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村野都
1 개요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정당은 농촌이나 소도시에서, 진보 성향 정당은 대도시 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얻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
사실 여촌야도라는 말은 따지고 보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우촌좌도 같은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진보정당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민주당계 정당이 애초에 좌파가 아니란 주장도 있지만 넘어가자 왜냐하면 민주화된 이후부턴 보수 정당만 여당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1998년부터 2008년까지의 10년 동안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민주당계 정당이 여당이 되고 보수정당이 야당이 되었다.
즉, 여촌야도라는 말은 한국의 현대정치사 특성상 군부독재부터 시작해 우익을 표방하는 정당이 오랜시간 여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여당=보수우익) 나온 말이지만, 실상은 민주화 이후 틀린 말이 되었기 때문에 여촌야도보다 우촌좌도 같은 말이 더 맞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보촌진도는 어감이 좀 이상하다 하지만 널리 쓰이는 말이 여촌야도이기 때문에 이 항목명을 여촌야도로 우선 둔다. 정권 바뀌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대체로 농촌으로 갈수록 지역 거주 인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기에, 여촌야도 현상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는 돌려 말하면 세대 투표, 즉 계층 투표 경향이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2 원인
일단 시골이나 소도시의 주민보다 대도시의 주민들이 전체적으로 평균 연령이 낮고, 고학력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문화적으로는 개방적이며, 개혁주의 성향이 강하다. 또한 농어촌의 성향이 과거를 중시하고 보수적인 문화가 강해 전부 여당(혹은 보수)지지자는 아니지만 지역색이 강한 반면 대도시는 감성문화와 집단 활동에 기반한 휘발성이 강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혁진보 성향 정당들이 지지를 많이 받는다.
즉, 농어촌 주민들이라도 무조건 우파를 지지하지 않고 지역색에 따른 차이가 강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우파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추세는 첫번째로 지역이득에 따른 이해타산이다. 두번째는 고령자가 많아 해당 세대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안정지향, 목적지향, 권위주의, 폐쇄적 성향을 갖고 있다. 세번째는 정치의 방향성의 차이로 좌파는 탈자본주의, 탈물질주의, 무형문화 친화적인데 반해, 우파는 현실주의, 권위주의, 목적지향성이 강하다.
따라서 농어촌 중에서도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 관광산업이 발달한 지역의 경우는 실리적인 이해타산에 따라 취사선택하되 우파 성향이 강하다. 반면, 농어촌 중에서도 폐쇄적 환경을 가진 지역의 경우는 정치적 파벌주의의 경향이 강하다.
감성문화에 대한 호소력이 높을 수 밖에 없는 대도시 지역은 경제적 상승여력이 농어촌 지역에 비해 꽤나 낮아져있다. 이는 다수의 고용자가 편입되어 있는 도시의 경제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대도시 성장은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감성문화의 정치적 위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문화친화적 접근이 유권자들에게 훨씬 강한 포섭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겠다.
3 각 나라별
3.1 모든 나라가 여촌야도인가?
사실 다수의 국가들에선 여촌야도(우촌좌도)의 현상이 많이들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위의 단락에서 상기한 내부맥락과 상당히 유사한 맥락들이 담겨있기도 하거니와, 보수정당들이 해당 나라의 대도시보다는 농촌 및 소규모 도시 혹은 특정지역에서 몰표를 받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1], 브라질[2], 스웨덴, 러시아[3] 등 여촌야도가 아니라 야촌여도 및 심지어 좌촌우도의 구도가 보이는 나라도 상당수 존재한다. 물론 각 나라의 편차나 맥락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감안하여야 한다. 여튼 이들 국가의 특징 중 하나로는 중도좌파 및 서민기반 포퓰리스트 정당이 오랫동안 집권한 나라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베네수엘라나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좌파 혹은 특정인물 기반 포퓰리즘 정권이 오랫동안 정권을 잡았던 몇몇 남미 국가에서는 부유한 도시주민 및 청년층이 우파야권을 지지하는 편이고, 농촌지역과 장년층 및 서민층들이 집권여당을 지지하는 편이다.
