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음

軟口蓋音 / Velar consonant

자음의 분류
조음 방법비음파열음파찰음마찰음마찰접근음접근음
탄음전동음설측음내파음흡착음방출음
조음 위치양순음순치음설순음치음치경음후치경음권설음
치경구개음경구개음연구개음구개수음인두음후두개음성문음
성대 울림유성음무성음
기식 유무유기음무기음

1 개요

음성학에 따른 조음 방법 분류.
여린입천장소리라고도 부르며, 혓바닥으로 연구개를 덮어서 내는 소리이다.
조음 위치상 후설 고모음([ɯ], [u])과 매우 가까우며, 여기서 파생된 음가가 [ɰ]와 [ʍ], [w].[1] 한국어에선 ㄱ, ㄲ, ㅋ, 받침 ㅇ(ㆁ)[2], 후설 고모음 앞의 ㅎ, ㅢ 등이 친숙하다.

2 조음 방법

2.1 연구개 비음

IPA 기호는 [ŋ].
혓바닥을 연구개에 붙인 상태에서 기류를 코로 기식을 내보내는 소리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종성(받침) ㅇ이 이 음가가 난다.

기호로 쓰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자주 Ng(ng)로 표기되는데, 어두에 오면 표기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대표적으로 후술할 Nguyễn.) 그러나 동남아 근처 언어에선 어두에서도 잘 나타난다. 예를 들면, 광동어, 베트남어, 마인어 등에서는 어두에도 온다. 중고한어와 중세 한국어에서도 어두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중세 한국어에서는 원래 [3]이 이 음가를 가졌었고, ㅇ은 초성에서처럼 종성에서도 묵음이었다. 즉 훈민정음 언해본의 '솅조ᇰᅌᅥᆼ졩'이라는 표기는 '셔이종응어져이[sjəj.d͡zoŋ.ŋə.d͡zjəj]'로 읽혔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물고기를 뜻하는 한자인 魚(ᅌᅥ)에도 들어간 음가이기도 하다.[4]

이 외에도 수많은 한자어의 초성에 들어갔었던 발음이지만, 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성에서 음가를 잃더니 표기마저 ㅇ에 흡수당했고, 현재에는 ㅇ의 탈을 쓰고 종성 한정으로 [ŋ]이라는 음가를 가진다. 다만, 모음과 모음 사이에 종성의 ㅇ이 낀 경우에는 한국어에서도 초성으로 ŋ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오'라는 단어는 발음 표기로도 /정오/이기 때문에 IPA로 표기하면 [t͡ɕʌŋ.o]가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우'가 /저누/가 되듯이 연음현상이 일어나서 [t͡ɕʌ.ŋo]가 된다.

비표준 발음이긴 하지만 일부 화자는 앞 글자의 종성이 ㅇ([ŋ])이고 뒤 글자의 초성이 ㅇ(묵음)인 두 음절을 발음할 때 그 자리에 [ŋ] 발음이 덧나는 경우도 있다. 예: 김응용: [kim.ɯŋ.joŋ] → [kim.ɯŋ.ŋjoŋ][5]

베트남어에서 Nguyễn이라는 대표적으로 흔한 성씨가 있는데, 어두의 ng가 바로 이 음가다(북부 베트남어에서는 [ŋʷǐˀən], 남부 베트남어에서는 [ŋʷĩən]). 옛 한글 표기법을 빌리자면 아마 'ᅌᅮ옌' 정도 될 것이다. 성조까지 반영하려면 방점을 써서 'ᅌᅮ:옌'으로 쓸 수 있다.

라틴 문자에는 이 음을 표현하기 위한 독립된 글자가 없다. 이는 본래 라틴 문자를 쓰던 언어에서 이 음이 독립된 음소가 아니라 변이음(allophone)으로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흔히 'ng'로 옮기는데, 이러다보니 연구개 비음으로 읽어야 할지 치경 비음과 유성 연구개 마찰음의 혼합으로 읽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가 영어가 그러하다. finger는 핑거인데 singer는 싱어(...) 물론 그 단어가 단일 형태소로 된 단어인지 여러 형태소가 붙어서 만든 단어인지 등으로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 참고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도 이 문제가 생기는 건 마찬가지. Angang Station은 안강역? 앙앙역? Singil Station은 신길역? 싱일역? (물론 Sin-gil이나 Sin'gil처럼 써서 혼란을 줄일수는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전자를 권장하는 편.)

