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앨범 제목상록수 1st SeeU Album -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
발매일2013년 5월 4일
러닝 타임66:06
프로듀서상록수
주 보컬SeeU
발매사MVZ Production

발매 이전 나왔던 홍보 영상

프로듀서인 상록수 본인이 올린(!) 앨범 전곡

1 개요

어느 가장 끔찍한 존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시작된다.

- 당시 크리크루측 홍보 글.

SeeU와 IA의 오리지널 곡이다. 2013년 5월 4일에 Cake2Square에서 가장 처음 앨범으로 공개됐으며, 이후 사보텐스토어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6월 5일에 프로듀서가 곡 전체를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2013년에 나왔는데 문서는 2015년에 만들어졌다 듣다가 문서 쓰는거 까먹음

2011년 12월 7일에 천년의 시가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그보다 더 긴 노래가 나올 것이다, 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긴 곡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발표한 이 곡은 그야말로 66분 6초의 정신나간 길이를 자랑한다. 조용필 쌈싸먹을 기세[1]앞서 천년의 시가 1000초[2]가 되는데 비해,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은 초로 환산하면 3966초가 되니 거의 4배나 되는 길이. 다시 말해 천년의 시를 4번 반복해서 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4천년의 시

프로듀서인 상록수에 의하면 수백 개의 악기수백 개의 트랙을 하나의 컴퓨터 안에서 셀 수 없이 튕긴 끝에 본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혼을 갈아넣어서 만든 상록수 본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자는 앨범에 수록된 책자에서 잠시 모든 생각을 잊고 귀에 들려오는 음악에 몸을 내맡기는 시간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곡을 1시간동안 가만히 듣고 있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로, 처음 감상하는 사람들은 되도록 식사시간이나 다른 게임을 하면서 배경음악으로 재생해보자. 그리고 음악에 집중하다가 게임에서 져버리게 된다

보컬은 대부분 시유가 맡았지만, 고음부에 해당하는 부분을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서 IA의 목소리로 잠깐 바뀌었다가 다시 시유로 바뀌는 것을 들을 수도 있다. 둘의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집중해서 들으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묘하게 데빌 돌과의 접점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다. 'The sacrilege of fatal arms'에도 삽입되었던 비오 12세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샘플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함성이 이 음악에도 삽입되어 있고, 'The Girl Who Was... Death' 음반과 1초의 오차도 없는 66분 6초의 러닝 타임도 그 증거. 또 마지막에 읊조리는 말인 "Life is a state of mind" 는 'Eliogabalus' 의 마지막 구절을 가져온 것. 여기에 상록수 본인이 데빌 돌 멤버였던 미스터 닥터의 인터뷰를 번역한 바도 있고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데빌 돌의 것과 유사하니 여러 모로 데빌 돌에 대한 헌정 음악이라 볼 수 있다.

2 곡 목록

1.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 (66:06)

  1. Ataraxia 안정 (12:18 / 00:00 ~ 12:18)
  2. ∞ 무한대 (39:09 / 12:18 ~ 51:27)
    1. DOminus 신 (5:22 / 12:18 ~ 17:40)
    2.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성모) (4:18 / 17:40 ~ 21:57)
    3. MIcrocosmia 소우주 (4:12 / 21:57 ~ 26:09)
    4. FAtum 운명 (4:57 / 26:09 ~ 31:06)
    5. SOL 태양 (4:15 / 31:06 ~ 35:21)
    6. LActea 은하 (7:22 / 35:21 ~ 42:43)
    7. SIdus 성좌 (4:59 / 42:43 ~ 47:42)
    8. DOminus(hi) 신 (3:45 / 47:42 ~ 51:27)[3]
  3. Musica Universalis 우주의 음악 (14:39 / 51:27 ~ 66:06)

