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개음화

口蓋音化
palatalization

1 개요

구개음, 엄밀히는 경구개음이 아닌 자음경구개음으로 변하는 현상. 주로 치경음, 연구개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전설 고모음([i], [y], [j], [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부 서양인들은 비슷한 음가인 [ɪ], [ʏ]로 구개음화 현상을 피한다.

IPA에서는 구개음화가 된 자음 뒤에 [ʲ]를 붙인다.

치경구개음치경음, 후치경음의 구개음화 음가가 아예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리된 것이다.

본래의 의미의 구개음화는 그저 경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경구개음의 성질을 띄게 되는 것을 뜻하지만,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ㄷ~ㅌ이 뒤의 ㅣ를 만나서 ㅈ~ㅊ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원래 의미의 구개음화와는 다르다. 즉, 본래 의미의 구개음화에서는 ㄷ~ㅌ은 치경구개음 버전인 [ȶ](무성 치경구개 파열음)으로 변하는 것을,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앞의 [ȶ]가 또 변이하여 최종적으로 무성 치경구개 파찰음인 [t͡ɕ]로 되는 것을 일컫는다. 또한, 본래 의미의 구개음화에서는 ㄴ이 ㅣ를 만나서 니([ɲi][1])가 되는 것도 구개음화라 하지만, 국어에서의 구개음화는 이건 정의하지 않는다.

2 구개음화의 예

2.1 [t], [d]

640px-Saejae_dyosimbi.jpg

원래 이것의 치경구개음 버전인 [ȶ], [ȡ]으로 변해야 하나 몹시 불안정해서 안정적인 [t͡ɕ], [d͡ʑ]로 바뀐다. 예를 들어서 '텬디턍됴'라는 단어에서 ㅌ과 ㄷ을 구개음화시켜서 발음하면([ȶʰʌn.ȡi.ȶʰɐŋ.ȡo]) '천지창조'([t͡ɕʰʌn.d͡ʑi.t͡ɕʰɐŋ.d͡ʑo])와 비슷한 발음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2]

참고로 저 위의 사진은 문경새재에 실제로 세워진 비석인데, 비석이 세워진 연대는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로 추정된다. 읽을 때는 '됴'를 구개음화시켜서(됴 → 죠 → 조) '산불심'이라고 읽는다. 됴디으아악 참고로 '조심'할 때의 '조'(操)의 중고 중국어 및 현대 표준 중국어 발음은 [t͡sʰɑu]로, 초성이 무성 치경 파찰음이기 때문에, ㄷ이 올 이유도 접근음 /j/가 올 이유도 없다. 아마 조선 초기에는 '조'가 [tso]라고 발음됐던 것이 나중에 [t͡ɕo]라고 읽히게 되었는데(반절이 七刀切이므로 ㅣㄹ+ㄷ=에 가깝다), 이 [t͡ɕo]를 '됴'라고 인식해서일 것이다. 즉 일종의 과잉 수정. '위에도 나와 있듯 서양 화자들은 아예 이것을 피함으로써(…) 겉보기에 티, 디 등을 제대로 발음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같이([kɐtʰi] → [kɐȶʰi] → [kɐt͡ɕʰi])와 굳이([kudi] → [kuȡi] → [kud͡ʑi])를 많이 꼽는다.

17세기 이후의 근대국어에서 나타나, 결국에는 ㄷ, ㅌ 뒤에 /i/, /j/가 나오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다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ㄷ, ㅌ 뒤에 /i/, /j/가 결합한 표기('댜, 디, 듀' 등)가 실제 발음([자, 지, 주] 등)과 괴리를 일으켰다. 결국 20세기 초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당시 이 같은 표기와 발음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아예 구개음화된 음([자, 지, 주] 등)에 맞추어 표기 자체를 바꾸어 버렸으나('댜, 디, 듀' → '자, 지, 주'), 맞춤법에 분철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위 예시의 '같이', '굳이'처럼 문법적 형태소(조사, 접미사 등)가 결합할 때에 나타나는 ㄷ, ㅌ에 대해서만은 그 표기를 구개음화된 발음에 맞추지 않았다. 즉 '같다', '굳다'라는 어휘의 기본형이 있기에 그 어간 '같-', '굳-'을 밝히어 적어야 하므로, 표기와 발음에 차이가 생기더라도 ㅊ, ㅈ이 아닌 ㅌ, ㄷ으로 표기하는 것.

