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음

變異音, allophone

음소가 환경에 따라 다른 발음이 되지만 해당 언어를 쓰는 화자는 같은 소리로 인식될 때, 그 소리를 말한다.

이음을 지녔다고들 쉽게 인식하는 한국어 음소는 ', , , , , ' 등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ㅂ'을 유성 양순 파열음 한 가지 발음인 것처럼 생각하나(따라서 b는 ㅂ으로 일대일 대응시키려고 한다), 실제 어두에서는 ㅍ에 비해 기류가 적은 무성음으로 발음되며 받침에서는 파열되지 않고 기류가 막히는 등 3가지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 '바다', '납', '아버지'의 ㅂ은 모두 같은 소리 같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바다의 ㅂ은 무성 외파음([p]), 납의 ㅂ은 무성 내파음([p̚]), 아버지의 ㅂ은 유성 외파음([b])이다. 앞에서 제시한 세 음의 ㅂ은 겹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배타적 분포를 보인다.

영어로 예를 들자면 미국인은 troll, butter, button 등의 t 또는 tt를 /t/라는 같은 음소로 인식하지만, troll에서는 제대로 무성 치경 파열음([t])으로 나오는 반면 butter에서는 치경 탄음([ɾ])으로 나는(한국어 문두의 ㄹ 발음이 이 발음이다!) 등 온갖 치경음이 나오고[1], button에서는 무성 성문 파열음([ʔ])으로 변하기까지 한다.

상보적 분포를 한다(받침에서는 무성 연구개 내파음, 어두에서는 연구개 파열음이 되는 'ㄱ'처럼)고 가르치기는 하지만, 이렇지 않은 자유 이음도 있다. 예를 들어 '이'에서 나타나는 [i]와 [ʔi] 발음이 있다. 동남 방언이 e^2, 2^2 등을 구분 가능하다는 식의 떡밥이 자주 등장하는데 사실 한국어 화자는 e를 [ʔi]로 발음하므로 모든 한국인이 구분 가능하다(…). 이해되지 않는다면 성조와 강세를 억제한 채로 2E와 EE를 발음해 보자.

참고로 일본어 로마자 표기법 중 널리 쓰이고 있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의 경우는 변이음이 반영되어 있다. さ계열 음가(s, z)의 구개음화(/s/ → /ɕ/, /d͡z/~/z/ → /d͡ʑ/~/ʑ/), ち(ti)와 つ(tu)의 파찰음화([ti] → [t͡ɕi], [tɯ] → [t͡sɯ]), ふ(hu)의 양순음화([hɯ] → [ɸɯ])가 그 대상. 이들은 헵번식 로마자 표기법에서 각각 sh, j, chi, tsu, fu로 표기된다.
  1. 영어 사용자의 예는 아니지만, 한국인이 bat를 발음하면 무성 치경 내파음마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