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1년 11월 3일에 개봉한 잔혹 스릴러 애니메이션. 감독은 연상호, 캐릭터 원안은 최규석. 한 주요한 특징은 모든 장면, 사건 등 정확하게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소중한 날의 꿈, 마당을 나온 암탉과 더불어 2011년에 주목받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다. 또한 아치와 씨팍의 명맥을 잇는 한국산 성인 애니메이션이기도.
최초 정보 공개 당시, 그림체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그도 그럴 게 불편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이기에 일부러 불편함을 느끼게끔 디자인된 그림체이기 때문.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내용이 어둡고 대중적이지 않다" 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일단 애니메이션 제작이 진행되면서 투자처를 알아보다가 KT&G 상상마당의 투자를 받아 무난히 완성하게 되었다.
제작비는 약 1억 5천만원으로 매우 저렴하게 제작한 편이다.[1][2] 감독의 의도로는 "저기간, 저예산으로 좋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뽑아내는 시스템"을 시도해 보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고, 독립 애니치고는 홍보도 많이 이루어졌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최초로 공개된 2011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터넷 예매 시작 44초 만에 매진되었고, 여섯 부문에서 상을 주는 시상식에서 3관왕(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한국영화감독조합상/CGV무비꼴라주[3]상)을 달성하였다.
2011년 11월 3일 전국 20여 관에서 개봉하여 첫주 24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였고, 2012년 1월 1일 상영을 마감할 때까지 19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2012년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4]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고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 LA, 뉴욕 아시아필름 페스티벌, 시드니 영화제, 파리 시네마 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 장르영화제등에도 초청받았다.
내용은 예고편과 포스터처럼 매우 잔혹하고 진지한 분위기. 그리고 2012년에도 내용이 잔혹하고 암울한 애니메이션도 개봉 되었다. 그러나 그 작품은 그 밝은 분위기를 주는 포스터가 좀 문제다.
2 현실성 논란
일부에서 본 작품을 감상하고 '저런 학교가 어딨냐?' 라면서 작품의 현실성에 대해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5] 저런 일이 벌어지는 학교를 다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작품의 극단적인 요소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모양. 작품 내의 불편한 사실들을 일부나마 학창 시절에 실제로 경험했던 사람에게는 공감이나 분노를 얻겠지만, 경험한 적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현실성 없는 얘기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사실 학교를 무대로 하는 영화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말죽거리 잔혹사를 봐도 '학급내 계급화', '상납', '폭력사건' 등의 돼지의 왕에서 나타나는 면모가 상당히 등장하는 점을 보면 현실성이 없다기보다는 극단적 요소에 대한 반감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3 줄거리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해한 경민(오정세[6] 분)은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양익준[7] 분)을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히 먹고 사는 종석 역시 애인과 싸우고 집밖에 나오고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전화에 당황한다.
경민은 종석과 함께 술자리에서 무시당하고 짓밟혀 지우고 싶었던 중학교 시절과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철이(김혜나[8] 분) 이야기를 종석에게 꺼낸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취가 있던 거리와 함께 과거를 되짚으며 움직인다. 그리고 종석은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하고...
경민(박희본분)과 종석(김꽃비[9] 분)이 다니던 중학교는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반장을 비롯한 패거리와 선배 학생회가 힘없는 학생을 상대로 철권을 휘두르는 곳이었다. 경민과 종석은 이 패거리에게 찍혀 온갖 수치를 당했다.
그러던 중 교실 맨 뒷자리에서 잠만 자던 철이가 종석을 괴롭히던 반장을 폭행했다. 일이 있은 후 철이는 경민과 종석을 아지트로 불러 약육강식의 세상을 지배하고 먹는 개와 지배당하고 먹히는 돼지의 비유를 들며 개에게 잡아먹히는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선 더욱 악해져야 한다며 경민과 종석을 악당수업에 초대했다.
