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의

1 개요

English Medium Instruction.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 보통 줄여서 영강이라고 한다. 주로 대학교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가리킨다. 초기에는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수업을 제공한다는 취지[1]+영어 사용을 늘리겠다는 용도로 많진 않더라도 몇 과목을 영어로만 강의를 했었다. 고려대학교[2]에서 경쟁력을 올린다는 명분 하에 영강화[3]를 시작한 후로 전국의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헬게이트를 열었다 카더라. 이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교수도 있다.(...)

2 장점

전공/교양 과목을 영어와 동시에 배울 수 있다. 세계적으로 학계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사실상 영어고, 일일이 번역서가 다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정보를 어느 정도 영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영강을 열심히 들으면 영어실력도 동시에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4]

3 단점

무엇보다도, 이곳은 영어권의 나라가 아니라 한국어모국어로 쓰는 대한민국이며, 대학들도 한국에 있는 대학들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프랑스, 독일 등의 전통적 선진국들의 특징 중 하나는 '모국어 자부심이 굉장하다는 것'이다. 다른 모든 나라가 그렇듯 어떻게든 자국어를 최고의 학술 언어로 만들고 최고의 경쟁 언어로 만들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언어로 만들 노력을 뼈 빠지게 해도 모자랄 판에 경쟁력을 높인답시고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한다는 발상은 되려 후진적일 수도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외국어인 영어를 대학 강의에 사용하는 나라는 선진국 중에서는 거의 없다.

3.1 학생 측면에서

일단 학생들에게 부담이 크다. 카이스트에서의 일련의 자살 사태 이후 영어강의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물론 학교에서는 수강생에게 별다른 영어강의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에 절대평가로 하는 등 유인책을 두고 있지만, 수강신청 시에는 영어강의가 아닌 강의부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양이나 선택과목의 숫자가 적거나 수강생을 충족시키지 못 할 것 같은 경우 전공 필수과목을 영강으로 지정하기도 한다. 이에 강의가 지식 전달에 집중해야지 영어교육과 주객전도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교수나 강사들이 외국에서 수년간 연구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해도 '적당히 의사소통을 할 정도의 영어'를 아는 거지 영어로 가르칠 정도는 아니고[5] 영어로 된 수업을 이해하고 활발히 참여를 하기엔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을 거친 한국 학생들에겐 읽기능력에 비해 글쓰기와 말하고 듣는 능력이 너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3.2 강의 전달 측면에서

게다가 강의 전달이 비효율적이다. 유학미국에서 교수를 하다가 한국으로 온 서울대 교수 한 분은 사석에서 "영어강의를 하면 학생들의 이해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결국 후에 다시 한국어로 보충수업을 하거나 요약 강의를 해줘야하는데 이게 과연 효과적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즉,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거지 영어로 강의하는 사람도 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교수가 외국인, 특히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출신이거나 영어를 잘 하는 나라 출신일 경우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된다.

사실 위의 영어 원서 얘기도 영어 강의를 옹호하기엔 맞지 않는다. 원서야 사전 뒤지면서라도 천천히 읽으면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강단에서 하는 말을 이해할 수만 있으면 책에 쓰여 있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 하지만 영어 강의의 경우 말 나왔을 때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물어보지 않는 이상 이해하고 자시고가 없고, 이런 것이 반복되면 피곤한데다 학습 의욕 자체도 떨어진다. 이를 알기 때문에 교수들도 중간중간 한국어를 섞거나 따로 학습 자료를 나눠주는 등의 노력을 한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이 문제를 알면서도 대학 평가나 자존심 싸움같은 알량한 이유 때문에 영어 강의를 강제하는 높으신 분들의 인식 변화겠지만 내로라하는 서구권 대학 평가마저도 영어 강의 갯수를 대학 평가 기준에 포함시키는 마당에 그런 게 있을리가 없다...

3.3 평가 측면에서

영어 강의의 최대 단점은 교과목 이해도에 따라 수업 참여 및 성적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영어 실력에 따라 수업 참여 및 성적이 결정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즉, 주객이 완전히 전도되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영어 강의를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영어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점에 원인이 있다. 실제로 영어 강의중에는 데꿀멍에 멍때리던 학생들이 한국어로 진행하는 질의응답 시간에는 수준높은 분석, 비판, 의견 개진과 토론 등으로 날아다니는 현상은 영어 강의에서 흔하디 흔한 모습이다.

이런 영어 강의의 문제는 대형 과보다는 소형 과에서 두드러진다. 대형 과의 경우 넉넉한 인적 자원과 예산 등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해준다고 한국어 강의를 따로 개설이라도 해줄 수 있지만 소형 과는 그렇게 여유롭지 못 하기 때문에 위에서 압박이 내려오면 전공 수업을 영어 강의로만 개설하게 되어 학생들의 머리를 쥐어짜게 된다.

