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와 죽을 때

• 독일어: Zeit zu leben und Zeit zu sterben.
• 영어: A time to love and a time to die.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의 후속작 겸 반전 소설.

1 개요

이 소설은 1954년,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가 집필한 대표적인 반전 소설이다. 동작가의 서부전선 이상없다가 1차 세계대전의 서부전선이 배경이라면,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의 동부전선이 배경이다. 출판 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으며, 1958년에는 더글라스 서크 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화 하기도 했다.

바로 이게 1958년작 사랑할 때와 죽을 때의 포스터이다.

한국에서는 민음사에서 번안한 버전이 유명하다.

2 줄거리

시작은 1943년 겨울부터 시작된다. 북아프리카 전선에도 참전한 바 있는 주인공 에른스트 그래버는 3주간의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돌아간다.

오랜만에 전선에서 벗어나 휴가를 떠나게 된 그는 2년 동안이나 소식이 끊겼던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 그러나 그래버가 살았던 도시는 미국과 영국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 있는 상태. 부모님의 생사는 알 길이 없었고, 여기저기 부모님에 대해 수소문을 하나 부모님의 행방은 묘연했고 그러는 동안 그래버는 징집되어 장교가 된 동창을 비롯한 옛 급우들과도 만나는 데 같은 반이었던 반딩은 돌격대장이 되어 있었고 그래버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다가 그래버 부모님의 절친이였던 의사 크루제 박사의 딸이자, 자신의 대학 동창이였던 크루제 엘리자베스를 만났고 뒤늦게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뒤늦게 알고 보니 크루제 박사는 2차대전에서 독일의 승리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수용소(다카우 수용소로 추정)에 잡혀갔고, 엘리자베스 자신은 나치당원인 린저 부인의 감시 하에 아주 어려운 상황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자기 자신도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자신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래버는 점점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당에 대한 반감을 가지게 된다.

비록 부모님은 찾을 수 없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그래버는 엘리자베스와 고급 레스토랑도 가고, 공원도 가고, 같이 술도 마시면서, 온갖 즐거운 데이트를 한다. 물론 이따금씩 엘리자베스와 잠자리를 가졌던 것은 덤. 심지어 둘은 휴가 중에 결혼도 하는데, 참 슬프게도 결혼하고 단 하루만에 그래버는 휴가가 끝나 일선에 복귀하게 된다.

일선에 복귀하였지만 이미 그래버의 자대는 원래 있었던 곳보다 120km나 밀려나 있었다. 소련군의 공격으로 그래버의 자대까지도 밀어버린 것이다. 밀려오는 소련군과 전투를 치른 그래버는 일단 위기는 무사히 넘겼으나 곧 소련 파르티잔 네 명을 지키는 간수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슈타인브레너는 소련 파르티잔 포로들을 모조리 총살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애초에 그래버는 또한 나치즘과 전쟁에 환멸을 느꼈는지라 슈타인브레너에게 꺼지라고 말하다가 시비가 붙는다. 결국 몸싸움을 벌이다가 그래버가 총으로 슈타인브레너를 죽이게 되고, 소련 파르티잔들이 갇힌 감옥의 물쇠를 열쇠로 연다, 그리고 소련인들에게 도망치라고 권한다. 소련인들을 그래버를 힐끔힐끔 보다가 이윽고 도망가는데, 그 도중 은혜도 모르는 갇혀 있던 러시아인 게릴라가 그래버를 사살한다. .

3 등장인물

• 에른스트 그래버

계급은 병장. 나이는 23세. 평범한 독일 국방군 병사로 인종주의에 물들지 않고, 나치즘에 중립적인 인물이다. 북아프리카 전선에도 참전한 바 있으며 하사관으로 승진했지만 소위를 때리는 하극상을 저지른 바람에 강등되었고 영원히 진급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불행한 인물들 중 하나. 부모님은 폭격으로 행방불명되었고, 결혼한 뒤 바로 전선으로 복귀했다가 자신이 풀어준 러시아 게릴라에게 사살당하니... 꿈도 희망도 없어 여담으로 소설 후반부에 묘사되는 전투씬에서 전장에서 잔뼈굵은 고참병으로서 전장을 누비는 그래버를 볼수있는데 처절하다...

• 프레젠부르크

계급은 병장. 자대에서 그래버의 가장 친한 동기이자 고향 친구. 그래버가 전선에서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다. 서부전선 이상없다로 따지면 카친스키 포지션. 그러나 소설 막판에 부상을 당해 야전병원에 누워있다가 사망한다.

• 임머만

부친이 전 독일공산당 출신이였기 때문에 자대에서 '볼셰비키' 라면서 경멸당하는 병사. 그 때문에 형벌 부대에 있었다가 그래버네 자대로 뒤늦게 전입 온 인물이다. 단, 그래버만은 임머만을 경멸치 않는다. 참고로 기관총사수로 MG34나 MG42를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 사우어

그래버의 동기. 소설 첫 부분에 과거를 회상하며 "예전에는 가는 곳마다 승리했고, 점령지에서 무지갯빛 오줌을 누었었는데"
라는 말을 했던 인물.

