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2005)/등장인물

1 주연

1.1 앤 대로우 (Ann D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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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 와츠(배우) / 안도 마유미(일본: 성우)

무대 여배우로 미국 뉴욕의 보드빌 극장에서 코미디에 출연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공황 시기에 고용주의 (아마도 빚에 쫓긴) 도망과 극장의 폐쇄로 직장을 잃게 되고, 자신의 오랜 멘토조차도 꿈을 포기하고 떠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멘토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려고 하지만, 겨우 잡은 오디션 자리가 스트립 댄서라는 것을 알게 되자 좌절한다. 배를 쫄쫄 굶다가 사흘 굶어 남의 담 안 넘는 사람 없다고, 배고픔에 과일 가게에서 슬쩍하려다 주인에게 들켜 잡히려는 순간, 칼 덴험이 개입하여 도와준다. 덴험은 마침 영화사에서 달아나면서 자신이 빼돌린(?) 의상에 딱 맞는 여배우를 구할 수 없어 난감해하고 있던 차에, 아주 날씬하고 미모도 되는 앤에게 저녁을 푸짐하게 대접하며 스카우트하려 한다. 덴험이 말실수도 하는 등[1] 앤은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꺼림칙하여 내켜하지 않았지만, 극작가 '잭 드리스콜'이 자신의 영화를 위해 참여하고 있다는 덴험의 말이 결정적으로 작용하여 덴험에게 합류하게 된다. 그녀는 평소에도 잭 드리스콜의 작품을 읽는 등 그를 동경하고 있었던 것.

중반부에 해골섬에 도착하지만, 해골섬에서 살고 있는 무서운 원주민에 의해 콩[2]에게 바쳐지고, 콩에게 끌려가고 만다.

2005년 판의 앤은 원작[3]과는 달리 심지가 강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아주 육체적으로 강인하고 날렵한 것으로 그려지는데[4], 이는 영화 내내 던져지고 구르면서도 별 부상을 입지 않는 것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처음에는 콩(Kong)을 무서워하여 달아나려 했지만, 자신을 무슨 움직이는 장난감 등으로 취급하려고 했던 콩에게 겁도 없이… 라기 보단 빡쳐서, 이왕 죽을 거 할 말 다 하자 싶어서 당당히 거부의 뜻을 표하기도 하고, 자신을 우정, 혹은 애정의 대상으로 받아들인 콩이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주면서 이야기가 점차 진행되어가자 콩을 점차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콩에 대해 애정을 품게 된다.[5]

여러모로 콩과는 거울의 양면같은 위치에 놓여 있는 인물인데, 자신의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앞날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 다른 세계로 모험을 떠나지만 그곳은 자신이 있을 수 없는 장소라는 것 등, 관객으로 하여금 콩을 이해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기도 한다.

1.2 칼 덴험 (Carl Den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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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블랙(배우) / 고토 아츠미(일본: 성우)

3류 영화감독이다. 만드는 영화마다 실패작이 계속되어 제작자들에게 신뢰를 잃어, 잘리는 건 물론이고 영화사의 적자 책임을 추궁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조수와 함께 촬영기재와 필름, 의상 등을 챙겨 튀어버린다. 어디선가 손에 넣은 해골섬의 지도에 눈독을 들여, 미개의 땅에 들어가 촬영하여 일발 역전을 노리고 있으며, 거의 사기에 가까운 수법으로 극작가 잭 드리스콜을 해골섬에 가는 배에 태워간다.