비음이다 보니 많은 기류가 필요해서 대응되는 무성음이 없지만, 간혹 무성음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게 존재한다. 웨일스어의 ngh와 몽-크메르 어족의 몽(hmong)이 대표적인 무성 비음이다.

의외로 러시아어에는 드문 발음이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영어처럼 н(/n/)뒤에 г(/ɡ/)나 к(/k/)가 붙는 변이음으로 발음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영어의 function인 функция의 발음이 [ˈfuŋkt͡sɨjə]이다. 러시아어등의 슬라브어권에서 이 발음이 드물기 때문에 연구개 비음이 있는 외래어를 표기할 때, 예를 들어 ' 남스타일'을 어떻게 표기하느냐 하면 Каннам Стиль로 표기한다. 문자 표기대로 발음하자면 남스따일' 정도. 아니면 н(/n/) 뒤에 억지로 г(/ɡ/)를 붙여서 Кангнам Стиль로 표기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이렇게 표기하는 다른 예로는 워싱턴(Вашигтон)이 있다.

일본어에서는 か행과 が행 앞에 오는 ん이 이렇게 발음된다. 비탁음이라 하여 일부 지방에서는 유성 연구개 파열음([ɡ])으로 발음되어야 할 が행의 자음이 특정 조건에서 이렇게 발음된다. 예를 들어, '영화'를 의미하는 映画(えいが)는 비탁음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eː.ɡɐ]) '에ː가'처럼 발음되는데 비탁음을 적용할 경우([eː.ŋɐ]) '에엥아'처럼 발음된다. 외래어를 표기할때 끝에 붙는 ng를 ング[6] 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바로 비탁음을 의식한 것이다.

2.2 연구개 파열음

IPA 기호는 [k](무성음), [ɡ](유성음).
혓바닥을 연구개에 붙였다가 빵 터트리는 느낌으로 기식을 내보내면서 떼는 소리다.

여기에 속하는 한국어의 음에는 ㄱ, ㄲ, ㅋ 등이 있다. 보통 ㄱ은 ɡ, ㅋ과 ㄲ은 k로 표기하나,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ㄱ은 원래 무성음으로 실현되며[7], 유성음과 유성음 사이에서는 유성음화하지만 그마저도 완벽한 유성음은 아니다. ㅋ은 [k]에 비해서 기식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IPA에서는 [kʰ]로 표현한다. ㄲ은 [k]하고 가까운데, 경음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오른쪽 아래에 "처럼 생긴 기호를 덧붙여서 [k͈]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또한 받침 ㄱ은 IPA로 [k]의 오른쪽에 ㄱ처럼 생긴 기호를 붙여서 [k̚]이라고 표현하는데, 폐쇄만 만들고 끝나는 음이다.

참고로 유성음 기호는 아스키 코드의 g(U+0067, 영문 자판의 글자)가 아니라 ɡ(U+0261)라는 특수 기호다. 한어병음 항목의 이미지를 가져와서 설명하자면, IPA의 유성 연구개 파열음 기호는 1번의 g가 아니라 2번의 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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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방법: [k]는 ㄲ처럼, 혹은 영어 skip이나 ski의 k를 발음하면 된다.[8] [ɡ]는 영어의 g를 발음하거나, ㄱ을 발음하듯이 하되 성대가 확실히 울리도록 하면 된다.[9]

2.3 연구개 파찰음

IPA 기호는 [k͡x](무성음), IPA 기호는 [g͡ɣ].
혓바닥을 연구개에 붙였다가 살짝 떼면서 그 틈 사이로 공기를 살살 내보내는 소리다.

발음은 "ㅋㅎ"/"ㄱㅎ" 비슷하게, 매우 거칠게 ㅋ/ㄱ을 발음하는 듯한 소리가 나게된다.가래침 뱉는 소리 1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무성음 버전인 [kx]의 경우 나바호어와 알레만 고지 게르만어에서 사용되며, 남아프리카 쪽 언어에서 kg로 표기되는 발음[10]도 이와 비슷한 발음. 연습해보면 발음을 못할 소리는 아닌데 심히 그 음감이 괴랄하다. 한국어에서는 간혹 ㅡ 앞의 ㅋ을 발음할 때(예: '크다', '큰 사람') 이 음가가 실현되기도 한다. 또한 중국어 성모 "h"는 위의 마찰음([x])으로 발음해야 하는데, 간혹 ([k͡x])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여담으로 농담같은 소리지만 진호의 별명이 진호가 된것도 이 발음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h/와 비슷한 /x/로 발음하려다가 /kx/로 발음 하는 바람에 /k/로도 들리기 때문이다.

