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리히 랑

400px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선량하게 나온 표정입니다.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ハイドリッヒ・ラング, Heidrich[1] Lang[2].
을지서적판은 하이드리히 랭으로 번역했고 서울문화사와 이타카판은 랑으로 번역했다.

"닥쳐라, 상놈!" - 오스카 폰 로이엔탈

OVA판 성우는 故 타카기 히토시.

1 프로필 및 작중 행적

골덴바움 왕조 시절 비밀경찰의 수장을 지냈다. 이름 유래는 독일 게슈타포 수장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본래대로라면 로엔그람 왕조에서는 제거대상 1순위였으나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에게 첩보능력과 충성심을 인정받아 비밀경찰의 이름만 바꿔 살아남는다.[3] 물론 그거 말고도 오베르슈타인은 이전에 권력으로 자신의 사적인 욕심을 채우는 비리를 저질렀는지 꼼꼼하게 조사했는데 그야말로 사생활적으로나 물질적인 비리같은 면에서 털어도 먼지나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기에 등용했다. 오죽하면 과거 골덴바움 왕조시절 그럴 힘이 있음에도 일절 사적인 욕심을 채우지 않아서 문벌대귀족들에게도 별난 놈 소리 듣고 외면당했다. 만약에 그가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이런 사적 비리를 저질렀다면 오베르슈타인은 등용하지 않고 되려 처벌했을 것이다.

여하튼 이런 사적인 면에서 깨끗하고 능력도 인정받아 오베르슈타인에게 호출되어 등용되자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허상을 논한다. 51:49의 다수결의 경우 51인 쪽도 나뉘어 있기 마련이므로 51 내부에서 26을 확보하면 26으로 51을 지배하고, 나아가 100을 지배할 수 있다는 이론.

보는 사람에게 큰웃음을 주는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을지판 번역에서는 이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 물론 서울문화사와 이타카판은 그대로 나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엄마 젖에 흡족해 하는 건강한 아기'. 비밀 경찰에게는 영 어울리지 않는 외모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아기 목소리가 아닌 외모와 싱크로율이 제로인 장중하기 짝이 없는 저음이다. 정확히는 외모로 큰웃음을 주기보다는 목소리로 큰웃음을 주는 양반. 다행히 처음 등장했을 때 상대가 오베르슈타인이라 안 웃었다(...). 되려 랑이 긴장했다.

이후 여러 건의 중요 첩보를 건져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어전회의에서 오스카 폰 로이엔탈에게 면박을 당한 후 그 선량한 울리히 케슬러가 매우 고소하다는 투의 흉악한 웃음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4] 그에게 원한을 품어 로이엔탈을 몰락시킬 음모를 꾸미게 된다.이 때 로이엔탈이 대놓고 "닥쳐라, 상놈!"이라고 욕했다. 이쯤되면 나름대로 원한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을지서적판은 "닥치시오. 여기에는 그대가 올 자리가 아닌데"라는 온건하게 풀어서 번역했기에 이 말에 원한을 가진 랑을 더 악랄하게 묘사한 셈이 되었다.

서울문화사판이 상놈으로 번역하고 이타카판은 "닥쳐라, 상것!"이라고 번역했다. 이 말도 랑이 듣으면 분노할 말이지만 상놈이란 말보단 좀 완화된(?) 듯. 이 과정에서 페잔의 전 자치령주 아드리언 루빈스키와 결탁해 행성 우르바시 사건을 배후조종, 결국 로이엔탈을 몰락시키게 된다.

