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원제는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보면 알겠지만 '시간은 거꾸로 간다' 보다는 '벤자민 버튼의 기묘한 이야기', 혹은 '벤자민 버튼의 기묘한 사건' 정도로 번역해야 정상이다.[1]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원제인 'Strange Case of Dr.Jekyll and Mr. Hyde'에서 오마주한 제목이라고. 국내에서 단편집으로 정발되어있다.
소설은 부자 부부의 아들이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져가는 운명을 그리고 있다.
벤자민 버튼의 일생은 그야말로 안습. 자신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두려워하는 부모님에게 숨겨져 길러지고, 아들 취급도 제대로 못 받는다.[2] [3]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지만, 예일대학교에 입학하려던 중 외모 때문에 대학 담당자에겐 미친 놈 취급받고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쫓겨난다. 그 후 아버지의 사업과 관련된 댄스 파티에 나가고 첫눈에 반한 여자도 생기지만, 외모 때문에 자신에게 올 리 없다며 지레짐작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가 미중년 취향이었다 나이 든 남자에게 신뢰감을 가지며 젊은 남자들은 아직 미숙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4] 그로 인해 성숙한 벤자민의 모습에 호감을 가졌고,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된다.
사업도 잇고 둘 사이에 아들도 생기고, 나이는 계속해서 거꾸로 갔기 때문에 젊어진 신체로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도시 제일의 춤꾼이 됐다가, 전쟁 영웅이 되었다가, 나중엔 하버드에 입학한 다음 미식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을 조롱하던 예일대 학생들을 아주 작살을 내버리고 하버드 대학교의 전설로 남게 된다.
그러나 점점 어려지는 외모 때문에 자기 혼자만 젊어진다고 이기적이라며 아내의 질투를 한몸에 받고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아들에게도 그만 젊어지라고 구박을 받는다. 나이가 점점 어려졌기 때문에 체력이 점점 약해져 미식축구부에서도 쫓겨나고, 전쟁이 다시 터지자 다시 전쟁영웅이 되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나 이미 중학생 수준으로 어려졌기 때문에 모두가 어린애가 장난치는 줄 알고 결국 아들에게 끌려오는 굴욕을 당한다. 손자까지 생겼는데도 계속해서 어려져 급기야 아들에게 날 삼촌이라 불러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이후 몸이 어려지는 만큼 정신도 점점 어려져서, 어느 순간 하얀 빛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말이 된다.
소설 내내 보이는 풍자와 블랙 코미디가 일품. 아무리 봐도 노인인 아들의 수염을 자르고, 억지로 아동복을 입혀서 불편해하는 벤자민에게 "넌 3살 먹은 애다" 라며 스스로를 세뇌하는 타이르는 아버지라든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소설과 같은 설정[5]인 '막스 티볼리의 고백'이라는 소설도 있다. 21세기인 2004년에 출간. 이쪽도 읽어볼 만한 수작이다. 벤자민 버튼과 달리, 막스 티볼리는 신체의 나이는 어려지지만 정신연령은 보통 사람처럼 점점 성숙해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나이대로 행동해야 하는 모순을 평생 지고 살아가야 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그렸다.
그런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원작으로 했다는 아래 항목의 동명의 영화는 이 소설보다 오히려 '막스 티볼리의 고백'을 영화화 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아래에도 적혀있지만 이 소설과 영화는 점점 어려진다는 설정 외에는 스토리부터 분위기까지 전혀 일치하지 않고 안타까운 사랑을 소재로 하는 점에서 오히려 '막스 티볼리의 고백'과 닮아 있기 때문. 영화가 성공을 거두자 뉴스위크 기자가 "영화 벤자민 버튼이 성공해도 막스 티볼리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며 작가 앤드류 숀 그리어에게 은근히 염장지르는 인터뷰를 했다. 이에 그리어는 "막스 티볼리를 쓸 때 벤자민 버튼에 대해서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고 했다. 안습
2 1을 원작으로 한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
장르 | 멜로/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
개봉일 | 2009년 2월 12일 |
감독 | 데이비드 핀처 |
출연 |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랜칫, 줄리아 오몬드 |
러닝 타임 | 166분 |
국내 등급 | 12세이상 관람가 |
각본 | 에릭 로스[6] |
제작 | 워너 브라더스, 파라마운트 픽쳐스 |
데이비드 핀처의 2009년 작품.
원제는 소설과 똑같은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그런데 사실 줄거리는 원작 '벤자민 버튼(이하 생략)'보다는 위 항목에 있는 '막스 티볼리(이하 생략)'에 더 가깝다. 시대배경도 원작의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에서 20세기 전반~20세기 후반 으로 늦춰졌으며, 공간적 배경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변경되었다.