3.4 영어 그 자체적인 측면에서

먼저 사족을 좀 붙이자면, 우리가 '언어를 안다'고 하는 건 대개 어려서부터 주변 환경을 통해[6] 자연스럽게 언어를 체득해서 스스로 말하거나 쓰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게 영어 강의랑 무슨 상관이냐고? 영어도 모국어가 아닐지언정[7] 언어다. 학원 선생님, 학교 선생님, 교수, 친구가 됬건 간에 타인이 사용하는 언어를 접하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아,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고 인지해서 그걸 그대로 쓰기 마련인데 (물론 수정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제대로 된 자료나 사람을 접해야지 가능하다), 영어 강의를 하는 사람들 중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얼마나 되더라? 모국어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영어를 습득하다 보니, 당연히 제대로 된 영어를 습득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 역시 존재한다. 그러므로 위에 장점 문단에 서술한 "영어 습득"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장점으로 볼 수 없을 듯.[8]

4 기타

영강이 폐지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욱 더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100% 영어로 이루어진 강의가 많을수록 중앙일보 대학평가 등과 같이 학교를 평가하는 시스템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9] 학과, 교과목에 따라서는 영어 강의를 하는 분반과 그렇지 않은 분반이 따로 있다. 1분반이 영강이면 2분반은 국강인 식.(그 반대도 있다.)

이공계-의료보건계는 수식은 판서를 하거나 그대로 읽으면 되고 용어를 이미 영어로 쓰고 있으므로 설명만 적당히 영어로 하면 되지만[10],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경상(상경)대학의 경우는 영어영문학과 전공자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강의하면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며, 어떤 교수님은 영어로 강의를 하긴 하는데 영어로 설명하면 이해가 매우 어려운 챕터는 그냥 한국어로 수업을 하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한다. 아니면 영강 분반과 비영강 분반을 따로 만든다. 1분반이 영강이면 2분반은 영강이 아닌 식. 고려대 경영대에서는 주요 전공과목의 경우 아예 영강과 국강(한국어 강의)을 병행 개설하기도 한다.

그리고 SKY 대학에서는 특히 1990년대생 학번들의 영어 실력이 조기영어교육 등의 영향으로 1980년대생 선배들에 비해 영어실력이 높기 때문에 학생들도 여전히 힘들어하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영강에 적응하고 있기에, 지금까지도 영강 자체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SKY 중에서 영어 강의의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대학교. 그 다음이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순이다.

무료대학강의로도 영어 강의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MIT OCW.

전문대, 지방대 등은 영강이 아예 없다.

여담이지만 부탄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국사,부탄지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 흠좀무

책으로 나온 영어 강의 책들도 많다. 혼자 공부 할 수 있게. English Re-start 라는 책도 있다.

5 무료 영어 강의 사이트

타보름 - 타보름은 모든 영어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국어 사이트이다. 중고등, 공무원, 편입영어, 토익 영어 기초 (400강 이상)
한마디로닷컴 - 한마디로닷컴영어회화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EBS 토익특강 - EBS에서 제공하는 토익 강의 유튜브이다. (124강)

패턴미션회화 - 영어회화 무료 인강이다. (104강)
  1. 참고로 국내 체류 유학생의 절대 다수는 중국 출신이다.(...) 심지어 운전면허를 국내에서 따기도 한다. 영강 대신 중국어 강의?
  2. 이를 주도한 사람이 경영대 교수 출신의 어윤대 전 총장.
  3. 정확히는 영강 비중을 의무적으로 할당
  4. 취소선을 그은 이유는 하단 단점 - 영어 자체적인 측면 참조
  5. 이건 자격없는 원어민 교사도 마찬가지다.
  6. 부모, 형제자매, 친구, 선생님 등등과 관계하면서, 길을 걸어가며 보는 간판이나 홍보물 등등을 보면서, 까페 음악 가사나 우연히 듣는 타인의 대화 등등을 들으면서... 이 모든 게 언어 생활의 일부이다.
  7. 교포 등은 예외
  8. 참고로 어떤 -편집증 환자 인서울 대학 재학생 중에 영강을 들으면서 일일이 뜯어고치고 싶은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라고 하는 인간도 봤다.
  9. 이건 이대로도 문제인데, 외국에서 평가를 내려도 마찬가지다. 외국의 저명한 대학 평가 기관이 거의 영미권에 있기 때문.
  10. 다만 이런식의 공부법은 매우 위험하다. 이공계 학문은 결코 수식만 암기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해당 수식이 왜 어떻게 도출되었는지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없다면, 대학의 시험은 어찌어찌 버틴다 하더라도 결코 업계에서 써먹을 단계로는 나아갈 수 없다. 이를테면 컴퓨터과학 전공하는 학생이 C언어 배울 때 강의자료의 소스코드만 달랑 외운다면, 시험은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써먹을 단계로는 나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