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저녁이 오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서재로 들어가네. 문 앞에서 온통 흙먼지로 뒤덮인 일상의 옷을 벗고 관복으로 갈아입지. 예절에 맞는 복장을 갖추고 나서 옛사람들이 있는 옛 궁정에 입궐을 하는 셈일세.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고, 오직 나만을 위해 차려진 음식을 맛보면서, 그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지. 이 네 시간 동안만은 나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네. 모든 고뇌는 잊혀지고, 가난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끼지 않게 되지. 그들의 세계에 전신전령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네.

- 니콜로 마키아벨리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힌다.[1]

- 추구(推句)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세요. 진심입니다. [2]

-알렉스 퍼거슨

모든 독자가 지도자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지도자는 독자이다.[3]

- 해리 트루먼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행동 중 하나

1 개요

讀書. 이나 을 읽는 행위이며 사회적 소통 행위로서의 독서는 독자가 글쓴이와 대화를 하는 소통 행위이다. 지식 창출 행위로서의 독서는 영상 매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문자필기구 등을 이용하여 책 형태로 기록을 남기는 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으며, 자연스럽게 지식을 얻기 위해 강조되었다. 물론 책 속에서가 아니라 바깥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도 있었으나, 독서는 지식을 얻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이며, 이를 넘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과거 문인들에게는 필수요소급인 행위였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각종 영상 매체 등의 보급으로 독서 이외에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났으며,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의 대중화로 아이들이 점점 책과 멀리 떨어져 지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정기적으로 책을 읽은 뒤 독서감상문을 쓰게 하도록 하거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각종 서적을 전자 데이터화한 '전자 서적'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물론 이런다고 해서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2 과정

독해의 과정
읽기 전 활동
읽는 중 활동
읽은 후 활동
독해의 방법
기준방법설명
발성 여부음독(音讀)소리를 내어 읽는다.
묵독(默讀)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읽는다.
읽는 횟수한 번 읽기
여러 번 읽기
읽는 속도속독(速讀)빠른 속도로 읽는다.
정독(精讀)뜻을 새기며 읽는다.
읽는 범위통독(通讀)글을 전부 읽는다.
발췌독(拔萃讀)글에서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는다.
의미 획득 위치표면 읽기글의 표면적 의미만 파악해서 읽는다.
행간 읽기글에 숨겨진 의미를 추론·비판하며 읽는다.
글에 대한 태도수용적 읽기글의 내용을 수용적 태도로 읽는다.
비판적 읽기글의 타당성, 공정성, 신뢰성을 평가하며 읽는다.

3 방법

사실적 독해글에 나타난 정보를 확인하고, 그들 사이의 의미 관계와 중심 내용을 파악하며 읽는 방법이다.
구분내용
단어 차원의 독해
문단 차원의 독해
문장 차원의 독해
추론적 독해글에서 생략된 내용이나 글에 담긴 의도, 숨겨진 주제, 글쓴이의 가치관이나 관점을 파악하며 읽는 방법이다.
구분내용
생략된 내용 추론
글의 의도, 숨겨진 주제,
글쓴이의 가치관, 또는 관점 파악
비판적 독해글의 내용이나 자료, 관점 등에 나타난 글쓴이의 생각을 비판하며 읽는 방법이다.
구분내용
글의 타당성
글의 공정성
자료의 적절성
창의적 독해글의 내용이나 자료, 글쓴이의 관점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구성해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읽기 방법이다.

4 한국인

4.1 편향되고 왜곡된 독서의 의미

무식한 대한민국… "진지 빨지 말고 책 치워라"
요즘 교실, 기막힌 ‘책따'

책 읽는걸 미덕이자 공부이자 수양이라 생각했던 조상들을 둔 후손 맞나...?

