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섬월

팔 선 녀
진채봉계섬월정경패가춘운적경홍이소화심요연백능파

桂蟾月. 《구운몽》의 등장인물. 불심을 어지럽히는 죄를 짓고 인간으로 환생하게 된 팔선녀 중 한 명이다.

천하의 청루삼절이라는 세 명기 중 하나로, "낙양의 계섬월"이라 불릴 정도로 기생으로서 널리 명성을 떨쳤다. 외모가 빼어날 뿐만 아니라, 글을 보는 눈도 높고 노래와 시문에도 뛰어나다.

낙양에서 공자들이 이름난 창기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거기서 우연히 잔치에 참여한 양소유와 만나게 된다. 마침 잔치에 모인 사람들이 글의 우열을 가리고 있었는데, 계섬월이 심사를 맡아 최고의 글로 뽑힌 사람에게는 그날 밤 그녀와 함께 검열삭제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물론 먼치킨인 양소유가 나머지를 간단히 발라버리고 계섬월을 만나 플래그를 세우는 데 성공한다.

본래 계섬월은 소주(蘇州) 출신으로, 역상직을 맡고 있던 아버지와 계모와 함께 낙양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버지가 타지에서 객사하고 말았는데, 집안이 가난해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를 비용도 없었고, 결국 계모에 의해서 창가에 팔리고 말았다. 그래도 계섬월은 언젠가 참된 군자를 만날 것이란 희망을 가졌고, 그 날을 위해 꾹 참고 기생 생활을 해왔었다. 그 동안 수많은 남자들을 만나봤었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고 하며, 말하자면 양소유야말로 그녀가 그토록 꿈꾸던 낭군님(?)이란 얘기.

기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소유에게 매우 순종적이며, 오히려 자신이 기생이란 사실에 좀 컴플렉스가 있었던 건지 처음엔 하녀(혹은 첩)라도 상관없으니 곁에만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또한 양소유에게 다른 부인을 얻는 것을 권하기까지 한다. 왠지 양소유의 하렘 전개를 주도하는 위치.

양소유와 함께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계섬월은, 훗날을 기약하며 순순히 양소유를 보내주고, 이후 다른 남자랑 일체 만나지 않는 등 의외로(?) 정조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북의 명기인 적경홍과는 친구 사이, 이긴 한데 '마음에 차는 군자를 만나거든 서로 천거하여 같이 살자.'는 약속을 하여 후에 둘이 함께 양소유의 첩이 되어버린다. 같이 첩이 되어 함께 살게 된 이후에는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