• 베르닝

그래버네 동기 중 한 명. "나는 열 번도 넘게 소련군들을 섬멸했어. 근데 죽여도 죽여도 줄지를 않아" 라는 한탄을 했었다.

• 슈나이더

그래버네 동기 중 한 명.

• 라에

그래버네 중대의 중대장. 계급은 대위. 마음씨 좋고 병사들을 잘 이해하는 지휘관이나, 나치즘에 잔뜩 물든 인물이다. 그래도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정도의 상관을 만난 것만 해도 행운이란 것을 알것이다 빼빼 마른 몸매에 뿔테안경을 썼으며, 심약한 인물인지 소설 초반부에 등장한 라이케 소위의 시신을 보고 겁을 먹어 "흉물스러우니 당장 치워라" 라고 한다.

• 뮬러

그래버네 소대의 소대장. 계급은 소위. 나이는 21살로 매우 어리고, 그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고 소대장이라는 권위만 앞세우는 인물. 이것만으로도 최악인데 나치즘에까지 잔뜩 물들었다. 노답 레알 군필자 공감 소설 대부분의 소대장들이 다 이렇지 그래버가 휴가 나간 사이, 소련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한다.

• 뮈케

그래버네 특무상사(주임원사). 계급은 원사. 굉장히 거칠고 나치즘에 잔뜩 물든 사람으로 중대장인 라에를 싫어한다. 라에도 뮈케를 좋아하지 않는다.독일 국방군에도 장교와 부사관의 대립은 있었나 보다 이 분도 그래버가 휴가 나간 사이 벌어진 전투에서 엉덩이(...)에 포탄 파편을 맞아 사망한다.

• 히르쉬란트

아버지가 유대인인 병사. 대체 아버지가 유대인인데 어떻게 가스실에 가지 않고, 입대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그 때문에 병영 내에서 왕따를 당하는 병사이다. 특히 슈츠슈타펠인 슈타인브레너는 히르쉬란트를 몹시 싫어하는데, 전사하지도 않은 히르쉬란트를 전사했다고 조작하여, 히르쉬란트의 어머니에게 통보하기까지 했다. 오직 그래버만이 히르쉬란트를 챙겨 준다. 그러나 그래버가 자대 복귀하자마자 소련군과의 전투가 시작되었는데, 그 전투에서 포탄에 맞아 사망한다. 이를 본 그래버는 "슈타인브레너 놈의 거짓말이 진실이 되었구나" 하고 한탄한다.

• 슈타인브레너

슈츠슈타펠 출신 병사. 계급은 병장. 그래버, 임머만, 샤우워, 베르닝, 슈나이더, 히르쉬란트 등 주인공급 국방군 병사들의 주적이며, 서부전선 이상없다의 힘멜슈토스 포지션 정도 되겠다. 누가 친위대 아니랄까봐 그래버네 부대원들 중에서 가장 나치즘과 인종주의에 찌든 사람이다. 진심으로 슬라브의 멸종을 바라고 있고, 1943년 말이 되어서도 독일은 절대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며, 유대인 히르쉬란트와 전(前) 공산당원 임머만 등의 왕따를 주도한다. 친위대 출신이기 때문에 나치당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대 내에서 권세도 대단하다. 오죽하면 병사도 아닌 간부들인 뮤케(주임원사), 뮬러(소대장), 라에(중대장)도 슈타인브레너를 두려워할 정도..... 마지막판에 소련인 게릴라 처리 문제를 두고 그래버와 주먹다짐을 하다가 그래버의 소총에 맞아 사망한다. 잘 뒤졌다 그리고 참고로 이 인간 나이 19살밖에 안 된다. 그래버네 부대에서 가장 어린 놈이 친위대인 거 믿고 그렇게 깝쳐댄 것.

• 크루제 엘리자베스

에른스트 그래버의 아내. 크루제 박사의 외동딸이며,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진정한 아리아인' 으로 추정된다. 그래버와는 사실 대학 동창이고, 휴가를 나온 그래버와 급격히 사랑에 빠지게 되며, 사귄지 2주만에 결혼까지 한다. 자대로 복귀한 그래버는 소련군 경전차 부대의 공격을 격퇴한 후 크루제가 보낸 편지를 받지만...

• 알폰스 빈딩

돌격대의 돌격대장이자, 그래버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매우 호화로운 저택에 살고 있으며,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그리스, 그리고 소련에서 노획한 온갖 물건들과 사치품들로 그의 집은 가득하다. 빈딩은 그래버에 대해 매우 애정이 깊어 휴가 나온 그래버더러 툭하면 만나자고 하고, 집에 놀러오라고 한다. 그래버를 만난 이들 가운데 부모님이 살고 있는 하겐 가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 SS 장교와 더불어 유일하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래버를 도와주겠다고 한 유일한 인물. 자신의 연줄을 이용해 그래버의 부모님의 행방을 알아보기도 하고, 식량난에 시달리는 그래버에게 '휴가나온 사람이 고생하면 쓰나'며 각종 식료품을 챙겨준다. 그래버는 그의 친절에 감동하지만 그가 돌격대장이라는 것을 언짢아 하며 반딩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게슈타포가 소련에서의 양민 학살을 떠벌리는 것을 듣고 웃는 것 때문에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이다. 소설 막바지에 폭격으로 결국 사망. 그가 죽었을 때 집안에서 일하던 하녀가 정말 친절했던 분이라고 말한다던가 하녀와 그래버에게 유산으로 자기 집에 있던 식료품들을 남긴 것을 보면 악인은 절대 아니다. 그래버도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이 돌격대장의 죽음에 슬퍼할 줄은 몰랐다고 생각하거나, 반딩은 악의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래버의 몇안되는 은인들 중 하나.

