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그달린

1 개요

유기화합물
탄화수소아민아마이드알코올
알데하이드케톤카복실산방향족
탄수화물알칼로이드푸린비타민
유기화합물 - 비타민
무극성A, D, E, K
극성B(1, 2, 3, 5, 6, 7, 9, 12, 17), C

비타민B17이라는 이름으로 비타민B중 하나라고 가장 최근에 주장되고 있는 물질. 즉, 비타민이 아니다. 간혹 '레트릴' 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레트릴은 아미그달린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다)

이 물질은 주로 암세포 억제에 도움을 준다며 항암 대체요법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물질이 사실은 독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아미그달린과 물은 체내에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HCN, 즉 시안화수소를 생성한다. 이쯤되면 왜 이게 논란거리인지 알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물질이 정말로 항암효과가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치고 독성이 아예 없는 약은 거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독성이 있어도 치료에 필요하다면 써야 할 경우가 있다. 미드 하우스중 한 시즌1 에피7에서는 극약인 비소에 부동액을 섞은 멜라소프롤을 치료제로 투여하는 장면이 있다.[1] 정말로 효과가 있다면 어떤식으로든 쓸일은 생긴다.

근데, 왜 이게 항암치료제가 아니고 비타민인가? 그 이유는 이렇다. 크렙스박사라는 사람이 자두씨에서 항암성분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추출하고 그 아들이 추출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레트릴이라고 이름붙인건데, 이게 의약품으로 사용되려면 FDA에 승인을 받아야되니까 비타민B17, 즉 식품이니까 허가 안받아도 된다고 빠득빠득 우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약도 아니고 그냥 건강식품이라고 주장하는 물질이다.

나중에는, 몇몇 사람은 레트릴을 팔아먹기 위해서 존 버치 소사이어티[2]나 전미보건연합[3]를 동원해 '의료선택의 자유'를 운운하면서 레트릴을 포함한 대체의학을 옹호하는 운동을 벌이게 되었고, 이 와중에 영화배우 스티븐 맥퀸이 말기암에 걸리면서 대체요법을 찾는 와중에 레트릴요법을 사용한다. 결국 대법원에서는 일시적으로 말기암이라는 진단서를 의사가 끊어오기만 한다면 FDA의 허가를 받지 않은 약품도 사용할수 있도록 허가했고 몇몇 주에서는 레트릴 판매를 허용했다.

중요한건, 그 한시적 허용기간이 끝날때쯤에 레트릴의 판매허용이 취소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암효과가 전혀 없었다. 암세포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것은 주장일 뿐이고, 관련 연구중 제대로 된건 없다시피 하다. 비타민B로 인정받지 못하는것도 당연하다. 위의, 일시적이나마 레트릴을 사용하게 되는 원인중 하나였던 스티브 맥퀸도 치료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금방 사망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레트릴은 사기꾼들이 암환자들의 돈을 뜯어먹으려는 개수작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부 돌팔이들이 만병통치약 내지는 암치료제로 홍보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위키니트들은 속지 마라.

아미그달린은 살구, 복숭아 (또는 매실, 포도)의 씨앗에 많이 들어있다. 이들 씨앗에 항암물질이 있다고 광고하면서 판매하는건 대부분 아미그달린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독성물질이다. 대량복용시 연수를 먼저 자극한 뒤 마비시키고 조직의 질식을 일으킨다.

다만 적정량의 아미그달린을 복용했을때의 미량의 HCN은 호흡중추에 작용해서 호흡운동을 안정시켜 진해,평천작용을 나타내므로 예로부터 진해거담쪽으로의 민간요법으론 꾸준히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효과도 있다. 잘 써오던 민간요법에 엉뚱한 살이 붙은 샘.[4]

2 항암제설의 주장

사실 옛날에 아미그달린의 항암효과를 주창한 사람은 자두씨를 민간요법으로 쓰는 데서 착안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애초에 아미그달린이 아니라 벤젠알(benzenal, 벤즈알데히드benzaldehyde)을 발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단 현상적으로는 자두씨나 살구씨따위에서 항암효과가 발현된다면 벤젠알 때문일 테니까.

아미그달린은 가수분해하면 포도당과 벤젠알로 분해된다. 분해되면서 휘발성이고 상온(26℃)에서 기화하는 시안화수소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벤젠알이야 그냥 흔한 방향족 알데히드[5]고, 항암이 꼭 아니더라도 몸에 좋은 식물성 향수 정도이므로 아무렇든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현대에 주장되는 '아미그달린 항암제설(비타민설)'은 멀쩡한 벤젠알을 씹어드시고(...) 놀랍게도 시안화수소의 효능에 주목하고 있다.
요지는 아미그달린이 분해될 때 내놓는 시안이온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인다는 이야기.

