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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현실 세계에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
인간피험자위원회, 임상시험심사위원회 등 분야에 따라서 다양하게 불린다.
공통적으로, 인간이 참가하는 연구의 전 과정에서 그들의 복지를 보장하고 인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는지 승인, 감시, 검토하기 위하여 대학교 내에 설치되는 위원회이다. 그 기능상으로는 해당 연구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이며 잘 규제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을 중심으로 하며, 헬싱키 선언에 의거한다. IRB가 많이 쓰이는 분야로는 의학, 약학, 생물학 및 생명공학, 신경과학 및 기타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등이 있다.
물론 인간 참가자들에 관련된 연구의 평가를 하는 게 주요 업무이지만, 동물실험 연구의 평가를 하는 것도 이들의 작지 않은 업무 중 하나다. 특히 이 경우에는 소위 "이중사용"(double use)이라고 불리는 문제가 주로 도마 위에 오른다. 즉, "A의 용도로 동물실험을 거친 연구가 정작 인간에게는 B의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은 없는가?" 를 따지는 것이다. 특히 이것이 인간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연구일 경우에는 더욱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연구윤리의 전 과정을 점검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도는 좋은 제도이지만, 어째서인지 현장에서는 좀 탐탁지 않아하는 분위기도 없지않아 있다. 특히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강조하는 미국에서, 그 중에서도 개인주의적, 자유지상주의적 학풍일 경우에 더욱 그렇다. 이런 곳에서는 많은 바이오 연구자들이 "IRB는 연구자의 연구의 자유를 침해하고, 대학교 경쟁력을 해치는 나쁜 규제일 뿐" 이라는 이유로 IRB를 굉장히 싫어한다. 거의 미국 기업가들이 정부 규제기관을 대하듯 하는 수준.(…) 특히나 트랜스휴머니즘 쪽으로 경도된 과학자들도 IRB를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다.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예컨대 동물실험의 경우 현장에서 뒷말이 나올 법한 애매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제대로 다루는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동물에 대한 윤리적 대우" 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어느 동물까지 포함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영장류의 경우 거의 모두가 동의할 것이고, 개의 경우 많은 수가 동의하겠지만, 실험쥐의 경우 논란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고, 심지어 말미잘이나 민달팽이(…)를 갖고 연구하는 경우[1]에는 연구자들이 레알 격론을 벌일지도 모른다. 결국 IRB 입장에서도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해묵은 대중적 이미지를 고려할 때, IRB가 대중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창작 위키인 SCP 재단에서는 실제로 "윤리 위원회" 라는 조직이 등장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D계급 인원들이 죽어나갈 만큼 인명을 경시하는 집단이라지만 정작 윤리 위원회는 버젓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 얘들 말에 따르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수밖에 없을 만큼 중요하고 더 큰 "선" 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몇몇 SCP 작품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소위 더 큰 "선" 이라는 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인류멸망 막아내기.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