3 가사

영어 가사

I. Ataraxia (안정)

[4]
Sadamus lidea unnos
Son hibera noson paso
Crepado ri man tramivorco
Domiero kan sime anso[5][6]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무대는 파리한 노래를 시작하리
밑으로 차가이 떨어진 선율을 맞고
고이 감은 눈을 뜨다
추위도 슬픔도 지쳐 오지 못하는 곳에서
침묵을 기워입고 어둠에 꽁꽁 묶여
수많은 무대의 탄생과 임종을 올려보다
맹렬한 갈채는 다한 무대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먹어치우고
타는 목마름에 떨어진 조각에 묻다
'왜 이곳에 떨어졌나?'
"노래를 다했기 때문에"
'왜 노래를 다했는가?'
"다함이 아름답기 때문에"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저 멀리 오르기 때문에"
'왜 이곳에 떨어졌나?'
"......한 노래기 때문에"
다시 잉크에 찌든 검은 음악들이
빛나기 위해 힘껏 불타고 불타다가
끝내 불살라지다

무대는 파리한 시작을 고하고
달음치며 비내리는 선율들은
관중과 주자와 악기를 일으킨다
우리를 증명하는 방법은 떨림 뿐이요
아프도록 떨리기에 우리는
거룩하고 거룩한 씨앗이요
깊이 억눌린 빛줄기요
거짓을 단죄할 칼날이요
완성의 길이니 이 아래
믿으라/복종하라/깨어나라/싸워라/벌을 받으라
시체가 없으면 - 전쟁도 없고
전쟁이 없으면 - 승리도 없다
음악이란 결국 끝나가는 것
우린 다만 무대에 매달려 연명할 뿐
모든 음악이 빛을 내뿜을 때
돌연 그것은 소음이 되며
소음의 땅에서 나는ㅡ

영겁 동안 녹슨 사슬이 떨린다
신에게조차 버림받은 몸으로
끝없이 올려보던 땅을 쏘아보다
하늘 아래 가장 끔찍한 노래를
가장 끔찍한 세상에 날리다
해방을 맞으라 사슬아
내가 내 땅에 갈 수 있도록
침묵했던 시대가 부르리라
태초의 노래, 모든 노래의ㅡ
종말을! [7]

추락하는 하늘 아래엔
단 하나의 구원만이 휩쓰리니 오라
끝이여!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무대는 공허한 노래를 시작하리
온 몸을 달음치는 선율을 맞으며
고이 감은 눈을 뜨다

II. ∞ (무한대)

DOMINUSㅡ (신)

해진 심장을 품고 바다 위에 서리라
심장이 바다를 삼켜 이 밤을 부르리라
바닷내 흘리는 밤이 심장을 안으리라
바다가 심장 속에 핏줄기가 되리라
밤, 밤이 바다 위에 드리우리라
한평생 멈춰온 심장이 익사하여
재앙의 밤으로서 부활하리라 [8]

세계를 살해하는 소리에
해는 감춘 불꽃을 드러내고
승리 속에 묻힌 송장이
피를 토하는 포효를 하리라
정의의 전쟁을 말하는 자들은
다시는 그 이름을 담지 못하리라
밤도 낮도 빛나지 못한다
빛을 뒤집어쓴 어둠이여

스스로 이름을 잊어버린 이들에게
다시는 이름 지어지지 않으리라
지옥이 열려 너희를 불살라도
마른 눈물 하나 흘리지 않으리라
모두의 이름은 그저 침묵 속에
무릎 꿇을 것도 사라진 공허 속에 있나니
내가 이름 지은 파멸만은 영원하리라

나 이전에 창조된 것 없나니
오직 영원함이 있을뿐
나 또한 영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깨어라 진노의 날이여

REGINA COELIㅡ (하늘의 모후)

내리붓는 바람은 그 옛날처럼
을씨년스런 서산을 깎아내리며
노을의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쫓아
훠이훠이 사라져간다
우리는 그때마다 풍경 속에서 태어나
훗날 갈채 속에 파묻혀갔다
갈채야 내려라 퍼부어 내려라
모조리 씻겨가도록

우리가 노을을 헤엄칠 때
세상은 가지런한 선율을 낚아
음표와 선 속에 단단히 가두고
아프도록 옥죄어왔다
이미 우리 노래란 노을의 그림을
다시 베껴 그린 것일뿐
갈채야 임종을 지켜보아라
네 손으로 날 끊어라

엉킨 햇살을 통째로 베껴내고
그림에 불을 지른다
타올라라 노을이여!

