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라일 카빈

제2차 세계대전기의 영국군 보병장비
개인화기볼트액션 소총리-엔필드, P14, 드 라일 카빈
기관단총톰슨 기관단총, 란체스터 Mk. I* 기관단총, 스텐 기관단총, 파체트 기관단총 Mk. I
권총웨블리 리볼버, 브라우닝 하이파워, M1911A1, 웰로드
지원화기기관총경기관총루이스 경기관총, 빅커스-베르티에 경기관총, 브렌 경기관총, 호치키스 M1909
중기관총빅커스 기관총, 베사 기관총, M1919 브라우닝, M2 브라우닝
대전차화기보이즈 55구경 대전차소총, PIAT
박격포오드넌스 SBML 2인치 박격포, 오드넌스 ML 3인치 박격포
유탄밀즈 수류탄, 가몬 수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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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Lisle carbine. '드 라일[1]'이다. '드 리즐'[2]드리즐로 로 읽는게 아니다.

무게: 3.74 kg(비장탄시)
길이: 894mm
총신 길이: 210mm
구경: .45 ACP
장탄수: M1911 탄창을 개조한 7발, 또는 11발짜리 탈착식 탄창.
작동방식: 볼트액션
유효사거리: 200 야드(185미터)
최대 사거리: 400 야드(365미터)
발사속도: 개인에 따라 다르나, 분당 20~30발 가량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된 영국제 소음총이다. 영국 항공성(영국 공군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 소속의 '윌리엄 고프리 드 라일'이라는 기술자가 만든 총인데, 이 양반 취미가 소음총 만들어서 토끼 따위를 잡는 것이었다고.재능낭비

1942년, 드 라일은 프로토타입으로 .22 LR을 사용하는 총을 만들었고, 제법 괜찮다는 생각이 들자 연합작전사령부의 말콤 캠벨 대령에게 자기 총을 보여주었다. 캠벨 대령은 런던에서 테일즈 강을 향해 시험사격을 해보고 놀라운 소음효과에 크게 감명받았고, 연합작전사령부는 드 라일에게 군용으로 쓰기 위해 9mm 버전을 만들어 달라고 청탁을 했다.

그런데 9mm 버전 프로토타입은 사실상 실패였다. 9mm 탄약은 음속보다 빠르기 때문에, .22 구경의 정숙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 드 라일은 이번에는 .45 ACP 버전을 만들어서 제시했는데, 원래 아음속탄인 .45 ACP의 특성에다 강력한 펀치력, 그리고 50야드 거리만 벗어나면 총성도 총구화염도 찾아볼 수 없는 대단한 소음성능이 합쳐져서 연합작전사령부는 이거야말로 특수작전을 위한 총! 하고 덜컥 채택했다.

당시에는 정확한 소음 수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후대에 드 라일 카빈의 소음 정도를 측정해보니 85.5 데시벨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적인 권총들의 소음이 150 데시벨을 넘고, 소음기를 달면 110 데시벨을 넘는 수준이다. 소음 효과가 그렇게 좋다는 MP5SD도 감히 비견할 수 없는 수치다. 눈 감고 들으면 .22 소음총하고 드 라일하고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 그래서 드 라일 카빈은 가장 정숙한 총으로 불리기도 한다. 개발 후 시험 사격으로 러시아워의 런던 시내에서 건너편 집의 굴뚝을 쐈는데도 밑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물론 당시에도 이보다 더 조용한 총으로 영국이 만든 웰로드 소음권총이 있긴 하다. 웰로드는 좋은 상태에서 73 데시벨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웰로드의 소음기는 고무와 천으로 된 내부 칸막이가 점점 깎여나가기 때문에 몇 발 쏘면 소음기 부품을 교체를 해줘야 한다. 그리고 권총이라서 사거리에 한계가 뚜렷하다.

그에 반해 드 라일 카빈은 순수하게 머플러형 소음기라서 부품 교체가 필요 없으며, 수백 발 정도에서 탄매만 닦아주면 되는 구조. 게다가 .45 ACP의 강한 위력과, 긴 유효사거리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대략 200야드(185m) 정도까지를 유효사거리로 두었으며, 사실 사수의 실력이 좋다면 250미터 정도까지도 노려볼만 했다고 한다.[3] 볼트액션이라 입구 초병 제거용으로 썼지만, 제대로 자리잡고 저격하기 시작하면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도 모를 정도일 것이다.

