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전철

1 설명

미국 시카고교통국 (Chicago Transit Authority)에서 운영하는 전철.

뉴욕 전철에 이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도심 철도다. 1892년에 첫 운행을 시작했고 이 때 개통된 몇몇 구간은 아직도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1893년부터 쭉 사립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1947년에 공기업인 시카고 교통국에 운영권이 넘어갔다.

뉴욕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1435mm 표준궤와 625V 제3궤조집전식을 사용한다.그래서 가끔 선로에서 스파크가 튄다

시카고 도심지역과 시카고 교외 위성도시까지 노선이 깔려있다. 정식 명칭은 단순무식하게도 Chicago L. 이걸 그냥 L로 적자니 좀 허전해서 EL이라고 적기도 한다. "L"로 표기하는 이유는 도심에 "Loop"라는 구간이 아래 노선도와 같이 존재한다. 마치 우리나라 종로 1,2,3,4가 처럼 복잡하다 이곳을 한 바퀴 돌아서 지나가서 Loop (루프) 라고 하는 것이다. "EL" 이라고 표기하는 이유는 말이 좋아 지하철이지, 사실 대부분이 한 층 높이 지어져있다. 그래서 elevated의 첫 음절의 약자로 표기한 것에서 유래했다.

KickMap_Chicago_2lg.jpg

2 CTA? L? EL?

줄여서 CTA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 잘못 부르는 것이다. CTA는 일반적으로 시카고 전철과 버스를 합친 교통 시스템, 혹은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을 의미한다. 시카고 시민들도 전철만을 가리켜 CTA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철을 이야기 할 때는 보통 공식 명칭인 "L"이나 "EL" 어쨋건 둘다 발음하면 "엘" 이다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 특징

이런 식으로 다운타운 순환선 전철이 지하도 아니고 노면도 아니고 육교로 올린 고가 선로 위에서 매우 느릿느릿[1] 운행한다. 사실은 뉴욕을 비롯해서 미국의 도시철도 대부분은 고가철도(Elevated railway)에서 시작했다. 다만, 뉴욕의 경우에는 1888년 겨울 이틀 밤낮 불어닥친 눈보라에 호되게 데인 이후에는[2] 몽땅 지하로 파고들어가게 되었지만, 시카고의 El은 그러지 않아서 여태까지 남아있을 뿐.

그래도 대도시에 위치한데다 노선망도 뛰어나서 뉴욕 지하철워싱턴 메트로[3]에 이은 미국 3위의 도시철도 수송량을 자랑한다.

미국에서 (여러 의미로) 손꼽히는 대중교통 시스템인데도 불구하고, 구리기로 유명하다. 너무 구려서 시카고에서 하계올림픽 유치운동이 한창일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 거지같은 전철을 두고 어떻게 손님을 초대할 생각을 한거지...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유치될까봐 불안불안 하던 사람들이 있을정도. 일단 오래된 차량의 소음과 진동이 대단하다. 바로 옆 사람의 말 소리가 안들리는 건 기본, (그마저도 재생 안해주는 때가 더 많은) 안내방송도 제대로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다운타운의 Loop 구간에 열차가 지나가면 1블록 떨어진 곳까지 진동이 느껴지고, 3블록 떨어진 곳에서도 굉음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역 시설은 대부분 간이역 수준으로, 철조망과 나무로 이루어진 어둡고 지저분한 모습을 자랑한다. 나름대로 오래된 맛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낡고 더럽다. 비를 막아주는 천장도, 역사 내 화장실도[4], 출구 안내 표지 따위도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의 건물들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데 비해서 녹물이 흐르는 철과 나무로 만들어진 더러운 CTA 전철의 대조는 개인의 재산을 극도로 존중하지만 공공시설에는 별 관심이 없는 미국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다.

