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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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1 개요

종이로 만든 을 가리키는 한자어. 근현대 조폐기술로는 주로 면섬유와 종이섬유를 혼합한 것을 사용하는데, 그 비율은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호주에서 1988년, 플라스틱으로 만든 지폐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현 시점에서 지폐란 크게 3분류(종이, 면, 폴리머)로 나뉘게 된다.

2 형태

앞서 설명하였듯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대개 섬유를 베이스로 만든다.[1] 종이를 쓰지 않는 이유는 그 자체가 접힘내구력 및 방수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종이는 수십 번만 접었다 펴면 찢어져 버리지만, 면섬유는 최대 만 번 정도까지 견딜 수 있다. 지폐의 내마모성에 관해서는 한국조폐공사가 나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 중국 지폐나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2]를 만져보면 그야말로 안습.[3]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폴리머 지폐, 즉 플라스틱으로 된 지폐를 개발하여 다른 나라에도 보급(수출)하고 있다. 방수 기능이 있으며 내구성이 일반 지폐의 4~5배나 되며 위조가 어렵고(아예 일부분은 투명하다!) 청결성도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생산 비용이 비싸고 한 번 접히면 잘 펴지지 않으며 열에 약한 단점이 있다. 가죽지갑과 만나면 냄새도 역해진다. 폴리머 재질 지폐는 홍콩, 칠레, 브라질, 베트남 같이 의외로 많은 국가에서 이용된다. 이 지폐를 쓰는 지역에 사는 한국인이 비상금을 냉동고에 숨겨 놓았다가 돈이 다 깨져서 못쓰게 되었다는 도시 전설도 해당 지역에 내려오고 있다. 말 그대로 도시 전설.

지폐는 몇십년은 거뜬한 주화와 달리 연한 소재로 만들고 항상 접혀서 사용되다 보니 유통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데, 같은 이유로 거래가 잦은 소액권일수록 수명이 짧다. 한국은 1만원권이 100개월 수준으로 추정되는 데 비해 1천원권은 40개월이다. (2015년), 미국은 1달러권이 5.8년, 20달러권이 7.9년이다. (2013년 12월) 단 세계적으로 지폐 소재가 개선되고, 신용카드나 전자화폐의 영향으로 실물 화폐 사용이 줄어들면서 수명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3 역사

화폐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종류의 지폐가 등장하지만, 실제가치가 거의 없다시피한 문제점으로 인해 유통 및 보급에 실패하였다.

공식적인 최초의 지폐는 대의 교자로, 이 때는 진짜 종이로 만들었다. 이는 대에 사용되던 신용 어음인 비전을 이은 것으로, 위조가 쉬운 만큼 상당한 신용을 필요로 하는 화폐의 종류이기 때문에 당시 중국의 상업이 얼마나 발전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사례로도 꼽힌다. 대에는 교초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마르코 폴로나라에 갔다 와서 '중국애들은 금화 대신 종이로 돈을 대신하더라'라고 했더니 전부 그를 비웃으면서 허풍쟁이라고 놀려대었다고 한다. 몽골 제국 산하의 일 칸국에서도 교초를 본떠 통용 시도가 있었으나 경제만 말아먹고 끝났다. 교초 유물 보기.

그나마 본토인 중국에서도 원 후기에 들어서면 과도한 지폐의 발행으로 인플레이션이 폭발하여 경제가 막장이 되었고, 고려를 포함한 주변 국가의 경제를 같이 날려버리면서 교초는 가치를 잃었다. 이후에도 이나 고려 말(공양왕 대) ~ 조선 초에 종이 돈인 저화를 발행하려 한 시도가 있었으나 이미 한번 인플레이션이 터졌기에 종이 화폐 가치에 대한 신용이 없다시피 하여 15세기 전반 이후로 사용되지 않았다. 지폐의 부활은 17세기 유럽의 사례를 기다려야 했다.

금본위제도나 은본위제도를 시행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지폐의 사용이 재개되었다. 이는 지폐가 일종의 보증서 및 교환서처럼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1만 원'을 금 500그램 또는 은 1.4킬로그램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정해놓고 실제 지폐를 가진 사람이 해당 귀금속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청하면 그렇게 해주기로 하고 화폐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 금 또는 은 한 가지만 기준으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금과 은 모두를 기준으로 쓰기도 한다. 나중에 국가의 공권력 보증으로 인해 지폐가 반드시 아무나 귀금속으로 바꾸어달라고 했을 때, 즉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종이쪼가리가 되는 사태는 막았으나, 만약 유동성이 부족하면 말 그대로 금이나 은을 더 비축해 놓아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따라서 지폐가 발행되는 만큼 귀금속을 장만해야 하므로 화폐의 유동성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래서 시장 유동성을 줄이려면 금을 내다 팔면 된다. 참 쉽죠? 잘 운영되면 참 좋은 제도이지만 귀금속 자체의 부족으로 인해 유동성이 부족하다던가 경상수지가 맞지 않는 등, 한 번 삐끗하게 되면 답이 안 나온다. 금본위제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된 때는 리처드 닉슨 때부터이다.

금본위제도나 은본위제도가 폐지된 21세기에 와서는, 지폐란 종이에 슷자를 써놓고 '이 종이는 1만 원짜리임을 국가에서 보증함'이라는 약속만 한 채 유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자국의 총 경제력(생산능력)을 담보(빚)로 하여 발행하는 것. 이를 법정화폐(법화)라 한다. 그래서 나라 사정이 안 좋아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즉 화폐가 평가절하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영국이나 그 식민지였던 홍콩의 지폐에는 '이 나라의 은행은 이 소지자에게 이 액수의 금액을 주기로 약속함'이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기도 한다.[4][5]

4 특징

주화에 비해서 가볍고 더 많은 금액을 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실물 가치가 없다. 즉, 국가나 화폐에 대한 신용이 막장이 되어버리면 지폐는 말 그대로 휴지 조각에 불과한 것이다. 그나마 주화는 녹이면 금속 값이라도 받을 수 있다지만(이마저도 극히 소액의 화폐를 제외하면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 지폐는 종이 또는 직물이라 거의 공짜 수준이다.

