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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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대한민국의 여성정책

1 개요

파일:Gender-sensitive.jpg

성인지 감수성() 또는 성인지성은 어떤 사건에 대해 심리할 때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서 가지는 불리함을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성폭행, 성희롱 등 젠더 관련 사건에서 여성 측의 진술 및 증언, 증거 효력의 인정 기준을 완화하는 것으로, 2010년대 이후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근대 형사소송대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유죄 판결에 인용하기 시작한 자유심증주의 논리를 뜻한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밝혀진 바 없으며, 인용 출처에 따라 그 설명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매우 애매한 기준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에 대해 "일상 생활 속에서 젠더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 "성별의 불균형에 따른 유·불리함을 잡아내는 것" 혹은 "성폭력·성희롱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함을 뜻하는 것." 등으로 풀이한 적이 있다.참고자료 여기에 더해 '과연 재판의 어느 범위까지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되어야 하는가?', 또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은 유죄를 선고할 만한 합리적 의심을 없애기에 충분한가?'와 같은 논의는 아직까지 충분히 이루어진 바가 없기 때문에 많은 논란을 안고 있다.

그나마 정확한 정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 등에서 제공하는 '카드뉴스로 보는 성희롱 예방 교육'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일반적이거나 평균적인 시선 혹은 대상을 위주로 하지 않고 (성희롱 등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의 성립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사회적 통념이 아닌 피해자가 처한 처지를 우선시하여 범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사회적 통념은 의외로 권력이라는 편향에 휘둘리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이마저도 어디까지를 '부당한 권력'으로 봐야 하는지, 없는 사실을 꾸며 가해자의 권력을 뺏으려 하는 속셈을 어떻게 차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1]

본래 영어 단어 'gender sensitivity'는 한국에서 '젠더 감수성', '성별 감수성', '성인지력' 등으로 번역되었으나, 사법부에서 판례 근거로 삼는 '성인지 감수성'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젠더 감수성'의 경우 1995년 UN에서 주최한 제4차 세계여성대회의 선언문 19조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이 대회에서는 형사소송에서의 법리 적용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룬 것이 아니었다.[2]

다만, 본 문서에서 설명하는 '성인지감수성'은 여성 교육 및 정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의 '젠더 감수성'이 아닌, 사법부에서 성범죄 관련 판결의 근거로 채택하기 시작한 법학적 논리를 중심으로 다룬다.[3]

2 법원 판례 및 판결문에서의 용례

2012년 기사에 올라온 판사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미 예전부터 성범죄는 유죄추정의 성격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본 문서에 하술된 판례들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최근에는 성인지 감수성이 재판에 언급되기 이전에 무죄가 내려졌던 상황들도 2심에서 유죄가 내려지는 경우가 나온 것을 보면 그러한 경향의 심화를 짐작해 볼 수 있다.

2.1 2018년 4월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주심: 권순일 대법관). '성인지 감수성'을 거론한 대한민국 최초의 판례로 알려져 있다.

2018년 4월, 성인지 감수성이란 용어가 최초로 등장한다. 한 대학교수가 학생을 성희롱하였다는 논란으로 징계해임을 당했고, 항고심(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 논리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한다. 성희롱은 일반적인 사람의 시야가 아닌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들의 시야로 보아야 한다는 판례를 만든다. 기사

2019년 2월, 후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위 사건은 전주혜 변호사가 피고 보조참가인(성희롱을 이유로 교수를 해임한 학교법인) 소송대리인으로서 위와 같은 판례를 이끌어 냈으나, 전 변호사는 변론 과정에서 관련 논문[4]을 보충자료로 제출했을 뿐 그 자신이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 감수성"의 논리로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을 이끌어 냈다며 전주혜 변호사를 "성인지 감수성"의 창시자로 부르기도 한다. 실제 2020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계에 진출할 때 대다수의 언론이 "성인지 감수성"의 창시자 혹은 최초 사용자로 타이틀을 붙였다.#

2019년 2월까지, 이 판례가 26건의 판결에서 언급되었다.#

2.2 2018년 10월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주심: 박정화 대법관) 역시 성폭력 사건(사안은 강간)에 관해서 같은 법리를 설시하였다.[5]
성인지 감수성은 그 기초가 된 연구에서는 성희롱에 관한 판단기준으로 거론된 것이었으나, 이처럼 원 맥락을 초월하여 성폭력 전반의 판단기준으로 적용범위가 급속히 확장되었다.