한국에서 흔히 취미가 영화, 독서, 음악[4]이라고 한다면 고상하다고 생각되지만 정작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중에서 취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꾸준히 책을 읽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 이후 독서를 하는 인구는 더욱 줄었다. 돈주고 책을 사는 사람은 바보, 괴짜 취급 받기에 이르렀다.[5]

그나마 팔리는 것들은 독서 하는 법, 공부 방법론이나 취업서적, 성공하는 법 등을 주제로 한 자기계발서류의 책, 만화, 라이트노벨[6]뿐이고 운이 좋으면 드라마화가 되는 소설 정도. 이제 한국에 있어서 독서란 입시 외에는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됐다. 세계 출판율 7위이라는 말에도 무색하게 한국인들에게 읽히는 책들은 매우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어휘력 부족과 국어 파괴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맞춤법 오류는 기본에 아주 기초적인 어휘 뜻을 몰라 엉뚱하게 이해한다거나, 자기가 모르는 단어를 쓴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을 잘난 척, 진지한 척하는 인간으로 취급하는 일이 벌어진다. 실제로 현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학업의 이유로, 대학생부터는 취업의 이유로 독서가 본래의 지위를 상실해 가고 있다. 위 링크의 기사를 읽고 우리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독서 기피 현상은 10~20대 사이에서 이미 만성화되고 습관화되어 버렸음을 알 수 있다. 즉, 본래 독서를 즐기던 학생이라도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를 고스란히 받으며 최후에는 독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만성적인 독서 기피를 겪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2 한국어의 질적 수준 하락

이 독서 기피 현상은 한국어의 질적인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래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던 단어 및 구문들이 한국인의 언어 능력이 퇴보함에 따라 그 의미를 상실해 가는 것이다. 조금만 생소한 단어가 나와도 그 뜻을 독자가 이해하지 못해 짧고 명확한 표현을 쓰지 못하고, 의미를 분명히 하려 불필요한 설명을 덧붙이게 되는 것이다. 요즘 웹에서 짧으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충분한데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봐 부연 설명을 늘어놓아 장황한 글이 흔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게 얼마나 심한 정도인지 궁금한 위키니트들을 위해 예시를 들어 본다. 요즘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아래와 같은 예를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A. 한국이 지금보다 경제 사정이 좋아진다면 그래도 중산층 서민들이 먹고 살기에 괜찮은 나라입니다.
B. 한국이 중산층 서민들이 먹고 살기에 괜찮은 나라? 웃고 갑니다.

A에서는 '한국이 중산층 서민들이 먹고 살기에 괜찮은 나라이다'라는 논지를 편 적이 없다. 어디까지나 해당 의미는 조건에 대한 결과일 뿐이다. 그런데 B에서는 앞의 조건문은 쏙 빼고 뒷부분만 읽고 반응을 내린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A. [본문]제가 요번에 바빠서 ○○의 예시 부분에서 ☆☆을 표시해 놓는 것을 빼먹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B. [댓글]저기요, ○○의 예시에 ☆☆이 없네요.

이것 또한 마찬가지로 A는 사정과 양해의 말을 남겼다. 그런데 B는 해당 부분은 읽지도 않고 불필요한 글을 남겼고, 이에 따라 A는 할 필요가 없는 답글을 남겨 줘야 한다.

다음은 더 심각한 예이다.

A. ○○에 관한 소문이 어디에서 처음 나왔죠?
B. 그거 헛소문이에요. 믿지 마세요.

A에서 뜻하고자 한 바는 '소문의 출처'이지, '그 소문의 진위'가 아니다. 그런데 B는 동문서답을 했다. 답답해 미치겠다. 이와 같이 요즘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의 기초 독해 능력이 매우 낮아졌다. 그렇다 보니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오해를 막고자 2차, 3차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부연 설명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장황하고 지루한 글, 마치 강박증에 시달리는 듯한 글이 탄생한다. 경제성으로 볼 때 매우 비경제적이고 비합리적인 언어 생활이다. 언어는 어느 집단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소통의 체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이 고착화되면 언어의 수준이 하락한 것이라 보아도 뭐라 할 말이 없다.

