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밍 립스

flips_potm_1.jpg

공식 홈페이지
The Flaming Lips

1 개요

미국의 록밴드.

1981년 오클라호마에서 웨인 코언과 웨인의 형인 마크, 마이클 이반스가 주축으로 결성되었다. 밴드명은 포르노 영화에서 따왔다고. 언니네이발관 의외로 전성기에 비해 밴드 결성은 상당히 이른 편이다. 세대로 보자면 대서양 건너 펄프랑 동세대. EP 녹음 후 마크는 결혼과 동시에 음악을 그만두었고 사실상 웨인이 밴드 중심이 되어 흘러가기 시작한다.

2 상세

사실 초창기에는 제목 센스를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특색 있는 밴드는 아니였다. 리플레이스먼트미트 퍼피츠, 버트홀 서퍼스 같은 미국 하드코어 펑크 변종들을 60년대 포크와 섞는 등 나름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초기작 Hear It Is나 Telepathic Surgery 같은 앨범들에선 아직 제대로 확립시키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때문에 제법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했으며 웨인은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야만 했다. 아래 언급할 In a Priest Driven Ambulance 녹음할때도 이걸 마지막으로 해체를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반전이 일어난건 그런지 열풍이 서서히 불던 시절 In a Priest Driven Ambulance (with Silver Sunshine Stares) 앨범을 발표하면서였다. 머큐리 레브 리더였던 조나단 도나휴와 당시 막 신출내기 프로듀서로 경력을 시작하던 (그리고 지금까지 음악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데이브 프리드먼이 참여한 이 앨범은 거칠긴 해도 드디어 노선정립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고 워너브라더스의 러브콜을 받아 메이저 입성에 성공했다. 워너가 이 밴드를 끌어들인 계기는 불꽃놀이로 동네 향군회 홀을 거의 태워먹다시피 했던 공연 때문이였다고. 그 밴드에 그 레이블

그렇게 메이저에 입성한 이들은 Hit to Death in the Future Head라는 앨범을 만들어낸다. 메이저의 지원을 받아 스튜디오 작업과 다양한 악기를 동원한 이 앨범은 그러나 과도기적인 인상이 강하다는 평을 받았고 판매도 썩 신통치 않았다. 이 앨범 발표 후 조나단 도나휴가 머큐리 레브에 집중하려고 떠나고 대신 지금까지 장기 재적하고 있는 드러머 스티브 드로즈가 들어온다. 다음에 발표한 1993년 Transmissions from the Satellite Heart 앨범은 얼터너티브 파고를 타고 'She Don't Use Jelly'와 'Turn It On'라는 인디 히트곡을 만들어내면서 그나마 성공의 싹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상업적 성공 뿐만이 아니라 이 앨범은 노이즈 록과 전원적인 포크, 버블검 멜로디, 소리의 벽 등 다양한 기법들을 동원해 안정적으로 만들어낸 중기 플레이밍 립스 수작으로 꼽히는 편이다.

이후 1995년 Clouds Taste Metallic을 발표했지만 호평과 배트맨 포에버 사운드트랙에 'Bad Days'가 실리는 등 레이블 사의 공격적인 지원과 달리 시원하고 망했고 순간적으로 상업적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똘끼가 폭발한 이들은 CD 4장을 동시에 틀어야 감상할 수 있는 Zaireeka라는 앨범을 내놓는다. 당연히 다들 반응은 뭥미(...). 그래도 지금이나 그 때나 정말로 한 번에 4개 CD를 재생할 수 있다면 대단히 훌륭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게다가 이 때 이어진 멤버들의 악재[1] 때문에 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조금이나마 제정신을 차리고 만든 The Soft Bulletin이라는 앨범이 드디어 비평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대박을 터트리면서 (결국 영국에선 골드 레코드를 따냈다.) 그동안의 설움을 한꺼번에 회복했으며 미국 인디 록의 거물로 올라서게 된다. The Soft Bulletin 역시 1990년대를 마무리하는 록 명반으로 자리잡게 된다.[2]

