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의사나 간호사 등 의학 종사자를 중심 인물로 하여 그 의료 행위나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화. 주로 '탁월한 의사 주인공이 환자들을 도와주는 영웅담'이나 '의료계를 배경으로 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문직 만화가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의료만화는 특히 배경부터 모든 묘사 하나하나에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료 종사자 출신이 아닌 이상 많은 양의 사전지식과 자료수집이 필요하며,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내용을 그리는 관계로 만화적인 과장이 심하면 설득력이 없어진다. 수술 도중에 무아의 경지에 빠져 108메스를 날린다든가 프랑켄 프랑처럼 그리면 되지만 이러면 의료만화가 아니라 호러만화
이런 관계로 많은 의료만화는 묘사와 내용의 '리얼함'을 강조하며, 고연령층 대상의 작품이 많다. 연재 잡지 또한 소년만화보다 청년만화 잡지 연재작이 대부분으로, 갓핸드 테루처럼 정통 소년만화적인 스타일의 만화도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 갓핸드 테루는 소년 매거진 연재작인데, 또 다른 메이저 소년지인 소년 점프에서는 의료만화가 멸종 장르에 가깝다. 2008년 '아스클레피오스(アスクレピオス)'라는 중세시대 배경의 의료만화가 연재된 적이 있으나 반년도 못가서 짤렸다.
우리나라에 본격 의료만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없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준 아마추어 작품까지 포함해도 약국툰 정도가 고작이다.
묘하게도 애니메이션보다 실사 드라마화가 유난히 잘 된다(...) 아래 목록에서 상당수의 작품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심지어 한국에서 드라마화된 작품도 있다.
여담으로 현직 의사가 본 의료만화에 대한 평인데, 읽어보면 재미있다. 의학 만화 A부터 Z까지 총정리
2 시초
이 계열 만화의 원조는 1973년 등장한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으로 공인받고 있다. 의학전문대학 출신인 작가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천재 외과의의 초인적인 의료 행위를 중심으로 주인공과 주변 인물에 얽힌 다양한 인생사, 의료 현장의 문제점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냈으며 이후의 모든 의료만화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사실 따지고 보면 데즈카 오사무의 1970년작인 키리히토 찬가(きりひと讃歌)가 블랙잭보다 먼저 나온 의료만화긴 하다. 다만 4권의 짧은 분량이었고 가상의 질병을 소재로 인간 차별 문제라든가 의료계에 대한 비판을 주제로 하는 만화였기 때문에 의료 행위가 전면에 부각이 안됐을 뿐. 그러나 대체로 블랙잭을 원조로 보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자.
3 1980년대
1986년 - 동물의사 Dr.스쿠르(動物のお医者さん), 사사키 노리코
1987년 - 슈퍼닥터 K. 이후 닥터 K, K2 등의 후속작이 이어지는 장수 시리즈.
슈퍼닥터 K가 북두의 권[1]+블랙·잭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재미있게도 동 시기(1986년) 북두신권의 원작자인 부론손은 '후미무라 쇼'라는 펜네임으로 작화가 나가야마 타쿠미와 함께 Dr.쿠마히게(Dr.クマひげ)라는 의료만화를그렸다. 내용은 대학 조교수 자리를 내던지고 신주쿠 가부키쵸에서 허름한 진료소를 개업, 평범한 서민들 및 뒷골목 인생들과 부대끼는 엘리트 의사의 이야기. 신과 같은 의술로 사람을 살리는 스토리가 아니라 주인공과 다른 등장인물들의 삶,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휴머니즘 계열 의료만화의 선구적인 작품이다. 주인공의 의대 절친이자 연적이었던 인물이 암에 걸려 주인공이 집도했으나 전이가 너무 심해서 손도 못쓰고 봉합해버렸고, 의대 은사는 간경변이 심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기른 제자들을 하나씩 돌아보는 등, 이 만화에서 죽을 병에 걸린 사람은 손도 못 쓰고 그냥 죽는다.