거기다 서비스는 엉망이라서 발권을 해주는 직원이 없고 [5] 거의 티켓을 파는 기계를 이용해야 하는데, 거스름돈을 주지 않아서 알아서 돈을 딱 맞게 가져가던가(2달러 25센트) 울며 겨자먹기로 더 내야 한다. 딱 맞는 돈이 없다면 3~5 달러를 울며 겨자먹기로 넣어야 하는데 고스란히 카드에 적립시켜 버린다.[6] 시카고의 택시 기본요금이 딱 2.25달러여서 CTA를 더 쉽게 깔 수 있...었는데 이제는 기본요금이 최소 3달러 이상으로 오르면서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바로 비둘기. 역 시설이 개방된 고가전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점이기도 한데, 이곳저곳에서 비둘기가 엄청나게 몰려와서 역 표지판 등등 앉을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앉아 있다. 워낙 도시의 비둘기가 비위생적이기도 하고, 여기저기에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큰 문제. 때문에 몇몇 역에서는 비둘기가 앉을 만한 곳에 가시를 박아둬서 비둘기가 못 앉도록 했다. 그래도 아직도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은 듯. 비둘기들도 머리가 없는 게 아닌지라 가시를 미처 박아두지 못한 대들보나 옆 건물(...)에서 거처를 정하고 필요할 때만 우르르 몰려가서 취식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편 역 플랫폼과 열차 안에서 사는 노숙자들도 앞서 말한 비둘기만큼은 아니지만은 시카고 전철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소 중의 하나다. 아닌 게 아니라 레드 라인과 블루 라인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행하기 때문에 한낮에는 열차 칸칸마다 다니면서 구걸하고 밤중에는 열차 안에서 취식하는 노숙자들이 많다. 실사판 2호선 세입자인 셈. 아닌 게 아니라 시카고 시내의 6,000명 가량의 노숙자들 중 약 30퍼센트 가량이 L이나 공원 등지에서 자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상당수가 정신도 온전치 않다. 냄새는 둘째치고 이런 정신질환자/마약, 알코올 중독자들이 먹은 것도 질질 흘리고 다니고 차 시트에 오줌도 지려놓는다. CTA 당국에서는 일단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경우에는 경찰서나 홈리스 셸터로 송치하도록 일단 조치하고 있다.

시카고의 하계 올림픽 유치운동이 한창했을때 시민들이 우리 도시철도 구린거 이러다가 들통나는거 아냐? 정도의 불안감을 넘어가 일각에서는 올림픽 들어오는 그순간에 저 빌어먹을 전철때문에 우리도시 이미지에 먹칠하느니 차라리 유치 안하는게 낫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시카고 올림픽 유치 플랜에 미시간 호수에다가 만든 인공섬 위에다가 경기장 지을 돈은 있어도 도시철도 개량계획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걸 확인하고 올림픽 유치 반대운동에 뛰어든 사람들도 있었다. 어차피 나중에 유치 실패했지만.[7]

시카고 도심지역 중 시카고 강 남쪽에 있는 Loop와 강 북쪽의 Near North를 모두 지나는 브라운 라인을 타면 시카고의 빽빽한 도심 숲 사이를 누비는 진풍경을 체험하게 된다. 보통 도시전철들이 땅 파고 들어가서[8] 차량 통행과 분리된 것과는 달리, 시카고 전철은 자동차 도로 위로 고가 철교를 놓는 방식을 채택했다.[9] 따라서 철교 밑에서 차 몰고 돌아다니는 것도 시카고에서는 일상.

최소 10m 정도 지상에서 올라온 트랙[10]을 따라 도심 한가운데에서 열차 운행을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고 싶다면 아래의 사진을 참조하자.


이런다던가


또는 이런다.

위 사진을 보면서 순간 낯이 익다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스파이더맨 2에서 닥터 옥토퍼스한테 물먹은 스파이더맨이 옷 다찢어지며 개고생해서 세우는 열차장면이 바로 여기서 촬영됐다..영화에서는 엄청 빠르게 나왔던것 같은데

이처럼 빌딩 사이로 열차가 달리는 풍경은 국내에서도 서울 노원구, 광진구 등지에 가면 볼 수 있다.이런 풍경은 도시적인 느낌의 극치로 독특한 멋이 있지만 철로 바로 아래에서 보면 콘크리트 구조물이 하늘을 덮고 채광을 막기 때문에 아름답지만은 않다.[11]