이 성공에 고무된 코언은 일본의 아방가르드 밴드인 보어덤즈의 보컬리스트에 영감을 받아 핑크빛 거대로봇싸우는 미소녀 안드로이드를 주인공으로 한 컨셉 앨범 Yoshimi Battles the Pink Robots을 내놓았는데 전작보다 더욱더 큰 히트를 치고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금도 그들은 워너 브라더스의 지지를 받으며 미국 인디 록을 대표하는 밴드로 활약하고 있다. 요시미 앨범 이후로는 사이키델릭 록에 가까워지는 모양새.

밴드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생각을 했어요라고 할 수 있다. 음악적으로도 1960년대 히피 세대의 낙관적인 포크 록과 사이키델릭, 버블검 팝 영향력이 강하기도 하지만 가사나 평소 컨셉도 그야말로 유쾌하고 비범하기 그지 없다. 상술한 Zaireeka 에피소드도 그렇고 쇠맛 나는 구름Clouds Taste Metallic, 신부가 운전하는 앰뷸런스In a Priest Driven Ambulance, 오, 임신한 내 머리Oh, My Pregnant Head 같은 제목 센스 등 (이건 정말 일부다.) 그야말로 똘끼충만이라는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작 본인들은 자신들은 항상 크리스마스 음반을 만드는 밴드라고 하지만... 분명 그 크리스마스는 약을 빤게 분명하다 결국 2014년엔 진짜 크리스마스 앨범도 발매했다

이러다보니 뮤직 비디오나 공연이 굉장히 특이한 걸로 유명하다. 웨인 코언이 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3] 공연에서는 무대 장치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인데 거품을 피우고 풍선을 날려 보내고 폭죽 터트리며 종이가루 날리는데다 특이한 영상을 가져다 트는 등 그야말로 사이키델릭 엔터테인먼트라고 할만한 라이브를 보여준다. 거기다 멤버들의 쇼맨십도 괜찮은 편인지라 공연 평이 좋다. 2010년 글라스톤베리에서 서브스테이지 헤드를 섰는데 역대급 공연으로 평가된다. 피라미드 헤드였던 고릴라즈를 깨끗이 발라버렸던 공연.



오프닝이 이 정도다...

때문에 상당히 열광적이고 충성스러운 팬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도 The Soft Bulletin 이후로 앨범들이 정식 발매가 된데다 두 번 내한하면서 [4] 인디 록 밴드치곤 팬층이 두터운 편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도 이들 팬이라고 밝힐 정도.

리더인 웨인 코언은 똘끼에다 은근히 독설가 기질이 있어서 아케이드 파이어랑 키보드 배틀 붙은 것은 제법 유명하다.[5] 게다가 보통 락스타들도 나이가 들면서 잠잠해지는 게 보통인데 웨인은 벌써 환갑이 다가오는데도 가면 갈수록 더 좌충우돌하며 또라이짓을 하고 있다...

3 디스코그래피

  1. 드러머인 드로즈드는 마약 투여 도중 팔을 일시적으로 못 쓰는 일이 일어났고 웨인은 아버지를 암으로 잃었다고 한다.
  2. 참고로 음악평론사이트인 피치포크는 전작인 Zaireeka에겐 평점 0점을 주고 The Soft Bulletin에겐 10점을 준 일화는 제법 유명하다. 나중에 0점 준 리뷰는 삭제했다. 초기 똘끼충만하던 피치포크의 여러 흑역사 중 하나...
  3. 몇몇 앨범 커버를 직접 그리기도 했으며 미술은 아니지만 단편 영화도 몇 편 찍기도 했다. 물론 영화 내용은 아스트랄.
  4. 한번은 2010년 단독 내한이였고 한번은 2013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였다.
  5. 엄밀히 말하면 시비를 건 것에 가까워서 나중에 변명조로 인터뷰를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