영화감독으로서 좋은 영화를 찍겠다는 열정으로 해골섬에서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무시무시한 괴수들을 촬영하는 것에 몰입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죽는 모습에 처음에는 두려움에 갈팡질팡하는 듯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결코 촬영을 멈추려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덴험의 직원들이나 일행들도 그에 전염이 되었는지, 괴수들에 의해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카메라를 챙겨 덴험에게 넘겨주기도 한다. 게다가 피라냐돈의 습격에서 겨우겨우 도망쳤다 싶었는데, 그때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피라냐돈이 튀어나와 사람을 잡아먹는 그 와중에서도 ‘이 장면을 놓쳐선 안 된다’는 듯이 상기된 표정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덴험의 모습에서는 광기까지 엿보인다.[6] 하지만 훌륭한 연기와 전개 때문인지, 이런 덴험의 태도는 상당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어서 덴험에게 혐오감이나 거부감보다는 공감이 간다는 반응이 많았다. 게다가 해골섬에서 촬영기자재를 지키며 죽어간 사람들에 대해 중간 중간 애도를 표하며,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덴험의 다짐은 적어도 진실해 보였으니 일방적인 비난도 좀 곤란하긴 했다.[7] 그러나 킹 콩을 포획하고 공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차 돈과 명성 등에 대해 집착하는, 좋게 말해 야심가, 나쁘게 말해 졸부근성의 속물로 변해간다.

공개 전시 준비 와중에서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서 곁에 남아있던 조수, 프리스톤(콜린 행크스 분)과 시선을 교환하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서로의 눈빛과 표정은, 영화 시작부터 종반까지 서서히 보여준 칼 덴험으로 대표되는 우리 인간이 추악하지만, 우리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반드시 갖고 있을 욕심과 속물근성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거의 말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훌륭한 묘사.

마지막에는 킹콩의 시체를 바라보며 그 유명한, "(킹 콩을 죽인 건) 비행기가 아니었어. 미녀였어, 야수를 죽인 건(It wasn't the airplanes. It was beauty killed the beast.)." 이라는 대사를 남기고 퇴장한다.[8]

코미디 연기로 잘 알려진 잭 블랙이 악역, 그것도 속물적이고 무거운 분위기의 악역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면도 있는 인물을 연기한 몇 안 되는 배역이다. 《스쿨 오브 락》이나 《쿵푸 팬더》의 그 유쾌한 인물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

1.3 잭 드리스콜 (Jack Drisc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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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브로디(배우) / 미야모토 미츠루(일본: 성우)[9]

평판이 좋은 극작가다. 겉으로는 문약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킹 콩에게 끌려간 앤 대로우를 필사적으로 구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도 하는 외유내강형 인물.

덴험이 자신의 신작을 위해 각본을 쓰게 하려고 교섭했는데, 보수 문제로 당연히 보수를 지불할 돈이 당시에 있을 리가 없었던 덴험과 여러 가지로 틀어진다. 어떻게든 정당한 보수를 받아낸 후 떠나겠다며 해골섬으로 가는 배에 따라 탔으며, 돈만 받으면 바로 육지로 돌아갈 작정이었지만, 덴험은 돈을 줄 듯 말 듯 시간을 끌다가 서명이나 기재액수를 틀리게 쓰고는 실수했다며 다시 써주겠다는 식으로 시간을 끈다. 결국 배는 출항해버리고 드리스콜은 어쩔 수 없이 해골섬까지 같이 가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애초에 태울 예정이 아니었던 사람이라 따로 배정된 객실이 있을 리가 없어서, 배 아래의 짐승우리(동물감옥)로 선장이 안내해준다. 맘에 드는 걸로 고르라며 선심 쓰는 듯한 선장에게, 냉소적으로 중얼거리는 그의 말 “Spoiled for choice.((다 엉망이니) 골라봐야 그게 그거잖아.)[10]가 그때 그의 심정을 대변해준다. 거기서 클로로포름이라는 [11]이 든 병을 굴러 떨어뜨려, 하마터면 클로르포름이 쏟아져 기화된 가스를 마실 뻔했다. 이는 훌륭한 복선. 중반부쯤 해골섬의 원주민에게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때마침 엥글혼 선장이 선원들과 함께 나타나 구해준다. 촬영과 함께 하는 항해 도중 평소 극작가 잭 드리스콜을 흠모하던 앤 대로우와 통하는 사이가 되며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또한 이 때문에 콩은 잭을 마치 앤 대로우를 빼앗아간(?) 연적처럼 인식하게 된다.