2 몰락과 최후

그리도 증오해하던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반란에 휘말리자 속으로 무척 기뻐했지만 동맹 특사로서 오베르슈타인과 같이 가게되자 기겁한다. 오베르슈타인에게 가서 머뭇거리듯 "로이엔탈 원수는 저를 죽도록 미워할텐데요..."라고 말하지만 무표정하게 오베르슈타인에게 "설마, 내가 경보다 미움을 덜 받을까?" 하는 말을 듣고 그냥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나올 때, 살기어린 얼굴로 다가오는 미터마이어를 보고 공포에 질린다. 필사적으로 "오베르슈타인 원수는 아,안에 계십니다만?"이라고 하고 물러나려 했지만 "아니, 볼 일은 경에게 있다. 전직 내무차관."이란 차디찬 말에 공포에 질렸으나 도저히 움직이지 못해 덜덜 떨고 있었다. 그렇게 미터마이어가 블래스터를 꺼내들려고 할때, 막던 게 케슬러였다. 케슬러의 만류로 일단 그 자리를 모면하긴 했다. 하지만 케슬러도 속으로는 침이라도 저 낯짝에 뱉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야 했다. 그리고 나중에 체포된 상태에서 로이엔탈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거의 1시간은 좋아라 웃는 통에 심문하던 헌병들이 어이를 날려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코르넬리우스 루츠의 부탁을 받은 울리히 케슬러의 수사를 통해 그의 권력 비리가 드러나게 되어 처형당한다. 처형될 때 이미 죽음의 공포로 인해 기절했는지라 비명도 지르지 않고 조용히 블래스터가 숨골을 뚫었다고 한다.

e0006522_573ead48308e2.jpg

다만 애니에선 처형 집행을 위하여 온 군인들을 보고 두려움에 빠지는 얼굴이 마지막으로 나오며 시신을 넣은 관을 슬픈 얼굴로 가지고 가는 유족들 모습으로 이어진다.

정치적으로 야심이 커서인지 내무차관이 된 뒤로 직속상관이라 할 내무상서를 잘 우대해야 하는데 랑은 내무상서인 오스마이어를 대놓고 무시했다. 그 자리는 머지않아 자신이 차지할 자리라는 투로. 이러니 오스마이어는 이를 갈았고 밑에서도 언급하는 질버베르히 암살 테러 범인을 랑이 잡았을 때 이 색히가 큰소리치겠구나라며 속으론 이 공로를 무시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물론 그랬다가 부하의 공로를 무시하는 이는 절대로 용서안하는 라인하르트에게 분노를 살 게 뻔한지라 그러진 못했다. 하지만 나중에 랑이 몰락하면서 오스마이어는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소인배가 아닌 오스마이어가 오죽하면 그럴까 이해가 될 정도.

그 자신은 루빈스키나 오베르슈타인을 자신이 이용한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그 두 사람에게 철저하게 이용만 당했다. 오베르슈타인에게나 루빈스키에게나 그는 쓰고 버리는 말에 불과했던 것이다.[5] 로이엔탈이 죽거나서야 루빈스키에게 된통 이용만 당했다는 걸 알고 그의 비밀 거처를 이야기했으나 이미 사라진 다음이었다. 몇몇 의견으로 루빈스키에게 이용당해 이가 갈릴테니 일부 사면을 조건으로 루빈스키를 잡게 하는데 랑을 쓰는 게 어떨까? 하는 의견이 있었으나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못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3 성격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이나 의외로 비리 같은 것은 전혀 없는 청렴한 공직자였다. 범죄자를 잡는 것에 대해서는 오직 공적으로만 했을 뿐이었기에 제거대상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으며 가족들에게 무척 충실한 자상한 가장이었다. 그가 잡혀오자 아내가 울면서 자비를 애원할 정도였다. 조사 끝에 드러난 것은 아내(애니판 한정으로 아내가 상당한 미인이다.)에게 다정했으며 아이들에게도 좋은 아버지였다는 것. 루빈스키랑 손잡고 권력적으로 비리가 있었지만 반대로 사생활이나 물질적에선 도저히 죄가 될 게 없고 오히려 좋은 일을 하던 것이 속속히 밝혀졌다. 로엔그람 왕조 시절에 브루노 폰 질버베르히 암살 및 폭탄 테러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직접 밝혀내고 잡은 공로[6]로 10만 제국마르크란 큰 상금을 받게 된 적도 있는데 이걸 한 푼도 안 건드리고 기부했다. 처음에 이걸 가지고 생색내기라고 비웃던 이들은 나중에 그가 하급 공무원 시절부터 이름도 숨기고 꾸준히 기부해오던 청렴한 공직자라는 게 밝혀지자 경악했다. 애니판에선 85화에 나오는데 사무실에 있던 여성과 남성 관료들의 표정이 볼 만하다(...).