2.3 2018년 12월

2018년 12월 20일,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거론되었다. 1심에서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웃음을 보이거나 가해자와 손을 잡고 있었다는 이유로 성폭력 혐의에서 성폭행이 아니라 판단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의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성폭력 사건 판단은 사건이 발생한 맥락을 고려하는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 "피해자 진술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성인지 감수성'의 기준에 근거해 "피해자가 그런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성폭행 직후의 행동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돼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결을 내렸다.기사 현직 변호사(양은경)의 판례 설명 기사 상세 이유 기사

2.4 2019년 2월, 안희정 성폭력 사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2심 판단이 바뀐 데에는 피해자에 대한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에 대한 깊은 고려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중략)... 1심 재판부는 그러나 사실상 이번 사건의 핵심적이며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범행 전후 김씨가 보인 행동과 주변인에게 전한 메시지 등을 보면 '성범죄 피해자로'로 보긴 어렵다는 게 1심 판단이었다. ...(중략)...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며 현행 법체계하에서도 안 전 지사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략)...그러면서 "성폭력 가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관점은 편협하다"며 "법원이 심리할 땐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중략)... 가해자 중심의 인식 구조로 인해 피해자가 진실을 알리고 문제로 삼는 과정에서 여론의 불이익과 신원 노출 피해를 입기도 했는데 피해자의 진술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논리적 경험에 기반한 판단이 아니라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고 결론내린다.

안희정 2심 재판부, '성인지 감수성' 토대로 피해자 진술 신뢰 ## (주심: 김상환 대법관)[6]

1심에선 증거불충분으로 무죄였는데, 2심에서 성인지 감수성 때문에 유죄로 뒤집혀 실형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최종심에서도 2심의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었다.판결문 전문

2.5 이후

2018년 4월 최초 판례로부터 2019년 4월까지 성인지 감수성이 적용된 판결은 57개 중에 56개가 유죄가 나왔다. # 형사소송에서 이 정도로 높게 유죄율을 보이는 단일 논리는 없다.

2020년부터 대법원이 성범죄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비율이 크게 늘었다. 기존엔 대법원까지 간 사건 중 파기환송 결정의 무죄:유죄 비율은 2:1이었으나, 2020년부터 1:2로 역전된다. 2021년 10월 21일 기사

2021년 4월 29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 재판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재판부 입으로 언급됐는데 해당 재판부에선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피해자가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는 모든 행위가 성폭행,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2021년 5월 26일, 남녀가 모텔에 갔고 여성이 남성에게 구강성교까지 해 줬지만, 남자는 합의 여자는 강압이었다고 양 쪽 다 일관된 진술을 하였지만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은 여성 측의 손을 들어 남성을 강간 유죄로 선언하고, 판사는 징역 4년을 양형한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 이는 바로 직전 정봉주 의원의 1-2-3심 무죄 판결을 통해 남녀 접촉자의 의도가 불분명할 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따른다는 판례를 정면으로 다시 뒤집는다.

2021년 6월 6일, 여고생 B양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교사 A씨는 성추행, 교사 C씨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 1심 유죄가 났으나, 주변 학생들과 주변 교사들의 일관된 반박 진술이 반영되어 2심에서 두 교사에게 무죄가 나온다. #

2021년 6월 9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원의 '성인지 감수성에 치우쳐 추행을 판단하면 군 조직 운영이 어렵다'는 과거 판례를 뒤져 경향신문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

3 비판

3.1 무죄추정의 원칙 훼손

지금 대학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폐기하고 '우월한 증거(preponderance of evidence)'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요.[7] 아주 좋지 않아요. 대단히 큰 실수라고 봐요. 무죄추정의 원칙은 '신이 내려준 기적' 같은 거에요. 갖다 버리면 재앙을 각오해야 해요. 그래서 좋지 않아요. '성범죄 피해자 말을 믿자'라는 운동은 어디 모자라는 사람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거라고 봐요. 악용될 가능성이 무한한 문을 열려고 하는 거니까요.