이것이 현대 한국어 표기에 ㄷ, ㅌ 계열 구개음화가 거의 문법적 형태소가 붙었을 때에만 나타나는 이유다. 바꾸어 말하면, 현대 한국어 화자들의 입장에서는 '같이', '굳이'를 보고 표기 그대로 [가티], [구디]로 발음하려면 못할 것도 없으나(물론 치경구개음 단계 정도의 구개음화가 일어나기는 할 것이다만, 그렇다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줄여 굳이 [구역]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 구개음화되었던 발음이 현대까지 전해 내려져 왔기에 '같이', '굳이'를 보고도 [가치], [구지]로 발음하는 것.

현대 국어 용법에서 문법적 형태소가 결합한 경우 외의 구개음화 용법은 고유명사에서 종종 발견되는데, 구미호 여우누이뎐이나 신기생뎐 등과 같은 작품 제목이 그것이다. 傳은 본래 '뎐'으로 표기하였으며, 그 발음만 [뎐]에서 구개음화한 [전]으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을 1930년대에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면서 표기를 현실 발음 [전]에 따라 '전'으로 바꾼 것이다. 위 작품 제목들은 복고적 느낌을 주기 위해 표기를 '전'이 아닌 '뎐'으로 하고 발음은 [전]으로 하는 것. 표기와 발음이 다르므로 구개음화의 한 예시로 볼 수 있다.[3]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외래어에서도 여기까지의 구개음화가 일어나 라디오를 나지오로, 센티미터를 센치미터라고 발음하였지만, 오늘날의 현대 국어 체계 하에서는 '듸', '틔' 때문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치경구개음의 적용 범위가 넓어져서 ㄷ, ㅌ 뒤에 ㅣ, y[j]가 들어가는 새로운 단어에서는 치경구개음까지만 구개음화가 일어난다.[4] diorama를 누가 [지오라마]라고 읽겠는가.[5]

640px-Hwa-nam_Building.jpg
구개음화가 왕성할 때의 근대 한국에서는 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빌딩'을 '삘딍'이라고 표기했는데 이는 '딩'을 구개음화시켜서 '빌징'이라고 읽는 것을 막기 위해 'ㄷ'과 'ㅣ' 사이에 'ㅡ'를 넣어서 '딍'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지금도 종종 보이는 잔젤 같은 것도 구개음화(각각 잔 응??, 이 된다)를 회피하기 위해 고안된 표기이다. 일본어에서는 지금도 ti/di 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 음가가 chi/ji로 바뀐 'ち/ぢ'를 대신하여 'ティ(てぃ)/ディ(でぃ)'라고 표기한다.

러시아어의 Д와 Т도 마찬가지다. 각각 [d̪](유성 치 파열음)와 [t̪](무성 치 파열음)을 내는 글자인데 경구개 접근음(/j/)인 Й가 뒤에 오면 구개음화가 일어나 [dʲ], [tʲ]로 바뀐다. Й계 이중모음인 Е, Ё, Ю, Я도 동일.

폴란드어에서는 한술 더 떠서 '댜'가 '자'로 발음되고 '디'는 '지'로 발음된다. d, t 뒤에 i가 올 경우 원래는 [dʲ], [tʲ]으로 구개음화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d͡ʑ], [t͡ɕ]로 바뀐다. 이는 표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kot([kɔt̪ʰ], 고양이)의 호격은 문법 원칙대로면 kotie([ˈkɔtʲe])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kocie([ˈkɔʨe])로 표기한다. 러시아어 видеть([ˈvʲidʲɪtʲʰ], 보다)는 폴란드어 widzieć([ˈvid͡ʑet͡ɕʰ], 보다)에 대응된다.

미국식 영어도 흔하지 않지만 사실 있긴 하다. 예를 들면 '거봐, 말했지?'를 뜻하는 See, I told you에서 told you 부분은 [톨주]로 발음된다.

브라질포르투갈어도 d, t가 /i/ 앞에 오면 구개음화된다. "Rio de Janeiro"가 히우자네이루 /ˈʁi.u dʒi ʒɐˈnejɾu/로, "Ronaldinho"가 호나우 /ʁonawˈdʒĩɲu/로 발음되는 게 그 예.

2.2 [s], [z]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구개음화다. 역시 영어 화자에게는 그런 거 없다(…)

이 경우 [ɕ], [ʑ]로 바뀐다.

헵번식1984년식 표기법에서는 위 사항을 반영하여 구개음화시 sh로 표기한다.[6] 다만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이를 번거롭게 여겨 그냥 s라고 표기한다.