2.4 연구개 마찰음

IPA 기호는 [x](무성음), [ɣ](유성음).
혓바닥을 연구개에 살짝 붙이고, 그 틈 사이로 공기를 살살 내보내는 소리다.

무성음의 경우 중국어의 h, 러시아어의 X, 스페인어의 J, 그리스어의 γ,χ 등이 이 소리가 나며, 독일어에서는 i, e 뒤를 제외한 Ch가 이 음가. 네덜란드어에서는 ch, g가 해당한다. 포르투갈어에서는 호나우두의 ㅎ처럼 몇몇 상황에서 R이 이 음가를 낸다. 한국어 '흐'의 ㅎ도 x 소리가 난다. 고로 중국어 ha나 러시아어 ха를 읽을 때 '흐아'라고 읽으면 실제 발음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러니까 하라쇼의 ㅎ이 사실 이 발음

유성음인 [ɣ]의 경우 한국어에서는 모음 사이에 끼인 'ㄱ'(예: 아가)을 약하게 발음할 경우 이 변이음으로 소리나며, 일본어에서도 비슷한 원리로 어중의 が행이 비탁음이 아닌 경우 이 소리로 나오는 경우가 잦다.

2.5 연구개 접근음

IPA 기호는 [ɰ] 또는 [ɣ̞] [11].
혓바닥을 연구개에 닿을 듯 말듯 하게 하면서 기식을 내보내는 소리다.

ㅡ의 자음 버전. 한국어에서는 ㅢ 등에서만 발현된다. 이것의 모태인 [ɯ]를 쓰는 언어가 별로 없다 보니(서양 언어에선 대부분 묵음으로 처리한다) 여러 모로 안습으로 치닫는 신세. 설상가상으로 한국어에서도 점점 사라져간다고 한다!(ㅢ를 ㅣ나 ㅔ 등으로 읽는 요즘의 추세에 비추어 본다면 [12])

사실 이 발음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으아'[ɯ.ɐ]를 한 음절로 축약되게끔 빨리 발음해 보면 이 음가가 실현된다. 이 경우는 '으ㅏ'[ɰɐ]가 된다. 예: 므ㅏ([mɰɐ]), 미안하드ㅏ[mi.ɐn.ɦɐ.dɰɐ]

2.6 설측 연구개 마찰음

IPA기호는 []또는[ʟ̝̊](무성음), [ʟ̝](유성음).

새로 추가된 음가. 언제부턴가 유성음도 발견되어서 연구 중에 있다.
조음 방법은, 혓바닥으로 연구개을 덮고 혀 옆구리를 어금니에 붙인 상태에서 살살 흘리는 느낌으로 기류를 내보내면 된다.
사족으로, 아래아 한글에 위 글자를 복사붙여넣기하면 ᅎᅡ(치두음 자)로 변한다. 자라는 의미인가[13] 2014와 2010과 2007 외의 버전에서도 이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수정바람

2.7 설측 연구개 접근음

IPA 기호는 [ʟ].

한국어에는 없고(...) 영어에 꽤 잘 보이는데, -lk-의 꼴을 하고 있다.[14] [ɫ]과는 달리 이쪽은 혀끝이 잇몸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다행히 흑화되지 않았다
조음 방법은 혓바닥이 연구개에 닿을 듯 말 듯 한 상태를 만들고 혀 옆구리를 어금니에 붙을랑 말랑 하는 상태에서 기류를 내보내면 된다.

2.8 연구개 내파음

IPA기호는 [ɠ].

유성음이다. 한국어에서는 무성음 버전으로 받침 ㄱ,ㄲ,ㅋ([k̚],[ƙ])이 있다.[15] 자메이카에서 영어를 말할 때 [ɡ] 음가를 이걸로 대체해서 말한다.
조음 방법은, 혓바닥으로 연구개를 덮은 상태에서 빵 터트리는 느낌으로 기류를 냈다가 입을 닫아 막아 버리면 된다.