조던 피터슨, 前 하버드 대학교, 現 토론토 대학교 교수, 임상심리학 박사. #번역
이 판결[대법원 2018도7709]이 경이로운 점

1. 피고인의 진술모순이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간접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 피고인이 말을 잘못하면 피고인 성범죄의 유죄의 증거가 된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자백하는 진술이 아닌 부인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쓴다는 사상초유의 획기적인 판시임. 이는 형사재판의 대 혁신이자, 거의 무죄추정주의를 폐기한다는 것으로 일대 혁명적 판결로 평가됨.

2. 지금껏 피해자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유죄가 인정되어 왔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한 바 없음에도, 대법원은 더욱 더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지 말라는 기준을 세워줌. 피해자 진술 배척하는 자는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자들임을 천명함.

3. 소결: 성범죄는 무죄를 다투어서는 아니되며, 성범죄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절대적 선이므로 이를 배척하는 하급심 판사가 있다면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양성평등기본법을 위반하는 자일 뿐 아니라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임을 천명하였음.


김정철 변호사(법학박사) 2019년 5월 12일 기고문 #

"피의자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형사법상의 대원칙이 적어도 피해자가 여성인 성범죄의 경우에 한해 '성인지 감수성'으로 인해 폐기되었다는 비판이 많다. 성인지 감수성 논리는 쉽게 말해, (여성) 피해자의 행동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규정해선 안 되며, 고로 그 진술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피해자인지는 판결이 나기 전에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성) 피고인측이 반박으로 내놓은 타당성 있는 정황 증거도 배척 당하게 되어 재판이 진술 위주로 이루어지고, 그 진술 위주란 위의 사례를 보다시피 (여성) 고소인의 진술위주가 된다는 데 있다. 그런데 증거법 원칙상 당연하게도 증언은 물증에 비하면 증거능력이 약해야 마땅하다. 만약 일관된 진술이 거짓이면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가 될 위험성이 있다. 이로 인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주장을 유리하게 받아들이라는 뜻이며, 이는 유죄추정의 원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로 남성들은) 이성과의 접촉 자체를 크게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펜스 룰 문서 참조) 접촉 이후 1~2년 지난 후에 아무런 물증 없이 상대방을 강간죄로 고소하더라도, 그 상대방은 강간죄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접촉 당시에 (여성이) 명백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그 직후에 친밀함을 표시했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나중에 자기는 강간 당했다고 일관되게 피해를 호소하면 끝이다. 정반대 상황에서도 똑같다. 여자가 남자에게 일을 저지른 다음에, 상황을 철저하게 조작하면 끝이라는 얘기다.[8]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개념은 결코 무죄추정 원칙을 해하거나 흔드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고, 오히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성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단지 사건의 개별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원칙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추정의 원칙 적용을 완화 내지 배제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법무법인 해마루 박재형 변호사, 이슈밸리 기고문 #

이에 따라 특정인에 대해 앙심을 품은 자가 작심하기만 하면 그 사람 하나 골로 보내는 것은 일도 아니게 된다. 단 한 사람도 무고한 범죄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에 과연 '성인지 감수성' 논리가 부합하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A 씨가 강간으로 무고한 성범죄의 경우 목격자가 없고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력한 증거로 되는 경우가 많아, 이 사건에서 B 씨가 A 씨와의 대화 내용을 녹취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성범죄 혐의를 벗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외도 사실이 들키자 내연남을 강간죄로 고소한 30대 여성에게 무고죄 유죄 판결이 내려졌는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최근 성범죄 관련 판례들이 성인지 감수성만으로 판단한다는 실태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형사 사건의 무죄추정원칙과 유죄 입증책임 완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동의간음죄를 인정한다는 선진국도 사실상 명목상 인정일 뿐이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무죄추정원칙을 엄격하게 지키기 때문에 법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에게 동의의 입증 책임을 전가할 수 없고 고발자와 검사가 비동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여러 정황 증거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9]