선장 일행 중 지미라는 어린 소년도 도와주거나 구해주기도 하였고, 해골섬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마치 마계가 살아 숨 쉬는 이계와 헬게이트, 크툴루 신화+쥬라기 공원(영화) 뺨치는 수준이라는 느낌을 관객에게 잘 전달해주는 듯한 역할이다. 사람들이 죽든 말든, 광적으로 촬영에 집착하는 칼 덴험과 은근히 대척점에 선 듯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서로를 비교하게 만드는 극중 개념인. 마지막에는 킹 콩이 죽는 것을 건물 꼭대기에서 망연히 바라보고 있던 앤 대로우와 재회한다.

원본은 설정이 크게 달라서, 원래 직업은 일등 항해사였고, 킹 콩 원작 항목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쑥하고 듬직한 미남이었다. 하지만 2005년판에는 극작가로 직업이 바뀌고, 문약해보이지만[12]상식을 가진 사람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여기서도 미남이다.

2 조연들

2.1 프리스톤 (Pre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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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행크스(배우)[13] / 츠보이 토모히로(일본: 성우)

칼 덴험의 조수이다. 영화업계 사람으로, 모진 면이 거의 없고 마음이 약한 면이 있다. 덴험의 광기에 전염이라도 된 듯, 해골섬 상륙 이후에 사람들이 연이어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촬영기자재를 필사적으로 챙기기도 하지만, 차츰 변해가는 듯한 덴험의 모습과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가에 대해 무언가 회의를 품어가는 듯, 점차 변화해가는 표정 연기가 훌륭하다. 영화 후반부, 킹 콩의 공개전시 준비 와중에, 덴험과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보여주는 섬세한 표정 변화는 그야말로 일품.[14] 이는 덴험이 그때까지의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다 외면 받게 되는 것, 즉 그의 몰락을 암시한다는 평이 많다.

2.2 브루스 백스터 (Bruce Bax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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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챈들러(배우) / 키노시타 히로유키(일본: 성우)

영화배우. 덴험에게 포섭된 배우들 중 하나로서, 극중에서 말쑥하고 건장한 미남배우로 나온다.
선실에서 보이는 그의 주연영화 포스터 등으로 볼 때, 터프 가이 배우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해골섬에서는 육식공룡인 베나토사우루스 등의 습격에 질겁하여 멀리 달아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계곡에서 잭 일행이 거대 벌레(해골섬/생물 항목 참고)들 등에 의해 위기에 처했을 때, 엥글혼 선장과 함께,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의 등장처럼, 넝쿨과 밧줄을 타고 계곡 아래로 멋지게 나타나, 총을 난사하여 벌레들을 밀어내고 그들을 구해주기도 한다. 선장의 말에 따르면, 그가 드리스콜 일행을 구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뉴욕으로 돌아온 이후 덴험의 킹 콩 쇼의 주연을 맡게 되지만, 킹콩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고, 킹 콩이 탈주하기 전 극장에서 빠져나와 결과적으로 해를 피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대로 극에서 퇴장하고, 그의 행적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1933년판에서 잭 드리스콜을 맡은 '브루스 캐봇'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3 벤처호(SS=Steam Ship Venture)의 선원들

3.1 엥글혼 선장 (Captain Engle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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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크레치만(배우) / 아츠시 미야우치(일본: 성우)

증기선 벤처 호(Steam Ship Venture)의 선장으로 아프리카에서 밀렵한 동물을 몰래 동물원에 판매하는 밀수선 일을 하고 있다. 험한 일을 해오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련미로, 원주민들에게 죽을 위험에 처한 일행을 구해주고, 깊은 계곡에서 거대곤충들에게 잡아먹힐 뻔한 일행들을 구조하거나, 마지막에는 구명보트에서 (콩 입장에서는 앤을 구해내려는) 콩을 저지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대활약을 한다.