이윽고 전학생 찬영이 학교의 계급 사회에 저항하려는 모습을 보이다 패거리들에게 수모를 당한 뒤 반장에게 굴복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흔들린 경민은 악당수업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철이는 반장이 보복을 위해 데려온 학생회장을 비롯한 학교 패거리들과의 싸움에서 흉기를 사용하는 것을 찬영이 데려온 선생에게 들켜 퇴학을 당하게 되었다.
퇴학 당한 철이는 경민과 종석을 아지트에 데려와 아침 조회 시간에 투신자살을 하여 패거리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행복하지 못한 과거로 남도록 계획을 밝혔는데...
경민의 아버지는 건전하지 못한 노래방의 사장이었다. 경민이 학교에서 패거리에게 놀림 받은것은 그 이유때문이었다. 게다가 철이의 어머니는 경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노래방의 아가씨였다.
어느 날 돈을 벌어오겠다며 집을 나간 철이의 아버지가 타지에서 주검으로 돌아오자 철이의 어머니는 철이에게 같이 죽자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노래방에서 사장인 경민의 아버지에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으나 경민의 아버지는 이를 거절하며 철이의 어머니를 폭행했다.
철이는 경민의 아버지에게 얻어맞는 어머니를 보고 경민의 아버지를 위협하려 하나, 이미 어머니의 통화를 엿듣고 마음이 흔들린 데다 때맞춰 나타난 경민을 보고 칼을 버리고 떠난다.
다음날 아침 조회 시간, 학생들이 모인 운동장에서 경민은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그리고는 경민의 시선은 옥상을 향해 올라간다. 그곳에는 철이가 서있었다. 그리고 철이는 옥상에서 뛰어내리게 된다.[10]
그리고 다시 현재, 종석은 그 이후로 경민과는 말도 안섞었으며 졸업 이후에는 만나려고 한 적도 없었다며 경민을 다그친다. 하지만 여기서 경민의 한마디
철이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어...철이, 니가 죽였지?
다시 그날의 학교 옥상 입구, 떨고 있는 철이는 경민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사실은 자살을 하려고 하진 않고 일종의 연기만 보여줌으로서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게 하고자 한 것. 자신이 옥상에 올라가면 경민이 자신을 보고 소리쳐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저만치 뒤에서는 종석이 모든 것을 듣게 되었고 종석은 눈빛을 잃는다.
옥상에서 철이는 난간 너머 운동장을 바라본다. 자신을 뒤따라온 종석을 발견하고선 그를 향해 '자살은 연극으로 끝내고 앞으로 어머니와 함께 열심히 정신차리고 살겠다'는 자신의 변한 마음을 드러내며 종석에게 내려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철이가 난간에 올라간 순간 철이는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그리고 옥상 뒤, 경민의 시선에는 종석이 있었다.
철이의 투신사건은 종석과 경민이 철이가 예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외부에 알렸기 때문에 외부에선 자살한 것으로 알고있었으나 경민만은 종석이 철이를 죽인 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경민은 종석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묵인해온 것.
끝내 종석과 경민은 큰 다툼을 벌인다. 종석은 분노하고 경민의 목을 조르며 외친다. 철이는 왕이 됐어야 했다고, 우리들의 왕이 됐어야 했다고.하지만 경민이 무엇이 변한 것이 있냐며 힙겹게 말을 꺼낸다.
병신... 그래서... 그래... 그래서 뭐가 달라졌냐!!
- 종석은 허탈감을 깨달은 듯 경민의 목에 힘을 줬던 손을 푼다. 허탈해진 종석과 땅을 바라보며 구역질을 하는 경민.