최근 미투 운동으로 고발당한 일부 유명인들이 중형을 받은 뉴스를 보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비동의간음죄를 도입한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에서의 성폭력 유죄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낮다. 일단 기소된다면 유죄 비율이 아주 낮은 것은 아니지만, 증거가 부족하면 기소 자체를 하지 않아 대다수의 성폭력 고발 사건이 불기소된다.#### 한국에서는 성인지감수성을 인정한다며 성폭력 사건의 유죄 입증책임을 완화했지만 스웨덴에서 강간죄로 고발된 줄리언 어산지가 결국 증거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에서 보듯 서구 선진국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10]

3.2 자유심증주의의 왜곡

통상의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모순점이 있어 믿을 수 없다면 신빙성이 없다고 보게 되고 검사는 유죄 입증을 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성범죄는 ‘성인지 감수성’이 작동하게 되고,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거나 모순점이 있더라도 이것이 ‘성범죄 피해자로서 처한 특수한 현실로 인하여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그걸 이유로 피해자 진술을 쉽게 배척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법리로 인해서 피해자 진술은 모순점이나 불합리가 있더라도 ‘성인지 감수성’ 법리가 판사의 ‘피해자 주장이 이상하다. 믿기 어렵다.’라는 ‘자유심증’을 제약해서 그렇게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진술에 의문이 있어도 그것이 ‘성인지 감수성’으로 치유되는 반면, 피고인은 진술에 모순점이 있으면 유죄증거에 보강까지 되어 버리니, 결국 다른 사건과는 달리 성범죄 사건은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을 요구하는-註) 형사법 대원칙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구자룡 변호사의 설명#

3.3 기억의 불완전성

인간의 기억에는 종종 오류가 있기 마련이고, 심지어는 최면이나 세뇌 등에 의해 감정과 기억을 변형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1980~1990년대에 여러 가지 심리적 질환을 치료받기 위해 심리치료사를 찾아갔던 여성들이 심리치료를 받던 중에 어린 시절 부모나 친척에게 당한 성추행 기억을 되찾았다며 부모나 친척을 허위 고발해 수많은 가정을 풍비박산 낸 예가 많았다. 대부분의 경우 항소심에서나마 무죄가 밝혀졌지만 이미 가정은 회복할 수 없게 무너진 뒤였다.

그 중에 한 예만 들어보자. 지난 1989년, 미국의 에일린 프랭클린이라는 여인은 최면시술을 받다가 자기 아버지 조지 프랭클린이 20년 전인 1969년에 자신의 어릴 적 친구였던 수전 네이슨을 살해했다고 고발했고, 그로 인해 1991년 1월, 아버지 프랭클린은 1급 살인이라는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고서 무기징역 형 선고를 받았다. 딸의 과거 기억을 근거로 별 다른 증거 없이 아버지 프랭클린에게 1급 살인 유죄 평결이 내려졌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그러나 연방법원에서 다뤄진 항소심에서 원심은 뒤집혔고 재심 결정이 내려졌다. 1심 이후 이뤄진 수사에서 발견된 DNA 검사 결과 등 다른 증거들은 아버지 프랭클린의 결백을 증명해주었고 그의 알리바이도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으로 밝혀진 '인간 기억의 불완전성'을 고려해보면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재판행태가 합당한 것인가 하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성의 주관적인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재판은 여성은 모두 주관적이지만 올바르고 객관적인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진실하며 또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판단을 판결의 기준으로 삼아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모순이 생긴다. 무죄추청의 원칙을 벗어나 증거없는 진술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 많은 비판이 있으나 최근 대한민국 사법부는 페미니즘의 확대와 함께 여성의 성인지 감수성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3.4 객관성 문제와 용어의 모호함

'성인지 감수성'은 논란의 소지도 적지 않다. 자칫 객관적인 상황보다 피해자의 진술에 지나치게 비중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의 의미가 모호해 재판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양은경 법조전문기자·변호사#

