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8년 3월 1일 JTBC 소셜라이브에서 나온 발언.
2 상세
2018년 3월 1일 김지아 기자가 JTBC 소셜라이브에 나와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비판하는 입장에 대해 반박한 발언이다.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며 수많은 사람들의 과거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가 드러난 것은 잘 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미투 운동에 편승하여 거짓말로 의심이 가고 증거가 없이 마구잡이로 특정인을 여론몰이하여 인민재판을 하는 풍조도 생겨났다. 주로 남성들이 이렇게 증거가 없는 것을 어떻게 믿냐는 의견을 내자, 당시 김지아 기자가 남긴 말이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입니다"이다.
2018년 대한민국의 젠더 분쟁 격화로 인해 페미니즘 분야를 넘어서 전국적으로 쓰이는 말이 되었고, 보배드림 곰탕집 성추행 판결 논란 등에서 폭발했다. 그리고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 2019년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가 2심에서 성폭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자 다시 이 짤방이 돌게 되었다.
손석희 프리랜서 기자 폭행 논란이 터지자 왜 손석희는 자기네 회사 말 안 듣냐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특히 본인이 보도국 사장인만큼 총괄자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 실제로 사건 당일 페이스북과 각 커뮤니티의 베스트 댓글을 맨 위의 짤방이 차지하기도 했다.
3 문제점
It is better that ten guilty persons escape than that one innocent suffer.범죄자 열 명이 도망치는 것이 무고한 사람 한 명이 고초를 겪는 것보다 더 낫다.
윌리엄 블랙스톤, 1760s #
사실 그 자체로는 틀린 말은 아니다. 피해자의 목소리, 더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면 형사범죄피해자의 공판절차에서의 증언은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증언만 가지고도 유죄판결이 나는 형사사건도 있다.[2] 또한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증언이 충분히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여기에 약간의 물적 증거만 결합된다면, 피해자의 증언이 법관으로 하여금 유죄의 심증을 충분히 갖게 할 정도의 증명력을 발휘하기도 한다.[3] 다만 이상하게도, 성추행과 같은 발휘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자주 발휘되곤 한다. 자세한 내용은 성추행 문서 참고.
문제는 기자의 코멘트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범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라는 뉘앙스로 들렸다는 것이다. 즉 없는 일 지어내 생사람 잡는 무고[4]를 옹호한 것처럼 들리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고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억울함은 미투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시되어도 본다고 들린 것. 대법원은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잡아[5]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1도16413).
예를 들어 성관계까지 나눈 연인이었다가 가치관의 차이로 싸운 뒤 헤어진 여성 A가 남성 B에게 앙심을 품고 '저 사람이 나를 술 먹이고 성폭행 했다'며 모텔 영수증이란 것을 증거로 고소한 상황을 연출해보면 기자의 발언이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 알 수 있다. 모텔 영수증은 두 사람이 합의된 성관계를 한 것인지 강제적인 성관계를 한 것인지 분별할 증거가 되지 못하지만, 기자의 말대로 '목소리가 증거'라면 B는 졸지에 성범죄자가 되어 쇠고랑을 차야 한다.
실제 안희정 사건의 재판도 무죄를 선고한 1심이든, 유죄를 선고한 2심이든 피해자의 증언만이 증거로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무죄를 선고한 1심의 경우 피해자의 증언 이외에도 여러 다른 물적증거 및 정황증거를 보아 결론을 내렸으며, 2심 역시 피해자의 증언과 다른 증거들을 엮어서 판단하였다. 피해자의 목소리만 가지고 재판을 한 것이 절대 아니다. 게다가 유년시절의 성폭행 기억은 억압된다처럼 기억이 왜곡되어 있거나, 피해자가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라면 애먼 사람을 잡아다가 죄를 뒤집어 씌우게 된다. 실제로 김부선 이재명 스캔들 논란에서 '피해자'를 자처하는 김부선이 정확하게 이 발언과 유사한 주장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결과는 증거라고 내미는것들이 하나같이 부정확한데다가 '가해자'로 지목된 이재명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로 이재명측의 무고함이 드러났고,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에서도 '피해자'를 자처하는 세 모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믿고 가해자라고 마녀사냥 했다가 조작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리고 위의 맞다는 말도,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실제로 피해자일 때에야 성립될 수 있다. 애초에 피해자라는 개념 자체가 피해사실이 존재한다고 입증되었을 때에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 그런데 많은 언론들에서는 성폭력 의혹 사건에 관련해서 일단 고발자를 피해자로 단정짓고 몰아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일부 언론에서 사건의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피해사실의 존재 여부 불확실) '2차 가해' 운운하며 단정짓는 것 역시 잘못이다.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라고 쳐도, 애초에 이게 진짜 피해자인지 유죄추정의 원칙 믿고 무고 넣는 가해자인지 증거가 없으면 알 방법이 없다.