미국의 어느 병원, 폭풍이 온다고 다들 자리를 뜨는 와중에 죽음을 눈앞에 둔 어느 할머니가 딸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꾸로 가는 시계에서부터 출발한 그녀의 이야기는 벤자민 버튼이라는 남자의 이야기와 엮이면서 딸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1차 세계 대전 종전 직후 벤자민은 어처구니없게도 노인의 외모와 질병을 갖고 태어나 해가 갈수록 젊어져 간다.[7][8][9] 그런 그도 일을 하고, 2차 세계 대전에서 간접 전투 경험[10]을 하고 사랑을 하며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일생을 살아간다. 교통 사고로 다리를 다친 발레리나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만들어 보지만, 다름아닌 그의 미래 때문에 사랑으로부터 도망친다.
이 영화에서 벤자민의 아버지는 버튼(단추)공장 사장이다. 전쟁 때 군납으로 한몫잡아서 상당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죽을 날이 되자 벤자민에게 공장을 포함한 전재산을 물려주기로 하지만 태어나자 마자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벤자민은 아버지로 대접하지 않았고[11] 장례식때도 전혀 슬퍼해주지 않는다. 자업자득. 상속받은 재산덕분에 벤자민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낼수 있었지만 아내와 헤어질때 전재산을 처분해 남겨놓고 간다.[12]
세븐, 파이트 클럽을 감독한 데이빗 핀처 감독의 신작. 아름다운 영상들과 잔잔한 감동이 백미이나,[13] 너무 심심해서 메리트를 다 까먹었다는 평도 있다.
이 영화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번개를 7번 맞은 할아버지. 로이 설리번이라는 실존인물을 바탕에 둔 재현이다. 로이 설리번은 무려 7번을 맞고도 죽지 않았다.이 영화 주제는 부자 아버지의 부자 아들
참고로 딸로 출연한 캐롤라인 역의 줄리아 오몬드는 브래드 피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히트작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의 연인이자 삼형제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기구한 운명의 히로인으로 출연했었다.
데이지의 사고장면을 풀어낸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미국에서는 DVD의 명가인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에서 DVD가 발매되었다(단 기존 크라이테리온 작품들과 달리, 데이빗 핀처와 촬영 감독이 DVD 작업을 완성해놓은 상태에서 이름만 빌려준 수준이라고 한다). 그 외의 국가에서는 워너 브라더스 홈 비디오에서 출시했다.
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어렸을 때는 노안으로 보였지만 나이가 드니 노안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젊어보이기도 하는 사람을 비유할 때 이 영화의 제목이 쓰이기도 한다. 주로 'XXX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형태로 쓰이는 듯. 예외적으로 키아누 리브스의 시간은 안 간다. 아라키 히로히코는 "나는 노화를 그만두겠다! 나는 인간을 초월하겠다!"
- ↑ 따지고 보면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 번역은 제목 자체가 이미 작품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인 셈이다.
- ↑ 그나마 벤자민이라는 이름도 대충 지은 이름이다.
- ↑ 이렇게 했는데도 사실이 얼마 안 가서 밝혀지기 때문에 더욱 미움받는다
- ↑ 자신의 인생을 맡길 사람은 벤자민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작중에서 직접 언급한다.
- ↑ 주인공이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운명을 타고 난 것, 70세까지의 수명을 살도록 예정된 것, 겉보기의 나이와 진짜 나이의 합이 70세, 주인공이 살아간 시간적 배경(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벤자민 버튼은 1860년생~1930년 사망, 막스 티볼리는 1871년생~1930년 사망)
- ↑ 참고로 에릭 로스는 포레스트 검프의 각본가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실존했던 인물들을 만나고 역사적 사건을 경험하는 포레스트 검프의 특징이 이 영화에도 물씬 묻어난다. 사실 원작 소설은 단편으로 나왔을 뿐만 아니라 시대 배경도 영화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일단 원작의 벤자민 버튼은 출생년도부터가 남북전쟁 터지기 불과 1년 전인 1860년이다(...) 영화에서는 벤자민 버튼이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축하하는 밤에 태어났으니 무려 60여년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셈.
- ↑ 사실 젊어진다기보다는 해가 갈수록 어려진다가 맞다. 그야말로 인생을 거꾸로 사는 것.
- ↑ 하지만 늙어서(정확하게는 어려져서) 치매에 걸린 걸 보아 정신 질환은 별개인 것 같다.
- ↑ 그런데 영아기에는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제대로 발달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한 현실 반영일지도 모른다.
- ↑ 독일군 U보트 잠수함과 조우하여 교전한다!
- ↑ 그래도 말년엔 어느 정도 화해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엔 아버지와 바닷가에 가서 임종을 지키기도 했고.
- ↑ 데이지의 곁을 떠날 때, 아버지의 단추 공장을 팔아 그 돈을 남겨두었다고 독백으로 언급했다.
- ↑ 영화의 마지막에 벤자민이 어린 시절 배웠던 피아노 멜로디와 함께 독백이 흘러 나오는 장면은 그 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