3.2 벤 헤이즈 (Ben Ha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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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파크(배우) / 쿠스노키 타이텐(일본: 성우)

벤처호의 흑인 갑판장. 상당한 분별력과 냉정함을 갖추고 있는 듯하며, 지미를 마치 아버지처럼 돌봐주고 있다. 해골섬에 막 도착했을 때, 지미는 자신이 읽고 있던 책 《어둠의 심연(Hear of Darkness: Joseph Conrad 지음)》[15][16]의 작중 화자인 말로우가 왜 물러나거나 포기하지 않고 (콩고)강을 계속 거슬러 올라가느냐고 헤이즈에게 묻는다. 이때 헤이즈의 답변은, 그가 단순한 선원이 아니라, 상당한 지적 수준을 갖추고 있거나, 여러 경험 등을 통해 얻은 통찰력 같은 것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의 답변은 영화의 훌륭한 복선이기도 하다.

(블루레이 출시 확장판 기준, 번역은 원작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의역과 직역을 섞었음)


지미: 왜 말로우는 그 강을 계속 오르는 거죠? 왜 되돌아가지 않죠? (Why does Marlow keep going up the river? Why doesn't he turn back?)
헤이즈: 그에게는 그러고 싶은 부분이 있는 거란다, 지미. 그의 내면 일부에서는 위험하다고 경고를 하지. 하지만 알아야만 할 다른 부분도 있어. 그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우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기억할 수도 없을 거야. 우리는 한밤중에 여행하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최초의 시대의 밤에, 이미 지나가버린 그 시대의 밤에, 그리고 거의 아무런 흔적도 기억도 남기지 않은 채로. 우리는 포획된 괴물이 족쇄에 묶인 것을 보는 것에 익숙하지. 하지만 거기에서는… 거기에서는 넌 엄청나게 크고 자유로운 괴물을 볼 수도 있을 거다." (There's a part of him that wants to, Jimmy. A part deep inside himself that sounds a warning. But there's another part… that needs to know. To defeat the thing which makes him afraid. "We could not understand because we were too far, and could not remember because we were traveling in the night of first ages, of those ages that are gone, leaving hardly a sign, and no memories. We are accustomed to look upon the shackled form of a conquered monster but there… there you could look at a thing monstrous and free.")
지미: 그건 모험 이야기가 아니로군요…. 그렇죠, 헤이즈 씨? (It's not an adventure story…, is it, Mr. Hayes?)
헤이즈: 그래, (모험 이야기가)아니란다, 지미. (No, Jimmy.)

지미를 지켜주려는 듯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데,[17] 혈기가 넘쳐 무작정 나서려는 지미를 제지하며, 앤의 구출에 앞장서 선두에 나섰다가 콩에게 잡힌다.

그 와중에서도 지미를 걱정하여 달아나라고 외치며 콩을 권총으로 공격하려 하지만, 콩에 의해 계곡 아래로 떨어진다. 그때 지미의 절규와 함께, 콩의 포효, 그리고 콩에게 가해지는 사격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이 모든 걸 배경으로, 칼 덴험이 비장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잭슨 감독의 연출은 실로 훌륭하다 하겠다. 헤이즈의 시신은 거대 벌레들이 달려드는 난장판에서 멀쩡하게 남았고,[18] 지미가 그의 모자를 가져간다.

여담으로, 인종차별이 당연한 듯 횡행하던 193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흑인인 그를 차별하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심지어는 그가 구출대 일부를 이끄는 대장 역할인 듯 휴식이나 공격 등의 명령을 내리는데도, 아무도 반발하지 않는다. 벤처호 선원들은 의외로 개념인들이거나 험한 일을 해오던 사람들이다보니, 그 과정에서 헤이즈가 리더쉽이나 능력 등을 보여주어 다들 인정하게 된 듯하다. 극중 등장하는 중국인 초이도 딱히 차별당하는 듯한 모습이 없다.