이를 두고 메크링거가 "사생활도 깨끗하고 가장 안정적인 가정을 가진 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할 정도로, 사생활은 도무지 건드릴 게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 사실 독재정권 상층부에서 공적으론 '천하의 개쌍놈'이지만 사적으로는 정말 흠잡을 데 없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청렴하고, 가정에 충실하고 오로지 체제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똘똘 뭉친경우. 이 경우 사생활에 약점이 없기 때문에 경쟁자들이 견제하기도 쉽지 않아서 오히려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다.[7] 그러나 사사로운 원한으로 말미암아 한순간에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나랏일까지 망쳐놓았으니 공직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부귀에 욕심부리지는 않았으나 직위와 권력에는 탐욕적인 케이스.

그에 대하여 미터마이어는 "오베르슈타인의 신발짝에 붙어있는 작은 껌딱지같은 존재이면서도 자신을 몰랐다."라고 평했으며 로이엔탈은 평하는 것 자체가 아깝다며 무시했다. 루빈스키는 도미니크 생 피에르에게 "그 녀석(랑)은 자신보다 크게 비쳐지는 거울을 보여주면 기뻐서 만족하는 소인배."라고 평가했는데 권력에 얽힌다면 저 평가는 딱 들어맞았다고 할까.

2ch 등지에는 그를 소재로 한 AA가 여러 다른 AA들과 합성되어 현실세계에서도 큰웃음을 주고 있다.

  1. Henry라는 이름의 여러 가지 변형중 하나이기도 하고, "힘있는 존재"라는 뜻이 있다. 작가가 여기까지 파고들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2. 영어로는 Long, 즉 '키가 큰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성을 가진 사람은 유대인일 가능성이 높다.
  3. 원작소설에서는 감옥에서 오베르슈타인과 대화했으나, 애니판에서는 그의 사무실에서 대화를 했었다.
  4. 랑은 그 회의에 참석할 자격이 없었는데 오베르슈타인에게 곁다리로 붙어온 것이었다. 당시 그의 위치는 국장급이기 때문, 차관과 겸직하는 것은 좀 뒤의 일이기 때문에 로이엔탈의 말대로 들어올 권한이 없었다. 애시당초 저런 중차대한 사항에 관한 어전회의를 약식으로, 황제 어환으로 소규모로 하는 거라지만 군부인사들만 나온다는 것은 초기 로엔그람 왕조가 군정에 가까운 정부구조를 가졌다는 증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당시에는 워낙 비상사태인 데다가 그들이 회의를 열게 된 이유가 제국군에게 악명높은(...) 양 웬리 때문이니 오히려 군부인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군 관련 일이니 군인들이 대거 참가했다고 해서 군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다른 군대와 상관없는 안건에서 군인들이 나섰다면 군정이라 의심받을만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은 찾아보기 힘들고 기껏해야 미터마이어가 마린돌프의 뒤를 이어 제국재상으로 천거받은 정도다. 설령 반대로 양 웬리를 회유한다고 해도 역시 군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제국에는 외교부가 없고 동맹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군인들 뿐이다.(2권의 포로교환에서도 군인인 키르히아이스가 주도한 것을 생각해보면...) 반면에 랑은 국내 치안 유지 담담이므로 이번 일에는 일단 차관도 아니지만 설령 차관이라고 해도 나올 근거가 없다. 만약 내무부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미 장관인 오스마이어가 출석한 상태였다.
  5. 예술가 제독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메크링거 또한 훗날 회고록에서 랑은 그저 쓰고 버리는 도구였다고 몇번이나 언급한다.
  6. 그런데 사실 알고보니 바로 루빈스키가 정보를 제공했던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루빈스키랑 권력적 교류를 위한 손을 잡게되지만 랑은 이용만 당했던 거였다.
  7. 한국으로 치자면 차지철이 그런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