대표적인 예로 시대([sidɛ] → [ɕidɛ]) 등이 있다. 중세 국어에서는 ㅿ가 ㅣ를 만나서 [ʑ]라는 음가를 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어에서는 앞에 예로 든 '삘딍'과 비슷하게 구개음화되지 않은 si, zi 음가를 표현하기 위해 シ, ジ 대신 スィ, ズィ라는 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걸 한국어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표기하자면 싀, ᅀᅴ 정도? 이 표기가 쓰인 예로,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새터민(탈북자) 표준 발음 교실<'싀장'이 아니라 '시장'>을 들 수 있다. 북한 서북 방언[7]에서는 '시'를 구개음화되지 않은 [si] 음가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si]를 '싀'로 표기한 것. 결국 위 링크는 '시'를 [si] 대신, 구개음화된 남한식 [ɕi]로 바꾸어 발음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페이지인 셈이다.

폴란드어에서는 s([s̪]), z([z̪]) 뒤에 i가 오면 ś([ɕ]), ź([ʑ])로 발음이 바뀐다. 예시) siekać([ˈɕekät͡ɕʰ], 음식을 다지다), zimny([ˈʑimn̪ɘ̟], 추운)

여담으로, 공갈은 '씨*'이라는 단어를 말할때 앞에 씨의 'ㅆ'를 구개음화시키지 않고 씌*처럼 발음한다. 예시(…) 반대로 허구연처럼 ㅅ을 항상 구개음화시켜 발음하는(식사 → 가 단적인 예) 사람도 있다.

2.3 [t͡s], [d͡z]

이 역시 구개음화된다. 앞의 [s] → [ɕ], [z] → [ʑ]와 마찬가지로 [t͡ɕ], [d͡ʑ]로 바뀐다. 맨 앞의 [t], [d]가 구개음화될 때 불안정한 [ȶ], [ȡ] 대신 안정적인 음가로 바뀐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그 안정적인 음가가 바로 이 음가다.

대표적으로 현대 일본어의 ち가 이 음가를 낸다. (/t͡si/ → [t͡ɕi].) 사실 일본어의 ち(chi)와 つ(tsu)는 た(ta)행의 다른 글자들과 마찬가지로 치경 파열음이었는데 무로마치 시대부터 파찰음화가 진행되면서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つ는 치경 파찰음으로 정착되었고([t͡sɯ].), ち는 뒤의 /i/로 인해 치경구개 파찰음으로 정착된 것.

현대 한국어에서는 ㅈ, ㅉ, ㅊ이 치경 파찰음에서 치경구개 파찰음으로 변했기 때문에 ㅈ, ㅉ, ㅊ 다음에 어떤 모음이 와도 [t͡ɕ],[d͡ʑ]로 바뀐 상태로 발음된다. 그래서 '자'와 '쟈'가 발음상으로 변별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ㅈ, ㅉ, ㅊ 다음의 이중 모음 항목 참고, 다만 북한 문화어에서는 아직 ㅈ, ㅉ, ㅊ이 치경음으로 남아 있어 중세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전설 고모음이 뒤에 와야 구개음화가 되기 때문에 '자'와 '쟈'가 발음상으로 변별된다.

폴란드어에서는 c(/t̪͡s̪/), dz(/d̪͡z̪/) 뒤에 i가 오면 ć(/t͡ɕ/), dź(/d͡ʑ/)로 발음이 바뀐다. 예시) rzucić([ˈʐut͡ɕit͡ɕʰ[, 던지다의 완료형-어제, 오늘, 내일, 한 시간 전, 1분 전 등 특정 시간을 알리는 단어와 함께 쓰임), niedźwiedzie([ɲed͡ʑ'vʲed͡ʑe], 의 주격 복수형)

근데 t, d 뒤에 i가 와도 ć, dź로 발음이 변한다. 중세 국어의 '댜'와 '쟈'가 모두 '자'로 변한 것처럼.

2.4 [n], [l]

매우 알아둗기 힘들지만이것도 구개음화 맞다. 이것도 역시 영어 화자에게는 그런 거 없다. 이 경우 [ɲ],[ʎ]로 바뀐다. 사실 별도 기호가 있지만 표기가 안 되어 부득이하게 경구개음 계열 기호로 대체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언니(/ʌnːi/ → [ʌɲːi]), 물리(/mulli/ → [muʎʎi]) 등이 있다.