3.3 지미 (Ji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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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벨(배우) / 이마루오카 아츠시(일본: 성우)

벤처 호의 선원인 젊은 청년(이라기보다는 소년) 선원이다. 어렸을 때 (아마도 밀항한 듯) 배 안에서 흑인 선원 벤 헤이즈에 의해 엉망이 된 모습인 채로 발견되고, 이후에도 자신을 돌봐주면서, 네 인생을 위해 공부도 하고 미래를 준비하라며 닦달하기도 하는 헤이즈에게 애증이 섞인, 마치 사춘기 아들이 엄격한 아버지에게 느끼는 듯한 감정을 느끼는 듯하다.

영화 초반부에서 잭에게 자신의 영화구상을 구술해주며 함께 각본작업을 하는 것을 엿보게 되는데, 이 와중에 해골섬이 목적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선원들이 동요할까봐 덴험은 그걸 숨기려 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지미로 인해 다들 그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잭은 그 특유의 달변으로 잘 얼버무린다.

확장판에선 벌레 구덩이에 떨어진 드리스콜 일행들이 거대 곤충들로부터 선원들에게 구출된 뒤, 헤이즈가 쓰고 있던 모자를 지미가 가져가는 장면이 추가되었다. 킹콩이 헤이즈를 죽인 것으로 콩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게 되었고,[19] 콩을 생포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뒤, 선원들이 도망칠 때 물러서지 않고 총을 콩에게 쏘려 한다.

3.4 럼피 (Lum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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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서키스(배우)/추가바람(일본: 성우)

벤처 호의 선원으로 주방장 일을 하고 있다, 덴험이 은밀히 벤처호를 해골섬으로 끌고 가자, 헤이즈와 함께 예전 바다에서 건진 어떤 표류자의 이야기를 해준다.[20] 잭 드리스콜을 셰익스피어라고 부른다.

나중에 앤 대로우를 구출하러 가는데, 킹콩이 남기고 간 커다란 발자국을 발견하자 이런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놈은 흉측한 설인(Abominable Snowman)말곤 없다는 말을 진지하게 하고, 날씨까지 더운데 벌레까지 꼬이자 총을 난사하는 등 성급한 성질을 보인다.

나중에 킹콩과의 싸움에서 계곡 아래로 떨어졌을 때, 중국인 선원이자 친구인 초이(Choy)의 시신을 건지기 위해 계곡 아래에 있던 흉측한 벌레들과 싸우지만 결국 잡아먹히고 만다.[21] 이 잡아먹히는 장면이 상당히 살벌하고 보기에 따라 그로테스크하다(...)[22]

