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율의 단위

割.

할 때 할. 한국일본에서 야구의 타자의 타율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일본어로는 わり라고 읽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할푼리를 소수의 자릿값으로 설명해서 보통 할을 수사인 0.1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사실 (分)또는 분이 0.1이다. 할(割)은 비율을 나타내는 0.1(= 10%)이며, 할을 기준으로 삼아 푼은 할의 1/10, 리는 할의 1/100로 쓰인 것이다. 이런 방식은 일본에서 전래된 것이다.

2 불교 용어

한자: 喝
일본어 음독: かつ(가쓰/카츠)[1]

파일:Attachment/할/喝.jpg
일본 TBS 테레비의 프로그램인 선데이모닝에 고정출연하는 야구해설가 장훈 옹의 사자후. 일주일 간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관련 사건 중 뭔가 꾸짖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건의 장본인을 향해 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는 불교, 특히 선종(禪宗)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로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

喝은 한자 자체만으로는 '꾸짖을 갈'자라서 ''이라고 읽는 경우가 많다.
喝이란 한자의 원래 음은 '할'이었지만, 후대에 음이 변해서 '갈'로 정착했다. 하지만 불교계에서는 아직도 원래 소리인 '할'로 읽음이 관습으로 굳어진 것이다.

선종에서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절대의 진리를 나타내기 위하여 별별 기상천외한 방법을 연구해냈는데(가령 '부처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앞뜰의 잣나무다'라고 대답한다든가), 그중에는 심지어 고함소리를 지른다든가 몽둥이찜질(...)까지 동원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그 고함소리가 '할'인 것이다(몽둥이찜질은 이라고 불린다).

말하자면 이런 식

제자 : 부처란 무엇입니까?

스승 : (뜬금없이 고함소리) 할!!!!!!!!!
제자 : ..... (어리둥절)

선종의 고승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뭔가 깨달음을 얻을지 모르지만 일반사람이 보기엔 그냥 저게뭥미, 이뭐병 소리밖에 안나오는 상황.[2] 근데 무협에서는 그렇다 쳐도 현실에서 죽비로 맞으면서 들으면 빡친다. 권위주의 내지 유교와 많이 섞인 한국 불교인지라 아예 수련캠프 같은 것을 받을 때 약간의 체벌을 감수하겠다는 동의서를 받기도 한다(...) 이건 뭐...

그래도 워낙 강렬한 임팩트가 있는지라 예로부터 선종의 고승들하면 "간지나게 '할!'을 외치는 스님들"로 이미지가 굳어버렸고 특히 불교가 발달한 일본에서 그런 이미지가 심하다. 때문에 일본만화나 애니에는 시도때도 없이 '할!'을 외치는 땡중들 투성이(...).

무협소설에서도 꽤 자주 나온다. 대체로 주화입마에 빠진 주인공에게 고승이 외치고 주인공이 그 외침을 듣고 정신줄을 잡는 데 쓰이거나 누군가를 꾸짖을 때 쓰인다.

참고로 나라 때, 임제(臨濟)라는 고승이 이 '할'로 유명하다. 임제가 창시한 임제종은 남종선파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한국불교조계종을 비롯한 한국 선불교의 기원이 된다.[3]

3 인명

  1. 이겼다는 뜻의 勝つ나 돈가스(...)마냥 동음이의어가 많아서 말장난으로 쓰이기도 한다.
  2. 여기서 비롯된 표현이 바로 '선문답(禪問答)'이다.
  3. 사족으로, 일본 선종은 묵조선 계통이 주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