태국의 서민층(Red Shirts) vs 도시의 중산층[4]
3.2 한국
1970년대 이전까지는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대구 등 도청 소재지급 대도시에서는 야당이, 군 지역에서는 여당이 각각 우세하였는데, 당시 한국의 도시화율이 20% 남짓하던 시절이였던 만큼 선거 전체 판도에서는 대체로 여당이 주도권을 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도시 지역에 농촌 인구가 유입되었고, 그에 따라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었지만, 도시에 유입된 농촌 인구는 원래의 보수적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더해 선거 구도가 점차 도-농 대결 구도에서 민주화와 3당 합당 시기를 기점으로[5]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로 바뀌어 감에 따라, 대구, 부산 등 영남권에서는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여당이 우세를 점하고 반대로 호남에서는 농촌 지역에서도 야당이 우세를 점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가 2010년대 들면서부턴 다시 한동안 희미했던 여촌야도 경향이 짙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12년 각각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그리고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새누리당)은 농촌과 어촌지역에서, 야당(새정치민주연합)은 도시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였다. 또한 이런 여촌야도 현상은, 기존의 영호남 중심의 지역 대결 구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영남 지역의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등 대도시에서 야권 지지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호남 지역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이 대결 구도가 희석되었는데,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도시 지역인 순천시 선거구에서 당선되었고 이후에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도시인 전북 전주시와 순천시 선거구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전체적으로도 호남의 도시 지역에서 여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이후 전반적인 수도권 선거 결과는 야당이 수도 서울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같은 수도권이라 할지라도 지역별로 발전 정도의 편차가 심한 인천에서는 여당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경기도는 비교적 경합. 이도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인천광역시 신도심(연수구 제외)과 경기도 내에서도 비교적 서울 근교지역인 광명, 부천, 안양, 고양, 의정부, 구리, 하남, 성남, 안산, 시흥, 부평, 계양 등지에서는 서울특별시의 대부분 지역처럼 야당 우세성향이 나타났지만, 비교적 외곽인 인천의 구도심(중구,동구,남구), 강화, 옹진, 안성, 평택, 이천, 여주, 양평, 가평, 포천, 연천 등지에서는 여당 우세성향이 나타나는 등 내부 격차가 존재한다. 게다가 미즈로 더 쪼개서 보면 더 복잡해 지는데, 안성시라 해도 나름 외곽 도로 근방의 동네는 야당쪽이 우세인 곳도 많았고 안양시라 해도 만안구는 여당쪽 후보를 더 많이 선택했고, 여당후보 지지율이 광역선거와 지자체 선거에서 높았다. 시흥도 광역 지지율에서는 시흥갑 지역에서는 여당 지지율이 높았고, 평택부근도 지역마다 편차가 아주 심하다.
다만 이런 여촌야도 구도가 국내로만 한정하면[6] 야당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도시지역내의 이러한 다양한 맥락, 경제편차, 정서적 거리감 등의 이유로 인해 해당 도시의 일방적 야당 지지율이 높은 곳은 수원 영통, 광명, 부천, 안산 상록, 군포 등으로 한정되고 나머지 도시지역은 지역내 여러 사정 등으로 인해 비교적 지지율이 50% 초중반대로 한정되고, 그 해당 도시들이 아무리 여당 후보에게 지지를 안보낸다 해도 일방적 야당 지지의 네다섯 도시를 제외하고는 40%대의 여당 성향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도시지역 내에서도 발전 정도가 정체된데다 고령층 비율이 비교적 높은 구도심 지역에서 여당이 어느정도 득표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농촌지역과 경기도 동부 북부 외곽지역, 충남 인근 지역은 최소 5~60%대의 여당 지지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여당이 유리하다는 것. 결과적으로 경기도를 예로 들면 거의 대선, 지방선거 내내 48.2, 50.1~50.2, 50.4%의 비율로 여당이 아주 근소하게 이기는 구조가 이어진다.
그러나 야당이 수도권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도의회 선거에서는 거의 60%대의 비율로 지역구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지역구 분할 구도가 비교적 야권에게 유리하게 되어있고, 의석수도 농촌보단 대도시에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여촌야도가 광역선거에 비해 덜 먹히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즉, 여당이 농촌에서 득표하는 득표율(60%대)이 야당의 도시 득표율(50%대)보다 높다 하더라도,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고 그냥 하나의 지역구 내에서 우세하기만 하면 되다보니 야권이 이득을 보는 편.
여튼 결과적으로 볼때 앞으로 여당은 젊은층 비율이 높은 도시지역에서의 지지세 확보, 야당은 고령화에 따른 보수층 비율의 증가로 인한 소도시, 농촌 지역의 지지세 확보와 갈수록 심해지는 여촌야도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과제로 남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여촌야도가 강해지면 야권에 불리하단 주장은 단순한 추측일 뿐 절대적인 공식은 아니라는 반박도 있는데, 일단 새누리당이 여촌야도로 우세를 얻으리라는 전망은 현재의 영호남 지역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진다. 여촌야도라 하지만 실제론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표현되는 영남 지역에 광역시만 무려 3개이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현재 영남(특히 동남권) 지방에서 지역주의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새누리당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구도이다. 또 한국은 미국이나 기타 서구권 국가에 비해 정치적 역동성과 투표 성향이 유동적인 면이 크기 때문에, 여촌야도가 하나의 현상일 순 있지만 이게 구도나 선거에 결정적 상수로 작용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수도권은 물론 기존에 여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울경 지역에서도 지난번보다 더욱 뚜렷한 여촌야도 현상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이겼다.