이런 언어의 열화는 논리성의 열화로도 이어진다. 당장 '칠칠맞다/칠칠맞지 못하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 못하다' 등 부정 관계에 놓인 표현이 혼동되는 것만 보아도 점차 한국어의 논리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국인의 언어 능력의 퇴보는 결국 한국어의 퇴보로 이어진다. 언어가 대중이 쓰는 의미가 담기며 관습화되는 결과물인 만큼, 대중의 수준이 곧 그 언어의 질적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언어는 비록 그 자체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는 하나, 실제 화자들의 쓰임으로 넘어가 의미 및 화용의 측면에서 그 언어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본다면 언어도 결국 우열을 매긴다면 얼마든지 매길 수 있을 것이다.

간단명료하게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언어 vs.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아야 의미를 전달하는 경제적으로 열등한 언어

한국어가 위 vs의 후자가 되지 않으려면 한국어 화자들이 양질의 독서를 생활화하여 자신의 한국어를 질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세 줄 요약이라는 간단한 표현의 유행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깊고 방대한 내용을 전부 세 줄 요약으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억지로 요약하려다가는 정말로 함축적인 표현이 되어 오히려 독해가 어려워진다. 단, 위 vs를 보고 단어 하나의 형태만으로 성이나 수, 격까지 몽땅 압축해서 표현하는 들을 떠올려 그 언어들이 우월하다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서로의 언어가 압축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영역이 다를 뿐이다. 위 글에서 말하는 열등함이란 문법적 측면을 떠나서 일상에서의 의미 통용, 즉 일상에서의 언어의 경제성과 관련한 열등함이다.

5 여담

  • 지적인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심어준다는 인식 덕분에 학교에서건 직장에서건 어디서건 상대방이 취미에 대해 물어보면 설령 책 표지만 보면 잠이 쏟아지더라도 운동, 영화관람, 음악감상 등과 함께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애용(?)되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써먹은 나머지 현재는 취미가 독서라고 말해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믿어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실 취미란에 마땅히 적을게 없어서 무의식적으로 독서라고 적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본격적으로 독서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 중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절판된 책을 찾아서 헌책방을 뒤진다던가,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책들을 원본으로 구해 번역해서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꽤 하드코어한 취미이기도 하다. 참고로 실제로 독서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을 일컬어 책벌레라고 한다.
  • '독서를 많이 하면 논술을 잘하게 된다'는 말은 요즘은 흔하디 흔한 마케팅 문구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사실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였던 아이들은 상당수가 나이에 비해 문장이 어른스러운 경우가 많다. 마치 많이 들어봐야 말을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많이 읽어봐야 쓰는 실력도 느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타고난 이해력 자체가 부족한 사람에겐 책 아무리 많이 읽어봐야 그때 뿐, 남는거 하나도 없다(...) 이런 사람에겐 글쓰기 실력이 필요하면 글쓰기 공부를 해야하고 학교 언어 수업이 필요하면 문제집을 푸는게 백번 나을 것이다. 독서만으로라는 것도 상당히 편중된 노력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 대부분의 책 수집가들은 독서를 좋아하기에 책을 수집하는 경우지만, 독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각종 서적들을 수집하는 책덕후 책 수집가들도 가끔 존재한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는 책을 읽지는 않지만 있어보이려고 책장에 책을 놓는다는 드립을 치기도 했다.
  • 서브컬처 계열에서는 문학소녀가 주로 하는 행위이며, 독서를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조용하고 다소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높은 확률로 안경을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권력자나 모사꾼은 물론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두뇌를 단련해야 하므로 독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고 묘사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책을 읽는 모습을 심복을 제외한 남에게 잘 보여주지 않을 확률이 높다.

6 같이 보기

  1.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2.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 발언에서 SNS의 대체 대안으로 했던 말이다.
  3. Not all readers are leaders, but all leaders are readers.
  4. 유난히 취미를 말할 때 저 3개 중 하나 이상은 반드시 나온다 카더라.
  5. 복돌이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화생활에 굳이 돈을 쓴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비단 서적만의 문제는 아니다.
  6. 모든 분야의 도서 판매량은 시간이 갈 수록 줄고 있는데 반해 라이트노벨의 연간 도서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전체 도서 판매량 감소율을 그나마 줄이는 분야인 셈. 실제로 한동안 한국 라노벨 레이블이 우후죽순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