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산화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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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drogen Peroxide

H2O2. 물에 산소 원자가 하나 더 붙어서 만들어진 녀석[1]. 가장 간단한 과산화물이자[2] 우리 주변에서도 가장 흔히 볼수 있는 과산화물이다. 보통 고농도로 존재하기 힘들며 물에 희석해 과산화수소수로 만들어 사용한다.

분자 내 산소의 산화수가 -1인데다 분자 구조도 불안정해 강한 산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발의 탈색이나 염료의 탈색에 사용된다. 쉽게 비유하자면 색소나 오염물질을 태워 버리는 거나 다름없다. 흔히 말하는 '산소계 표백제'의 주원료가 이것. 액체세제의 표백제로 들어가고 분말세제에는 고체인 과탄산 소다가 들어간다. 90년대 싸움좀 한다던 초딩들이 쉬는시간에 화장실에서 과산화수소수를 사용해 머리를 탈색하고 다니는게 유행이었다. (그렇다고 정말로 하지는 말자. 모발에 대단히 좋지 않다.)

참고로, 30% 가량의 과산화 수소가 피부에 닿으면, 닿은 부분이 완전히 새하얗게 변하는 기적(...)을 볼 수 있다. 피부 미백이 아니라, 말 그대로 컬러코드 #FFFFFF 수준으로 하얗게 변한다.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과산화수소의 강한 산화력.

표백력을 이용해 치아미백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품도 이것이다. 치과에서 진료할 때는 상당히 고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사용하며, 판매되는 미백치약에도 약간씩 들어있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미백중에 이와 잇몸이 굉장히 시리다. 치아에 충치라도 있으면 지옥을 맛보게 된다. 다만 치과의에게 시술을 받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과산화수소를 구해서 사용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쓸데없이 돈 아끼려다가 병원비 더 크게 지지 말고, 그냥 치과의에게 맡기자... 또 염색시에 탈색제로 사용되는 것도 이것.

그리고 3~4%의 희석액[3]은 소독액으로 사용한다. 소독액으로 사용하는 과산화수소는 피 속의 카틸라아제와 반응하여 산소이온을 내어 놓는데, 이게 활성산소라고 불리우는 물질. 세포벽을 산화시켜 파괴하여 불활성화(소독) 시킨다. 좀 따갑고 아프다.

참고로 카탈레이스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실 산소로 호흡하는 생명체의 경우, 부산물로 자유 라디칼이 나오게 된다. 과산화수소도 이때 부산물로 생겨 DNA나 세포막등을 마구 파괴하므로 카탈라아제같은 효소로 분해하는 것. 참고로 면역계에서도 사용하는데, 면역계에서는 과산화수소가 자유 라디칼이란 점때문에 세균을 만나면 면역세포에선 먼저 비타민C같은 항산화제를 우걱우걱 해버려 세균놈이 먹을것도 없게 만든후, 과산화수소를 내뱉어 세균을 죽여버린다.

곰팡이 제거나 핏물 제거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변색된 플라스틱을 다시 원래 색으로 되돌릴때도 효과적.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를 목욕시킨다. 단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게 흠

햇빛에 의해 산소와 물로 분해 되므로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해야 하며, 반응성이 크고 분해 후에는 조연성(산소니까)을 가지게 되므로 위험한 물질과는 떨어뜨려 보관해야 한다. 고농도(36% 이상)의 과산화수소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의해 제6류 위험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정수량은 300kg.

물과 산소로 바뀌며 열을 내어놓는 점으로 인하여 추진체의 연료로도 쓰인다.

진한 황산과 섞어 피라냐 용액이라는 정신나간 화합물을 만들 때도 쓰인다. 둘 다 강력한 산화제이고, 진한 황산은 거기에 강한 탈수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거의 모든 유기화합물을 태워버려 이산화 탄소 기체로 만들어 날려버릴 수가 있다. 물론 위험성도 배가 된다.

덧붙여, 실험실에서도 보통 30~40% 정도의 농도로 된 수용액을 사용하며, 그 이상은 거의 쓰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한데, 진한 과산화수소는 산화력이 지나치게 강력해서 유기용제와 섞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 거기다가 과산화 수소 자체의 농도가 80% 이상이 되면 그 자체로도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먹었을 때 구토를 유도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3% 과산화 수소를 사용하며, 몸무게x1.1ml의 양에 같은 양의 물을 희석해서 주사기 등을 사용해 먹이고 조금 기다리면 토하기 시작한다.[4] 이건 응급처치니까 무사히 토해냈더라도 얼른 병원에 데려가자. 애초에 근처에 바로 갈 수 있는 동물병원이 있다면 그냥 개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안전한 방법이다. 물론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의 경우 주의를 해야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과산화 수소가 구토를 유발시키는 건 위벽과 과산화수소가 반응하여 구토가 유발되는건데 이는 당연히 식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한마디로 식도 손상을 유발할수 있다는것. 식도점막은 생각보다 재생이 잘되는 조직이기에 문제가 안 되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병원에 애완동물을 구토를 목적으로 데려가면 애완동물이 어지간히 저항하지 않는한 카테터를 위내까지 집어 넣은 후 투여를 할것이다. 이는 과산화 수소가 식도내에 최대한 접촉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물과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농담이 있다. "One H2O for me please!" "Then I will have H2O, too!"
  1. 그 때문에 불어와 중국어로는 이런 어원으로 만들어진 관용명이 사용되기도 한다. 불어로는 eau oxygénée(산화된 물), 중국어로는 雙氧水(산소 원자가 쌍인 물).
  2. Na2O2 등의 알칼리 금속 과산화물은 예외로 친다.
  3. 지금에는 거의 쓰지 않는 이름이지만, 옛날에는 "옥시풀"이나 "옥시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었다. 참고로, 옥시돌Oxydol은 일본에서 2016년 현재에도 판매중인 소독용 과산화수소수의 상품명이다.
  4. 주로 자두씨나 초콜릿, 포도 등을 먹었을 때 쓰는 방법이며, 구토하면서 식도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이물이나 화학약품을 먹었을 때는 사용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