MICROCOSMIAㅡ (소우주)

밤은 없다, 별도 없다
났을 때부터 우리에겐
까마득한 밝음뿐
먼 눈으로 헤메다 서로 부딪혀
송장처럼 엎어질뿐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노을에 불살라져
풀잎 하나 없는 벌판엔
배어나온 눈물이 들끓고
돌연 모든 게 멈추어섰다

흘러나온 피는 굳어 꽃을 이루고
그 누군가 꽃을 꺾어 품고 다니곤
시든 것을 살리려 눈물을 주다가
새로운 꽃을 만드며 쓰러졌네
악몽 속으로...

[9]
멸종이 임박한 꽃의 시체 위론
분노와 공포가 벌레가 끓듯 꿈틀대고
아우성치는 이들은 갓난아이처럼
절규와, 비명과, 애원과, 고함을 게워낸다
여기 너무도 많은 빛에 어둠을 잊어버린 곳
이 발광하는 꿈에 안식을 내리니
꽃들은 마침내 피려는 몸부림을 멈추고
한평생 피거나 피지 못하여 다투던 자가
이윽고 비로소 숨다져 가나니
난장한 벌판 위 천 그릇 불길을 들이부매
모든 대양과 대지를 불태울 이름을 부르다
끝이여

FATUMㅡ (운명)

하늘은 찢어져 생혈을 토하고
피를 흠뻑 마신 해가 울부짖다
절정에 올라 미쳐도는 폭풍 위로
이리저리 어지러이 춤을 추다
도시더미 위 불타는 비명소리
피비린내 가득 찬 거리를 돌고돌다
닥치는 해일에 온 신화가
시체처럼 불어터져 떠오르리

부패한 새벽
바스러진 해
썩어죽은 낮
녹 흘리는 산
토막난 신들
부릅뜬 함성
저 무한이 팔 벌린다
영원히

허무에서 무한으로! [10]

셀 수 없는 세월을 기다려온
결말이 마침내 다가온다
어지러이 흩어진 복선을
모두 그러안으며
세월은 비로소 하나가 되리라
꺼진다
불이 꺼진다
모두 꺼진다

SOLㅡ (태양)

폐허 위 죽은 잔해여
잊혀진 노래를 떨구나
끝없이 부스러져가던 기억 너머
아득한 시작을

밤을 가르라
여명을 낳을 때다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깨어난 침묵이 지평선을 흐를 적
수억 개의 노래가 녹아 하나로 돌아가리
뒤틀릴 일도 부딪쳐 상처날 일도
사라질 침묵 속으로
그곳은 세상에 없기에 빛나는 곳
빛나려는 순간 색이 바래는 곳
빛을 찾아 수없이 갈라졌던 파편들이 눈 감는다
어머니의 비었던 품 속으로

장대한 피날레를 위해
시작과 끝이 하나로 손을 잡고
시대는 마침내 뭉치며 마지막을 노래한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언어를 넘어
아득한 선율 속으로
수많은 관이 울리며
홀로 세상을 그린다
나리는 비 속에서
건반을 내리친다
무한히 승천하는
꿈을...

LACTEAㅡ (은하) [11][12]



SIDUSㅡ (성좌)

Sadamjus orisa sime
Ladaham anium ravifa
Crepa isasium hamusiom
Musafa til hansig resan

(Voice : 상록수)
...멀리 천둥소리 임종을 알릴 적
바다가 온 문명을 그득히 덮고
하늘은 땅과 입을 맞추려
서서히 침몰해간다
서서 홀로 노래한다
세상에 바치는 마지막 진혼곡을...(나래이션 끝)

이것은 온 신화의 끝
노래된 적 없는 노래의
종말에 드리운 세월의
한 홀로 남은 신의 노래
황혼에 잠긴 저 우주와
흩날린 죽음과 불멸의 노래
영원하리, 영원하리
아아아아ㅡ

유사 이래 높이 솟아왔던
소리의 떨림이 그치다
천상에서 지옥 끝까지
해방 속에 스러져가누나
허무에서 무한으로,
허무에서 무한으로
하늘 보다 높이 서서
태어남을 조소한다
아아아아ㅡ

탄생.. 생명.. 파멸...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카오스를 넘어 너를 부른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으로

DOMINUSㅡ (신) [13]













