도심을 벗어나면 다시 땅으로 들어가거나 평범하게 땅 위에서 운행한다고 서술이 되어 있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레드 라인이나 블루 라인처럼 I-94/I-90 고속도로와 선형을 공유하는 경우 도심 외곽에서 평범하게 땅 위에서 운행하지만 그린 라인이나 브라운 라인처럼 주택가를 주로 지나가는 경우에는 종점까지 쭈욱 고가에서 운행한다. 특히 그린 라인의 경우에는 종점까지 계속 고가철도라서 고가에 차량기지가 떠 있고 6~7개 선로에 차량들이 주기되어있는 매우 독특한 광경을 볼 수 있다. [12]

구형 차량의 내부신형 차량의 내부

전동차들의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있어서 봄바르디어에서 설계한 새 차량을 도입해서 옛 차량을 서서히 대체하고 있다. LED 표지, 출입문 개폐 경고음도 설치했고 크로스시트도 롱시트로 교체했다. 무엇보다 속도와 소음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 그런데 외부 디자인은 달라진 점이 없다. 일반인 이용객들에게는 별 상관 없는 일이겠지만 철덕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일일듯.

오픈월드 게임 와치독에서 L-트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게임 내에서는 교통수단 및 빠른이동지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차량내부는 구형 차량과 신형차량을 적절히 섞은 모습이다. 그런데 구형차량이든 신형차량이든 저렇게 좌석 사이의 간격이 넓지 않다. 앞에 맥으로 무장한 흑형이라도 앉아있다면 쭈구리처럼 눌려가야 할것이다

4 노선

  • 레드 라인
  • 블루 라인
  • 브라운 라인
  • 그린 라인
  • 오렌지 라인
  • 핑크 라인
  • 퍼플 라인
  • 옐로우 라인
    • 전형적인 셔틀 노선.
  • 순환선
    • 정식 노선은 아니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브라운 라인과 나머지 다 시계방향으로 도는 그린, 오렌지, 핑크라인의 도심 노선을 순환선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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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선도를 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시카고 도심교통뿐만이 아니라 근처 위성도시에서 시카고 도심의 접근성에 더 주안점을 뒀다.

5 커뮤터 레일 Metra

또한, 도심이 아닌 근교의 수송은 Metra라고 불리는 철도연합의 노선이 따로 존재한다. 근데 이쪽도 시설은 병맛이 넘친다. CTAMetra나... 자세한건 항목 참조.

  1. 저 사진에도 나와있듯이, Loop 구간에서의 드리프트는 1호선 종각 드리프트 따위는 버로우시킬 정도로 엄청나다. Loop를 한바퀴씩 도는 순환선들의 경우 그런 드리프트가 무려 4개. 이러니 속도가 빠를 수가 없다. 중심가를 벗어나면 그나마 좀 밟기는 한다.
  2. 소방관들이 고가선로에 갇힌 승객들을 내리느라 애를 먹었기로 유명하다. 이 때 눈보라가 얼마나 심했냐면, 눈보라 때문에 조퇴한 샐러리맨이 불과 6블록 떨어진 곳에서 눈 속에 파묻혀 얼어죽었다! 그나마 시체도 눈이 녹고 나흘 뒤에나 발견되었다고....
  3. 그래도 이게 한 나라의 수도에 있어서인지 미국 지하철답지 않게(...) 깔끔하다.
  4. 화장실을 설치하면 화장실이 노숙자 소굴로 변모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5. 대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경비를 서는 직원이 역마다 꼭 한 명씩 있다. 티켓 파는 기계가 고장났거나 할 때 도와달라고 해 보자.
  6. 레드라인 기준으로 2.25달러 이상의 금액이 충전되면 교통카드처럼 횟수만큼 차감되는 교통카드가 발급된다. 물론 차감기준은 요금기준은 2.25달러
  7. 어쩔 수 없는 콩라인.
  8. 지하철
  9. 레드 라인블루 라인은 예외적으로 지하로 다닌다. 항목 참조.
  10. 2-4층 정도 되는 높이.
  11. 옛날 청계천 고가도로 아래에 자리잡은 가게들이 대부분 음지에 있을법한 것들이었고 고가도로가 철거되자 서서히 사라져갔다는 일화는 그늘로 생기는 심리적 영향이 꽤나 크다는 단적인 예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예전부터 도시의 음지를 이용한 환락가 같은 거리가 많았다. 주로 굴다리라거나.
  12. Ashland/63rd 역의 경우이다. 레드 라인의 Howard 종점의 경우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