여성 변호사조차 '성인지 감수성' 용어의 객관성 문제와 의미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지 합리성'도 아니고 '성인지 감수성'이 법적 판단기준이라는 부분이다. 실제로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 자극이나 타인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능력을 말하는 것인데, 이러한 말은 과학용어가 될 수는 있어도 법률용어가 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설령 '감수성(sensitivity)'을 '감성(sentiment)'과 비슷한 개념으로 파악한다 하더라도, 법철학적으로 이것이 법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어보면, 인간의 감성(sentiment) 또는 감정(feeling)이라는 게 실재를 얼마나 왜곡하는지 알게 된다.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km가 넘지만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마치 태양이 자기 가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게 그렇다. 과학적 이성에 의해 태양의 실제 거리를 알고 난 이후에도 사람들은 태양을 여전히 가까이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인간은 다른 사정이 없는 한 필연적으로 항상 수동적 감정에 예속되지만, 그게 실재를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감성은 본디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며 변덕스럽다. 그런데 이러한 주관적이고 가변적인 기준에 따라 법적 판단을 내리도록 한다는 것은 냉철한 이성이라는 법의 본질을 흐린다. 또한 피의자를 제대로 보호할 방법이 사라지며, 법적 안정성도 상당히 떨어진다.

객관성 및 증거재판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나쁘게 말하면 21세기 버전 원님재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감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결국엔 법관의 내면 의식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선미, 박용철, 《성폭력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경험칙에 관한 연구》(사법정책연구원, 2020)는 "일반적 피해자, 즉 ‘마땅히 그러한 반응을 보여야만 하는 피해자’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사건마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바로 그 피해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피해자’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성폭력 상황에 처해 일반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그리고 때로는 동정의 가치가 없거나 비난할 만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전형적인 피해자상에서 벗어나 매 사건마다 개별적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대법원이 성폭력 사건의 재판에 있어서 갖추기를 요구하는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풀이하면서도(177면. 이선미 집필부분),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의 모든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부합될 수는 없고, 객관적 사실과 피해자 진술이 어느 정도로 불일치해야 피해자 진술 전체의 증명력을 배척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립된 기준이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학계와 실무에서 이를 어떻게 새길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55면. 박용철 집필부분)라고 하고 있다.

딸 몰카에 성폭행까지…'인면수심' 친부 징역13년 확정 사건(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도6965, 2020전도74 판결)에서 대법원(주심: 민유숙 대법관)은 '성인지 감수성' 판례를 원용하면서도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라고는 하지 않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고 하였다.

사법권을 벗어나, 정치권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 변창흠의 발언이 성인지 감수성에 위배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정파로 해석이 갈려 다툼을 벌였다. # 이쯤 되면 종교 교리를 두고 싸우는 여러 교파가 연상될 지경.

3.5 용어의 오남용

등 돌리고 있는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이름을 불러 돌아보게도 하지만 가까이 있으면 어깨를 두드려 돌아보게도 하고, 어떤 일로 의기소침해 있는 사람에게 말로 “힘내~”라고 격려하기도 하지만 어깨나 등을 토닥이기도 하며, 지하철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문 앞에 다른 사람이 서 있으면 말로 “비켜주세요! ”라고 할 수 있지만, 말하는 대신 손으로 몸을 밀쳐서 비키라고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행동들이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는 있지만 기분이 나쁘다고 하여 그것들이 모두 추행인 것은 아니므로, (중략) 그렇게 판단한 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가요....

서울지방변호사회보 제589호(2020. 4. 6.) 참고로, 위 글의 필자 김영미는 여성 변호사이다.

많은 페미니즘 단어들이 그렇듯이 이 단어도 만능단어로 변화중이다. 기존에는 정책이나 법률 분야에만 주로 쓰였으나 안희정 재판이 기폭제가 되어 2018년부터 문화나 사회 온갖 곳에 다 쓰이고 있다. 대체로 기존에 성평등이 들어갈 만한 자리에 들어가나 정확한 뜻은 불명확하다. 여성혐오와 마찬가지로 낙인 효과가 있는 만능 단어다. 기존에 공감능력 보다 전문용어로 보여서 상위호환 되는 단어이다.