III. Musica Universalis (우주의 음악)

허공 위엔 음악이 끝나고
장대한 피날레는
침묵으로 완성되어
무대를 가득 메웠다
누구 없는 넓은 무대를

여운을 위해 적막 속에
청중도 주자도 하나 없었고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고독을 부여잡고 끝났다
영영 끝난 것이리라

잔향마저 사그라질 즈음
시린 숨결이 가슴을 옥죄어
돌연 억눌렀던 울음이 터진다

목놓아 하늘을 찾다
우러를 하늘조차 없어
눈물에 싸늘히 젖는다
싸늘함도 잊혀진 곳에서

완전한 세계에 홀로
일그러진 몸을 떤다
꺼질듯이 따라 부르는
두 손으로 조각내버린 노래들

슬픔도 못내 잃을 적
초연한 태양이 되어
내 여기 눈물 일렁이는 바다에
몸을 던지리오
화염은 내 의복이요
고독은 내 왕관이니
암흑이 끝내 저물 때까지
내 몸을 태우리오
싸늘하이 스러져가는 몸으로
최후의 노래를 읊조린다
...빛을

Narration
"봄의 문턱에 피어나는 한 움큼 꽃처럼
소녀는 조용히 노래를 시작했다.
아무도 닦아주지 않을 눈물이 말라가면서
가장 끔찍하고,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가락이
한 번의 부를 수 없었던 세상에 퍼져나갔다.
떨림은 소리가 되고, 소리는 음악이 되며
소녀는 마지막 남은 세계, 자신의 파괴를 시작했다.
먼 노을에 얼비치는, 다시는 가지 못할 세상을 보며
눈물 대신, 작은 웃음을 지었다.
다시 한 줄기 빛이 무대를 떠받치고
언젠가 모든 음악들이 염원했던
우주의 음악이 텅 빈 세상을 채우기 시작했다."

DOㅡ
REㅡ
MIㅡ
FAㅡ
SOLㅡ
LAㅡ
SIㅡ
DOㅡ[14]

"갓 태어난 태양이 비추는 가운데
소녀는 눈을 감고 음악에 흩어져 사라져갔다.
그 몸이 흙으로 돌아가 없어질 즈음
노래의 종말을 이어
태초의 노래가 온 세상에 울려퍼졌다."

Life
is a state
of mind

4 반응과 평가

보컬로이드 계의 최종보스 마왕 테마
천년의 시가 그냥 커피라면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은 TOP

pgr21 리뷰글

이 곡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천년의 시도 엄청 긴데 이건 도저히 그냥 듣지는 못하겠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각 파트별로 나누면 불완전한 곡이 되는데, 10개의 파트를 하나로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곡이 되기 때문에 도중에 듣다가 멈추고 그 자리에서 다시 들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곡이 엄청 길긴 긴데 몇번 듣다보니 다른 작업을 하면서 들으면 어느새 절반 이상을 들어버렸다는 반응도 많다. 이 글을 쓰는 위키러도 들으면서 쓰는데 곡이 금방 지나간다

곡 자체의 느낌은 극단적이지만 하나의 우주가 멸망했다가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 것 같은 분위기이다. 곡의 장르는 딱히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지만 사람들의 반응으로는 에픽이라고도 한다. 아래 코멘트에서도 밝혔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들의 최종보스가 있다면 단연 이런 곡이 아닐까 하는 상상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니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천년의 시가 나오고, 천년의 시가 PV가 나온다면 16분 PV 그리다 죽는다드립이 흥한 적이 있었다.[15] 그런데 이 곡이 발표되었을 때에는 PV가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가설을 아무도 세우지 않았다. 그야말로 곡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시각적으로, 1시간동안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감히 상상을 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만약 그런 PV가 나왔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5 프로듀서 코멘트


