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카토르 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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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메르카토르 도법 오류인 그린란드아프리카대륙 크기 비교. 뻥튀기가 따로 없다.

네덜란드 지도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라는 사람이 1595년에 고안한 투영법.

1 이 항목을 읽기 전에

지구는 구형에 가까운 입체이기 때문에 전 지구를 평면 위에 나타내는 지도법은 결코 정확할 수 없다.[1] 이는 가우스에 의해 수학적으로도 증명된 있는 사실. 그러므로 메르카토르 도법은 물론 그 어떤 도법도 전 지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냥 지구본을 보자

2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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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표면이 유리인 구슬이라고 가정하자. 직사각형의 커다란 종이로 지구를 적도를 따라 감싼 다음에 중심에서 전구를 켜면, 지구 표면의 그림자가 종이에 비치게(투영되게) 된다. 이 그림자를 그대로 따라 그린 다음에 말았던 종이를 펴면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 완성! 참 쉽죠?

지도를 보는 사람이 원하는 것으로 두 지점 사이의 방향, 두 지점 간의 거리, 경선과 위선 사이의 각도, 지구 위 특정한 영역의 면적의 4가지를 들 수 있는데, 이 중 하나를 정확하게 나타내려면 나머지 셋을 포기해야 한다. 방향을 정확하게 나타내면 방위 도법, 거리를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거 도법, 각도를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각 도법, 면적을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적 도법이 된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정각 도법의 일종이다.

3 특징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출발점과 목적지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이 직선과 위선 사이의 각을 재서 원하는 목적지에 갈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도 위에 나침반 갖다 대고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북극과 이루는 각도를 계산한 후, 그 각도를 유지하며 나아가면 지도에 나와있는 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 나침반이랑 각도기만 있으면 지도에 보이는 대로 항해할 수 있으니, 항해하기에 매우 편한 지도이다.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세계지도는 수많은 투영법중의 하나인 메르카토르 투영법으로 그린 지도이다.

위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메르카토를 도법은 위도경도가 지도상에 평면좌표계의 X축과 Y축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메르카토르 도법은 두 지점사이의 직선이 위도 또는 경도와 이루는 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대신에 면적, 방향, 거리는 보장할 수 없다. 이 요소들의 왜곡은 sec(위도)가 나타내며, 이 값이 1에서 벗어날수록 왜곡은 커진다. sec(0) = 1이므로 적도 부근은 거의 정확하게 투영되지만, 고위도로 갈수록 간격이 실제보다 확대되면서 면적이나 형상이 크게 왜곡된다. sec(90도)는 무한대이므로 양 극점의 왜곡 역시 무한대다. 북극과 남극이므로 수학적으로 크기가 0이다. 따라서, 이 점에는 길이도 지름도 없다. 그런데 지도상에서는 적도상의 지구 둘레와 똑같이 늘어난다... 즉, 0이 4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므로 왜곡률은 무한대가 된다.

메르카토르 투영법이 남용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주로 지목되는 것은 면적의 왜곡이다. 극 부분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 지역보다 더 크고 자세하게 묘사된다. 사실 모든 도법에 오류가 있다는 점에서 부당한 면이 있지만, 지도를 내거는 사람이 지도의 용도를 생각하지 않고 항해사들이 많이 쓰는 지도를 그대로 가져다 내건 잘못도 있다. 왜 항해사들의 지도가 선택됐는지를 변명해본다면, 실용적으로 지도를 많이 쓰는 사람이 항해사였으니까.

3.1 실례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면적이 뻥튀기되기 때문에 수많은 오류가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러시아아프리카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프리카 반에 그린란드를 더한 크기이며 중국의 2배가 되지 않는다.
  • 스칸다나비아 반도의 크기가 부풀려져 있어 실제로는 북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독일이 유럽의 위도상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일본은 영국보다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영국은 물론 독일보다도 크다.
  • 영국은 북아일랜드 영토를 제외한 우리가 아는 본토인 그레이트 브리튼은 한반도보다 약간 작다. 하지만 지도에서는 2배 이상의 크기로 보인다.
  • 남극이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대륙을 다 합친 것 만큼 거대해진다.[2]
  • 미국, 인도, 중국,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의 본토가 상대적으로 작아보인다.
  • 미국 캐나다 중국은 크기 차이가 지도상처럼 크지 않고 비슷비슷하다.