3.6 너무 쉬운 악용

악용(꽃뱀, 성폭력 무고죄)이 너무나도 쉽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성인지 감수성은 일관된 진술로 성범죄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기분이 나빴다'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면 성범죄자가 된다. 일관된다면 성범죄자인데 게다가 일관되지 않아도 '피해자다움'을 요구한다면서 성범죄자가 된다.[11] 피해자들이 성과 관련된 피해를 입은 상태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일관되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이 사법부의 입장이다. 따라서 일관된 진술만으로 범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지 않아도 범죄자를 만들 수 있다. 1.3초 찰나에 만졌다고 주장하고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피해자가 기분이 나쁘면 성범죄자가 된다. 따라서 무죄추정의 반하는 판사의 재량만으로 원님재판을 하다보니 악용이 너무 쉽다.[12]

파일:주호영 성추행 논란 CCTV.gif

2021년 1월 28일, 야당 국민의힘주호영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좌파 진영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주장하며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주호영 대표가 성범죄자라고 주장하는 그 근거로 곰탕집 성추행 사건를 대었다.[13]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1.3초동안 성추행 당했다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6개월 징역난 사건인데 이 CCTV를 보면 순간이지만 1.3초 비슷하게 가슴을 스치는게 분명하고 여성도 몸을 홱 돌려버리며 불쾌감을 표출하는 등으로 수치심이 들었다고 하니 이것은 곰탕집 성추행 사건보다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성범죄자라는 것이다. 직관적으론 "이게 왜 성추행이냐? 이런 논리면 모든 지하철 남자들은 성범죄자들이다"라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곰탕집 사건 기준으로는 주호영은 성범죄자가 맞으며 이러한 반발은 '2차 가해' '백래시'가 된다. 하물며 인정하지 않고 무고죄로 검토중이라고 하니, 판사 입장에선 곰탕집 사건 기준으로 "적반하장 버릇없는 행동"이므로 똑같이 억울하게 징역 6개월을 판결 가능하다.

3.7 실제 여성들을 보호하지도 못한다

문재인 정권이 강행한 성인지 정책으로 대부분의 무고한 남자들을 걸고 넘어졌는데 정작 진짜로 성인지 교육을 받아야 할 법조계 등 권력 카르텔은 건드리지도 않아 급기야 성인남성이 미성년 여성을 강간한 것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사법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4 성인지 예산

파일:PS19082500072.jpg

성인지 예산은 2006년 9월 열린우리당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으며, 2009년 최초의 예산서가 국회에 통과되었다. 또한 양성평등기본법에도 법적 근거를 두므로, 성인지 예산 제도를 변경하려면 이 두 법안의 개정안이 추진되어야 한다. 두 법에 근거해, 예산이 성 별로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여 재원이 성 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성인지 개선에 사용하는 예산은 극히 적고 대부분이 성인지 개선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예산이다. #

중앙정부의 성인지 예산은 26조원(2019), 31.8조원(2020), 31.8조원(2021) 등이지만 실질적으론 성평등과 관련 없는 예산이 대부분이다. 2019년 284개 사업 중 85%가 넘는 27조원 가량이 '용산공원 조성사업' '어린이 국회' '지하철 환승센터' 등 온갖 사업이 끼워 맞춰져 있는 것이 지적받았다. # 2020년에도 역시 '도시재생' '중소기업 옴부즈맨' '노인 일자리' '해외 봉사활동' '초등생 과학교육' 등임이 지적받았다. # 이렇게 성평등과 관련 없는 예산이 대부분인 이유는, 여가부가 31.8조원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35개 정부부처가 각기 성인지 예산에 사업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형태이기 때문. 이 때문에 페미 측은 실효성 있는 집행과 예산 선정을 요구하고, 비페미 측은 남성정책을 균형 있게 절반 가량 할 것을 요구한다. 기존 85%의 예산이 성과 무관하게 쓰여 온 만큼, 그 85%어치를 각기 부처에게 돌려주어 없애자는 요구도 있다.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도 성인지 예산이 있으며, 가장 큰 서울시 기준 3조원(2020), 3.6조원(2021) 등이며, 다음으로 큰 경기도 기준 1.8조원(2021) 등이다. 2021년 기준 서울시 내에서 329개 사업이 있으며, 여성가족정책실이 52%, 복지정책실이 26%의 예산을 사용한다. # 대표적인 사업으로 여성안심보안관, 성중립 화장실 등이 있으며, "은평시스터즈"에 따르면 여성 가구의 야식비 및 취미활동비로도 남용된 것이 밝혀졌다. #