  1. 덴험 역시 말해놓고 보니 스스로도 아차! 했는지 바로 사과하긴 했다.
  2. 극중에서는 원주민들이 콩이라고 부른다. 자세한 것은 킹 콩 항목 참조. 이후 포획한 콩을 흥행에 사용하는 과정에서 홍보를 위해 앞에 King을 붙였다.
  3. 원작의 앤은 시종일관 킹콩을 볼 때마다 비명만 질러대고, 남자에게 의존하는 수동적인 여성이다.
  4. 공연 장면에서부터 각종 묘기에 익숙한 모습을 보인다.
  5. 원작에선 앤은 콩이 죽을 때까지 교감을 한 적이 없다. 콩이 앤에게 일방적으로 반한 것이고, 앤은 콩을 영화가 끝날 때까지 무서운 괴물 취급을 하며 두려워한다. 영화의 주제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도 하고...
  6. 극장판에서는 안 나오고 확장판에서 볼 수 있다.
  7. 물론 처음 한 번은 괜찮아 보였으나 이것이 되풀이되면서, 덴험이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애도한다기보다는 이 영화가 대박 나면 돈으로 보상해주면 될 거 아니냐는 식으로 보여서, 극중에서도 주변인들의 반응이 좀 이상해진다.
  8. 그 뒤의 행적 등에 대한 관객들의 의견이 좀 엇갈린다. 아마 세계 8대 불가사의를 발견했다는 명목으로, 다시 책을 쓴다거나 영화로 재현한다든가 등의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욕망 때문에 피해를 본 셈이 된 사람들이나 시설물 등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이 걸릴 확률이 압도적이라는 의견도 많다. 어쨌든 이후에도 킹 콩 이야기를 우려먹으며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피해자들의 유족이나 당사자들에게 천하의 개쌍놈 취급을 받았을 듯싶다. 원작 《킹 콩》의 경우, 후속작인 《콩의 아들》에서 덴험은 각종 피해 보상 소송에 휘말려서 해골섬으로 다시 도피하기까지 한다.
  9. 라이온 킹》의 주인공 심바를 연기하신 분이다.
  10. 이 영화가 수입된 초창기, 이를 오역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11. 독극물이기도 하지만, 공기와 접촉하면 빠르게 기화되며 마취 효과 역시 강력하다.
  12. 하지만 말이 문약이지, 극중에서 온갖 괴수들을 상대로 종횡무진하면서 총을 쏴대는 걸 보면, 이 인간이 진짜 극작가인지 의문이 들 정도(…)인데, 전투력을 보면 험한 꼴 잔뜩 봤을 밀수선 선원들보다 더 잘 싸운다. 사실 웃통 잠깐 벗었을 때 보면 랍스터 복근이 박혀 있다.
  13. 배우 톰 행크스의 아들이다
  14. 덴험 역의 잭 블랙이 잘 받쳐준 것도 있고, 감독의 훌륭한 연출 등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여기서 소름이 돋았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적지 않았다.
  15. 영화 화면에서 책 표지를 통해 제목이 비친다.
  16.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17. 선술된 것처럼 지미를 자기 아이처럼 여기는 마음이 강해서라고 추측된다.
  18. 절벽 아래에서 똑같이 떨어진 선원들의 시체는 물론, 살아있는 선원들에게도 벌레들이 달려들어 공격하고 먹어치우려 하는 장면이 나온 걸 생각하면 헤이즈의 시체가 멀쩡하게 남은 건 정말 운이 좋은 것. 잘못하면 그의 시체도 벌레들 뱃속행이 되었을지도(...)
  19. 지미 입장에선 거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헤이즈를 죽게 만든 존재가 콩이니, 콩에게 증오심을 안 가지는게 더 이상하다.
  20. 둘이 해준 이야기로 짐작했을 때, 아마도 그 표류자는 해골섬에 상륙했다가 원주민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 그리고 킹콩의 공격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탈출한 것 같다.
  21. 사실 친구 초이의 시체에 미련 갖지 말고 빨리 벌레들이 있는 곳으로부터 떨어져서 뭍으로 올라왔더라면 좀 더 생존기간이 길어졌을지도(...) 딴 벌레들에게 먹혔을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22. 개불 + 갯지렁이처럼 생긴 거대벌레들에게 몸 여기저기가 삼켜지듯 먹히는 식으로 사망하는데, 이 때 이놈들을 때어내려고 닿지도 않는 범위로 칼을 필사적으로 휘두르다가 (한쪽 손을 벌레의 입이 삼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다른 쪽 손으로 칼을 휘둘러서 필사적으로 이걸 때내려고 했다. 그러나 제대로 닿지 않아서 헛짓으로 끝났다. 물론 제대로 때어내려면 한 팔을 같이 잘라내야 했겠지만(...)) 결국 그렇게 필사적으로 굴다가 바로 뒤에서 덥친 벌레 하나에게 머리가 삼켜지면서 비명을 지르고 발버둥친다. 이후 벌레들에게 사지와 머리가 전부 삼켜진 럼피 곁으로 딴 벌레들이 꾸역꾸역 몰려드는 것으로 등장이 종료되는데, 정황상 이들에게 먹히는 식으로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