• 폴만

그래버와 빈딩의 고등학교 시절 수학 교사. 나치 집권 이후부터는 반체적인 인물이란 이유로 숨어살고 있다. 처음에는 그래버 역시 경계하다가 그래버가 호의적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겨우 안심한다.

• 요제프

폴만의 친구이자, 유대인. 역시 게슈타포 에게 쫓기는 몸으로 자신의 그런 처지를 원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나치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 오토 뵈트허

그래버가 휴가 중에 만난 다른 부대 병사.아저씨 뚱녀 페티쉬가 있어서 뚱뚱한 여자가 아니면 꼴리지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심지어 자기 아내가 키 160cm에 90kg이라서 결혼한 것이며, 영미 연합국의 폭격 때문에 아내가 실종되고 나서, 며칠 만에 다시 아내를 찾았는데, 온갖 고생을 한 아내가 체중이 50kg으로 떨어지자 "이젠 그녀에게 더 이상 호감이 가지 않아. 그녀는 이제 내 마누라가 아니네. 겨우 찾았는데.... 비쩍 꼬른 몸이라니!" 라는 개소리도 했다! 그래버가 "그게 정상 체중이야" 라고 하자, 뵈트허 왈, "나에게는 정상 체중이 아냐! 나는 비쩍 마르고 젖통만 큰 여자는 딱 질색이라고!" 라면서 모두를 데꿀멍하게 만들었다. 왠만해서는 화를 안 내고 남을 잘 이해하는 그래버조차 이 인간은 노답이라 판단할 정도. 그래도 그래버와 같이 술자리를 갖거나 그에게 조언을 해주는 모습을 보인다.

• 린저

크루제 엘리자베스네 집에 거주하며, 엘리자베스를 감시하는 나치당원 여자. 엘리자베스의 부친이 나치당에 의해 반역분자로 낙인찍혀
다카우 수용소에 간 이후, 갑작스레 파견되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여자는 아주 열렬한 당원이며, 성질도 매우 고약하다. 이 여자는
그래버가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그래버가 엘리자베스를 찾아올 때마다 엘리자베스가 집에 없다고 거짓말을 치거나, 아니면 아예 그래버
한테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쏘아붙이곤 한다. 당연히 그래버는 이런 년의 지저귐 따윈 신경도 안 쓴다.

• 소설을 읽은 사람에 한하여, 그 외의 등장인물 추가, 기존 등장인물 특징을 더 추가 바람

4 일화

참고로 이 소설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상황과 독일인들의 심리, 독일군의 병영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레마르크는 사실 1932년에 스위스로 망명, 1939년에는 미국으로 망명했는지라 사실 독일 제 3제국의 정치 상황을 자세히 몰랐다. 소설 속에서도 그 증거는 나오는데, 소설 속에서는 병사들과 민간인들조차 강제 수용소의 위치,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 그리고 가스실의 존재 유무까지 아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 독일 국민들과 일개 병사들은 당원이나 슈츠슈타펠이 아닌 이상, 강제 수용소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 위치가 어디이며,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 따위는 전혀 몰랐다! 심지어 독일인들이 가스실의 존재를 안 것도 패전 이후. 심지어 친위대라고 다 알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며 강제수용소 간수로 근무하거나 인종말살부대였던 아인자츠그루펜 정도만 알았다! 게다가 강제수용소 간수들도 유대인 학살이 시작된 1942년 말 전의 인물들의 경우 가스실을 보지 못했다.

돌격대의 경우 장검의 밤 이후엔 친위대의 하부 조직 정도로 격하되었고 지역의 치안 유지 정도의 임무를 맡다가 대전 말엔 국민돌격대와 같이 소집되어 전선에 투입되었다.

친위대 출신인 슈타인브레너가 국방군 중대에 있는데 오히려 인력부족에 시달리던 친위대가 해군이나 공군 육군으로부터 인력지원을 받았지 친위대 병사가 국방군에 편입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중대장부터 선임하사까지 일개 사병인 슈타인브레너가 단지 친위대라는 이유만으로도 함부러 대하지 못하는데 이것도 현실을 생각하면 넌센스. 오히려 친위대도 육군 장군의 지휘 하에 편입되거나 명령에 따를 때가 많고 두 조직간의 균형이 서로 비등했기에 이런 묘사는 말이 안된다.

1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하여 자신이 겪은 일을 그대로 적은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나오는 제 2제국의 상황과 병사들의 심리, 국민들의

상태는 믿어도 되지만,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 나오는 제 3제국 국민들에 대한 것은 너무 깊게 믿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