2.9 후치경연구개 마찰음

IPA기호는 [ɧ].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등 북유럽 언어에서 보이는 발음으로, 경구개음과 연구개음의 짬뽕.
영문 명칭은 Sje-sound. 아직 적절한 명칭을 찾지 못한 모양이다.
불어, 서어권에서는 경구개-연구개마찰음이라고 부르는 듯 하지만 일본측에서 후치경연구개마찰음이라는 용어를 쓰는지라 여기서는 이를 제목으로 쓴다.
조음 방법은, 혀로 입천장을 전부 덮은 상태에서 살살 흘리는 느낌으로 기류를 내보내면 된다. 최신 IPA에서도 딱히 설명할 방법을 찾지 못했는지 'simultaneous sh and x'라고 적어놨다. 여기서 sh는 후치경 마찰음(영어의 sh), x는 무성 연구개 마찰음(독일어의 ch, 한국어 '흐'의 ㅎ)이다. 이렇게 발음하면 발음이 그나마 쉬워진다.

3 폐지된 기호

3.1 연구개 흡착음

IPA기호는 [ʞ].

음성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연구개로는 흡착음을 조음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1970년에 폐지되었다. 연구개 흡착음을 억지로 조음하려고 해도 가까운 경구개 흡착음([ǂ])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4 관련 항목

  1. 다만 [ʍ\], [w\]는 양순음의 특성을 가지므로 양순음으로 분류하였다.
  2. 초성으로 나오는 ㅇ은 묵음
  3. 옛날에 썼던 이응이라서 옛이응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4. 본디 魚의 한국 한자음은 옛이응이 들어간 'ᅌᅥ'였다. 그 흔적으로 붕어(鮒魚: 부ᅌᅥ → 붕어), 상어(鯊魚: 사ᅌᅥ → 상어)등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ㆁ은 표기상으로 소멸되지만 그 발음은 그대로 남아서 현대에 '종성ㅇ+어'로 표기되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항목 참조.
  5. 원래 한자 표기를 보면 金應龍으로 '김응룡'([kim.ɯŋ.ɾjoŋ]) → '김응뇽'([kim.ɯŋ.ȵoŋ])이라 발음하는 게 맞지만 金應龍이라고 쓰고 '김응용'이라고 읽으라고 해서 뒤의 글자를 '룡'와 '용'의 중간발음으로 발음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 듯하다.
  6. 서구권 언어 한정으로, 동양권 언어의 ng는 그냥 ン으로 처리한다.
  7. 이 때문에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서는 어두에 나오는 ㄱ을 g가 아닌 k로 표기한다. IPA로 표기하려면 되게 애매해지는데, 기식의 정도가 k와 kʰ의 중간이기 때문이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k⁽ʰ⁾로 표기하고 있고, ɡ 위쪽에 고리점(˚, 무성음화되었다는 표시)을 붙여서 표기하기도 한다. IPA에서 diacritic은 본래 글자의 아래쪽에 붙이나(예: n̥, d̥), ɡ, ŋ와 같이 descender가 있는 글자일 경우 위쪽에 붙일 수도 있다(예: ɡ̊, ŋ̊).
  8. 영어의 k는 어두나 강세가 붙는 음절에서 한국어의 ㅋ과 같이 유기음이 된다.
  9. 사실 종성 ㅇ(또는 옛이응)을 비음 없이 발음하면 자동적으로 이 발음이 튀어나온다.
  10. IPA로 /kx/ 외에 구개수음이 들어간 /kχ/, /qχ/, /qʰ/ 등으로도 표기됨
  11. 위의 유성마찰음(/ɣ/) 밑에 ㅜ를 붙인 것. ㅜ의 기호는 해당 음가를 접근음으로 발음하라는 의미이다.
  12. 사실 ㅢ는 ㅣ로도 읽을 수 있고, 소유격 조사 '의' 한정으로 ㅔ라고도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저 두개는 허용된 예외라는 것.
  13. 하필이면 이것이 유니코드의 자유 할당 구역이라서 생긴 문제. 한글과컴퓨터측에서 여기에 중세 한글 완성형을 넣어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지못미
  14. milk, silk, bulk, walk 등은 미어크, 시어크, 버어크, 워어크 등으로 들린다.
  15. 무성음 기호는 오래 전에 폐지되었다(...) 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