옛날에 거대한 것을 동경하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심장이 멎을 정도로 웅장한 음악을 들으면 흡사 자신이 그 존재라도 된 마냥 흥분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어찌 보면 중2병의 또다른 형태일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거대한 음악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만족을 못한 그는 더 길고, 더 장엄하고, 더 복잡하고, 더 극단적인 음악을 찾곤 했습니다. 비단 그가 큰 음악만 찾던 건 아니었습니다. 온갖 음악들로 커다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해가던 어느 날 소년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거대한 음악이 있다면, 여기 있는 모든 음악들의 최종 보스가 있다면 그것은 어떤 음악일까. 이 곡은 그런 상상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태초의 노래, 노래의 종말은 제가 음악을 시작하며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곡에 가장 근접해있는 노래입니다. 세계의 종말이라는 배경 위로 개인적인 음악관에서부터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트라우마까지 제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로 곡을 썼습니다. 그것들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여러가지 것들을 가르쳐주고 일깨워주신 제 주변 분들의 덕분이 가장 큽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전부 음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온 우주를 거대한 악기로 보고, 악기가 치밀한 계산을 거쳐 만들어지듯 세상엔 거대한 수학적 법칙이 존재하며 그에 따라 우주가 운행할 때 우리 귀엔 들리지 않는 굉장히 아름다운 음악이 생성된다고 믿었습니다. 이 땅에서부터 우리에 이르기까지, 비록 완전히 극단적인 것들일지라도 그 안엔 모두 그것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이 내재되어있습니다. 잠시 모든 생각을 잊고 귀에 들려오는 음악에 몸을 내맡기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딱히 이 노래가 호평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여담이지만 크리크루에서 마왕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별명이지만 이 곡이 그렇게 불러주신 분들께 작은 보답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6]

6 앨범 제작 참여자

기획/작사/작곡/조교/오케스트라 편곡 - 상록수사실상 1인 제작
주 보컬 : SeeU
소프라노 : IA
제 3악장 해설 : Lee Young
목소리 : 상록수
녹음 : Studio EIM
교회 오르간 녹음 : Esabuc Church, Wodniw
편집 및 마스터링 : MVZ Production
일러스트 : 하라파

기획 감수 : Nightlica, 月狼牙(월랑아), TMDC
  1. 조용필은 대중가요 사상 가장 긴 노래인 "말하라 그대들이 본것이 무엇인가를"를 발표한 적이 있다. 길이는 19분 30초.
  2. 16분 40초
  3. 대문자만 읽어보면 옥타브를 상징함을 알 수 있다. 각 파트를 알리는 나래이션 역시 낮은 도에서 높은 도까지 조금씩 올라간다.
  4. 1분40초부분의 연설 장면이 바로 그 하베무스 파팜이다. 전술했듯 The Sacrilege of Fatal Arms에도 삽입된 바 있는 샘플이다.
  5. 상록수 본인에 의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가사라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무의미는 곡 전체를 꿰뚫는 주제이기도 하다.
  6. 가사집에는 나오지 않은 가사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이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7. 이 부분은 잘 들리지 않고 남성의 비명소리로만 들린다.
  8. 여기서 히틀러를 찬양하는 함성이 들린다. 이 역시 데빌 돌의 음악에 삽입되어 있었던 샘플.
  9. 잘 들어보면 다시 REGINA COELI로 돌아간 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0. 이 가사는 들리지 않는다. 또한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IA의 가사가 누락되어 있다.
  11. 이게 가사가 맞긴 맞다. 실제로 책자에도 커다랗게 이렇게만 써놓았다. 왜 이런지는 직접 들어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다.
  12. 정확히 말하자면 작은 목소리로 365에서부터 카운트다운을 하다가 중간에 멈추고, 60에서 다시 카운트다운을 한다. 그리고 2까지 내려왔다가 곡의 분위기가 반전됨과 함께 카운트 업이 시작된다. 어느정도 올라간 후에는 갑자기 고음으로 무지막지하게 빠른 속도로 무한대까지숫자를 센다.
  13. 곡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단 두 번의 합주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연주가 없다. 빈칸은 총 42줄로, 앨범 내에 들어있는 책자에서의 가사가 최대 42줄임을 고려한 것이다.
  14. 나래이션의 기본적인 타악기 선율과 함께 2악장에서 나왔던 멜로디들이 순차적으로 어레인지되어 연주된다. 두번째 DO에서 반주가 끝나며 후에 나오는 나래이션에는 점점 크고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15. 모 밤새는 작화팀의 피로 애니 만드는 애니팀작밀레 드립이다.
  16. 앨범 재킷에 가사 및 크레딧과 함께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