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J. 심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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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 J. Simpson murder case
(People of the State of California v. Orenthal James simpson)

1994년 6월 미국 로스 엔젤레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당시의 인종차별 문제와 확률, 통계의 함정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1 O.J 심슨은 누구인가

Orenthal James Simpson, 약칭 O.J 심슨은 미국의 미식축구선수이자 후술할 미국 사법사건의 주요 용의자였던 인물이다.

O.J 심슨은 미식축구 명문인 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에 입학하기 전부터 미식축구의 러닝백과 단거리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고,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대학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하이즈만 트로피를 1968년 수상했고, NFL 버펄로 빌스,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서 11년동안 뛰면서 1973년 AP 선정 시즌 MVP에 뽑히는등 70년대 최고의 러닝백이자 최고의 미식축구 슈퍼스타였다.

7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이 부럽지 않았던 미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중 1명이다. 워낙 인기가 높았던데다 본인이 워낙 놀기 좋아하다보니 선수로 활동할때도 비시즌엔 배우로 TV나 영화에 출연했고, 1977년엔 아예 영화사를 차리고 자기가 직접 주연한 TV 영화까지 찍게된다. 70년대 영화 타워링이나 카산드라 크로싱에서는 소방관이라든지 수사관같은 정의로운 인물로 나와 영화상에서 많은 사람을 구하는 활약을 하기도 했다. 은퇴 후 1985년 NF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심슨은 대학교 2학년때 이미 결혼해 3명의 아이를 두었는데, 이중 셋째딸이었던 아렌이 2살 생일때 자기 집 수영장에서 사고로 익사하는 불행이 찾아온다. 이 충격으로 심슨은 첫 부인과 이혼하게 되고, 나이트클럽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니콜 브라운과 만나 두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심슨은 두번째 부인인 니콜 브라운과도 1992년에 이혼한다. 그리고 2년 후인 1994년, 니콜 브라운은 아래 설명한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2 사건의 개요

사진 왼쪽 끝이 O.J 심슨. 그 옆의 금발 여성이 피해자인 니콜 브라운 심슨.

1994년 6월 12일, O.J. 심슨의 이혼한 전처인 N. 심슨과 R. 골드만(처음엔 N.심슨과 연인사이였던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후에 밝혀진 사실은 N.심슨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식당의 종업원이었으며, N.심슨의 어머니가 식당에 놓고 온 시계를 N.심슨에게 전달해주러 갔다 살해되었다.)이 살해된 채로 발견되었고, 여러 증거물들은 O. J. 심슨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그는 약 1주일 만에 체포되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도주극이 CNN등을 통해 방영되기도 하였다.이건 무슨 영화도 아니고 자동차를 타고 도주하는 심슨은 이따금씩 권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대기도 하였다.

O. J. 심슨 사건은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때에는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가 자신의 전처를 포함하여 사람을 두 명이나 살해했으니. 심지어 외국에서 온 손님들도 이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묻기도 했다.흔한 답정너의 표본

이정도면 O. J. 심슨은 빼도박도 못하는 살인범으로 전락. 그대로 구속되면서 사건이 끝날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3 재판의 진행

피고는 당시 금액으로 300만 ~ 600만 달러[1]로 변호인들을 고용하였다. 지금 기준이나 그 당시 기준이나 매우 비싼 금액.

당시 제시된 수많은 증거와 증언들은 그가 범인이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당시 제시된 증거로는

  • O. J. 심슨의 양말에 묻은 혈액에서 피해자인 N. 심슨의 DNA가 검출됨.
  • R. 골드만의 셔츠에서 아프로계의 머리카락이 발견됨. O. J. 심슨은 아프로계였다.
  • 사건 현장 근처에 떨어진 피가 묻은 왼쪽 장갑에서, O. J. 심슨, N. 심슨, R 골드만 세명 모두의 DNA가 검출됨. O. J. 심슨은 왼손잡이였음.
  • 또한 해당 장갑과 짝이 맞는 오른쪽 장갑이 O. J. 심슨의 집에서 발견됨.
  • O. J. 심슨이 전처이자 피해자인 N. 심슨에 대한 상습적 폭행으로 고발된 적이 있었음.
  • 사건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발자국의 사이즈가 O. J. 심슨의 발 사이즈와 일치하였음.