국내에서는 '닥터 베어'라는 해적판으로 출시된 적이 있어서 그 제목으로 아는 사람도 있다. 또한 쿠마히게의 모델이 실제 신주쿠 뒷골목에서 진료소를 개업한 재일교포 의사라 화제가 되었다.
4 1990년대
1993년 실존 인물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의 일대기를 그린 Dr.노구치(Dr.NOGUCHI 新解釈の野口英世物語)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만화이다. 작품 자체로서는 감동적이라는 평이 많지만, 아무래도 논픽션을 픽션화했다는 한계 때문에 왜곡과 미화에 대한 논란이 심하다. 실제 노구치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링크를 참조하자. 어쨌든 실존 인물을 다룬 몇 안되는 의료만화.
1994년 나온 여의사 레이카의 싸이코 파일(女医レイカ)은 정신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전문적인 의료 행위 자체보다 의학을 통해 인간관계를 해결해주고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스토리를 중시하는 만화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1995년 - 몬스터, 우라사와 나오키
의료만화의 범주를 정말아주매우 넓게 잡으면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 아무래도 의료행위가 스토리의 중심이 아니라서 의료만화로 분류하긴 힘들지만 어쨌든 주인공이 의사이기 때문에 의료만화로 보는 시각도 있긴 하다.
1995년 - 사이코 닥터(サイコドクター), 야기 타다시 스토리
1995년 - 못말리는 간호사(おたんこナース), 사사키 노리코(동물의사 Dr.스쿠르]의 작가])
간호사물로서는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주인공 니타토리 유키에의 간호사로서의 성장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터치로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엔조이 여의사 아키라 선생'(エン女医あきら先生), '라디컬 호스피탈'(ラディカル ホスピタル) 같은 4컷 의료 만화들도 이 시기에 나왔다. 두 작품 모두 병원 배경으로 한 주인공들의 생활을 테마로 하고 있으며, 의료 현장에 대한 묘사도 의외로 사실적이라는 평이다.
5 2000년대
2000년대 들어서는 이전의 의료만화에 비해 스토리와 소재가 다변화되었다.
2000년 - 타임슬립 닥터 JIN(JIN-仁-)
현대의 의사가 막부 말기로 타임슬립했다는 내용의 만화. 의료만큼이나 시대극의 비중도 크다.
2000년 - 갓핸드 테루(ゴッドハンド輝)
2000년 - Dr. 코토 진료소(Dr.コトー診療所)
2002년 - 헬로우 블랙잭(ブラックジャックによろしく), 사토 슈호우
2001년 - 수의사 도리틀(獣医ドリトル, ) - 동화 작가 휴 로프팅(Hugh John Lofting)이 쓴 돌리틀 선생(Doctor Dolittle) 시리즈에서 따온 제목이다.
2002년 - 와일드 라이프(ワイルドライフ)
수의사물
2002년 - 의룡
2003년 - 헬프맨!(ヘルプマン!)
간병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간호시설 및 노인문제를 다룬 만화
2004년 - 국경을 달리는 의사 이코마(国境を駆ける医師イコマ, 2004)
국경 없는 의사회와 같은 국제 의료 원조 활동에 투신한 의사의 활약을 그린 작품.
2004년 - 메이지 침술명의 텐진(てんじんさん―明治鍼灸見立帳)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타임슬립물.
2004년 - 간호사 아오이(Ns'あおい)
2005년 - 약국 리카쨩(薬屋りかちゃん)
의사가 아닌 약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
2007년 - 최상의 명의(最上の命医)
2007년 - 마취과의사 하나(麻酔科医ハナ)
6 2010년대
2010년에는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재학 중 도쿄대학 만화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유우키 유우라는 현직 정신과 의사가 만화로 배우는 심신의학(マンガで分かる心療内科)을 연재했다. 정신과 상식 개그만화라는 기이한 장르인데 100만부 이상이 팔렸다(...)
- ↑ 그럴 수 밖에 없었던게, 슈퍼닥터 k의 작가인 마후네 카즈오는 북두의 권의 작가인 하라 테츠오에게 직접 그림을 배운 문하생이다. 그림체나 구성이 북두의 권과 비슷한 건 당연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