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1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1987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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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SF작가인 제임스 G. 발라드의 동명의 소설로, 작가 자신의 2차대전 때의 경험담이 일부 녹아 있다. 작가는 호주 수용소에서 가족들과 같이 수감 생활을 했다. 원작에 나오는 떠돌아다니는 부분은 창작, 이 부분은 영화 개봉후 말이 많아서 작가 자신이 아예 자서전을 따로 내기도 했다.

주연은 크리스천 베일이 맡았다. 베일이 1974년생이니 정말로 어릴때 찍은건데 감탄할 정도의 명연기를 보여준다. 배우로서의 떡잎을 유감없이 보여준 걸작. 여담으로 KBS판에서 베일을 더빙한 성우는 다름아닌 소년 연기 본좌인 박영남!

중국 상하이에서 잘먹고 잘살던[1] 소년 제이미가 전쟁에 휩쓸려 온갖 고생을 한다는게 주요 골자.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2] 후에 상황파악을 하고 패닉에 빠져 상하이 거리를 해메는 장면이 일품이다. 근데 이 소년이 부잣집 도련님 치곤 참으로 적응력이 뛰어나서 어른들조차 버티기 힘든 수용소 생활을[3] 활기차게 보낸다. 영화 중간에 제이미가 물물교환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수용소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 이전에 수용소 영화중의 걸작인 《킹렛》에 나오는 쥐새끼[4]와 비슷한 타입.

스티븐 스필버그의 진지한 영화에 속하는 작품으로 아카데미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미었으나 하필 이때 나온 영화가 《마지막 황제》였다(…). 게다가 흥행도 2223만 달러로 제작비 3천만 달러에 못미치는 실패를 겪었다. 뭐 나중에 스필버그는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상을 받게된다.

일본군을 미화했다는 의혹이 있어서 유대버그 혹은 일빠라고 한국에서는 까이는 영화[5]이긴 한데. 사실 이 영화는 몇부분[6]을 제외하면 원작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고 있으며 스필버그는 원작에서 글로 표현한 영상미를 실제로 보여준 역할을 했었다. 굳이 일빠 스필버그라고 비하하기는 어려운 일. 그리고 영화를 보면 제로센[7]P-51 머스탱이 멋지게 격추시키고 머스탱 보고 환호하는 주인공에게 미소지으며 화답하는 머스탱 조종사를 보면 굳이 일빠...라고 하기에는 아리송하다. 작중 등장하는 일본인들은 딱히 미화되었다고 보긴 어렵게 나온다. 다만 주인공이 자신이 하악대던 제로센을 발견하고 좋아 죽으려들자 전투기에 접근한 포로를 보고 일본 초병 하나가 끌어내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순간 석양의 빛을 받으며 제로센 조종사 세명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평소에 동경하던 그들을 향해 경례를 했고 제로센 조종사들도 웃으면서 각을 잡아 경례를 해주는데 영상미적으로 멋있는 장면.

어쨌든 1988년 7월, 여름방학 특선으로 한국 개봉당시 서울관객 18만 9천명으로 망한 건 아니지만 스필버그 이름값치곤 기대에 못 미치는 그냥 그런 흥행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린(1908~1991) 감독이 오래 구상한 작품인데 무산되었다. 린이 고용한 배우들이 조역으로 나오는데 상당 부분 편집에서 잘렸다[8]. 이전 글에선 린이 죽어서 무산되었다고 했지만 연도를 봐도 그는 이 영화 나올 당시 잘 살아있었고 죽기전까지 노스트로모라는 신작을 기획하다가 세상을 떠났기에 노령으로 무산된 것도 아니다.

원작 소설 한정으로 후일담 작품이 있다.[9] 여기서 짐은 영국으로 돌아가 의대를 다니다 중퇴, 공군에 입대했다가 나온 후 이런저런 모험끝에 작가로 성공하고 자신의 수용소 체험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인기를 얻은 후 그 작품이 극화된 영화를 보는게 결말.

원작 소설은 J.G.발라드 소설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소설이다. (물론 강렬한 이미지나 발라드 특유의 문장력은 여전하지만.) 원래는 어떤 소설을 썼냐고? 이 사람, 데이비드 크로넌버그가 영화화하기도 한 희대의 막장 소설 크래시를 쓴 사람이다! 그리고 이 외에도 SF 소설계-특히 뉴웨이브 SF-의 거장이라 불리는 작가다.



여담이지만 극중 삽입곡 중에 소년 합창단이나 베일이 직접 부르는 이 곡은 Suo Gan이라는 웨일스 자장가다. 가사도 영어가 아니고 웨일스어.

참고로 음악은 스필버그와 단짝인 존 윌리엄스가 맡았다.

2 스타크래프트 맵

태양의 제국(스타크래프트) 항목 참고.

3 그외 태양의 제국이 제목인 경우들

  • 우영수의 역사소설 '태양의 제국'
  • 이서윤의 로맨스소설 '태양의 제국'
  • 박원호의 역사소설 '태양의 제국'
  • 박용건의 밀리터리 소설 '태양의 제국'
  • GMT Games에서 제작된 워보드게임 '태양의 제국'
  1. 난징도 그렇고 상하이도 그렇고 태평양 전쟁 직전까지는 조계일본군의 침입이 없었다.
  2. 전쟁이 터져 피난 가던 중에 장난감 비행기(일본의 제로센)를 떨어뜨렸는데 그걸 줍겠다고 부모님 손을 놓아 버리는 바람에 놓쳤다.
  3. 정확하게는 포로 수용소이다. 흔히 보는 군인 수용소나 731부대 같으면 망했어요
  4. 실제 별명이기도 하고 밀고자라는 비칭이기도 하다.
  5. 여성 영화평론가 유지나도 이런 평으로 좀 아쉽다는 투로 약간 깐 바 있다. 물론 졸작이니 문제작이 아닌 상당한 명작이라는 호평을 했지만. 80년대 후반 라디오 영화음악프로그램에 나와 본인이 직접 하던 말.
  6. 이를테면 후반부에 경기장에서 죽는 사람은 빅터 부인이 아니라 트릴로니씨라든가. 기타 자잘한 부분의 삭제, 전쟁이 끝난 다음에 자기 집에서 부모를 만나지 영화처럼 이산가족 찾기는 아니라든가
  7. 참고로 제로센은 해군기이므로 당연히 실제 중국 전선에서는 쓰이지 않았고 육군의 Ki-43 하야부사가 쓰였다. 하지만 둘이 외형에 차이가 별로 없어서 전쟁 당시에도, 소설 집필이나 영화 제작 당시에도 대부분의 서양인은 그냥 다 제로센인줄 알았다고.
  8. 의사로 나온 배우는 이 일로 스필버그에게 항의까지 했다. 사실 원작에서도 의사는 꽤 나오는 타입.
  9. 단 설정 구멍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아가 아니라 가족들과 수용소 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