다만 '늬'의 경우가 다소 복잡하다. 일단 표준 발음법에서 선행 자음과 결합한 'ㅢ'는 'ㅣ'로 발음하게 되어 있으므로 '늬'의 발음은 [니]로 옮긴다. 즉 '늬'를 발음한다고 해도 '느이'를 빨리 발음하듯이 발음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늬'는 비록 [니]로 발음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니'와 달라서, 일반적인 '니'가 위에서 밝혔듯 구개음화되어 [ɲi]로 발음되는 한편, '늬'가 [니]로 발음될 때는 보통의 ㄴ이 붙은 [ni]가 된다. 한글로는 [ɲi]와 [ni]를 구별할 수 없고 똑같이 '니'로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운 것.

물론 상식적으로 n에 i가 붙자마자 곧바로 구개음화 당첨이지만, '늬'의 경우에는 모음인 ㅢ의 발음법을 따라 일단 '느'를 발음한 후 'ㅣ'를 덧붙이려 하기 때문에 n과 i가 바로 맞붙지 않으므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n과 i 사이에 뭔가가 또 있지만 거의 [ni]처럼 발음된다.

이를테면 '뉴스(news)'의 예전 표기 '늬우스' 등도, 영어에서의 구개음화되지 않은 [nju]발음을 나타내기 위해 끌어들인 궁여지책 표기. '늬우'는 구개음화되지 않은 [niu]로 발음되기에, news의 [nju]에 근접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표준 외래어표기법으로는 음절 구조에 더 주목했는지는 몰라도 구개음화되든지 말든지 걍 '뉴스'. 그리고 어차피 서양에서 [i] 대신에 쓰는 모음 [ɪ]가 'ㅢ'와 거의 흡사한 발음이다

폴란드어에서는 n(n̪) 뒤에 i가 오면 ń(ɲ)로 바뀐다. 예시) ani([ˈaɲi], ~도 아니고 ~도 아니다)

2.5 [k], [g]

주로 동남 방언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꽤 있는 편이다. 잘 알아두자. 이 경우 /c/,/ɟ/로 바뀐다. 일부 서남 방언에서도 나타난다.


다른 예로 길(/ɡ̊il/) → 질(/ɟ̊il/)을 들 수 있다. 경상도 방언 화자가 도구 따위를 길들인다는 표현을 '질들인다'는 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2.6 [q],[ɢ]

앞의 연구개 파열음과 마찬가지로 구개수 파열음도 전설 고모음이나 경구개 접근음을 만나면 경구개음으로 바뀐다. 이 경우도 앞의 예와 같이 /c/,/ɟ/로 바뀐다. 먼저 /qa/를 발음하고 그 다음 /qi/를 발음해 보면, 전자는 조음 위치가 구개수로 유지되지만 후자는 뒤의 전설 고모음 /i/으로 인하여 조음 위치가 구개수에서 경구개 쪽으로 옮겨짐을 알 수 있다.

아랍어에서 이게 적용된 예를 들자면, 기타를 의미하는 단어 'قيثارة'(/qiːˈθaːra/ → /ciːˈθaːra/)가 있다.

2.7 [h]

어느 언어에든지 빈번하게 나타난다. 절대 피할 수 없으므로 즐기자 잘 알아두자. 이 경우 /ç/로 바뀐다. h가 유성음으로 변이되는 경우 따라서 /ʝ/로 발음이 된다.


하나의 예가 있다면 힘(/him/ → /çim/)이 있겠다.
[h]가 구개음화된 [ç]는 조음 위치가 같은 [ɕ]와 음가가 비슷하기 때문에, '힘내라', '형님' 등이 각각 '심내라', '셩님'과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아니면 독일어 München /ˈmʏnçən/을 '뮌셴'으로 듣는 경우도 있다. 아이유가 '무엇인가[무어신가]'를 '무엏인가[무어힌가]'로 잘못 쓴 것 역시 둘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던 듯. # 에도벤 (도쿄 방언)[8]의 경우엔 아예 '히(ひ/ヒ)'와 '시(し/シ)'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고.[9]

동남 방언에서는 /hj/가 [s]와 비슷한 발음으로 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해 일찍이 일제강점기의 조선어 연구학자 고노 로쿠로는 [h]와 [j]가 만나면 구개음화되어 [ç]가 되는 음운 변동이 일어나는데([hj → ç]), 이것이 음운 변화 과정에서 [ɕ]를 거쳐([ç > ɕ]) [s]가 되었기 때문([ɕ > s])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상술했듯이 [ç]와 [ɕ]는 조음 위치가 같으며, [ɕ]가 [s]로 된 것은 국어사에서의 ㅅ 조음 위치 변화 과정과 일치하기 때문.[10] 동남 방언에서 '형(兄)'이 '셩'도 아닌 '성'으로 발음되는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 ([hjʌŋ → çʌŋ > ɕʌŋ > sʌŋ])

일부 서남 방언에서도 나타난다.