그들의 주장은 (어차피 개소리지만) 암세포와 정상세포 간에 효소 농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게 참 교묘하게 맞는 소리와 틀린 소리를 섞어놨는데 우리 몸에는 배당체 분해효소(glucosidase)가 있어서 아미그달린이 들어오면 포도당과 벤젠알을 내놓고 시안기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한편 로다네제(rhodanese)라는 효소가 있어서 시안이온(CN⁻)을 티오시안이온(SCN⁻)으로 해독하기도 한다. 이건 사실이다!!

이 두 효소의 농도 차이가, 암세포의 선택적 삭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암세포는 혐기성 호흡을 하기 때문에 포도당이 많이 필요한데, 그 때문에 글루코시다아제를 일반 세포에 비해 과량으로 분비한다고 한다. 그러면 시안이온은 암세포의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지만, 암세포는 로다네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시안이온에 의해 죽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3 반박

물론 극미량의 시안이온은 체내에 들어와도 로다네제에 의해 해독되는 게 사실이다.#반응식은 위키참조
하지만 해독을 하려면 티오황산이온이 필요한데, 애초에 시안이온을 먹었다고 할 수준이면 청산중독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해독제인 티오황산이온도 먹어줘야할 거 아닌가.셀프해독
하지만 소위 아미그달린요법을 한다는 사람들이 티오황산나트륨이라도 같이 먹어가면서 그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물론 티오황산이온이나 티오시안이온이라고 많아서 좋을 것은 없다만...청산중독으로 죽는것보단 낫지

하지만 문제는 훨씬 근본적인 데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위에 썼지만 암세포는 혐기성 호흡을 한다!!

시안화물의 독성은 혈중 산소가 사용되지 못하게 세포호흡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시안이온 때문에 산소호흡 기작이 병신이 된 세포가 질식해서 죽는 것.
그런데 암세포는 애초에 혐기성(=산소가 필요없는) 호흡을 한다(...) 즉 시안이온에 의해 죽는 것은 정상세포뿐이고 암세포는 죽을 이유가 없다(......) 선택은 개뿔 역선택이구만


혹시라도 절박한 상황에서 검증안된 대체의학에라도 기대고 싶은 사람이 생길까봐 쓰는데,
시안이온은 농도고 뭐고 간에 절대 암세포를 죽이지 못한다.

간혹 폐암 등의 경우에 호흡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환자가 편안해 하는 것 같다고 꾸준히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히 큰 도움은 안될 뿐더러 장기적인 화학치료 등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때는 환자의 컨디션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6]

민간요법의 항암효과라도 보고싶다면, 그냥 매실청이나 내려서 파워 드링킹하자.
매실청을 낼 때 씨앗에 들어있는 아미그달린이 용출되지만, 숙성되면서 시안성분은 전부 날아가고 벤젠알만 남아있으니까.

  • 참고 : 예전 딴지일보에 비타민B17, 또는 아미그달린, 레트릴에 관한 좋은 칼럼이 올라온적이 있다. 관심있다면 링크를 읽어보자. 단, 스크롤압박이 매우 심하다.

먹으면 입안을 융단폭격하는 맛일 것 같다
융단폭격은 아니고, 아미그달린은 쓴맛이 난다.(시안이온이 다 마찬가지지만.) 덜 익어서 쓴 과실은 괜히 자학하지 말고 그냥 버려라. 먹으면 배탈난다.

물론 한개쯤 먹는다고 죽지는 않는다. 로다네제 만세(응?) 식용으로 사용하는 스윗 아몬드라 해도 아~주 소량(0.1%~그 이하)의 아미그달린이 들어있다.[7]
  1. 멜라소프롤은 수면병 말기에 신경계에 침범한 파동편모충을 잡기위해 쓰는 그야말로 극약이다. 플라스틱을 녹여버리니 말 다했다. 사실 비소가 독성이 강하나 비소화합물은 매독치료 등으로 인류역사에 자주 등장한다.
  2. 모르몬교계열 극우단체로, 국내에는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나쁜쪽으로 나름 인지도가 있다. KKK처럼, 가입하는거 자체가 욕먹을만한 단체이다.
  3. 개인이 만든 이름만 거창한 단체이다
  4. 한의학에서도 아미그달린이 포함된 행인(살구씨), 도인(복숭아씨) 등은 독이 있다 혹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날 것으로 사용하지 않고 밀기울과 함께 볶아서 쓰도록 되어 있다.
  5. 알데히드가 모두 독성이라는 것은 틀린 서술이다. 탄소수가 6~12개인 알데히드는 향수로 사용된다.
  6. 시안배당체가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7. 반면 야생종이라 할 수 있는 비터 아몬드(bitter almond)는 아미그달린의 함량이 꽤 높다. 같은식으로, 한약재로 사용하는 살구씨 역시 첨행인(단 살구씨)와 고행인(쓴 살구씨)로 구분해서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