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호단

1 개요

풍종호 무협소설 『검신무(劍神舞)』의 청성파(靑城派)에는 백 세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호전적이고 괄괄한 문제의 대장로가 있다. 바로 신풍검마(神風劍魔) 하후염으로, 그가 키워낸 여섯 명의 검호(劍豪)를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이라 한다. 심호단은 이 중 다섯째로, 별호는 호검(豪劍)이다. 그의 친형은 심무강이며, 원후파(元侯派)의 제자이다. 그래서 동생인 심호단도 원후파의 제자로 삼기 위해 데려가다가 몸이 약해서 그를 잠시 청성파에 맡겨 놓는데, 당시 무룡성의 일로 원후파와 거래를 하려했던 하후염이 일이 틀어지자 앙갚음으로 낼름 심호단을 데리고 튀어버린다. 이로써 심호단은 하후염의 제자가 되어서 차후 세상에 그의 엉뚱함을 풀어놓는다.

심호단도 출도할 때 하후염의 통과 의례를 치르는데, 이번에는 대상이 팔악(八惡)이라는 여덟 명의 독각대도(獨脚大盜)였다. 그들은 안그래도 당시 청성사협(靑城四俠)이라 불리던 육검협의 넷을 피해다니고 있다가 사협의 사형제가 새로이 생긴 것을 우연히 알고, 또한 그 다섯 째가 갈 경로 역시도 우연히 알아 그를 잡으려 한다. 심호단은 그때 예전에 자신을 버리고 간 형을 찾아 두들겨 패주기 위해 바삐 가고 있던 것으로, 팔악을 묶어서 운리관 앞에 던져 놓고 제 갈길 가버린다.

이때문에 출도할 때부터 파문장을 받지 않아도 되었을 그였지만, 무림행을 하면서 몹쓸 놈들을 죽이지 않고 사지를 자르거나 백치가 될 때까지 머리를 심하게 패서 악명마저 휘날리게 된다.[1] 그래서 심호단에게 반감을 가진 이들이 모여 그의 별호를 딴 '호검적(豪劍敵)'이라는 방회까지 만들 정도였다. 이로 인해 심호단도 결국 파문 얘기가 나왔고, 안원령은 호검적의 일을 처리할 때까지 보지도 말자면서 한시적으로 그를 파문해 버린다.

그의 다른 엉뚱한 일화로는 사호표국의 주인 궁단과 얽힌 이야기가 있다. 심호단이 궁단과 시비가 텄을 때 궁단은 그에게 삼절(三絶)을 보이라며 도발하고, 이에 그는 바로 투석술로 궁단의 머리를 때려 버린다.[2] 이 일 때문인지 궁단은 육검협 중에서 심호단을 특히나 싫어하여 그가 사호표국에 길을 물으러 올 때마다 바른길을 알려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심호단은 길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고 한다···.[3]

서로 이리 좋지 못한 사이인지라 한 번은 심호단이 돈을 빌려달라 하자 궁단은 단돈 몇 푼만 준다. 심호단은 이 몇 푼을 가지고 도박장을 돌아다니며 부풀려서는 사호표국이 가진 전 재산의 몇 배나 능가하는 막대한 돈을 번다. 그리고는 그 돈을 장강의 범람으로 큰 피해를 한 작은 마을에 전부 쏟아부어 재건시켜주면서 밑천은 궁단이 줬다고 떠벌린다. 덕분에 궁단은 그 마을을 지날 때마다 엉뚱하게 감사받으며 어색해해야 했다.

그런 그가 거둔 제자가 정풍검(定風劍) 두문이다. 두문은 그래도 심호단의 영향을 적잖게 받았는지 등무군의 제자인 열풍검(烈風劍) 위강보다는 유쾌한 성격이다.

2 무공

  • 능풍검법(凌風劍法)
  • 천람(天嵐) : 대사형인 등무군과 함께 육검협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취를 자랑하여 능풍검법을 넘어 천람까지 펼칠 수 있었다고 한다.
  • 삼절(三絶) : 심호단이 도박장을 휩쓸 수 있었던 것은 삼절 중 적성검식(摘星劍式)과 비선표(飛旋鏢)를 독자적인 경지로 가다듬어 놀라운 위용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늘로 머리카락에 구멍을 내서 문자를 박는다든가, 만만치 않은 사형들이 던지는 조약돌 위에 쓰인 글귀를 읽어 낸다든가 하는 짓이 육검협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이었다.
  1. 심호단은 이런 일을 벌이면서 사형들은 자신보다 더 심하다는 말을 주변에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심호단의 별호를 붙여 청성육검협을 호검육협(豪劍六俠)이라 부르기도 한다.
  2. 이때 논란이 일자 그는 운리관 앞을 굴러다니면서 배운대로 했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억울하다고 시위를 한다. "자다가 찬물 뒤집어쓰고 벼락 맞은 다음에 불쏘시개가 되는 꼴" 이라는 말로 자신을 변호했다고 한다···.
  3. 그래서 궁단은 심호단이 길을 미리 알고 와서 괜한 심술 부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