3.3 미국
미국이란 나라는 여촌야도 현상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주 성향 자체가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뉴욕 주에 위치한 대도시들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 버펄로 등은 물론이고 보수적인 텍사스에 위치한 휴스턴, 오스틴 등도 모두 진보/리버럴 정당인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예외가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 정도인데, 여길 제외하면 미국 10대 도시 중에서 공화당의 지지세가 높은 도시는 사실상 없는 상황. 게다가 도시들이 시골보다 인구증가율이 커서 공화당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2012년 대선 결과를 봐도 오바마 후보는 50만 명 이상 대도시에서는 69%를 득표한 반면, 롬니 후보는 농촌 지역에서 61%를 득표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도시지역에 소수인종들이 많이 사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이 우세인 캘리포니아도 선거 여론조사에서 보면 백인들 사이에서는 공화-민주가 거의 백중세거나 민주당이 약간 우세이지만 여타 비백인 인종들 사이에서는 그 격차가 8:2~9:1로 벌어지기 때문에 아시안, 히스패닉, 아프리카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도시지역에서는 왠만해서 공화당이 이기기 매우 힘든 인구통계학적 원인이 있다. 비백인 비율이 25%~40% 이상 되는 주나 도시에서 비백인 인종들의 투표성향을 보면 신기한 일도 아니다.[7][8] 이는 뉴잉글랜드 쪽도 마찬가지이고. 오히려 캘리포니아, 여타 서쪽 태평양, 동부쪽 주의 백인들보다 중부 아이오와, 미네소타 이런 주들에서 민주당이 백인들 사이에서 더 높은 지지를 받는 것도 나름 주목해볼만한 점. 미국의 선거정치는 인구통계학적, 인종구성이 해당 지역에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나 하는 것이 큰 상수로 작용한다. 물론 여촌야도도 일정부분 작용하지만 백인들로만 한정했을때는 그 격차가 많이 준다. 인종차별하냐 결과적으로 보면 미국의 농촌 소도시는 백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미국도 한국처럼 우촌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만, 한국과 달리 미국 민주당은 미국내 대도시에서 평균 6~7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농촌의 공화당 지지가 그렇게 큰 타격이 되지 않고, 고로 이 현상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공화당 안습 물론 이것도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추측에 의한 것일뿐이라 향후의 실제 결과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건 염두해둬야한다.
3.4 캐나다
캐나다는 미국과는 다르게 전국적으로 리버럴 성향의 정당이 지지를 고르게 많이 받았었고, 현재는 캐나다 보수당의 서부쪽 지지+장년층 VS 동부쪽과 대도시의 자유당 +청년,진보층 VS 일부 프랑스어권 및 북동부 농촌의 신좌파당+장노년층의 연방 총선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3.5 호주, 뉴질랜드에서
수도권 지역은 경합지역이 많고, 내륙지방 및 농촌지역은 자유당 및 자유당 보수연합이 우위에 있으나, 대도시 권역과 소수민족 거주지역 및 섬주민들은 노동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 상대적으로 빈곤한 북부지역에서 친 탁신계 정당의 지지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남부지역과 방콕에서는 반 탁신계 정당의 지지율이 높다.
- ↑ 빈곤한 북부지역에서 좌파정당의 지지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도시화된 지역이 많은 남부지역에서 우파정당의 지지율이 높다.
- ↑ 시골일수록 공산당의 지지율이 높다.
- ↑ 사실 1990년대에는 정반대여서 1992년 민주화 항쟁도 주로 도시지역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이루워졌다. 그러나 탁신 친나왓 정부 들어 농촌개발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실제 선거승리후에 이를 시행하면서 북부농촌지역이 친탁신파의 손에 넘어가게 되고 민주당등이 보수화 되고 2006년 쿠데타도 지지하게 되면서 상황이 역전되어버런깃이다,
- ↑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대구지역에서도 민정당과 신민당의 의석이 같았고, 부산은 야당의 압승이었다.
- ↑ 미국은 다른 구도를 보인다. 자세한건 후술된 미국 항목 참조.
- ↑ 굳이 도시 지역이 아니더라도, 농촌 지역으로 가도 흑인들이나 아메리카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남부나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70%가 넘어가기도 한다. 사실 미시시피 같이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농촌 지역도 이런 연유로 공화당 지지율은 50%대 정도밖에 안 나온다.
- ↑ 하지만 이 설명에도 예외는 있다.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 중 하나인 북서부의 양대도시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백인 비율이 각각 69%와 76%로 매우 높음에도 대다수 민주당 지지이며, 서부의 동쪽 끝으로 분류되는 솔트레이크 시티 역시 75%가 백인임에도 민주당 지지 도시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