그 대신 발권수익(시뇨리지)은 매우 높다. 재료(발행비용)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데 액면가는 국가가 마음대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천원권 지폐오만원권 지폐나 발행비용 자체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으며, 액면가가 발행 비용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렇게 쉬운 지폐의 발행 능력은 당장 고액권을 발행하려면 금화같이 귀금속을 사용해야만 제대로 인정받는 주화와는 발행 비용 및 난이도가 큰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고대부터 국가가 주도해서 지폐 사용을 해보려는 노력이 자주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시뇨리지 추구를 위한 과도한 화폐발행은 초인플레이션을 유발하여 돈이 쓰레기 취급을 받는 등 진짜 엄청난 상황이 일어난다. 당장 바이마르 공화국의 1920년대 초인플레이션 당시 지폐를 땔감이나 벽지, 돈방석(?)으로 쓰는 것이 더 이익이었다는 일화가 널리 퍼져 있다.

그리고, 국가의 상황에 따라 환율변동이라고 흔히 불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즉 미국 달러 같은 기축통화와의 교환 비율이 변동한다는 것인데, 금본위제도가 붕괴된 21세기의 시점에서는 매일 몇 분 단위로 세세하게 변한다. 따라서 환전 시기를 잘못 택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이는 엄밀하게 따지면 지폐보다는 화폐 자체의 특징이지만, 주화처럼 실질가치를 가지지 못한 지폐가 오직 국가의 공권력과 신용도에 따라서 가치가 존재하면서 발생한 측면이 더 크다.

또, 동전이 국내외 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은 어러운 반면에 지폐는 자국/타국 지폐로 환전이 가능하다는 것.

5 인물 도안

지폐에는 인물의 초상화를 그려넣는 경우도 있고 그려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유로화가 지폐에 인물을 그려넣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폐에 초상화를 그려넣는 인물은 대체로 해당 국가에서 범국민적으로 높은 이미지를 가진 과거 인물, 혹은 기념하고자 하는 과거 인물[6]을 넣는 편인데 왕정국가는 주로 군주를[7], 독재정권의 국가는 해당 국가의 독재자를 지폐에 초상화로 그려넣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해당 국가 책임자 관계자들끼리[8] 누구를 넣을지 협의하여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후자의 경우 해당 인물의 명령에 의해 넣으며 당연히 해당 인물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넣는다.

그런즉 정부가 서로 협의해서 넣은 인물이 진짜 훌륭한 인물이며 자기를 넣어달라고 요구해서 넣어진 인물은 100% 독재자라고 보면 정확하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지폐의 인물 중에서 천하의 개쌍놈도 나오는 것이다.

6 여담

지폐를 땔감으로 쓰기도 한다. 깨알같은 오타.

오래된 지폐는 그야말로 세균 덩어리이므로 주의. 동전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동전의 주성분인 동이나 니켈 등의 금속이 다소 살균 작용을 일으키기에 지폐보다는 낫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폐 특유의 냄새 때문인지 동물들도 상당히 좋아한다. 가끔 장난 삼아 설날에 반려동물에게도 세뱃돈을 주면 냉큼 받는 모습이 기특해보이지만 동물들에게 지폐는 그냥 냄새좋은 장난감에 불과하므로 곧 갈갈이 찢기거나 지폐를 먹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웬만하면 주지 말던가 주고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려서 슬쩍하자.

7 나무위키에 등재된 지폐 일람

  1. 100% 면으로 만들면 종이라기 보다는 뭔가 탄력있는 옷감같은 느낌이 드는데, 알제리 디나르가 한때 이랬었다.
  2. 엔화는 화지의 원료인 닥나무 섬유(=종이)가 다량 함유된다. 실제로 원화와 엔화를 번갈아 만져보면 확연히 감촉이 다름을 알 수 있다.
  3. 그런데 과거에는 지폐의 수명이 짧고 주요국가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까닭에 폐기되는 지폐의 액면이 2011년에만 2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돈을 함부로 쓰지 않도록 하자. 한국 지폐는 짧고 굵게 간다더라. 그러나 꾸준한 재질 향상이 이루어졌고, 특히 2006~07년에 도입된 현용 은행권이 유통되면서 수명이 미국에 비교해도 더 나은 정도로 향상되었다. 심지어 2015년말 현재 1만원권의 수명은 도입 9년에 가까워지도록 한국은행이 100개월 수준으로 추측만 할 정도로 길어졌다. 물론 오래된 통계를 근거로 지금도 한국이 돈 험하게 쓴다고 믿는 사람들도 흔하다. 참고로 한국조폐공사는 세계 각국에 지폐와 주화수출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재질 상 플라스틱 화폐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4. 영국은 잉글랜드은행(영란은행) 외에 그레이트 브리튼 내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내 화폐 발행이 지정된 다수의 은행에서 파운드를 발행한다.
  5. 또한, 홍콩에서는 무려 세 군데의 은행에서 지폐를 발행한다.
  6. 일반적으로 생존 중인 사람은 넣지 않는 경향이 있다.
  7. 예를 들면 영국 및 영연방 국가 지폐에 흔히 나오는 엘리자베스 2세.
  8. 디자이너가 결정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나, 대부분은 정부와 발권은행 관계자가 엮인 위원회에서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