4 왜곡의 정도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른쪽 숫자가 1에서 벗어날수록 오차가 커지며, 이 숫자는 몇 배나 차이나는지를 말해 준다. 예를 들어 오른쪽 숫자가 2라면 그 위도에 있는 것은 실제보다 2배 크게 보여진다는 뜻이다.

위도에 따른 왜곡의 정도
위도왜곡의 정도 ( =sec(x˚) )
정확히 1
10˚1.01542
20˚1.06418
24.62˚1.10000
30˚1.15470[3]
38˚1.26902[4]
40˚1.30541
45˚1.41421[5]
48.19˚1.50001
50˚1.55572
60˚정확히 2
70˚2.92380
80˚5.75877
90˚무한대[6]

참고로 많은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는 남북위 85˚ 정도에서 잘리는데, 애초에 극점에서 일어나는 극단적 왜곡때문에 자를 수 밖에 없기도 하거니와, 저 부근에서 자르면 가로:세로 비율이 1:1이 되기 때문이다.

5 기타

메르카토르 도법을 기준으로 한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는 다른 문제를 보인다.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두 지점 간의 거리가 부정확하다'는 것. 남/북극 항로가 실제보다 엄청나게 길며[7], 이 때문에 별다른 페널티가 없어도 북극항로 탐험이 상당히 힘들다.[8] 다만 대항해시대 3에서는 위 점을 보정하여 극지방으로 갈수록 경도 변화 속도가 빠르게 변한다. 그러므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빨리 갈수 있는 셈. 다만 가면 얼어죽어서 게임오버

이를 두고 메르카토르 도법이 유럽 중심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근거가 빈약하다.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메르카토르 도법 이외의 대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메르카토르 도법을 고수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되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전무하다. 앞서 설명했듯이 메카르토르 도법이 사용된 이유는 '항해에 편해서'이다. 이 방법으로 지도를 제작하고 보니 단지 우연히 유럽이 고위도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크고 자세하게 묘사되는 이득(?)을 얻은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실제로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방향에 대한 정확성은 포기하고 정확한 면적을 표현하기위해 만들어진 갈-페터스 도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메르카토르 도법은 서양 중심의 제국주의 도법이다!"라고 언플하여 지리학자나 전문가들에게 매우 까이고 있다.[9]

미국이 냉전 시절에 메르카토르 도법을 이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련이 원래 땅이 넓기도 했지만 미국보다 더 북쪽에 있었으므로 면적의 왜곡이 훨씬 커져서 미국보다 엄청나게 크게 보였던 것. 따라서 소련의 위협을 지도를 보고 실감토록 했다는 것.

6 관련항목

  1. 이미 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에 '원기둥과 원뿔은 평면에 전개도로 나타낼 수 있지만 구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2. 위에 언급한대로 극점의 왜곡 정도가 무한대기 때문에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의 가장 아랫변은 남극대륙으로 가득 채워진 괴현상이 나타난다.
  3. 정확히 √(4/3) 이다.
  4.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적도 지방보다 약 25~30% 정도 더 크게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5. 정확히 √2 이다.
  6. 엄밀히는 표현불가. 남극이 지도의 하단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 사실 양 극점은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적도에서 무한대의 거리에 찍힌다
  8. '거리'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과 '면적'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은 다르다.
  9. xkcd에서는 여러가지 도법을 비교하면서 페터스 도법이 가장 좋다는 사람에게는 "I hate you"라는 말을 남겼다.(...) 덧붙여 메르카토르 도법이 가장 좋다는 사람에게 남긴 말은 "지도에 관심이 없으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