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렬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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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실린더가 직각 방향(수직)인 엔진. 일반적으로 준중형이나 소형차용 엔진에 쓰이는 엔진이나, 중형차급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실린더가 한 줄로 배열되어 있어 직렬 엔진이라고 부른다. 약자는 In-Line에서 따와서 I 또는 L을 쓴다. 4기통 직렬 엔진이면 I4나 L4로 표기하는데, 다 같은 엔진을 말하는 것이니 다른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 것.

현대의 엔진 가운데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며, 피스톤은 수직 방향으로 상하 운동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이 일관된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어 엔진 설계가 가장 단순하며 그만큼 일반적으로는 제조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순수한 엔진의 진동은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품이 단순할 뿐더러 진동에 대한 변수가 적어 진동을 억제할 방법을 찾기도 쉽다. 그래서 차량 전체를 생각했을 때 직렬 엔진의 진동은 다른 방식 엔진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이 특성 때문에 BMW는 자사의 L6 엔진을 '실키식스'라고 부르며 애지중지한다. 벤츠 역시 직렬 6기통 엔진을 꽤 좋아했 제조사다. 우리나라에선 대우자동차[1]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일컬어지던 대우 XK엔진이 직렬 6기통 엔진이다.

하지만 직렬 엔진은 결코 만능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 이 구조는 보통 2,000cc급 전후의 중형 또는 소형 엔진에서는 생산성과 정비성, 정숙성 모두 뛰어나지만 그 이상의 대배기량에는 적합하지 않다. 모든 실린더가 일렬로 자리하고 있어 엔진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 8기통이나 12기통같은 대형 승용차용 엔진을 이렇게 배치하면 가로 배치로는 버스 저리가라 하는 폭이 나오고, 세로 배치는 엔진룸이 매우 튀어나오는 형태가 된다. 당연히 이 크기를 늘리기 어려운 웬만한 승용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크기이며, 6기통만 되어도 설계팀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원인을 만든다.

현실적으로도 6기통 정도가 한계인데, 그 조차 엔진이 너무 길어져 이제는 V형 6기통이나 직렬 4기통 터보로 바뀌고 있다. 6기통 직렬 엔진조차 보어를 늘려 대배기량을 만드는 것이 어렵고, 이걸 어떻게 한답시고 실린더 블록의 격벽을 얇게 만들면 엔진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덤으로 터보차저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그냥 있는대로만 타야 하는 엔진이 된다.

그래도 L3나 L4급에서는 생산성과 정비성이 워낙 좋아 여전히 꾸준히 쓰이고 있다. 4기통 엔진을 갖는 웬만한 일반형 승용차는 거의 대부분 직렬 엔진을 쓴다.아르마딜로 경차소도 탈 수 있는 국민의 중형차건 예외는 없다. 이 글을 읽는 위키러의 차가 보통 중형차 또는 그 보다 작은 것으로 불리는 것이라면 그냥 눈 감고 4기통 직렬 엔진을 썼다고 말해도 99%는 맞을 정도.

물론, 저건 승용차 이야기고 대형 버스트럭에서는 L6 엔진을 잘만 쓴다. 승용차에 비해 거대한 엔진룸 덕분에 L6 엔진도 들어갈 공간이 되는데다가 V6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정비하기 편리하며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은 그대로 가지기 때문이다.

대형 선박의 경우 직렬 14기통(!) 디젤 엔진도 존재한다. 최대 출력은 10만 마력을 가뿐히 넘으며, 2006년 당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었던[2] Emma Maersk 급에 탑재되었다. [1]
  1. GM대우가 아닌 순수 대우자동차.
  2. 11,000TEU급으로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ULCS)의 효시였으나, 현재는 18,000TEU급을 넘나드는 선박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