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類似言語學
Pseudolinguistics
1 개요
언어학의 탈을 쓴 이론. 즉 언어학이 아니며 정상적인 학문도 아니다. 비교언어학과는 다르다! 비교언어학과는! 언어란 것은 본디 대단히 정치적이고 많은 사람들의 정체성 및 자존심에 연관된 경우가 많으므로 정치적인 의도로 허구의 언어이론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유사언어학' 혹은 'Pseudolinguistics'는 정립된 용어라기보다는 이런 뜻을 나타내기 위해 임의로 만든 조어에 가깝다.
2 유사언어비교
가장 흔한 형태. 전혀 상관없는 'ㄱ' 언어와 'ㄴ' 언어를 비교해서 '이런이런 점에서 'ㄴ'은 'ㄱ'을 닮았다. 그러므로 'ㄴ'은 'ㄱ'에서 파생된 언어다'라는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에는 대개 비교언어학적 방법론이 결여되어 있다. 어쩌다보니 뜻과 모양이 조금 비슷한 단어를 추려내서 닮았으니 동계어라고 우기는 식. 문제는 이러한 주장에 비전공자들은 금세 혹한다는 것이다.
혹은 파생된 언어가 아니라 'ㄴ' 언어를 쓰는 민족은 'ㄱ' 민족에게 정ㅋ벅ㅋ당해서 여러 어휘를 받아들여야만 한 것이다'라는 소설을 펼치기까지 한다. 환빠가 대표적인 예. 물론 자기들이 정복당한 쪽일 가능성은 신경쓰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는 민간어원도 유사언어학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사무라이'가 '싸울아비'에서 왔다거나... 영어의 Many가 '많이'에서 왔다던가(...) Ban ban mu many
3 바벨탑 쌓기
비교언어학의 발전으로 인도유럽어족, 중국티베트어족을 비롯한 수많은 어족을 밝혀냈지만 이 모든 어족이 어디서 왔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인류의 최초의 언어[1]를 밝혀내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을 리가 없고 19세기에 이 문제로 하도 시끄럽자 1866년에는 파리언어학회가 고만 좀 해 색휘들아를 외치며 아예 언어의 기원을 논하는 걸 금했을 정도다. 그리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일단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수천명 정도의 소집단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최초의 언어 같은 것이 존재하기는 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원시인도유럽어 같이 비록 문자는 없는 언어지만 비교언어학적 방법론을 통해 어느정도 재구성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들이 하나의 부족이었을 때 통일된 언어가 있었는지, 아니면 세계 각지로 흩어진 후에야 각각 나름대로의 언어를 발달시켰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하지만 바벨탑을 향한 인류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인지 최초의 언어를 밝힌답시고 여러 어족의 기초어휘(물, 손, 코 등)을 모아놓고 유사점을 주장하는 시도도 많이 있지만 솔직히 하나도 안 닮아 보인다.
전 세계의 모든 언어가 하나의 원시 조어에서 출발하였다는 '노스트라트 가설'(Nostratic theory)도 이런 종류에 속한다. 이 이론은 러시아의 언어학자인 스타로스틴 등이 주장하였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네이버 오픈백과의 이 글 같은 사례이다.
여기서 한술 더 떠 흑화하면 우리 언어가 바로 최초의 언어라고 주장하는 만렙환빠 이론이 탄생하기도 한다.
4 야펫 이론
이러한 유사언어학은 대개 자신의 민족이 킹왕짱임을 증명하기 위한 국수주의에 써먹히기 마련인데 소련 초기에 니콜라이 마르라는 양반은 계층투쟁론을 위해 유사언어학적 드립을 치기도 했다.
이름하여 야펫 이론인데, 이 이론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쓰이고 있는 인도유럽어족은 사실 정복자(그러니까 지배계층)가 쓰던 말이고 유럽의 원주민(그러니까 피지배계층)들이 쓰고있는 언어는 사멸된 것이 아니라 지배언어의 하위적 특성으로서 잔존해 있다. 나아가 한 언어권의 지배층/피지배층 간보다 전혀 다른 언어권의 피지배층끼리 더 유사점이 많다는 흠좀무한 이론. 독일하고 프랑스 깡촌에서 농부 한 명씩 데려다놓으면 서로 잘도 대화하겠다. 방언연속체?
한 마디로 말해서 만국의 노동언어여 단결하라.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정치적일 수 없는 그야말로 유사언어학의 극치지만 부르주아 과학이 아닌 진정한 프롤레타리아 과학이로다라는 찬사를 들으며 소련에서 널리널리 써먹혔다 카더라.
이 마르라는 사람 때문에 한때 소련의 언어학이 나락에 빠질 뻔 했지만, 50년대 이오시프 스탈린이 발표한 '마르크스 주의와 언어학의 제문제'[2]을 통해 마르주의 언어학은 반박함으로써 몰락하게 된다.
5 언어신비주의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뭔가 영적이고 신비로운 미지의 언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 기독교계열의 방언이 여기에 잘 들어맞는다(...) 특히 보이니치 문서같이 미해독 문서를 둘러싸고 이런 방향으로 흑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SCP-1390이 이 바로 이 개념을 가지고 만들어 낸 일종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