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지공

1 개요

고사성어
개똥벌레 형눈 설어조사 지공 공


중국고사성어.
각각 진서 차윤(車胤)전과 손강(孫康)에 기록되어 있는 비슷한 일화들을 엮어 하나의 고사성어로 만든 것이다. 차윤의 기록이 많으며, 손강은 기록이 짧다.

동진 때 사람이었던 차윤(330~400)은 자가 무자(武子)로 양주 남평 사람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였으나, 가난하여 기름을 사지 못해 밤에는 공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름밤이 되면 명주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이들을 잡아 넣고 그 빛으로 공부를 했다. 결국 그는 이부상서에 오르고 나중에는 상서랑까지 승진했으나, 그 당시에는 동진 말기로 황족들과 귀족들은 세금을 마구 거두고 백성들은 기근으로 사망한 시대였다. 황제였던 효무제는 비수대전 이후에 사치와 방탕을 즐기다가 장귀인에게 암살되었다.[1] 원래 효무제는 사치에 빠지면서 실권을 동생이었던 회계왕 사마도자에게 맡겼는데 사마도자는 일단 효무제의 장남 안제를 즉위시켰지만 그가 더위도 추위도 못가릴 정도의 중증 정신 박약아라서 효무제 암살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무능한 사마도자 대신 그 아들 상서령 사마원현은 유능했으나, 잔인하고 전횡을 일삼았다. 차윤은 이걸 그 아버지 사마도자에게 알렸지만 오히려 부자 사이를 이간한다는 책망을 듣고 자살했다. 그 후 각지의 반란과 환현의 난이 일어나 사마도자 부자를 비롯해서 황족들과 귀족들은 대거 제거되었다. 결국 차윤이 자살한지 20년 후에 당시 실권자이자 환현의 난을 제압한 유유가 동진을 멸하고 나라를 세우고 만다.

손강(?~?)은 차윤과 비슷한 시기의 사람으로 마음이 맑고 깨끗했으며 독서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 역시 집이 가난해 기름 살 돈이 없어 밤에는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손강은 겨울밤이 되면 창밖에 쌓인 눈에 반사된 달빛을 등불 삼아 부지런히 공부했고 결국 어사대부에 오르게 된다.

2 이야깃거리

이 일화처럼 실제로 실험해본 사람의 말에 따르면 차윤의 경우는 책을 읽을 만큼 밝지 않다고 한다. 호기심 천국에서 실험했을 때의 결과는 책에 올려놓으면 글씨는 읽을 수 있는 정도지만 한 페이지를 한꺼번에 다 읽지는 못하고 볼펜만한 불빛으로 일일히 글자를 읽는 수준이었으며, 더구나 반딧불들을 그렇게 모았더니 금방 다 죽어서 의미가 없었다고 한다. 구 일본군은 이 고사성어에 모티브를 얻어, 반딧불을 가루내어서 그 중에 빛을 내는 성분을 채취한 뒤 불을 사용할 수 없는 야간작전시에 이 가루를 지도 등 읽으려는 대상 위에 뿌려 살짝 밝히려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결과는(…)... [2]

반면 손강의 경우는 달이 밝고 주변에 전등 등의 지상의 불이 없고 하늘이 맑으면 눈에 반사된 빛으로 책을 읽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한다. 군부대 등 산간오지에서 생활에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광공해가 없는 지역에서의 달빛은 매우 밝다.

올드 랭 사인(작별) 일본판 첫 소절은[3] 이 고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지금도 아프리카 기니에서는 공항에서 비행기 안내를 위해 비추는 빛으로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있으니 21세기판 형설지공인 셈. #
  1. 청태전이 완공되자 효무제는 장귀인과 술을 마셨는데 효무제는 넌 이제 30살이 넘었으니 이제 별로라서 다른 여자를 찾아야겠다라고 말했다. 술김에 농담으로 한 것을 진담으로 여긴 장귀인은 그날 밤 효무제와 잠자리에 든 후 이불을 덮어 씌워 질식사시켰다.
  2. 이 외에도 심해에서 발광하는 플랑크톤을 이용한 적도 있는데 이 방법은 한밤중에 기밀 문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침입을 알리는 비상등을 밝힐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대관절 뭘 바란 건지 원
  3. 蛍の光、窓の雪(반딧불의 빛과 창가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