드 라일 카빈이 호평을 받아 연합작전사령부는 소량 생산을 요구했고, 드 라일은 항공성 근무에서 풀려나서 드 라일 카빈 제작에 전념하게 되었다. 드 라일이 직접 만든 카빈은 자동차 회사인 포드 회사의 포드 대거넘 공장에서 만들어졌으며 17정이 영국 코만도에게 전달되어 사용되었다. 그래서 드 라일 코만도 카빈이라고도 부른다.

그 성능이 입증되자, 영국군은 1944년 총기 회사인 스털링 사에서 정식으로 생산을 요청했다. 원래 500정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130정 정도밖에 못 만들었다고 한다. 스털링사 제조 버전은 포드 대거넘 제조버전과는 조금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 공군의 요청에 의해 스털링 기관단총의 것과 유사한 접철식 개머리판이 달린 프로토타입도 제조된 적이 있으나 이는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차대전 동안 드 라일 카빈은 주로 영국 코만도가 애용했지만, SOE에도 전달돼서 사용된 적이 있다. 영국군 따라 저 멀리 동양으로 흘러가 태평양 전쟁에서도 쓰였고, 한국전쟁에도 굴러들어온 적이 있으며, SAS가 북아일랜드에서 쓴 적도 있다.

드 라일 카빈은 기본적으로 리-엔필드 SMLE Mk.III의 기관부를 .45구경에 맞춰 단축해서 만들고, 총신 전체를 소음기로 바꾸어 고정 장착한 형태이다. 원래, 총신은 톰슨 기관단총의 것을 숭숭 구멍내서 소음기를 부착했다고 한다. 소음기 때문에 총신부가 제법 굵지만, 총 자체의 크기가 카빈급이라서 많이 거추장스럽지는 않다. 애초에 총신 전체가 소음기 기본장착이라 멀쩡한 총 총구에 소음기 장착한 것에 비해 컴팩트한 편이다.

볼트액션이라 발사속도가 느리지만, 이는 장점이기도 하다. 총의 소리는 추진화약이 타면서 가스가 되어 뿜어져나오는 소음, 그리고 총탄이 초음속으로 공기를 가르는 소음, 그리고 총의 기관부가 덜컥거리면서 움직이는 소음으로 나뉜다. 드 라일 카빈은 소음기 성능부터가 대단해서 총구 소음이 극히 적고, .45 ACP 탄 자체가 아음속탄이므로 총탄 나는 소리도 거의 없으며, 볼트액션 총이기에 기관이 움직이는 소리를 전혀 내지 않는다. 그래서 단발만 쏘고 숨을 거라면 반자동식 소음총에 비해 훨씬 조용한 것이 장점이다.

탄창은 M1911의 것인데, 후방부에 리엔필드식 탄창 멈치를 유용하기 위해서 뒤쪽에 걸림쇠를 붙인 개조형 탄창이다. 이렇게 개조하면 M1911에는 다시 못 넣는다. 탄창 멈치는 방아쇠울 안쪽에 있다.

전시에 생산한 진품 드 라일 카빈은 대략 130정 내외지만, 이 총의 특수성과 상징성에 주목해 미국 회사들이 복제품을 만든 적이 있다. 물론 총기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소음기 달린 총은 정식 등록과 세금 스탬프가 필요한 무기라서 쉽게 구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원본 그대로 베끼지만, Special Interest Arms라는 회사에서는 M1911 탄창을 개조 없이 바로 넣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탄창삽입구 부분 전방에 탄창멈치가 있다.

매체에서는 그렇게 잘 보이지 않지만 메달 오브 아너 스피어 헤드에서 영국군 무기로 등장했다. 이 때 번역명은 델리즐 소음 소총. 이것도 오역인 듯 하다.
  1. 영단어 aisle(통로)를 어떻게 읽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간다.
  2. 메달 오브 아너 : 얼라이드 어설트 에서는 드리즐이라고 한국어판에서 오타가났다.
  3. .45 ACP 탄이 권총탄이라고 해도 소음기 전체가 걸리적거리는 일 없이 카빈 길이의 총열로 작용했기 때문에 사거리와 정확성이 권총에서 발사될 때보다 당연히 크게 늘어났다.