애니에서 나오게 된다. 원작과 차이라면 창에 맞아 죽는 거와 달리 2015년판 애니에서는 가데비에게 칼에 맞아 죽는 정도.
애니판에서는 살리마가 잘리면서 가데비와 장서지간이라는 사실도 안 나오게 됐다. 가데비가 잡히는 장면도 그냥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잡히고, 마헨드라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대사도 사위를 잘못 골랐다는 말에서 섬길 주인을 잘못 골랐다는 말로 변경.

  1. 아무래도 전문적인 군사전문가가 아니라 아주 화려하지 않아도 제법 기본은 한다. 그저 단순하게 신두라 대군을 여러 부대로 나누어서 각개격파로 파르스군과 싸우게하려던 가데비를 막아냈다. 무턱대고 각개격파로 대군을 나누는 거야말로 파르스군이나 라젠드라군이 병력 수에서 밀리는 점을 생각해야 하는 먼치킨 나르사스가 좋아할 일이다. 전략, 무예 모두 먼치킨이 가득한 파르스군에 일단 맞서는 유리한 방법이 대군으로 맞서 섣불리 덤벼들지 못하게는 하는 기초적인 전략이지만 가데비는 그것조차 구별하지 못하며 무능을 확인시켰고 되려 마헨드라가 이런 기본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 물론 카리칼라 2세가 살아있지만 오늘 내일하는 판국(결국 마헨드라가 죽는 걸 눈 앞에서 보고 며칠 안가 눈을 감는다)이었다. 때문에 이 신전대결에서 이긴 왕자야말로 머지않아 새로운 라자(국왕)가 될 게 뻔했다.
  3. 성직자들도 기득권자들인만큼 당연히 재상인 마헨드라와 친분이 깊을 게 뻔하다. 이런데 가데비는 이거 생각 안하고 그들 보는 앞에서 장인 죽였으니 당연히 이들도 분노할수밖에.
  4. 십자군 전쟁이나 백년전쟁을 비롯한 무수한 전쟁 뒤에도 돈이 걸린 상인들의 후원 및 전쟁여론 조작이 있었고 조선 건국을 돕던 보부상이 오랫동안 상업을 독점(덕분에 조선 경제 및 수출업에서도 여러 모로 개판이 되었다)하던 걸 봐도 알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