그 외에도 수많은 증언,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러나 변호측은 이를 하나하나 반박해 나갔는데,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 당시 DNA 검출 기술은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완벽한 환경 하에서도 증거로 이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오류가 발생하였으며, 또한 당시 과학수사 과정에서 DNA가 훼손되었을 가능성도 컸다. 더군다나 DNA 대조를 위해 채취한 O. J. 심슨의 혈액의 일부인 150mg이 사라지면서 사건 조작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왼손잡이는 미국 인구의 약 10%이다. 1994년 당시 미국의 인구는 약 2억 6천만 명이었고, 이 중 10%면 2600만 명이나 된다.
  • 해당 사건의 검사 측 수사 지도자가 인종차별주의자였고, 증언 과정에서 니거라는 단어를 41번이나 사용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용의자 O. J. 심슨은 흑인이었고, 이로 인해 사건의 수사에 있어 사적 감정이 개입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몰카로 찍힌 동영상에선 백인 수사관들이 사건 현장을 발로 밟고 증거를 은폐하려던 게 찍혀서 담당 수사관들이 줄줄이 징계먹고 비난당하면서 더 일이 커졌다.CSI가 현실에 있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 가정폭력이 있는 가정이었다고 아내를 살해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가정폭력이 있는 가정 중에서, 실제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가정은 극히 일부이다. 때문에 살인 사건 전 O. J. 심슨이 부인을 폭행한 것은 그가 부인을 살해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 용의자가 사건 당시에 우연히 그 신발을 신고 있었고, 우연히 그 사이즈가 일치할 확률은 매우 낮다.
  • 발견된 가죽 장갑은 O. J. 심슨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 특히 심슨이 재판정에서 장갑을 껴보이는 장면이 이 재판의 최고 하이라이트이자 무죄 평결의 결정적 계기였다.[2]
  •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매우 화제가 된 사건이었으며, 언론은 O.J.심슨을 아직 재판이 치뤄지지 않았는데도 범죄자로 몰아갔다. 배심원단 중에서도 O.J.심슨을 다루고 있는 언론을 이미 읽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공정하게 재판의 판결을 내려야 할 배심원단이 이미 O.J.심슨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법정의 정의에 위배되는 것이다. 때문에 배심원단을 교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배심원단이 여러 차례 교체되었다.[3]
  • 1992년 LA 폭동으로 촉발된 흑백 갈등으로 변호인들은 인종차별적인 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12명의 배심원 가운데 흑인이 무려 9명, 백인이 2명, 히스패닉이 1명이었던 만큼 변호인단의 전략은 효과를 거뒀는데... 유전무죄 무전유죄

변호인측의 주장이 누가 봐도 반박하기 힘들고 그럴싸해 보인다는 게 함정이다


배심원단은 변호측의 주장을 지지하여 용의자에 대하여 무죄 평결을 내렸다.

4 사건의 종결. 그러나..

사건의 판결은 무죄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재판의 진행에 대한 의문이 남았는데, 이는 통계의 함정에서 기인한다.

각각의 조건이 용의자의 조건과 일치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경우 사건은 이미 일어났다. 즉,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났을 때 여러 조건들이 사건에 부합되었을 확률을 봐야 했다. 쉽게 말하면 변호사는 심슨말고 다른 사람도 범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을 말한 것이고, 실제로 고려했어야 할 점은 심슨이 그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범인이 아닐 확률이다.[4]

또한 모든 조건이 용의자와 일치하지만, 그가 범인이 아닐 확률은 모든 조건에 대해 (1 - 일치하지 않을 확률)값을 곱해줘야 하며, 이 경우 '그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왼손잡이중 한 명', '왼손 장갑에 혈액이 발견된 사건에 대해, 그 사건의 범인이 왼손잡이가 아닐 확률',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살인사건이 벌어졌을 때 가정폭력이 연관되었던 경우'..... 등등 엄청나게 많은 조건에 대해 이것들이 모두 해당되지만 범인이 아닐 확률은 재판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것.

정확한 통계로 계산을 하자면, 피해자의 변호인 측이 '평소 심슨은 죽은 전처를 자주 때리고 욕했다.' 는 주장을 했는데, 심슨의 변호인은 '실제로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내 중에서 남편에 의해 살해 당한 경우는 천 명 가운데 한 명, 즉 0.1%도 안된다'고 반박했고, 따라서 심슨이 아내를 떄렸다는 사실은 아무 단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던 아내가 남편에 의해 죽을 확률은 0.1%밖에 안 되지만, 심슨의 경우처럼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던 아내가 죽었을 때 그녀의 남편이 범인일 확률은 80%가 넘는다고 밝혀졌다.

심슨의 변호인측은 이러한 통계의 오류를 교묘히 자신에게 필요한 사실만 나열함으로서 재판을 승소로 이끌어 낸 것. 아무튼 사건은 이미 무죄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정작 심슨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피해자인 니콜의 유족들에 의해 진행된 민사소송재판.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면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다 써버린 심슨은 민사재판에서도 승소를 위해 변호사들을 동원할 수는 없었으며 결국 민사재판에서 철저하게 털린(;;) 심슨은 막대한 배상금을 유족들에게 지불하기 위해 자신의 집은 물론 선수시절 얻었던 트로피까지 죄다 팔아버리고 졸지에 빈털털이가 되버렸다고 한다. 감옥에 가지는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자기 죄값을 치른 셈. 게다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2007년 9월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인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33년형을 선고받아서 지금은 감옥에 있다.