성인지 예산은 2021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논란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7월 8일, 페미니즘에 친화적이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조차도 예산이 헛된 데 쓰이는 케이스가 많다고 비판했다. # 7월 18일, MBC는 해당 일자 기준 38개 정부부처 304개 사업에 달하지만, 주무부처는 기획재정부[14]이며 여성가족부는 예결산서의 양식 교육만 하고 있다고 한다. #

4.1 오해

성인지 예산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들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애초에 성인지 예산은 단순히 '여성'을 위해 쓰이는 예산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성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고찰이 있었는지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며 거리정비 사업같은 일반 예산에 성인지 라벨을 붙이는 것은 오용된 것이 아니라 당초 목적대로 붙여진 것 뿐이다. 즉 성평등만을 고려하는 예산이 아닌 성평등 추가적으로 고려하는 예산인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성인지 예산이란 제목만 보고 성평등만을 위한 예산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초에서는 왜 성인지 예산을 온전히 여성만을 위해 쓰지 않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반면 남초사이트에서는 수 십조가 페미를 위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5 성인지 교육

자세한 내용은 성인지 교육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여성가족부/논란 및 사건 사고에도 여러 성인지 교육의 사건 사고 사례가 있다.

6 희화화

일반인들이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뜻을 추측하기 어렵고, 법치국가의 법정에서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거론되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단어였다. 초기에서는 역대 성추행, 성폭행 관련 재판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는 것에 대해 비꼬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15], 이후에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즘, 성평등과 관련된 글에 풍자성 댓글을 다는 유형도 정착되었다. 주로 내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성인지 감수성 공부나 하세요 등등 기존의 페미니스트, 메갈등이 사용하던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 비꼬는 일종의 미러링 방식이다.

심지어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이를 비꼬기 위해 2019년 12월 성인지감수성 갤러리까지 등장하였다. #

한편 성인지 감수성을 한자만 바꿔서 成人誌感受性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떡인지에나 나올 법한 개념"이라며 비꼬기도 한다.

무지성 드립과 엮여 '무지성인지'로 쓰이기도 한다.

7 기타

  • 2019년 1월 8일, 이선옥 작가가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의 소속 프로그램인 우먼스플레인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평가하였다. # 이선옥 작가는 오세라비와 함께 워마드의 주적 중 하나다.
  • 2019년 3월 4일, 시사IN 천관율 기자가 기사를 냈다.[16] #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의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는 선입견을 법원에서 더 이상 인정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갖춰가며 나온 담론이라며 배경을 분석한다. '동의 없는 성관계'의 회색지대 논의의 시작은 긍정적이지만, 어디까지가 입법으로 보호해야 할 영역이고, 어디부터 시민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영역인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등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페미니즘 이슈로 홍역을 치러왔던 것 치고는 정론적이다.
  • 2019년 9월 8일, 백성문 변호사에 따르면, 여성이 일관성 있게 계속해서 피해를 주장할 때 그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트렌드라고 한다. # 하지만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는 나치 시절의 선동 문구나, 삼인성호라는 고사성어처럼 거짓말을 일관성 있게 진술할 수도 있기에, 문제가 있다.
  • 2020년 12월 21일, 오세라비가 공저로 《성인지 감수성 트러블》[17]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므로 페미니즘의 피해자식 사고 체계와 사실상 동의어라고 비판한다. 여명숙, 김소연(정치인) 등이 추천사를 썼다.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오히려 발언의 자유, 창작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관용의 정신을 제한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사법부의 '성인지 감수성' 판례는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씨가 땅에 뿌려졌기 때문에 나무가 되고 열매가 생긴 것이다. 입법부에서 20여년 이상 이론화 작업,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사법부에도 그 영향을 받은 판사들의 생각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8 관련 문서

