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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民間語源
Folk etymology
사람들 사이에 잘못 알려져 있는 낱말의 어원. 단어의 어원에 관한 설명 가운데, 흔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연구결과 근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을 말한다.
즉 "민간 어원"이라고는 하지만 어원이 아니다. 유사과학이 과학이 아니고, 유사역사학이 역사학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에 어원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민간 어원설(說)"이라고 부르려는 경우도 있으나,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실제 학설로 대우받는 것과 근거라곤 하나도 없이 말로만 떠도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역사적인 일화와 관련된 어원은 대부분 창작일 가능성이 많다. 도로 묵으로 하라고 해서 도루묵이 되었다던지, '나도 모른다'가 캥거루의 뜻이라든지...
2 영향력
그런데 민간어원을 그냥 대중의 사소한 오해만이 아닌 것이 민간어원이 실제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웬만한 어원사전읽어봐도 '이 단어는 이러이러한 민간어원의 영향으로 이렇게 변형되었다'는 말이 꽤 잦게 나온다. 당장 한국어의 개- 접두사는 본디 어원적으로 동물 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가짜'라는 뜻이지만(개판, 개살구 등), 실제 어중은 이걸 동물 개를 가리키는 걸로 인식하고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개새끼'를 농담으로 '견공자제분'으로 바꿔 부른다던지... 민간어원이 언어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3 예시
3.1 한국어
한국어 전반에 순 우리말 단어인데도 한자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 식의 민간어원설이 널리 퍼져 있다. 대체로 조선시대 양반들이 멀쩡한 순우리말에 한자어 풀이를 붙여 한자어로 둔갑시킨 경우가 많은데, 이 영향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한국인들이 그대로 믿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한자부회라 칭하기도 한다.
- 감자탕 : '감자'가 돼지 등뼈라는 등의 소문이 꽤 퍼져 있는데, 해당 단어의 존재는 증명되지 않았다. 항목 참조.
- 사돈 : 한 사돈이 서로가 사는 곳의 중간에 있는 골짜기에 만나 그루터기를 두드리며 우정을 돈독히 했다는 전설을 인용하며 그루터기 사에 두드릴 돈을 써서 사돈이 되었다고 소개하는 어원설이 있는데, 사실 이 단어는 몽골어에서 유래한 단어.
- 서울 : 가장 대표적인 한자부회. 태조 이성계가 서울에 쌓인 눈을 보고 도성을 쌓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설(說). 즉, 눈 설(雪)자를 써서 '설울'이라고 했다가 '설'의 ㄹ 받침이 탈락하면서 서울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인데 이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신라의 수도였던 서라벌(계림)에서 나왔다는 것이 다수설이다.[1]
- 소나기 : 비가 올지에 대해서 소를 걸고 내기를 했다는 설. 하지만 '소낙비' 라는 말을 봤을 때 '짧게(小) 떨어지는(落) 비' 라는 설이 더 그럴 듯 하다. 혹은 함경도 사투리로 '천둥'을 의미하는 단어 '손악'이 변한 결과라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이건 소내기하고는 별로 상관없다.
- 우레 : 한때 우뢰(雨雷)라고 쓰던 우레는 원래 우리말이었다. 그런데 어원을 따지다 보니 뜻도 비슷하게 짝지어지고 발음도 비슷한 우뢰라는 한자 조어가 그 어원이라고 여겨지게 되었고, 이게 그럴듯해 보여서 이 표기가 대세가 되어 1989년 이전에는 우뢰가 표준어였다. 그러나 고문에 울에/우레라는 단어가 보이고, 천둥이 치는 것을 "하늘이 운다"라고 표현하는 토박이 용법이 발견되면서, 우뢰가 억지이고 우레가 고유어라는 것이 밝혀졌다. 즉 "우레"라는 단어는 雨雷가 아니라 "울다" 에서 온 순우리말이다. 당연히 지금 표준어는 우레다.
하지만 그런 건 없고 심형래는 우뢰매다. - 자지 : 남자의 성기는 앉아야 감춰진다는 좌장지가 시대에 따라 변하여 자지가 되었다는 설. 여자의 성기는 걸어야 감춰진다고 해서 보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세트로 묶인다.
- 쪼다: 장수왕의 아들 조다가 너무나도 장수한 부왕 때문에(…) 왕위를 잇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 와전되어 "줘도 못 먹는 바보" 식으로 만들어진 단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쫄다'라는 동사가 명사화 된 것이라는게 통설.[2]
- 화냥년 : 병자호란 때 납치됐다 돌아온 여자들을 지칭했던 단어 환향녀(還鄕女)가 어원인 것인양 퍼져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애초에 고향으로 돌아올 땐 환향이 아니라 '귀향'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사실만으로 이 루머는 간단히 논파된다. 저 단어는 화냥년의 발음에 맞춰서 억지로 만들어진 한자어일 뿐이다. 일단 정설은 창녀를 의미하는 중국어 화낭(花娘)이란 말이 우리나라에 전래될 때 중국식 발음인 '화냥(현재 중국어 발음은 huāniáng)'을 차용해 굳어졌다는 것이다.
- 행주치마 : 행주산성의 임진왜란 당시 전투가 유명해서 거기에서 기원이 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는 절에서 식사를 담당하는 행자가 입는 치마인 행자치마가 모음이 변해서 생긴 말이라 한다.
3.2 한자
- 人 :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라는 민간어원이 널리 퍼져있지만, 실은 사람이 걸어갈 때 두 다리가 교차하면서 벌어지는 모양을 묘사한 상형문자로부터 발달한 것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사람이 서로 받친다는 민간어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같은 한자문화권 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에도 꽤 퍼져 있다.
- 王 : 세 획이 천,지,인을 나타내고 가운데 획이 천지인을 하나로 묶는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멋지기는 하지만 애초에 이 글자는 상형문자. 갑골문자에도 이미 간략한 형태가 있는 문자라서 깊은 철학적인 의미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본래 이것이 무엇을 상형하고 있는지는 다양한 논의가 있다. 화염의 모양, 수컷의 성기 모양, 형벌을 나타내는 도끼의 모양, 군왕이 단정히 앉은 모양, 혹은 면류관을 본떴다고 하는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王과 자형, 자의, 자음이 모두 비슷한 皇과 결부되기도 하는데, 皇의 경우는 휘황한 등불, 왕이 쓰고 있는 면류관, 혹은 면류관 자체의 모습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 武 : 꺾창(戈)을 멈춘다(止)는 뜻이라고 풀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되는 갑골 문자를 보면 오히려 무기를 들고 용맹하게 전진하는 무사의 모습을 묘사한 글자라고 한다.
3.3 영어
- history : 일각에서는 his+story식으로 만들어진 합성어라고 주장한다. 어떤 목사들은 이 'his'가 하느님을 뜻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페미니스트는 한발 더 나아가 이 단어가 남성 중심 사상이 담겨있다며 쓰는 걸 반대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 불어에서는 왜 histoire라고 하게?정확히는 history는 '조사나 연구를 통해 얻어진 지식'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단어 히스토리아(ἱστορία)에서 온 것이다.
- hamburger : 몽골제국의 한 부족인 타타르족들이 해먹던 고기요리(타타르 스테이크)가 독일 함부르크(Hamburg)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독일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전파되어 "함부르크 스테이크"(햄버거 스테이크)라 불리게 되었다. 이 요리가 19세기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고, 20세기 초에 빵 사이에 야채와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끼워 먹는 "햄버거 샌드위치"가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나중에 "햄버거"로 줄여지게 된다. 그리고
무식한미국인들이 ham+burger로 보고 cheeseburger, chickenburger 등의 이름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