그리고 '피해자=무조건적인 선'이 아닌 만큼, 설령 진짜 피해자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피해를 부풀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술 더 떠서 피해자에게 악의가 없더라도 피해자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며 오판, 착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발언 직후에 나온 "그렇게 따지면 가해자 역시 자기가 결백하다는건 증명 못 하지 않느냐"라는 뉘앙스의 말 역시 꽤나 심각한 문제다.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인해 형사 재판에서 입증 책임은 검사 측에게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실제로 결백하다고 가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다 보니 인민재판 등의 린치에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논리이다. 단순히 감정에 치우쳐 이런 기준을 함부로 내세웠다가는 극단적으로는 길 가던 사람을 붙잡고 살인자로 몰아 붙이고 폭행해도 결백하다는 것을 입증 못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
사실 눈물따위야 연습으로 만들어내는게 불가능한건 아니다. 실제로 모친이 별세했다는 의혹까지 생긴 백봉기일병이 그 예시. 그걸 감안하면 여성이 오히려 이 조건을 만에하나 악용할경우 훨씬 더 쉽다. 생물학적으로도 쉬울뿐만 아니라 사회 고정관념적으로도 유리하니.
4 여성 용의자-남성 피해자 사건에서의 이중잣대
이후 2018년에 남학생 2명이 2016년에 초등학생으로 각각 11세와 13세일 때 경기도 양주의 여자 학원강사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각각 고발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유죄가 되어 여자 강사에게 징역 10년이 선고되었고, 여강사가 항소하여 2심 무죄에 이어 2020년 6월 11일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여자 학원 강사는 1심부터 모든 범죄사실을 부인했으나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선 '아이들과 선을 지키지 못한 저의 잘못이 시초가 되었다. '이 정도 장난쯤은 괜찮겠지'라며 살았다. 격 없던 저의 장난이 선을 넘으면 누군가에겐 장난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우가 지나쳐 혐오스럽게 느껴지고 상처로도 남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법원은 이 반성문을 통해 "피의자 학생들을 상대로 스킨십을 번번히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남학생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들을 모두 고려해도 여강사의 범죄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므로 재판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거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고, 더군다나 두 남학생들의 진술과 반대되는 정황이 여럿 있었으므로 판결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2020년 6월 11일 네이버-중앙일보 징역10년→무죄…학원 女강사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 반전
2020년 6월 11일에 JTBC 뉴스룸은 이 사건을 보도했다. 2020년 6월 11일 네이버-JTBC뉴스룸 '10대 성폭행 혐의' 학원강사…'진료기록' 덕 무죄 반전
그런데 기사에서 초반에 여성앵커 안나경이 '수사기관이 진술에만 의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라고 했고, 후반부에 여성 기자 오선민이 '경찰과 검찰이 피해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즉 JTBC는 성범죄 주장 사건에서 남성 용의자-여성 피해 주장자일 경우에는 여기자 김지아를 통해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다'라고 하면서 물적증거 없는 여성 진술을 절대시했고, 심지어 일부 진술의 모순 등도 기억의 혼란 등으로 옹호했다. 그런데 같은 성범죄 주장 사건에서 여성 용의자-남성 피해 주장자 사건이 되자 이제는 여기자 안나경과 오선민이 피해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했다고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성범죄 주장 사건에서 여성 피해 주장자가 일부 기억을 못하거나 진술 내용에 모순이 있어도 충격이 커서 다 기억을 못한다거나 주요 사실에는 부합한다고 하면서 언론과 사법부가 유죄로 몰아갔다. 특히 피해 주장 여성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을 중시했다. 그런데 이 사건 역시 피해 주장 남자 초등생들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있으나 일부 모순이 있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 자체는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봤을 때 타당하다 할 수 있다.
심각한 점은 같은 사안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잣대를 거리낌 없이 들이대는 JTBC의 이중잣대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