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Rosemary's Baby.
1968년에 만들어진 미국 호러영화. 추리 / 서스펜스 소설계의 대가 아이라 레빈의 오컬트 소설 〈로즈메리의 아기〉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영화화했다.
32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 3300만 달러의 폭풍같은 수익을 거두고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했으며, 로저 이버트는 "히치콕마저 능가한다."라는 극도의 찬사를 보냈다. IMDB 평점 8.0, 로튼 토마토 지수 98%를 기록하고 있는 호러영화 고전 중의 고전. 독립 저예산에 의존하던 호러영화를 메이저 장르로 끌어올린 작품[1]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이후 이 작품처럼 악마를 소재로 한 오컬트 계열 메이저 호러 영화 두 편이 연달아 나왔는데 그것이 《엑소시스트》와 《오멘》.[2]
2 시놉시스
순진한 젊은 여성 로즈메리는 무명 배우인 남편 가이와 뉴욕의 고딕풍 아파트에 이사온다. 이웃집 늙은 노부부는 어딘가 이상한 인물이지만 로즈마리 부부에게 이상하게 친절하게 굴고, 로즈메리가 악마적인 존재에게 강간당하는 악몽을 꾼 후 임신하자 의사를 소개해주고 매일 묘한 음료수를 권하는 등 더욱 극성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날고기에 대한 충동과 복통 등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로즈메리. 그녀의 친구 허치는 로즈메리가 "태니스 뿌리"라는 식물을 섭취하고 있음을 깨닫고 조사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죽는다. 허치가 남긴 책과 애너그램을 분석한 로즈메리는 자신이 모종의 음모에 얽혀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3 상세
사람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선혈이 난무하지도 않지만 스토리텔링과 분위기만으로 엄청난 공포감을 조성하는 세련된 영화. 특수효과나 액션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의 연기만으로 분위기를 표현하기 때문에 제작년도와 관계없이 시대를 초월해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특히 로즈메리 역의 미아 패로와 이웃집 부부들의 연기는 이 영화가 레빈의 원작을 초월했다고 평가받는 원동력.[3]
이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 찰스 맨슨 일당이 폴란스키의 자택을 급습해 폴란스키의 부인 샤론 테이트 외 4명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터져 전혀 반갑지 않은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영화 촬영 장소인 뉴욕 시 소재의 다코타 아파트는 존 레논이 1980년에 살해당할 당시 거주하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국 사탄교회[4] 대사제 앤턴 러베이(1930~1997)가 이 영화에서 사탄으로 나온다는 엉터리 정보로 이 영화가 사탄을 숭배하는 홍보영화라는 개신교 단체들의 음모론에 휘말린 바 있다.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이 정보가 사실처럼 나온다. 물론 이런 사실을 써대는 곳은 프리메이슨 또는 할리우드에 사탄교회가 지배했다는 음모론이나 떠벌리는 곳임을 알아두자. 러베이가 이 영화에서 배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탄으로 나온다는 것인데 개소리. 정확히 사탄 역은 클레이 태너(1931~2002)라는 조연 배우가 맡았는데 영화상에서 실제로 사탄 역을 맡은 배우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이것은 독실한 교회 신자인 태너가 사탄 역을 분장했어도 나오는게 좀 그래서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하여 이뤄진 거다. 그러니 이 영화가 대박거둘 당시 러베이가 사탄으로 나온다는 말에 태너는 당연히 분노했다.
우습게도 이 헛소리가 1991년 국내 당시 영화 월간지 로드쇼에서도 버젓이 나와 이 영화 때문에 사탄교 숭배자가 늘었다는 개독개신교 단체들의 헛소리를 싣기도 했다. 사실 이런 종교단체는 《오멘》은 물론이요, 오컬트 영화 대다수를 이렇게 매도한다...
- ↑ 물론 이보다 먼저 나온 영화로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한 사이코도 호러영화 전설이자 호러영화 개념을 바꾼 명작으로 추앙받는다.
- ↑ 셋 다 오컬트 계열은 물론이고 영화 역사를 통틀어서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이다.
- ↑ 원작자 아이라 레빈의 회상에 따르면, 당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는 것은 처음이었던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에 대한 혹평이 두려워서 '원작을 완벽하게 옮기면 최소한 원작자 및 팬들의 욕은 안 먹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설의 사소한 부분까지 영화에 반영하며 촬영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소설 속에 등장한 Newsweek지의 기사를 찾느라 촬영을 중단하고 도서관에 틀여박혀 해당 잡지의 과월호를 모조리 살펴 볼 정도였는데, 이 기사는 사실 소설의 내용에 맞게 창작한 허구의 기사였기에 나올 리가 없었고, 안절부절해진 폴란스키는 레빈에게 전화를 한다. 레빈은 해당 기사는 허구이며, 너무 원작 재현에 연연치 말고 자신의 개성을 영화에 담으라는 격려의 말을 하였고, 폴란스키는 그 말을 듣고서야 한시름 놓으며 촬영을 재개했다고 한다. 허나 원작에 충실하려는 폴란스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레빈은 영화가 원작에 굉장히 충실한 것을 보고 놀라워하였으며, 스티븐 킹 역시 영화가 소설에 아주 충실하다고 하였다.
- ↑ 사탄교회라고 하면 무슨 산제물을 바치고 검은 흑마술사 차림을 하고 다닐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에 갔을 당시 호기심으로 사탄교회 미사를 본 재즈 연주자 이정석의 회고에 따르자면, 교회부터가 흰색으로 된 크고 웅장한 건물이며 흰옷차림에 찬송가도 밝고 경쾌했다고 한다. 게다가 십자가까지 있는, 일반 교회와 다를 게 없는 교회이다. 사탄은 신의 사도이나 모함을 받아 악마로 매도된 것이며, 예수와 비슷한 존재라고 본다. 또한 적 그리스도와 사탄은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선 이래뵈도 정식적인 인정을 받은 기독교 종파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