... 그러다가 2016년 3월 4일(현지시간), 심슨이 살았던 옛집에서 피 묻은 흉기가 발견됐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이 흉기가 발견된 곳은 로스앤젤레스(LA) 브렌트우드 지역에 위치한 심슨 옛집 터다. 심슨의 옛집은 1998년 철거됐다. 한 건설업자가 2015년 심슨의 옛집 터에서 흉기를 발견해 경찰관 친구에게 건네줬으나, 이 경찰관은 흉기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보관해오다가 2016년 1월 지인의 신고로 경찰국에 제출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만약 이번에 발견된 피 묻은 흉기가 심슨이 범인임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판명되더라도 심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할 수는 없다. 헌법에 규정된 '이중 처벌 금지의 원칙' [5] 때문이다. 그렇지만 후술하겠지만. 이 증거가 다른 형태로 심슨을 감옥에 가둬둘 수도 있게되었다.

5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아니 그래서 범인이라는거야 아니라는거야

  • 심슨의 변호인측의 증인이였던 헨리 리 박사의 법과학 수사팀에 의해 심슨의 양말의 피 및 수사 첫날에는 피가 없었던 정문에 3주 뒤 갑자기 생겨난 핏자국에서 항응고제가 발견되었다. 또한, DNA 대조를 위해 뽑은 심슨의 피가 4/10이나 사라지기도 했다.
  • 헨리 리 박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범인은 다름 아닌 심슨의 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심슨에게 맞지 않았던 장갑은 니콜이 심슨의 아들(첫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에게 선물하려고 산 크리스마스 선물이었고, 심슨의 아들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심슨은 자신의 아들을 말리려고 했다가 피가 난것이고, 심슨의 아들이니 당연히 장갑 한쪽이 심슨의 집에 있는 것이며, 심슨도 같은 장소에 있어서 발자국이 난 것이고, 아프로계 머리인 아버지에게 유전된 머리카락은 심슨의 아들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수사단 내부에서도 심슨의 아들이 범인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위에서 말한 인종차별주의자인 형사가 유명한 흑인인데다 백인 아내를 가진 심슨을 표적으로 삼아서 진범을 놓치고 엉뚱한 범인을 만드려 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6]

6 뒷이야기

  • 1997년 피해자 니콜의 유가족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고 배상금 850만 달러와 징벌적 배상금으로 2500만 달러, 총 3350만 달러(한화 약 370억원)를 유가족에게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과거의 형사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된 사건으로 그를 감옥에 넣을 수는 없었다. 졸지에 빈털터리가 된 O.J 심슨은 2007년 강도짓을 하다가 경찰에게 체포되고 2008년에는 33년 형을 선고 받는다. 일단 가석방은 2017년부터 가능한데 위에서 언급한대로 심슨이 살인사건의 진범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른형태로 영원히 감옥에서 썩어야할 가능성이 있다.
  • 당시 심슨을 변호했던 변호인 중 한 명이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변호사인 로버트 카다시안인데, 지금은 칸예 웨스트의 부인으로 더 알려진 킴 카다시안의 아버지다. 로버트 카다시안과 심슨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었는데, 사건이 일어난 후에도 심슨이 카다시안 집에 머물렀을 정도였다. 카다시안이 심슨의 변호인이 안 되었으면 사실상 이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었을 것이다. 어째 한국에선 로버트 카다시안이 심슨을 변호하면서, 전부인인 크리스 제너(킴 카다시안의 어머니)와 사이가 멀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미 이 둘은 1991년에 이혼한 상태였다.
  • 듀크 뉴켐 3D에서 TV화면에 차 두 대가 나오는 움짤이 반복되는데, OJ심슨 추격전을 풍자하는 것이다. 또한 텍스쳐중 GUILTY! 라는 글씨의 입간판은 역시 OJ심슨 관련이라는 이야기가 있다.[7]
  • 제임스 카메론은 원래 아놀드 슈워제네거 대신 이 인간을 터미네이터의 주연으로 캐스팅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그만둔 이유가 더 압권인데 O.J. 심슨이 사람을 냉정하게 죽이는 살인 기계를 맡기에는 너무나 부드러워 보여서.(...)
  • 2016년 2월에 시작한 미국드라마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American Crime story) 시즌 1은 이 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다.
  1. 당시 돈으로 300만 달러는 현재 가치로 약 500만 달러 / 50억 원이다.
  2. 훗날 피에 의해 장갑이 수축되어 손이 들어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이미 늦었다.
  3. 배심원단 교체가 마치 억지로 시간을 끌고 사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꼼수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미국 법정에서 배심원단 교체 요구 자체는 변호인은 물론이고 검사측도 가지고 있는 고유 권한이다. 심지어 일정 숫자만큼은 별 이유를 대지 않고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4. 당시 변호측은 가정폭력이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살인으로 발전될 확률을 주장하였지만, 실제로는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살인사건이 벌어졌을 때 가정폭력이 연관되었던 경우를 고려해야 했던 것. 다른 조건들에게도 마찬가지.
  5. 영미법의 원칙, 대륙법의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유사함
  6. 해당 형사는 무단횡단을 한 흑인의 멱살을 잡은 등 폭행을 한 전적이 있었다고 한다.
  7. 반대로 Innocent 라고 씌여진 입간판도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