결국 허탈감만을 안은 채로 운동장으로 내려온 종석. 하지만 학교 저 위 옥상, 철이가 있었던 곳에는 경민이 있다. 경민은 철이가 못 한 일을 본인이 하겠다며 너만은 행복하게 살라고 종석에게 부탁하며 철이가 몸을 던진 그 옥상에서 몸을 던진다.[11] 싸늘한 주검이 된 경민, 그것을 지켜보며 한없이 괴로워하는 종석. 그 때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종석의 애인이다. 전화를 받고서는 종석은 미안하다, 무섭다는 말만 되풀이하지만 종석의 애인은 종석에게 어디에 있냐며 급하게 종석의 상황을 묻는다. 그리고는 종석은 속으로 깊게 읊조린다.
이곳은... 얼음보다 차가운 아스팔트와 그보다 더 차가운 육신이 나뒹구는......세상이다.
그리고는 종석이 있는 도심의 모습과 서글픈 밤하늘과 함께 막을 내린다.
4 상영 이후
2012년 5월 30일부터 인디플러그 및 각종 영화 포털 사이트에서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SICAF 2012에서도 재상영되었다. 그리고 2012년 9월 13일에는 DVD가 출시되었다. 개봉한지 1년도 안되어 DVD가 나왔으니. 인디 애니메이션 치고는 빠르게 DVD가 나온 셈. 2014년 블루레이가 나올 예정이라 한다.
5 뒤늦은 관심
2011년-2012년 집단괴롭힘 자살사건 등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일진에 대한 무자비 처벌이 추진되면서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비록 돼지의 왕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이나 20여년이 되도록 변하지 않고 오히려 심각해진 학교 내의 폭력적 계급화 현상과 이와같은 부조리가 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 주목하여 작품을 감상할 필요가 있다.
작품의 내용과는 별개로, 훨씬 더 많은 금액의 제작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히 충격적인 퀄리티를 보여주었던 어떤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거시기한 그 무언가으로 인해 비교대상으로 주목받기도 한다(...)[12]
6 여담
원래 공개했던 포스터가 있었는데, 이것이 표절논란에 휩싸였었다. 대상은 샘 페킨파 감독의 1971년작 '어둠의 표적'과 그 영화의 2011년 리메이크작(돼지의 왕 포스터 보다 먼저 공개되었다.) 포스터. 일본영화 차가운 열대어 포스터도 비슷한 구도라는 평을 받았지만, 돼지의 왕 포스터는 해도 너무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감독은 그 포스터에 대해서 몰랐다고 해명했고, 결국 마케팅 팀이 안티라는 결론을 내리고 종결되었다.
- ↑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1화 가량의 제작비용과 비슷하고, 비교하는 것이 감독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일이지만 김치 전사와 제작비가 같다.(...)
- ↑ 사실확인을 해봐야 알겠지만 열정페이 때문에 제작비가 적은 거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 ↑ CGV가 개봉관을 확보해주고 홍보 비용도 일부 부담해준다.
- ↑ 단편은 이전에도 몇 번 초청받은 적이 있다.
- ↑ 사실은, 실제 학교 시절은 본 작품에 묘사되는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합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잔혹한 내용물은 오히려 절제된 표현입니다.
- ↑ 여러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였다가 2013년 2월에 '남자사용설명서'라는 영화에서 드디어 주연으로 나올 예정이다.
- ↑ 인디 영화 감독 및 배우, 대표작으로 똥파리(2009) 감독 및 주연 이 있다.
- ↑ 예술영화에 주로 출연중인 배우
- ↑ 인디영화 전문 배우. 불쌍한 소녀 연기를 많이 했다. 대표작으로는 똥파리(2009)가 있다.
- ↑ 철이가 자살한뒤 학교분위기는 고요해졌다.
- ↑ 경민은 사업이 완전히 실패하고 충동적으로 아내까지 살해한 살인자 신세라 작중 극초반부터 정신상태가 한계에 몰려 있었다. 종석과 연락하고 부른 것도 처음부터 자살하려고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 ↑ 참고로 두 작품 모두 비슷하거나 같은 제작비로 만들어졌지만 퀄리티는 차이가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