ㅎ의 경우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후설 평순 고모음 ㅡ(/ɯ/)나 연구개 접근음 /ɰ/('ㅢ'의 ㅡ) 앞에서 연구개 마찰음 /x/로 변하기도 한다.
  1. 여기서 쓰인 자음은 치경구개 비음. 기호가 안 보여서 부득이하게 경구개 비음 기호로 대신했다.
  2. 알기 쉬우라고 예를 든 거지만, 실제로 '창조(創造)'라는 한자어를 이루는 두 한자인 創과 造는 한자 상고음 발음 기호가 둘다 ts에서 시작하므로 절대로 '턍됴'라는 발음이 성립될 수가 없다. 반절로 따지자면 챵초에 가깝다. 創=初良切→ㅗ+ㄹㅑㅇ=챵, 造=七到切→ㅣㄹ+ㄷ=초
  3. 정확히는 '신기ᄉᆡᇰ뎐'이어야 하지만 이건 구개음화랑은 상관없으니…
  4. 사고 실험의 일환으로, 학습에 의한 사전 발음 정보를 배제하기 위해 '됴디뎡'이라는 무의미한 표기를 정해 놓고 이것을 현대 한국어 화자에게 소리내어 읽어 보라고 해 보자. 대부분 표기와 근접하게 [됴디뎡]([tjo.di.djʌŋ])이라고 발음할 것이다. 그런데 옛 근대 국어 화자들은 이 단어를 처음 접하였기에 발음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음에도 구개음화를 적용시켜 [조지정]([ȶo.ȡi.ȡʌŋ]→[t͡ɕo.d͡ʑi.d͡ʑʌŋ])으로 읽었을 거라는 얘기.
  5. 일부 노년층에서 '라디오'를, 구개음화는 물론 두음 법칙까지 적용하여 [나지오]로 읽는 경우가 있으나, 이 역시 과거에 굳어진 발음이 전해 내려오는 것일 뿐이다. 일본식 발음과의 상관 관계도 있을 것.
  6. 「신」을 쓸때 Sin이 안좋은 뜻으로 생각하고 Shin이라 하는것 같지만 음성학적으로 Shin이 「신」에 가깝기 때문에 이것은 오해이다
  7. 애초에 근대국어 시기에도 구개음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8. 지금이야 일본의 수도가 도쿄이므로 일본 표준 발음의 바탕이 되는 말이지만, 본래 에도 방언에 불과했다. 옛부터 일본어에서 품위 있고 격조 높게 여겨진 말은 '위쪽 말(上方ことば 가미가타코토바)'로도 불리는 교토 방언. 교토가 오랜 기간 일본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9. 당구장에서 쓰는 시네루, 싯까끼 등에서 아주 잘 체현되어 있다. 원래 발음은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히네루, 힛카케.
  10. 국어사에서는 ㅈ, ㅉ, ㅊ 계열과 마찬가지로(ts > tɕ) ㅅ, ㅆ 계열의 자음 역시 치조음에서 경구개음으로의 조음 위치 변화를 겪은 바 있다고 본다(s > ɕ). 이로 인해 고유어와 한자어에서 사/샤, 자/쟈, 차/챠 등의 대립이 사라졌고 모두 경구개음으로 합류했다. 이 경구개음화된 자음들 중 ㅅ 계열만 다시 치조음으로 변했다는 것인데(s > ɕ > s) 이른바 뻘짓 '역구개음화'. 그래서 ㅅ 계열에서는 높임말 '-시-'의 활용형 '-셔-'와 외래어에서의 사/샤 등의 발음상 차이가 다시 생겼지만(사 [sa], 샤 [ɕa]), ㅈ, ㅊ은 구개음화된 상태로 정착된지라 아직도 자/쟈, 차/챠 등의 발음상 차이가 없다. '가지어', '다치어' 등은 '가지다', '다치다'의 어간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줄여서 '가져', '다쳐'로 쓰지만 이것도 실제 발음은 [가저], [다처]이다. 어쩌면 조용기 목사가 ㅅ을 [s]가 아니라 [ʃ]~[ɕ]로 발음하는 것도 한때 구개음화했던 ㅅ 발음의 잔재일지도 모른다. 반대로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가끔 구개음으로 해야 할 발음을 그냥 치조음 ㅅ으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s]와 [ʃ]~[ɕ]의 미분화를 보여 주는 사례다. 이니랑 아는 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