  1. 학교폭력이나 똥군기 등 다른 권력형 범죄에 대한 감수성 역시 비슷한 궤를 같이 하며, 관련 논란 역시 성인지 감수성 관련 논란과 비슷하다.
  2. 19: It is essential to design, implement and monitor, with the full participation of women, effective, efficient and mutually reinforcing gender-sensitive policies and programmes, including development policies and programmes, at all levels that will foster the empowerment and advancement of women; 여성의 역량 강화와 선진화를 촉진케 할, 모든 수준에서의 계발 정책 및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상호 강화적인 젠더 감수성 정책 및 프로그램을 설계, 구축하고 관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성인지 감수성’은 2018년 이래 성폭력 형사사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법리로 기능하고 있다. - 이선미, 박용철, 《성폭력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경험칙에 관한 연구》(사법정책연구원, 2020), 54면
  4. 변혜정, "성희롱의 법적 판단기준과 피해의미의 딜레마: 법/경험의 틈새를 성찰하는 ‘피해자’ 관점을 중심으로", 한국여성학, 제24권 3호(2008. 9.). 문제의 논문은, 부제가 시사하듯이 논제가 "피해자 관점"이지만, "성인지 감수성"도 주제어로 사용되었다.
  5. 다만,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판례는 "성인지 감수성" 판례가 나오기 전부터 존재하기는 했다.
  6.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최초로 판례에 도입한 권순일 대법관은 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안희정과 동향인 충남 논산 출신이다. 권순일 대법관이 성폭력 사건의 주심을 맡게 되자 권 대법관이 이 사유를 들어 재배당을 요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주심이 김상환으로 바뀌었다. #
  7. 원래 영미법에서는 형사사건에서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proof beyond a reasonable doubt)을 요구하지만, 민사사건에서는 '증거의 우월'만을 요구한다. 전자는 한국법에서도 마찬가지이나(증거재판주의 문서 참조), 한국에서는 민사사건에서도 고도의 개연성의 확신을 요구하는 것이 통설, 판례이다.
  8. 남성이 피해자일 경우에도 이 성인지 감수성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남학생들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징역형을 받다 무죄 선고받은 여강사 하지만 현실적으론 여자 피의자의 성범죄 쪽의 처벌이 약한 편
  9. 줄리언 어산지의 변호인들도 강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성관계 2일 후 어산지와 친밀하게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10. 어산지 강간죄 고발 사건은 어산지가 유명인이고 도주자라서 불필요하게 조사가 길어진 측면도 있었다. 스웨덴은 강간 신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유죄율은 낮다. 영어 위키백과 Rape in Sweden 문서도 참고하라.
  11. 대법 "성폭행 피해자 진술 정확치 않아도 유죄"
  12. 곰탕집사건에선 '나는 안만졌다고 생각하는데 우연히 스쳤을 수도 있겠다'라고 주장하자 진술을 번복했고 일관되지 않았다면서 성범죄자를 만들었다. 증언의 거짓말과 증거의 모순을 짚어서가 아닌 말꼬투리를 잡아 판사의 생각과 재량만으로 판결한다.
  13. '주호영 성추행'과 '곰탕집 성추행' 비교해 보니...
  14. 항목에서 정리되었듯 제18대 대통령 선거 통계 조작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도 달라진 게 없었던 것이다. 거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투명성이 좋지 않다는 의혹도 있다.
  15. 무분별한 용어의 사용이 시초라는 주장도 있다.
  16. 페미 관련 이슈에 소리를 내는 기자이며, 바로 이 나무위키를 대상으로 분석 및 비판하기도 하였다.
  17. 저자들이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주디스 버틀러의 대표작 《젠더 트러블》을 비꼰 제목으로 보인다.
  18. 일반인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된다고 불만을 야기한 사건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임에도 이 사건만큼은 진영논리를 떠나 상당수의 보수 지지자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당연한게 일반인들은 재판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의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나서 무죄추정의 원칙위반 논란에 펜스 룰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인데 김학의 사건은 줄곧 피해 여성들이 일관성 있게 진술했음에도 검찰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이 났다. 결국 언론에 김학의 성접대 동영상이 공개되고 나서야 기소가 됐다. 문제는 검찰의 기소가 너무 늦어서 공소시효 만료로 무죄 판결이 났다. 이 상황에서도 김학의는 끝끝내 자신이 동영상 등장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학의에게 성접대를 주선한 윤중천은 김학의가 맞다고 확인 사살했다. 결국 피해 여성중 한명이 kbs와의 인터뷰에 응해 조사 도중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에게서 조롱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