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탈저 지방에 있었으며, 나가들도 두려워했던 무시무시한 사냥꾼들이다. 그들에게는 '전투'라는 게 없었다. 그저 '사냥'했을 뿐이었다. 뭔가 특별한 사냥 기술이나 초인적인 능력이 전해졌던 것은 아니며, 실로 근성의 화신이라 할 만한 자세로 사냥에 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들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3대에 걸친 대호 별비 사냥을 들 수 있다. 자보로의 무라 마립간의 요청으로 착수한 별비 사냥은 3대에 걸쳐 숱한 키탈저 사냥꾼들을 희생시킨 끝에 완수되었다. 집요함의 끝을 보여주는 자들. 그 집요함은 숙원을 추구하는 레콘의 집요함에 비견될 정도라 한다.
사냥 도중 살해당한 사냥꾼의 아들은 다른 사냥꾼들의 아들이 되어 사냥기술을 전수받고 원수라 생각하는 존재를 사냥하는 데 성공하면 맨 처음 그 배를 갈라 간을 꺼내 씹어먹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원수에게 죽은 자의 자녀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 원수의 간을 씹을 권리가 있다. 대호 별비 역시 사냥당한 후 간을 뺏겼다. 케이건 드라카의 아내였던 여름 역시 키탈저 사냥꾼들의 딸이었으며, 별비를 잡던 날 별비의 간을 씹었다.
자신들만의 특수한 언어를 가지고 있는 자들로, 이를 키탈저 사냥어라고 한다. 표기법 역시 일반 문자와는 달라서 '기묘한 낙서 같다'는 묘사가 있다. 몇가지 나온 것으로는 흑사자를 케이건, 용을 드라카라고 부른다. 케이건 드라카는 이 말들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고 있다. 이 두가지는 나가에게 멸종당했으며, 나가에게 멸망한 자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실로 사냥꾼으로써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하늘치와 용을 제외한 모든 생물을 사냥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그나마도 용은 자신들의 상징이며 자신들은 용의 후손이기 때문에 존경심을 갖고 사냥하지 않을 뿐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듯하다.역시나 넘사벽 하늘치
그런 이유 때문인지 키탈저 사냥꾼들은 모순을 좋아한다. 그들이 선조로 여기는 용은 식물이지만 자라나면 동물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며 불을 내뿜는 식물을 위협하는 모순적인 존재이기 때문. 모순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또 키탈저 사냥꾼들은 저주를 모순의 형태로 건다. 그들의 유명한 저주로는 권능왕의 오만한 짓에 분노한 키탈저 사냥꾼이 걸었던 이제 왕은 없다. 그리고 왕이 이 모욕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북부에 왕은 없으리라!라는 저주가 있었는데 역시 모순이다. 왕은 없는데, 왕이 와서 사과해야 왕이 돌아오리라고 하기 때문에 말이 맞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모순'을 숭상하는 문화 덕분에, 모순 자체를 '키탈저 사냥꾼의 저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키탈저 사냥꾼에게는 '용의 수호'라는 맹세가 있는데 이는 절대적인 보호를 약속하는 맹세이다. 말 그대로 절대적인 보호로, 죽는 한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수호의 맹약이다.[1]
작중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테면 네 마리 형제새이야기도 키탈저 사냥꾼의 이야기들이고, 중요한 키워드들도 키탈저 사냥꾼들과 연관이 되어있다.
이토록 강대했던 키탈저 사냥꾼들은 아라짓이 몰락한 이후에도 끈질기게 나가들에게 저항했지만(다만 위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이것은 전투가 아니라 '사냥'이었다.), 결국 버텨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8백년이 지난 뒤에도 이들은 많은 이들의 인상에 남아있다. 많은 이들에게 그들은 그저 단순한 사냥꾼이 아니며, 용의 후손이자 나가들의 악몽이었다. 아라짓 전사와 비견될 만큼 무시무시했던 자들. 하늘아래 두발로 설 수 있는 자들 가운데서 아라짓 전사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력집단이었다고 한다.[2]
특이하게도 비나간 인들은 자신들이 키탈저 사냥꾼의 후예라고 여긴다. 하지만 정작 키탈저 지방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고대의 키탈저 사냥꾼과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키탈저인들은 비나간인들이 같은 뿌리라고 은근히 친밀하게 구는걸 보면서 '그래도 지들이 그렇다는데 그러라고 해라.'라는 식으로 생각하며 속으로는 비웃는다. 그렇기에 독행왕 지키멜 퍼스가 키탈저로 군대를 보냈을때 그들은 모두 감동했다.[3]
작중 등장한 키탈저 사냥꾼들
- ↑ 케이건 왈, 사모 페이에게 용의 수호를 맺는 것은 대호왕이 아닌 사모 페이 개인을 지킨다는 것'이라고. 게다가 그 뒤에 붙는 부연설명이 흠좀무. "간단하게 말한다면 이렇다. 아라짓 전사로서 나는 왕이 자신을 죽여달라고 명령한다면 왕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용의 수호를 맹세한 키탈저 사냥꾼으로서 나는 사모 페이가 자신을 죽여달라고 요구하면 내 목숨을 끊어야 한다."
- ↑ 무력집단인 이유는 간단하다. 레콘은 개인이 그 하나로 군대급 전투력을 내기 때문(…). 오죽하면 레콘은
부대로 있어도 혼자혼자 있어도 부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 - ↑ 이것은 지키멜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린 것이다. 하나는 위에 말한대로 감성적인 부분을 찌른것이며, 하나는 키탈저가 뚫리면 비나간 앞마당에서 싸워야 하기 때문.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장거리 원정을 통한 패배=>하지만 아직 전력전은 없었음=>비나간 인의 단결, 완전한 비나간 왕국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