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

1 조선시대 여경에 해당하던 직책

茶母. 요즘식으로 설명하면 여형사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포도청 산하에서 운영되어 사대부를 은밀히 내사하고 필요하면 체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주로 유교 윤리적인 이유로 남자들이 접근하기 곤란한 곳(여자들이 있는 규방 등)에 투입하였다.

다모란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 첫번째는 과거 양반집에서 반찬 만드는 '찬모'나 바느질하는 '침모'처럼 를 끓여 올리는 하녀[1] 중에서 뽑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 2번째는 다모의 '다'(茶)가 어린 소녀를 뜻하는 말이라고 해석하여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 나이 젊은 여자들 중에서 뽑았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설이다.

그 외 만화가 방학기의 만화 <다모>에서는 과거 '주막'과 같이 양반들이 차를 마시러 드나들던 '다방'의 여주인들 중에서 뽑았다고 하는 설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쪽은 만화적인 각색이며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데, 다모는 사대부의 첩보를 다룬다는 성질상 정체를 감추는 것이 중요하며, 꽤 훈련이 필요한 직책이었기 때문이다.[2] 반대로, 힘만 쓸 줄 알면 된다는 해석도 있다. (...).

혹은,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궁중의 다방(茶房)에서 유래하여, 여기서 사대부들에게 차를 올렸던 여자들을 밀정으로 삼았던 첩보법이 포도청으로 퍼진거라는 해석도 있다. 어찌되었든, 사대부들을 감시하고 여성들의 규방을 수사하기 위한 역할이 중시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선왕조실록에서 茶母로 검색하면 10건이 검색되는데, 내용을 보면 정말 글자 그대로 차 시중을 들던 직책을 이르는 내용도 있고, 경찰/수사 조직의 일원으로 일하는 내용도 있다. 여성 공무원 중 다모라는 직책은 말 그대로 단순히 차 시중 등의 일을 거드는 인원이 있고, 일부 인원은 여성 관련 수사에 동원되었다고 추측할수 있겠다. (현재의 여경이 의전/비서/보조 업무를 맡은 사람이 있고 잡입/무술/수사 인원이 있는 것처럼) 사대부와의 치정 사건에 얽힌 일도 꽤 있다. 궁금하면 검색을.

2 조건 및 사용도구

다모(茶母)의 선발 요건은 꽤 체력이 필요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키 5척(150cm) 이상이었다. 키는 현대의 병력 채우기 위한 신체검사처럼 최소한의 체력조건인데, 아래의 필요 조건을 보면 중세적인 기준에서는 평균보다 약간 높은 편이었다.

체력 : 5말(약 40kg)을 들어 올려야 하고, 막걸리 5사발을 마셔야 하며, 발차기 등 종합적인 기술과 체력을 검사하였다.
무장 : 죄인을 포박할 수 있는 오랏줄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범인 제압을 위한 쇠도리깨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 실을 감은 쇠도리깨를 가지고 있으면 사대부 집도 들이쳐 잡아들일 수 있다는 징표였다.[3]
신분증 : 다모의 신분을 증명하는 "통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통부의 절반은 포도대장이 가지고 두 통부를 합쳐보아 신분을 확인했다.
가면: 죄인을 호송할 때는 "종이광대"라는 종이 가면을 얼굴에 써서 신원을 감췄다고 한다.

2.1 대중매체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까지도 이런 게 있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가, 1993년 7월경부터 <스포츠서울>에 연재했던 극화가 방학기의 만화 <다모>[4]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작품은 후에 2003년에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야하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순화시킨 청소년용 버전도 월간 만화 잡지에 연재한 일이 있었다.

1700년대 송지양의 한문소설 <다모전>에는 다모 김조이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김조이가 실존인물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기록들이 다 그렇듯이, 현대의 사극이나 역사물에서 종종 카메오 캐릭터로서 기용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 투희로 해석되기도 한다. 체력이 중요한 요건이었다든지, 발차기 같은 무술을 선발요건으로 삼았다든지, 쇠도리깨를 중요한 상징물이자 무기로서 휴대했다는 점 때문인 듯 하다.

2.1.1 드라마

다모(드라마) 문서 참조.

드라마 《이산》에서는 히로인 성송연이 도화서(조선시대 그림에 관련된 일을 하던 관청) 다모로 등장하였다. 하는 일은 주로 먹을 가는 등 화원들을 보조하는 일.

3 동음이의어

동물 분류군의 하나로 갯지렁이 등이 포함된다. '다모류' 참고.

또, 다모(多謀)는 꾀가 많다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다모객(多謀 + 客)'이라는 단어로 쓰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꾀가 많은 사람. 책사와 비슷한 뜻을 지녔다. 사실 다모객이라는 단어의 용례 역시 찾아보기 힘든 편이기는 하지만. 물론 분명히 있는 단어이기는 하다.
  1.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여성
  2. 참고로 조선시대의 다방은 고려시대의 관청인 '다방'(茶房)이나 근현대의 다방과는 다르다. 요즘으로 치면 전통 찻집. 조선시대에는 술을 자주 마셨으므로 다방의 역할이 축소되었다는 말도 있으나, 조선시대에도 다방은 현대의 휴대용 커피카트처럼 나름대로 민속화되어 있었다.
  3. 쇠좆매라는 짧고 뭉툭한 도리깨를 사용했던 것으로 각색되기도 한다.
  4. 1970년대 잡지 「선데이 서울」에서 주간 연재되었던 『다모 남순이』란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